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5일,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이 성공적으로 NYSE에 데뷔하며, 이는 스테이블코인 산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서클은 미국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치 상황을 기반으로 프로덕트 수직통합 전략을 통해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서클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자연스레 사람들은 다음 GENIUS Act 승자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서 서클에 대한 데자뷰를 느낄 정도로 비슷한 전략을 통해 업계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이 있으니, 바로 프랙스 파이낸스(Frax Finance)이다.
프랙스 파이낸스는 GENIUS Act 준수 스테이블코인인 frxUSD를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로, 단순 발행에 그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 OS를 내세우며, frxUSD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론트엔드인 FraxNet과, 기반이되는 고성능 블록체인 Fraxtal을 제공한다.
금융 시스템의 3요소는 화폐, 프론트엔드, 백엔드이다. 금융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오늘날 비효율적인 백엔드 시스템은 점차 블록체인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시스템의 3요소는 스테이블코인, 프론트엔드, 블록체인 네트워크이며 프랙스 파이낸스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빌딩하고 있는, 수직통합 방향성을 제시하는 몇 안되는 프로젝트이다.
프랙스 파이낸스는 다음 챕터를 위한 대 전환기에 놓여있다. 파운더가 실제 GENIUS Act 초안에 개입하는 정치적 리더십부터, 스테이블코인 OS를 통한 프로덕트의 수직통합 방향성에 더해서, 북극성 업그레이드를 통한 프로토콜의 대대적인 전환까지, 프랙스 파이낸스는 그 누구보다도 GENIUS Act가 그릴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Source: CNBC
2025년 6월 5일, 서클(Circle)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CRCL이라는 종목명으로 상장했다. 공모가는 주당 31달러로 기존에 예상되었던 27-28달러보다 상향 조정되어 무려 ~$1.1B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상장 첫날 시가와 종가는 $69, $83을 기록하고 2025년 8월 25일 기준 주가는 $135일 정도로 서클은 가장 성공적인 IPO 사례들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서클의 NYSE 상장은 서클 입장에서의 단순한 마일스톤 이상의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GENIUS Act 통과, SEC의 규제 완화,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행보와 맞물려 암호화폐 기업들이 제도권 금융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뿐만아니라 서클에 대한 공개 시장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가 전통 금융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왔다.
즉, 서클의 상장은 서클만의 성공이 아닌, 스테이블코인 산업 전체의 성공이었던 것이다.
Source: Circle
서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중 하나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와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EURC를 발행한다. 이뿐만 아니라, 서클은 새로운 인터넷 금융 시스템을 빌딩한다는 목표 하에 아래와 같은 다양한 프로덕트를 제공하고 있다:
서클 페이먼트 네트워크(Circle Payments Network, CPN): 서클이 제공하는 글로벌 자금 전송의 표준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기존 스위프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PN을 사용하는 금융 기관, 기업들은 서클이 제공하는 인프라 및 다양한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해외 송금 및 정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CPN에 대해 더 궁금한 독자들은 “CPN: Towards Digital Native SWIFT”을 참고하라.
서클 민트(Circle Mint): 서클 민트는 wire, SEPA와 같은 전통 은행망과 연동되어있어, 기업 및 기관 사용자들이 USDC, EURC를 즉시 민팅하고, 법정화폐와 1:1 비율로 상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참고로 USDC를 직접 발행하기 위해선 서클 민트가 유일한 공식 채널이다.
서클 월렛(Circle Wallets): 서클이 제공하는 지갑 SDK 서비스로, 웹2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 월렛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단순 지갑뿐만 아니라, 계정 추상화 기능, MPC를 통한 보안, 트랜잭션 전송을 위한 RPC 노드, 규제 준수 옵션, 멀티 체인 등 다양한 기능까지 함께 제공한다.
