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시장 환경은 점차 DEX(탈중앙화 거래소)에게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앙화 거래소(CEX)의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현재 사용자와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소수의 DEX들이 향후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할 가능성이 크다.
드리프트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두각을 드러낼 잠재력을 가진 솔라나 네이티브 선물 DEX 중 하나로, dAMM(Dynamic Automated Market Maker), Just-in-Time (JIT) 옥션, DLOB(Decentralized Limit Order Book) 매커니즘 등 세 가지 독창적인 유동성 구조를 통해 깊은 유동성을 보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2021년 선물 거래 서비스 출시 이후, 드리프트는 현물 거래, 대출(lending), 리퀴드 스테이킹(liquid staking), Vault 서비스, BET(Bullish on Everything)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슈퍼 프로토콜(Super Protocol)의 형태를 점진적으로 갖추어가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온체인 데이터에서도 드러나며, 202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선물 거래대금, 거래 횟수, 매출, TVL, 유저 수가 모두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드리프트의 볼트 서비스는 건틀렛(Gauntlet)과 써킷 트레이딩(Circuit Trading)과 같은 기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TVL 상승을 견인했다. 결과적으로, 총 예치 자산(TVL)은 2024년 12월에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었다.
2025년 1분기에는 직관적이고 접근성 높은 소비자 중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 앱은 대중 시장을 타겟으로 하며, 드리프트가 핀테크 시장에서 5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도약점이 될 것이다. 또한, 같은 해 5월에는 두 번째 FUEL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신규 유저 유입과 기존 유저 참여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리프트는 궁극적으로 전통 금융 시스템을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하는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수십억 명의 사용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의 기반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Source: Toyota UK Magazine
일명 ‘도리킹(드리프트 킹)’이라 불리는 츠치야 케이치(Keiichi Tsuchiya)는 도요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코너를 가장 빠르게 돌기 위해 드리프트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짜릿한 방법으로 돌기 위해 드리프트를 하는 것입니다.”
1970년대, 연기를 뿜는 타이어가 만들어내는 장관이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며 ‘드리프트족’이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고속도로를 점령했다. 타이어가 찢어지고 배기음이 울리는 드리프트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소음과 혼란을, 그러나 자동차 마니아들과 프로 드라이버들에게는 자유의 상징이자 기술의 예술로 자리 잡았다. 일본 경찰은 드리프트족을 단속하고 도로의 아스팔트를 가공해 뒷바퀴의 슬라이드를 억제하려 했지만, 드리프트 문화는 더 큰 열망 속에서 살아남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결과, 드리프트는 오늘날 단순한 자동차 기술을 넘어선 하나의 모터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D1GP(Drift Grand Prix)와 같은 대회는 드리프트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키며 전 세계 팬들에게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Source: D1GP
드리프트는 단순히 빠르게 코너를 돌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속도와 제어, 자유와 도전을 상징하는 예술이자 경계를 초월하려는 인간의 본능이다. 이러한 드리프트는 단순한 속도를 넘어 색다른 방식으로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만들어내는데 본질이 있다.
흥미롭게도, 드리프트의 정신은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에서 독창적인 길을 개척하고 있는 드리프트 프로토콜(Drift Protocol)과 닮아 있다. 드리프트 프로토콜은 솔라나(Solana) 기반의 무기한 선물 DEX로 시작하여 현재는 현물 거래, 대출(lending), 리퀴드 스테이킹(liquid staking),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파이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드리프트는 이를 슈퍼 프로토콜(Super Protocol)로 정의하며, 특히 트레이딩에 최적화된 성능과 밈코인(memecoin) 트레이딩 문화를 활용해 디파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접근은 솔라나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금융의 혁신을 탐구하며, 단순한 거래 경험을 넘어 더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금융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 리포트는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고, 드리프트 프로토콜의 강점과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기회와 과제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드리프트 프로토콜이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에서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지 고찰하고자 한다.
