2024년 7월 10일, 스토리 프로토콜의 레이어1 발표와 함께, 스토리의 이승윤 대표가 현재 업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있는 모나드(Monad) 베라체인(Berachain) 그리고 그 외의 웹3 프로젝트들이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지적을 하였고, 이에 베라체인의 파운더인 스모키가 답장을 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어제와 오늘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리고 이승윤 대표와 스토리 프로토콜 팀은 “진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한다.”라고 발언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다양한 갑론을박을 나눴다.
물론 특정 진영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여론은 스토리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이에 대해서 반박하는 사람들로 크게 나뉘었었다 : https://x.com/JuhyukB/status/1811245183788613881
그러다가 2024년 7월 11일, 디스프레드의 컨텐츠 크리에이터인 박주혁님이 “스토리를 왜 써야하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공유하였고, 이에 스토리 측과 스토리에 대한 컨텐츠를 다루는 사람들이 태그되며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스토리에 대한 비관론을 펼친 박주혁님의 주장은 이러하다:
결국 지적 재산권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쟁을 어떻게 다루고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인데, 스토리 프로토콜도 결국 이러한 문제를 “100%”해결할 수 없다고 보여진다. 만약 분쟁에 대한 해결이 100% 신뢰 가능한 환경에서 정확하게 진행될 수 없다면, 애매한 결과물을 내게 만드는 시스템을 또 하나 만드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나.
내가 만약 라디오 헤드의 음악을 커버했다고 쳐보자. 어떤 사람은 라디오 헤드의 음악보다 내 커버 음악을 더 좋아해서 내 커버 음악만 들었다고 한다면 그 과정에서 라디오 헤드가 기여한 것을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 만약 오직 나 때문에 그 사람이 내 커버 음악을 들었다고 한다면, 그 사실이 나에게 해당 노래에 대한 지적 재산권의 일부를 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그 노래가 라디오 헤드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100%의 저작권을 가져가는 것일까?
스토리 프로토콜의 가장 기본 전제는 프로토콜의 컨센서스를 “진실의 출처”로 간주하고 신뢰해야 한다는 부분에 있는데, 여기서 진실은 무엇일까? 아무도 모른다.
문제 정의의 중요성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 블록체인은 현실 속 수많은 문제들과 접점이 있기에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거나 정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산업은 아직까지 매우 초기이고, 아직 현실의 그렇다할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되려, 그러한 논의는 차차 미뤄두고 인프라 플레이어들은 오히려 비탈릭 부테린이 정의한 트릴레마라고 하는 자그마한 틀에 갇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은 어플리케이션 빌더들에게 오히려 전가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ETF가 승인될만큼 비트코인, 그리고 블록체인 전반에 대한 관심 및 투자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기술적인 확장성보다는 실용적인 확장성에 초점을 맞춘 인프라의 등장도 충분히 기대해야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Story가 풀고자하는 문제는 그 어느 프로토콜보다도 1) 매우 명확하고 2) 임팩트풀하다.
물론, 기술적으로나 설계적으로나 아직까지 Story의 비전만 가지고는 정말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주혁님의 이러한 비판이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주혁님의 비판은 Story 팀이 반박해야하는 이슈라기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더욱 Story가 빠르고 견고하게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생산적인 논의였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의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발전하는 것. 그것이 탈중앙화된 시스템 혹은 웹3가 추구하고자 하는 철학이 아니었던가?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하여 Story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Story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일부의 입장은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Story 팀은 누구도 다루지 않은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그들의 노력이 적어도 기존 IP 시장을 재창조해야 한다는 믿음을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큰 의의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IP 산업과 그 산업에서 일어나는 분쟁들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바도 없고 이에 대한 도메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주혁님이 이야기한 특정 사례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런데 스토리가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에 대한 문제다. 만약 라디오헤드가 스토리에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등록하였다면, 누가, 얼마나,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질문은 꽤 단순화시킬 수 있다. 스토리는 누군가가 스토리 네트워크 위에 지적 재산을 올릴 때, 라이선스를 어떻게 할지, 로열티는 어떻게 설정할지, 문제가 발생하면 중재 정책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지 등을 미리 정한다. 이를 통해 2차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라디오헤드의 지적 재산을 활용할 때 어떻게, 무엇을 기준으로, 얼마의 로열티를 지급할지에 대한 부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해당 지적 재산권을 사용하며, 이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원작자와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토리 네트워크가 갑자기 기존 IP 시장에 스토리의 룰을 강제할 수는 없다. 또, 오프체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스토리가 보호해줄 수도 없다. 물론 누군가는 이에 대해서 무임승차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jwpark02가 스토리와의 비교로 스포티파이를 이야기한 것처럼, 시장은 점점 자산을 사용할 때 돈을 기꺼이 지불하고 사용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가 제시하는 IP들에 대한 마켓플레이스는 누군가에게 있어서 굉장히 편리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스토리 네트워크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경험하며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더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스토리 프로토콜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옹호 의견
결국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해결은 "컨센서스”로 귀결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그것은 돈에 대한 컨센서스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여태까지는 힘과 강제와 폭력으로 일궈냈던 돈이라는 시스템을, 그런 것들 없이 구축하는 것이 비트코인 컨센서스의 핵심인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스토리도 결국 IP자산에 대한 분쟁 해결을 자발적인 컨센서스(i.e., Proof of Creativity)를 구축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100% 주관적인 요소 없이 이러한 합의를 이뤄내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현실 세계 조차도 많은 분쟁 모듈들이 주관적 요소가 개입된 주체에 의해 실제로 해결되고 있다. Story의 컨센서스 로직 역시 주관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다양한 블록체인의 역사 및 앞으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현재 IP 시스템의 문제는 복잡하다는데에 있다. 아티스트들과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자신들의 창작물을 등록하지 않는다. 왜?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 창작물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떤 로열티를 줘야하며, 어떤 조건이 있는지 알기 어렵게 되고 이게 결국 주혁이 지적했던 문제들을 야기한다. 그래서 Story는 누구나 자신의 창작물을 등록하고, 그러한 조건들도 명시해서 그 창작물을 사용하려는 제3자들이 쉽게 2차 창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한다.
