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의를 시작해 주신 Sose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Source: FourPillarsFP X
최근 FourPillars에서 발간한 "Taiko - 진정한 이더리움 L2"라는 아티클에서 Taiko를 소개하며, ‘진정한 이더리움 L2’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 표현을 중심으로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어떤 의미이고 어떠한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X에서 촉발되었다. 사실 ‘진정한 이더리움 L2’에서 “진정한”이라는 의미는 옳고 그름의 척도가 될 수 있기에 이 토론이 조금 더 불타오르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뜨거웠던 토론을 다시 한 번 정리하여 독자들 또한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어떤 의미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살펴봄에 앞서 논쟁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롤업(=L2) 스테이지에 대해 먼저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 내용을 가볍게 이해하고 간다면 앞으로 전개될 글을 읽는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비탈릭이 처음 제안한 L2(=롤업)의 스테이지는 현재 많은 롤업(Optimistic 및 ZK 롤업) 프로젝트들이 개발 단계에서 사용하는 "보조 바퀴"(임시적인 안전장치)에 대한 내용을 단계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특히 비탈릭은 롤업 프로젝트들이 보조 바퀴가 필요 없어지는 방향의 로드맵을 반드시 가져야 하지만, 보조 바퀴가 필요 없이 운영될 준비가 되기 전까지는 보조 바퀴의 제거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Stage 0: Full Training Wheels
프로젝트는 스스로를 롤업이라 불러야 한다.
모든 롤업 트랜잭션은 온체인에 기록되어야 한다.
사용자가 운영자의 개입 없이도 롤업 트랜잭션을 게시하거나 자산을 인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운영자는 상태 루트를 속이는 것 외에는 사용자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훔칠 수 없어야 한다.
새로운 상태 루트를 게시하는 온체인 메커니즘은 다중 서명(multisig)을 사용하며, 사기 증명 또는 유효성 증명은 필요하지 않다.
Stage 1: Limited Training Wheels
사기 증명 또는 유효성 증명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보안 위원회는 6/8 이상의 엄격한 다중 서명 체계여야 한다. 다중 서명 참여자 중 일부는 롤업을 운영하는 조직 외부 인물이어야 한다.
업그레이드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지만,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정 방지를 위해 최소 7일의 지연이 필요하다.
Stage 2: No Training Wheels
코드에 버그가 없는 한, 어떤 그룹도 코드의 출력을 무시하고 상태 루트를 게시할 수 없어야 한다.
보안 위원회는 명백한 버그가 있는 경우에만 개입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는 최소 30일의 지연을 가져야 한다.
롤업 스테이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익혔다면 먼저 진정한 이더리움 L2와 관련된 논쟁의 시작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Source: SOSE | Despread X
논쟁의 시작은 Sose의 진정한 이더리움 L2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이었다. 그는 Taiko가 특정 기술적 이유로 '진정한 L2'로 불리지만, 아직 비탈릭과 l2beat가 정의한 롤업 단계에서 Stage 0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진정한 L2’가 되기 위한 조건이 어떤 것이 있을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며 이 토론에 불씨를 지폈다.
토론에 참가한 분들은 Despread의 Sose, Four Pillars의 Heechang, Four Pillars의 Ingeun Kim, Kroma의 sm-stack 이다. 이들의 의견은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성과 조건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했기 때문에, 독자 분들도 이 의견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으로 받아들이며 생각이 확장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먼저 이루어진 토론인 Sose와 Heechang의 토론은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되기 위한 조건에 관한 내용과 이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주를 이루었다. 토론에 대한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되기 위한 조건은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다른 두 요소인 보안과 탈중앙화를 충족시키는 방향성을 포함해야하며, 이 방향성에 따라 탈중앙화된 시퀀싱, 허가 없는 증명 및 출력 제안, 업그레이드 키 제거 등을 바탕으로 한 최소화된 신뢰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Taiko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있으며, 두 가지 핵심 요소인 L1 검증자를 활용한 Based 시퀀싱과 Based Contestable Rollup(BCR)을 통해 이를 실현할 계획이다.
또한 아비트럼과 옵티미즘 그리고 이니시아 등 다른 L2 프로젝트들도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되기 위한 조건을 딱딱하게 생각하지 말고 각 프로젝트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아비트럼의 탈중앙화 로드맵에는 세 가지 주요 개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보안을 강화하고 안전한 탈중앙화 검증을 가능하게 하여 Arbitrum을 2단계 롤업 상태에 가깝게 만드는 BoLD(2024년 하반기 예정), 검열 저항성과 사용자 자금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BoLD를 기반으로 하는 검열 타임아웃(2024년 하반기 예정),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시퀀싱을 분산하여 검열 위험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는 마지막 단계인 탈중앙화 시퀀서(2025년 가능)가 있다. 이러한 업그레이드는 총체적으로 아비트럼의 보안, 탈중앙화, 전반적인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옵티미즘 또한 탈중앙화 로드맵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여러 증명 메커니즘을 갖춘 신뢰 없는 Fault 증명 시스템을 만들고 보안 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 포함된다. 옵티미즘은 빠른 다중 증명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모듈식 오픈 소스 OP 스택의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생태계 개발자들은 대체 결함 증명 구현을 병행하여 작업할 수 있었다. 옵티미즘 생태계는 이미 14명으로 구성된 보안 위원회를 비준했으며, 2024년까지 이 위원회가 옵티미즘 재단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업그레이드 키를 관리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마다 각자의 접근 방식이 있으므로, 진정한 이더리움 L2의 조건을 엄격하게 정의하기보다는 각 프로젝트의 개별적인 진행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ource: l2beat Taiko Rollup Stage
뒤이어 진행된 Sose와 Ingeun Kim의 토론은 롤업 스테이지와 진정한 이더리움 L2와의 상관성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해서 Based Rollup을 포함한 기술 스택이 진정한 이더리움 L2의 필수 조건인지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다. 이 논의에서 Taiko의 롤업 스테이지는 스테이지 0이냐 1이냐로 의견이 갈렸지만 주요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결국 진정한 이더리움 L2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요소는 롤업 스테이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이더리움 생태계와 EVM 환경을 유지하면서 확장성을 달성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 주장을 뒷받침한 주요 기준은 두 가지이다:
L2의 롤업 프로세스가 L1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가?