온체인 트레이딩 인프라는 그야말로 눈부신 속도로 발전해왔다. 지난 수년간, 다양한 혁신들이 온체인 거래 환경의 기반을 다지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2015~2016년에는 MEW(MyEtherWallet)와 메타마스크 지갑이 출시되어 사용자의 온체인 접근성을 대폭 향상시켰고, 2017년에는 메이커다오(현 스카이)가 최초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및 랜딩 프로토콜로 등장하며 디파이의 서막을 열었다. 2018년, 유니스왑은 AMM(Automated Market Maker) DEX로 현물 거래 시장을 혁신하며 온체인 유동성의 개념을 재정의했고, 써클과 테더사의 USDC, USDT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온체인 거래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어서 컴파운드(Compound)와 아베(Aave) 같은 랜딩 프로토콜은 디파이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dYdX는 무기한 스왑(perpetual swap) DEX를 선보이며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 기술 인프라의 발전도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을 활성화하는 주요 동력이었다. 블록체인 성능의 개선과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의 도입은 트랜잭션 처리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했으며, 이는 온체인 트레이딩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했다.
최근에는 Jupiter, Hyperliquid, Aerodrome 등 기존 거래소들의 사용성을 대폭 개선한 최신 서비스들이 등장했고, 셀프 커스터디 지갑의 보안성과 편의성 역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온/오프램프 기능과 함께 AA(Account Abstraction), CA(Chain Abstraction)와 같은 기술의 도입은 온체인 거래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며, 일반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와 모든 노력이 결집되며, 오늘날 온체인 거래의 편의성은 오프체인 거래에 크게 뒤쳐지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온체인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층을 온보딩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했다. 디파이, NFT,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크립토의 대중화를 목표로 시도되었으나, 실질적인 대중성 확보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1년간 급성장한 밈코인 시장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밈코인은 투기적 수요를 기반으로 온체인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층을 대거 온체인 세계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며, 온체인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밈코인 시장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2024년 12월 31일 기준, 밈코인의 누적 거래 대금은 약 8,392억 달러에 달하며, 현재 그 중 대부분의 거래가 솔라나 체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24년 12월 2일 전체 밈코인 거래량 기준으로는 65%, 전체 밈코인 거래 횟수 기준으로는 87% 이상이 솔라나에서 발생했다. 솔라나의 대표 지갑인 팬텀(Phantom)은 2024년 11월 22일 애플 앱스토어 유틸리티 부문에서 구글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대중적인 성공을 입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수 또한 천만 건을 돌파하며 솔라나 생태계의 성장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
Source: Dune Analytics (@jhackworth)
Source: Apple Pay Store
결과적으로, 이러한 전방위적인 노력과 혁신, 그리고 밈코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라는 계기로 인해, 현물 거래 기준 DEX 시장 점유율은 2019년 0%에서 불과 6년 만에 11%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 메타의 부상으로 이러한 흐름에 가속도가 더욱 붙고 있는 양상이다. AI 에이전트 관련 내용은 본 리포트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하였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은 ‘AI 에이전트 사이클: 크립토에서 기술은 과장과 함께 발전한다’ 리포트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선물 거래 시장에서 DEX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같은 기간 동안 10%까지 점유율을 확대하며 점진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며, 향후 유동성과 사용자 모두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으로 유의미하게 옮겨갈 가능성을 시사한다.
온체인 거래 환경이 CEX 대비 갖는 근본적인 장점은 사용자 경험의 폭과 깊이에 있다. CEX는 주로 매매 행위에 국한된 단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만, 온체인 환경에서는 디파이 애플리케이션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른 자산을 구매하거나, 일드파밍, LP 풀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나아가, 디앱 생태계가 성숙함에 따라 사용자 활동의 범위는 단순 투자 행위를 넘어 게이밍, DePin, 스테이블코인 결제 등 일상생활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발전은 온체인 플랫폼이 단순히 투자 수단으로 머무르는 것을 넘어, 종합적이고 다기능적인 생태계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에서 단일 금융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하는 것과 스마트폰 전체 앱스토어에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의 차이에 비유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체인 환경의 잠재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며, 사용자들의 온체인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그 가치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시간은 온체인 시장의 편이다.