사람들이 창작물을 사용할 때 돈을 주지 않고 바이패싱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맥락상 이해가 가지만 사실 요즘엔 많은 사람들, 특히 영리 활동을 수행하는 비즈니스 주체일수록 굳이 돈을 지불하고 창작물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돈을 내고서 정당하게 사용하는게 창작자로부터 고소를 당하거나 법적 스캔들에 휘말릴 여지를 없애기 때문이다 - 이미 게티(Getty)와 같이 온라인에서 IP를 라이선싱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수조원대의 IP 비즈니스가 사례가 있다.
스토리에서 중재 정책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몇 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 스토리의 중재 정책은 사실 창작자와 IP 사용자에게 매우 높은 자유도를 할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토리에 올라가는 모든 IP 자산들은 먼저 자신들의 중재 정책을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유저들은 그 투명하게 공개된 중재 청책들을 보고 해당 IP가 의심스러운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게다가, 스토리에선 누구나 자유로이 중재 정책을 만들 수 있고, 심지어 그 중채 정책에 대한 경제적 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 특정 IP가 오남용 된다고 느끼면 언제든 해당 IP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으며, 만약 그 이의제기가 성공한다면(즉, 정말로 해당 IP가 오남용 됐다면) 바운티를 해당 disputer(의의를 제기한 사람)에게 지급하고 만약 이의제기에 실패한다면 해당 disputer는 자신이 이의제기를 하기 위해서 예치해두었던 자산을 잃는 형태의 슬래싱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물론, 모든 분쟁 중재 정책이 작동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볼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법적 중재까지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스토리가 누군가의 IP를 지켜주는 것에 실패하더라도 스토리에 있는 모든 아이피는 아이피 라이센스에 의해서 백킹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가장 피하고자 하는 상황은 맞기에, 분쟁 절차를 고도화하고자 하고, 이 과정에서 창작자 보호가 최우선 과제임을 인지하고 있다.
Story는 IP 생태계를 전통 산업과 다른 방식으로 창조하는데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이것이 전통 산업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코드 계약에 의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IP 생태계를 처음부터 구축하여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Story는 현실의 유의미한 문제를 지적하였고 이를 해결하고자한다는 명확한 비전을 가진, 누구보다 IP에 대해 많이 고민한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이들이 새로이 정의해나가는 Web3 상의 IP 생태계는 나날이 확대되고 있으며, 충분히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다른 창업자들에 대한 태도와 프로젝트 자체의 실행 가능성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토리 프로토콜의 창업자는 웹3 창업자 중에서 누구보다 IP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온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러 해커톤 등에서 스토리프로토콜의 생태계에서 여러 디앱과 IP를 개발하고 있다.
비판 의견
IP 온체인화는 우리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사람들이 안 풀고 있는게 아니라 범용 저작권 보호가 매우 까다로운 분야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수십 년 동안 연구가 진행되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고민해왔다. NFT 기반 IP 권리 관리/창출의 변형을 시도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들도 그렇고, 이더리움의 표준만 보더라도 ERC-5218, ERC-5553, ERC-5554 등 다양한 ERC가 초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또, 기존에 존재하는 블록체인들과, 체인링크의 OCR(체인링크의 오프체인 레포팅 프레임워크) 그리고 분산 키 매니지먼트 프로토콜들과 프라이빗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프로토콜들인 Lit Protocol과 오션 프로토콜, 그리고 TN 네트워크등을 조합해서 지적 재산권 문제와 범용 저작권 보호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이를 아직까지 완벽하게 달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블록체인이 필요한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스토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잘 이해했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은 다소 아쉽다. 현재 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진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토리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다른 체인들이 기존 기술들에 자그마한 변형(little technical tweak)만을 줬다는 비판은, 어쩌면 스토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른다. 스토리 역시나 Cosmos SDK(Comet BFT)를 변형해서 자신들의 체인을 런칭했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스토리의 것을, 다른 프로토콜들은 다른 프로토콜들이 나오는 이유에 대한 충족을 해주면 그만이다. 타인에게 관대하지 않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도 관대하지 않은 기준을 들이밀어야 할 것이다. 또한 타인을 깎아내린다고 해서 내가 올라가지는 않듯, 앞으로는 다른 프로토콜에 대한 비판보다는 스토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풀어나갈지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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