L1 생태계에서 확장성을 가장 필요로 하는 빌더들에게 얼마나 빠르고 쉽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가?
Taiko는 이 기준에서 진정한 이더리움 L2에 다가가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한다고 볼 수 있다. Based Rollup 모델을 통해 L2의 시퀀서가 L1의 트랜잭션 탐색자나 블록 빌더에 의해 처리되어 L1과 L2가 권리와 책임을 공유해 밀접한 연결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1번의 연결성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Based Booster Rollup(이하 BBR)을 통해 빌더들이 이더리움 L1에서 L2로 DApp을 큰 변경 없이 배포할 수 있으며, 낮은 가스비와 빠른 거래 속도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두 가지 기준을 만족하더라도 결국 보편적인 가이드라인인 롤업 스테이지 2로의 진입이 되지 않으면 많은 빌더들과 사용자들에게 진정한 이더리움 L2로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BBR의 경우에도 이더리움 확장성에 좋은 기능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이더리움 L2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들이 단편적으로 진정한 이더리움 L2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 아이디어들의 구현 시도가 진정한 이더리움 L2를 정의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가 많은 수의 이더리움 L2만큼 많이 일어나야하며 자주 공론화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sm-stack과 Ingeun Kim 간의 토론은 진정한 이더리움 L2를 위해서는 단순히 Based Rollup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보안성에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요점이었다.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Taiko는 단순한 Stage 0 롤업보다 우수하지만, 결국 다른 Stage 0 L2 프로젝트들처럼 보안에 관련해서는 더 발전이 필요하다. 롤업은 이더리움의 보안을 상속받는 확장성 솔루션이며, 이 보안이 롤업을 사이드체인이나 플라즈마보다 우수하게 만드는 핵심이기 때문에 신뢰 가정에서 벗어나 더 완벽한 사용자 보안성을 가져야 한다.
특히 Based Rollup은 검열 저항성과 모듈성을 위한 것이며, 중앙화된 행위자가 사용자의 자금을 훔치는 것을 방지하는 사용자 보안성과는 시스템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그러나 L2 생태계가 성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어 시퀀서를 탈중앙하려는 강한 동기가 마련되면 Based Rollup이 간접적으로 사용자 보안성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에 대한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다:
L1 벨리데이터들의 L2로의 활발한 진입이 일어난다.
수익이 극대화됨에 따라 참여하는 L1 벨리데이터들의 수가 증가한다.
Based Rollup의 특징 상 참여하는 L1 벨리데이터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보안성과 검열 저항성이 모두 증가한다.
또한 Taiko에 대한 아래 두 가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은 Taiko의 세부 기술 특징이 진정한 이더리움 L2의 기준에서 나름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Taiko의 롤업 프로세스가 실제로 L1에 묶여 있고, L1 탐색자와 빌더들이 Taiko 블록의 시퀀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
→ 현재 Taiko는 참여율이 낮지만 이는 MEV 수익과 수수료가 아직 적기 때문이지 L1과 L2가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다. Taiko의 경우, L1 검증자와 L2 시퀀서의 책임과 권한이 하나의 엔터티에 의해 수행되므로 여전히 두 레이어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BBR이 빌더들이 이더리움 L1에서 L2로 DApp을 큰 변경 없이 배포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에 대해, 모든 EVM 호환 롤업에서 동일한 상황이 아닌가? 그리고 BBR이 L1 정보에 의존하는 특정 빌더들에게만 유리한 것인가?
→ DApp의 효율적인 배포는 단순히 BBR의 기능이 아닌 여러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동일한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 사용, 지원되는 컴파일러,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의 일관성 등의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Type-1 EVM 환경이라면 편리하고 효율적인 배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맞다. 그러나 BBR은 여기서 더 나아가, L1에서 DApp을 배포하면 자동으로 L2에서도 배포되는 멀티 롤업 환경을 제공해 확장성을 더욱 향상시킨다.
그러나 아직 사용자 보안성에 대해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Taiko를 포함한 여러 L2 프로젝트들은 이 부분에 대해 더 심도 높은 논의와 구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와 동시에 시퀀서를 탈중앙화할 강한 동기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같이 풀어내야 할 것이다.
Source: Vitalik Buterin X
요즘 L2 프로젝트들이 많이 생기고 L2에 대한 관심과 여러 논쟁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한 현상을 대변이라도 하듯, 최근 비탈릭 부테린이 내년부터 블로그나 강연 등에서 스테이지 1 이상의 L2만 언급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짧은 유예 기간을 고려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 1 이상이어야만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비탈릭은 많은 수의 L2 프로젝트의 등장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 망정 경쟁하며 깎아내리기 바쁜 현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 비탈릭도 이제는 진정한 이더리움 L2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위와 같은 토론은 자주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L2 프로젝트들 간에 많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서 비탈릭이 제시한 조건만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L2 생태계를 이끌고 교통 정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이더리움 L2에 대한 논의와 조건 정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L2 생태계 참여자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진정한 이더리움 L2의 정의를 하루 빨리 내리고,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L2 프로젝트들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진다면, L2 생태계의 전성기를 1~2년 안에 볼 수 있다는 예상은 필자의 과도한 욕심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