온체인 환경의 무허가성(permissionless) 역시 디앱들이 가진 큰 차별점 중 하나다. 온체인 환경에서는 누구나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자산을 자유롭게 상장하고 거래할 수 있으며,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금융 시장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CEX는 엄격한 규제와 상장 기준으로 인해 특정 지역 사용자들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파생상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2024년 기준 바이낸스는 미국 시민들에게 선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약 40개의 토큰만 신규 상장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솔라나 기반 DEX인 레이디움(Raydium)과 메테오라(Meteora)는 하루에도 수천 건의 새로운 자산을 상장하며 높은 유동성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유연성과 확장성은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온체인 환경이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 우위다.
마지막으로, DEX는 비용 효율성 면에서도 CEX 대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DEX는 고객 지원, 입출금 시스템, 그리고 커스터디 등 CEX 운영에 필수적인 고비용 구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더 낮은 거래 수수료를 제공하거나 사용자 경험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실제로, 2020년에 단 두 명의 개발자가 유니스왑을 포크하여 설계한 스시스왑(SushiSwap)은 단기간에 수십억 달러의 거래를 처리하며 그 효율성을 입증했다. 반면,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NASDAQ)과 같은 전통 증권거래소는 수천 명의 직원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는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이 지속 가능하며, 무엇보다 전통 금융 서비스 대비 경쟁력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환경은 점차 DEX에게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필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CEX의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며, 현재 사용자와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소수의 DEX들이 미래 온체인 트레이딩 시장에서 대부분의 파이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드리프트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두각을 드러낼 잠재력을 가진 플레이어 중 하나다.
거래소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유동성이다. 특히 DEX에서는 낮은 유동성, 높은 슬리피지, 느린 체결 속도가 사용자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서비스의 생존과 성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리프트는 2022년 12월 Drift V2를 출시하며 기존의 dAMM(Dynamic Automated Market Maker) 모델에 Just-in-Time (JIT) 옥션과 DLOB(Decentralized Limit Order Book) 매커니즘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 세 가지 유동성 메커니즘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며,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개선된 거래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된 유동성 구조는 드리프트만의 독창적인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각 매커니즘의 작동 원리와 역할은 다음과 같다.
3.1.1 Just-in-Time (JIT) 옥션
JIT 옥션은 사용자가 시장 주문을 제출할 때 즉각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시장 주문을 입력하면, 해당 주문은 Keeper Network로 전달되어 개별 더치 경매(dutch auction)가 실행된다. Keeper Network는 드리프트의 온체인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프체인 주문서를 생성하고 관리하는 봇 네트워크다.
더치 경매는 드리프트의 오라클 가격에서 시작해 AMM 가격까지 이어지는 가격 밴드 내에서 약 5초간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마켓 메이커(MM)들이 경쟁적으로 주문을 채우기 위해 참여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가 수락할 수 있는 최저가로 가까워진다. 만약 경매 기간 동안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문은 자동으로 Drift의 AMM으로 라우팅된다.
JIT 옥션은 마켓 메이커 간의 경쟁을 통해 AMM보다 유리한 거래 조건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며, 특히 시장 가격을 신속히 형성하여 사용자가 빠르게 거래를 완료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경매 가격 밴드의 최저가에 가까워질 경우 사용자가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는 슬리피지 위험도 존재한다.
Source: Drift
3.1.2 탈중앙화 오더북 (Decentralized Limit Order Book, DLOB)
드리프트의 탈중앙화 오더북(DLOB)은 기존 중앙화 거래소의 오더북 모델과 유사한 작동 방식을 가지지만, 근본적으로 탈중앙화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주요 차이는 주문의 모니터링과 실행이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앞서 언급한 Keeper Bots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지정가 주문(limit order)을 제출하면, 해당 주문은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체결 가능 상태에 도달했을 때 Keeper Bots가 이를 실행한다. 체결 순서는 가장 오래된 주문 또는 가장 큰 주문이 우선되며, 주문이 체결되면 Keeper Bots는 사용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보상으로 획득한다.