CCTP: USDC는 이미 20개 이상의 네트워크에 네이티브하게 발행이 지원되는데, 이는 유동성 파편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서클이 제공하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인 CCTP는 소각-발행 메커니즘을 통해 USDC를 서로다른 블록체인 간 안전하게 전송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서클 페이마스터(Circle Paymaster): 서클 페이마스터는 서클이 제공하는 ERC-4337 기반의 계정 추상화 기능이다. 원래는 사용자들이 블록체인을 사용하기 위해 ETH같은 토큰을 수수료로 지불해야했다면, 서클 페이마스터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수수료를 ETH가 아닌 USDC로 지불하게 하거나, 혹은 가스비를 대납하여 고객들이 무료 수수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USYC: 서클은 2024년 말에 USYC의 발행사인 해시노트(Hashnote)를 인수하여 USYC를 자사의 프로덕트로 편입시켰다. USYC는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로 미국 단기채와 역레포로 구성되어있다. USYC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 고객들은 온체인에서 안정적인 이자에 접근할 수 있으며, 데리빗, 바이낸스와 같은 CEX에서 마진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
아크(Arc): 아크는 서클이 최근 8월에 발표한 USDC 특화 L1 네트워크로, 고성능의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USDC를 쉽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아크에 대해 더 궁금한 독자들은 “Circle Unveils Arc: A Similar Yet Different Playbook from Tether”을 참고하라.
이처럼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더불어 스테이블코인을 기관, 리테일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까지 함께 빌딩하고 있다. 이는 발행부터 지갑 인프라, 크로스체인 브릿지, L1 네트워크, 계정 추상화 기능, 기관용 솔루션 등을 모두 아우르는, 프로덕트 측면에서 수직 통합의 좋은 예시이다.
이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서클의 프로덕트 라인업이 얼마나 강력한지 바로 알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서클의 프로덕트들을 활용한다고 생각해보면, 서클 민트를 통해 USDC를 즉시 1:1로 발행, 상환할 수 있으며, 서클 월렛, 페이마스터, CCTP를 활용하면 자사의 고객들이 웹3에 대해 잘 몰라도 스테이블코인 기능에 쉽게 접근하도록 할 수 있으며, 아크 블록체인을 도입하여 USDC를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다른 금융 기관, 기업들과의 거래, 정산을 하기 위해서는 CPN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발행이 아니라 활용이다. 담보금 구성, 규제 프레임워크 등을 고려하여 스테이블코인을 안전하게 발행하는 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처가 없다면 발행은 무용지물이다. 서클의 수직통합 프로덕트 로드맵은 스테이블코인이 현실세계, 온체인 생태계 할 것 없이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그렇다면 서클은 어떻게 블록체인 산업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프로덕트 측면 이외에도 현재의 정치 상황, 서클의 비지니스 모델 등 다양한 요소들이 관여한다:
GENIUS Act 통과: 미국 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취급을 명확히 규율하는 최초의 연방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의 통과는 서클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요소이다.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 발행사의 의무, 소비자 보호 규정 등을 강제하며 미국 내 기관,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간이 마련되었고, 이는 사실상 서클의 내부 운영 지침이 법적 기준으로 규정되며 서클에 정당성과 적법성을 부여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 암호화폐 정책: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전부터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선언했으며, 2025년 7월 30일에는 트럼프 행정부 산하 President’s Working Group on Digital Asset Markets에서 160페이지 분량의 암호화폐 정책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을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SEC: SEC의 새 의장 폴 앳킨스 또한 마찬가지로 친 암호화폐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전 게리 겐슬러와 달리 상당히 규제 완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백악관의 암호화폐 정책 로드맵 발표 이후 SEC도 곧바로 Project Crypto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관련 이니셔티브를 공식 발표하며, 미국 암호화폐 산업 내의 규제가 굉장히 명확해지고 있다.
점유율: 서클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한다. 현재 USDC의 발행량은 $63B 수준으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특히, USDT는 담보금의 구성 등의 이유로 인해 GENIUS Act의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USDC는 미국의 규제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 중 가장 거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비지니스 모델: 서클의 주 매출은 USDC의 준비금을 채권, 레포 등으로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이루어져있다. 2025년 2분기에 서클의 매출은 $658M, 조정된 EBITDA는 $126M으로 서클은 굉장히 매력적인 수익 구조와 준수한 영업이익률을 보여준다.
현재 미국의 정치 상황은 서클이 주목받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며, 서클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산업 전반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재미있는 것은 서클의 인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굉장히 뜨거웠다는 것이다. 특히, 2025년 6월 한 달 동안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 순위를 보면, 1등이 서클(CRCL)으로, 순매수가 무려 $600M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2등을 기록한 테슬라 2X ETF와, 3등을 기록한 코인베이스보다 무려 1.6배, 4배에 달하는 규모로, 알파벳($100M), 애플($90M)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였다.