드리프트의 DLOB은 중앙화된 거래소의 오더북 시스템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Keeper 네트워크는 누구나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유동성 공급과 주문 실행 과정에서 컴퓨팅 자원의 효율성을 개선한다. 특히, 고도의 연산이 필요한 주문 체결 논리를 오프체인에서 수행하고, 최종 결제는 온체인에서 이루어지는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거래 효율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Source: Drift
3.1.3 dAMM
드리프트의 Dynamic Automated Market Maker(dAMM)는 유동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이자 백스톱(backstop) 역할을 한다. 이는 JIT 옥션과 DLOB이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거래를 보장하며, 드리프트의 유동성 메커니즘을 완성시키는 요소로 작동한다.
dAMM은 x * y = k 상수 곡선을 기반으로 유동성을 제공하지만, 일반적인 AMM 모델과는 달리 Peg(가격 조정 계수)와 유동성 상수(k)를 시장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조정하여 유동성을 관리한다. Drift V2에서는 이러한 기본 모델에 동적 스프레드(dynamically adjusted spreads)와 오라클 기반 실시간 가격 체계(Oracle Live Pricing)를 추가했는데, 이 동적 조정 시스템은 시장의 인벤토리 상태와 가격 변동성에 따라 스프레드를 조정하고, 오라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고 슬리피지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드리프트의 유동성 매커니즘의 강점은 대규모 주문과 소규모 주문 모두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대규모 주문은 JIT 옥션과 DLOB을 통해 마켓 메이커들이 처리하며, 소규모 주문은 주로 dAMM을 통해 처리된다. 이는 드리프트가 기관 투자자들의 복잡한 대규모 거래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간단한 소규모 거래까지 모든 주문 규모에 적합한 유연한 유동성 공급 모델을 제공함을 보여준다.
Source: Drift
드리프트는 자체 체인을 개발하거나 다른 체인으로 확장하지 않고, 2021년부터 솔라나 네이티브 DEX로서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선택은 단순히 기술적 편의성을 넘어, 드리프트가 솔라나 생태계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결정이다. 드리프트가 솔라나를 기반으로 함으로써 얻는 주요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솔라나의 활발한 트레이딩 생태계를 레버리지할 수 있다. 현재 솔라나는 온체인 트레이딩 활성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며, 2024년 12월 기준 월별 DEX 거래량은 $115B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블록체인 DEX 거래량의 약 39%에 해당하며, 이더리움의 15%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최근 30일 블록체인 수수료 순위에서 솔라나는 이더리움에 이어 $116M로 2위를 기록했으며, 솔라나 기반 프로젝트인 레이디움(Raydium)과 지토(Jito)가 각각 $132M, $122M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솔라나 생태계가 얼마나 높은 유동성과 활발한 경제 활동을 자랑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Source: Defillama
또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측면에서도 솔라나는 타 블록체인을 압도하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솔라나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102M에 달하며, 이는 베이스(24M), BNB체인(14M), 트론(13M) 등 후발 주자들을 크게 앞선 수치다. 물론, 활성 사용자 수는 봇 활동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특정 체인의 사용자 밀집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데는 여전히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둘째, 자체 체인을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드리프트는 모든 리소스를 제품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이는 서비스 품질 향상과 사용자 경험 개선에 있어 크나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솔라나는 다가오는 Firedancer 출시와 지속적인 성능 최적화를 통해 앞으로 계속해서 더 빠르고 저렴한 트랜잭션 환경을 제공할 것인데, 이는 드리프트와 같은 솔라나 네이티브 프로토콜들에게는 가만히 있어도 서비스 성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자체 체인을 운영하는 거래소들이 체인 개발, 운영, 및 고도화를 위해 막대한 리소스를 투입해야 하는 것과 달리 드리프트는 이와 같은 부담이 없으며, 오히려 솔라나라는 천군만마를 등에 업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셋째, 자체 체인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들에 비해 사용자 온보딩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예를 들어, dYdX와 같은 프로토콜은 자체 앱체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지갑 설정, 토큰 전환, 그리고 별도의 학습 곡선을 요구한다. 반면, 드리프트는 솔라나 네이티브 DEX로서 기존 솔라나 사용자를 온보딩하는 데 더 적은 노력이 필요하며, 이미 활성화된 생태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저 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
드리프트는 전통 금융 시스템을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하는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비전은 단순한 트레이딩 플랫폼을 넘어, 수익 창출과 자산 관리까지 아우르는 핵심 백엔드 인프라로 기능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목표가 실현된다면, 드리프트는 궁극적으로 수십억 명의 사용자들이 매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슈퍼 프로토콜 (SuperProtocol)로 거듭나며 차세대 금융 인프라의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드리프트는 세 단계로 구성된 발전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Source: X (@cindyleowtt)
드리프트는 첫 번째 단계인 종합 디파이 프로토콜 구축을 이미 달성했다. 서비스 출시 이래, 드리프트는 지속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선물 거래 외에도 현물 거래, 대출(lending), 리퀴드 스테이킹(liquid staking)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트레이딩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Vault 서비스, 리퀴드 스테이킹 솔루션 $dSOL, 거래 수수료를 이자로 변환하는 Insurance Fund Staking, 레버리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Super Stake Sol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금융 활동을 한층 고도화했다. 특히, 2024년 8월 출시된 예측 시장 서비스 BET(Bullish on Everything)는 기존의 디파이 생태계에서 보기 어려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드리프트의 서비스 다각화를 한층 강화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드리프트는 단순한 선물 거래소에서 솔라나 생태계 내 금융 서비스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디파이 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두 번째 단계는 대규모 소비자 중심 애플리케이션 구축으로, 디파이 서비스 사용자들을 위한 고급 기능에 그치지 않고 디파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여 대중 시장을 타겟으로 한 직관적이고 접근성 높은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존 핀테크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더 낮은 비용과 높은 투명성을 확보하는 접근 방식을 취한다. 현재 드리프트는 이 단계에 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소비자 중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드리프트의 모바일 앱은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직관적인 UI/UX에 통합하여 사용자가 거래, 자산 관리, 예측 시장, 실물자산(RWA)과 같은 다양한 금융 상품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Web2 금융 애플리케이션인 로빈후드(Robinhood) 및 레볼루트(Revolut)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중앙화 시스템 대신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더 높은 투명성과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예컨데, 로빈후드는 2013년 출시 이후 수수료 무료 정책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으며, 주식과 ETF 거래에서 시작해 가상자산 거래, 옵션, 신용카드, 예금 및 퇴직 계좌(IRA) 관리 등으로 서비스를 착실히 확장해나갔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연매출 $1.8B, 사용자 수 1,100만 명, 시가총액 $31B을 달성하며 대규모 소비자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드리프트는 이와 같은 전략을 온체인 환경에서 재현함으로써, 기존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투명성과 자산 소유권의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한, 드리프트의 모바일 앱은 기존 핀테크 플랫폼의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KYC(고객신원확인) 절차를 요구하지 않는 온체인 구조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사용자층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이 과정에서 드리프트는 핀테크 시장의 5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온체인 금융 시스템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고자 한다.
마지막 단계는 대규모 확장 단계로, 드리프트는 이 단계에서 전통 금융 시스템을 블록체인 상에서 재현할 수 있는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 이는 단일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금융 인프라 레이어로 기능하며, 개발자와 기업들이 드리프트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온체인 Vault는 전통적인 헤지펀드를 대체하고, 온체인 DEX와 트레이딩 터미널은 브로커리지 계정을 대체하며, 온체인 대출 상품은 기존 대출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은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제시하며, 수십억 명의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온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드리프트의 비전을 반영한다.
Source: X (@cindyleowtt)
드리프트의 온체인 데이터는 프로토콜의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들을 제공한다. 본 섹션에서는 선물 거래대금, 현물 및 선물 거래횟수, 매출, TVL, 그리고 유저 수를 중심으로 드리프트의 성과를 분석한다.