한국에서 유난히 서클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수 많은 한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투자도 함께 하긴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 시장도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뜨거운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며, 이 대통령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선언하였고, 이는 한국인들이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되는 강력한 계기가 되었다.
물론 한국의 상황은 강력한 외환법, 한국은행의 보수적인 접근법, 단기채 시장의 작은 규모로 인해 아직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완전히 되기까지에는 많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기업, 기관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블록체인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주식 투자자들에 대한 관심도 매우 뜨거운 상황이다.
서클의 성공적인 데뷔로 인해, 기업 및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서클 다음으로 가장 큰 GENIUS Act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 프로토콜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코인베이스도 수혜 기업으로 많이 거론되었는데, 이는 서클이 USDC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거의 절반을 코인베이스와 공유하기 때문이다. 2025년 2분기에 서클의 준비금 수익 총액은 $634M 규모였는데, 여기서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332.5M이 코인베이스에게 지급하였다.
코인베이스와 같이 간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기업 이외에, 서클과 같이 GENIUS Act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상장 기업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없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중 GENIUS Act를 준수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은 없으며, 팍소스(Paxos)가 두 번째로 큰 미국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이지만 이는 비상장 기업이다.
상장 시장에서 넥스트 서클을 못 찾는다고 상심할 필요가 없다. 온체인 위에서 GENIUS Act를 만족하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토콜 중 GENIUS Act를 준수하는 프로토콜은 시장에 딱 2개가 존재한다. 하나는 에테나(Ethena)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프랙스 파이낸스(Frax finance)이다.
Source: Ethena
에테나는 USDe와 USDtb 두 가지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을 제공한다. USDe의 경우 준비금이 선물 시장에서의 델타 뉴트럴 포지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GENIUS Act를 준수하지 않는다. 하지만 USDtb의 경우 준비금이 MMF 펀드인 BUIDL과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기존 BVI에서 USDtb를 발행했던 방식을 2025년 7월 앵커리지 디지털 뱅크(Anchorage Digital Bank)에서 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GENIUS Act를 준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Source: X(@samkazemian)
프랙스 파이낸스는 frxUSD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프로토콜로, 이 또한 준비금을 다양한 달러 기반 MMF 토큰 및 미국 채권 펀드 토큰을 기반으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프랙스 파이낸스의 파운더인 샘 카제미안(Sam Kazemian)은 GENIUS Act라는 기념비적인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힘쓴 주요 인물 중 한 명이다.
샘은 올해 3월 GENIUS Act의 공동 발의자인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을 만나며 GENIUS Act 법안의 초안 구성에 조언 및 도움을 제공하며, 디지털 달러의 법적 프레임워크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
다른 프로토콜들과 달리 프랙스 파이낸스는 자사의 핵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프로덕트 빌딩뿐만 아니라 규제 논의를 주도하고 의원들과 치열하게 논의하며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에 도움을 제공했다. 이는 정책 기업가정신(policy entrepreneurship)의 올바른 사례이며, 창업자가 직접 법안 초안에 도움을 제공한만큼, 프랙스 파이낸스는 GENIUS Act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frxUSD를 그에 맞게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랙스 파이낸스의 목표는 스테이블코인을 안정적으로 발행하고 이를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케일러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프랙스 파이낸스는 스테이블코인 OS를 내세우며, 이의 핵심 3 요소인 frxUSD, FraxNet, Fraxtal 프로덕트를 제공한다.
frxUSD: GENIUS Act 준수 스테이블코인이며, 프랙스 생태계 유동성의 핵심이되는 자산이다.