2024년 동안 드리프트의 선물 거래대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꾸준한 거래 활동을 보여주었다. 역대 가장 거래대금이 활발했던 시기는 2024년 3월과 11월로, 각각 약 $6.5B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크립토 시장이 다시 활황을 보였던 11월에 특히 거래대금이 높았으며, 시장 반등에 따른 수요를 증명했다. 누적 거래대금은 약 $47B로, 최근 3개월 기준 시장 점유율 약 3%를 차지하며 하이퍼리퀴드, 주피터, dYdX, GMX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매출은 거래대금과 마찬가지로 크립토 시장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드리프트의 주요 수익원은 선물 거래 수수료로, 다양한 자산군 티어와 레버리지 비율, 레퍼럴 프로그램을 통해 수수료 구조를 차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BTC, ETH, SOL과 같은 대형 자산군에 대해 최대 75%의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거래 수수료를 최저 2.5bps까지 낮췄다. 반면, 고레버리지 모드를 활성화한 경우에는 수수료가 두 배로 책정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2024년 9월에 매출이 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12월에는 총 330만 달러의 프로토콜 매출을 기록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선물 거래 수수료가 증가했음에도 드리프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는 것이다. 10월 기준 선물 거래의 매출 비중은 각각 89%였으나, 12월에는 72%로 변동되었다. 이는 드리프트가 선물 거래 외에도 기타 서비스에서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향후 드리프트가 서비스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한 해 동안 드리프트의 총 매출액은 약 2,1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30일 기준으로 연환산 매출액은 약 2,900만 달러에 도달했다.
Source: Drift Protocol v2 Docs
드리프트의 총 예치 자산(TVL)은 2024년 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12월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5년 1월 7일 기준 TVL은 약 10억 2천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크립토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장과 더불어, 드리프트가 서비스 출시 이후 솔라나 생태계 사용자들로부터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드리프트의 볼트 서비스는 TVL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소 중 하나였다.
볼트 서비스는 건틀렛(Gauntlet)과 써킷 트레이딩(Circuit Trading) 같은 기관급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더욱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기관들의 참여는 드리프트가 단순히 개인 투자자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점차 기관 수요를 확보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2025년 1월 14일 기준, 드리프트의 볼트 TVL은 약 2억 1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볼트 서비스가 드리프트의 주요 서비스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Source: Defillama
드리프트의 총 유저 수는 202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11월에는 트럼프 당선 이후 크립토 시장의 회복세와 신규 기능 출시가 맞물리며 급격히 증가했다. 2024년 7월에 4,000명 수준이던 유저 수는 11월에 8,2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5년 1월 14일 기준 누적 유저 수는 약 21.9만 명을 기록했다.
드리프트는 2025년 5월로 예정된 시즌 2 FUEL 프로그램을 통해 유저 기반을 더욱 확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시즌 1에서 FUEL 포인트를 통해 $DRIFT 스테이킹과 거래를 유도했던 전략은 신규 유저를 유입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2에서는 더욱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신규 유저를 유입하고 기존 유저의 참여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리프트는 2021년 말 불장의 정점에서 등장했지만, 루나 사태와 FTX 붕괴라는 연이은 충격 속에서 존폐의 기로에 서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무너진 시장의 잔해 위에서 묵묵히 빌딩을 이어가며, 솔라나 생태계의 회복과 함께 일어서는데 성공했다. 드리프트의 생존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꾸준한 개발과 커뮤니티 중심의 전략이 만든 결과다.
현재 선물 DEX 시장은 하이퍼리퀴드가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드리프트에게 도전적인 상황이지만, 동시에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선물 거래에서 DEX가 CEX의 점유율을 빼앗을 수 없을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하이퍼리퀴드가 깨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솔라나라는 네트워크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드리프트에게는 이러한 흐름이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드리프트의 다음 장은 이제 막 펼쳐지기 시작했다. 솔라나 기반의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의 표준으로 등극하겠다는 그들의 비전은 도전적이면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한때 FTX가 차지했을 법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드리프트는 솔라나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