FraxNet: 사용자들이 frxUSD를 다양한 방법으로 발행/상환하고 논커스터디 방식으로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에서 GENIUS Act를 준수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Fraxtal: frxUSD를 위한 고성능 EVM L1 블록체인으로, 거버넌스 토큰인 FRAX를 가스 토큰으로 사용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도 중요하지만, 활용이 훨씬 더 중요하다. 프랙스 파이낸스는 단순히 frxUSD를 규제를 준수하며 발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frxUSD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론트엔드인 FraxNet과 frxUSD만을 위한 생태계인 Fraxtal까지 함께 제공한다. 이는 마치 frxUSD가 화폐의 역할을, FraxNet이 핀테크, 은행의 역할을, Fraxtal이 금융 시스템의 백엔드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세 가지 프로덕트의 조화는 frxUSD 생태계를 위한 핵심 엔진으로 작동한다.
이외에도 프랙스 파이낸스는 거래를 위한 Fraxswap, 대출을 위한 Fraxlend, 이더리움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인 frxETH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풀스택 스테이블코인/디파이 생태계를 구축한다. 프랙스 파이낸스 전체 생태계와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스토리에 대해서는 다음 아티클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Source: GovInfo
프랙스 파이낸스의 파운더 샘 카제미안(Sam Kazemian)은 GENIUS Act의 초안 작성에 참여하였으며, 그만큼 샘과 프랙스 팀은 GENIUS Act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높은 규제 이해도를 바탕으로 프랙스 파이낸스는 올해 2월에 규제 요건을 준수하는 frxUSD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대체 GENIUS Act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되기 위한 자격은 무엇일까? 과연 frxUSD는 진짜 GENIUS Act를 준수하는걸까?
GENIUS Act의 전문은 웹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내용이 길기 때문에 아래에서 주요 내용들을 다루어보았다. 스테이블코인이 GENIUS Act를 준수하면서 발행되기 위해선 아래와 같은 요건들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한다.
(아래에 나열된 요건 이외에도 외부 회계법인 감사, 자본 요건, AML 준수, 파산시 우선 변제권 제공 등 다양한 요건들이 있으나, 이러한 내부 오퍼레이션과 관련된 부분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3.2.1 발행 자격
미국 내에서 허용된 발행자만 가능한데, 허용된 발행자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은행/신용조합의 자회사, 두 번째는 OCC의 승인을 받은 기관, 세 번째는 주 금융감독청에서 승인한 기관이다.
프랙스 파이낸스는 FIP-432 거버넌스 프로포절의 통과로 frxUSD의 발행, 준비금 관리, 규제 준수와 같은 모든 책임이 FRAX Inc.로 이양되었으며, FRAX Inc.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된 법인으로 OCC 혹은 주 금융 감독청의 승인을 받아야 GENIUS Act 준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FIP-432 문서에 따르면 현재 FRAX Inc.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라이센스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3.2.2 준비금 요건
GENIUS Act에 규정된 준비금의 핵심 원칙은 1:1 완전준비이다. 즉,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총량에 최소 1:1로 대응되는 준비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준비금의 구성은 아래에 나열된 초고유동성 자산으로만 제한된다:
미국 통화 또는 연준 계정의 잔액
요구불/수시인출 가능 예금 또는 보험된 예금/조합 지분
잔존만기 혹은 발행 시 만기가 93일 이하인 국채
발행사가 판매자로 체결하는 오버나잇 레포 (담보는 잔존만기 93일 이하의 국채)
발행사가 매수자로 체결하는 오버나잇 역레포 (담보는 미국 국채)
등록된 정부 머니마켓펀드 혹은 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에 등록된 증권 중 (i)에서 (v)의 기초자산만 보유하는 상품
그 밖에 앞서 열거된 자산군과 비슷한 수준의 유동성, 안정성을 지닌,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발행한 자산
(i), (ii), (iii), (vi), (vii)에 해당하는 자산의 토큰화 형태
Source: Frax Finance
프랙스 파이낸스에서 발행하는 frxUSD의 준비금은 전부 토큰화된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frxUSD의 준비금을 구성하는 RWA 토큰들은 다음과 같다:
USTB: 미국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Superstate Short Duration US Government Securities Fund가 슈퍼스테이트(Superstate)를 통해 토큰화된 형태이다. Reg. D Rule 506(c)와 Investment Company Act 3(c)(7)을 기반으로 발행된다.
BUIDL: 미국 국채, 현금성 자산, 레포에 투자하는 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가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를 통해 토큰화된 형태이다. Reg. D Rule 506(c)와 Investment Company Act 3(c)(7)을 기반으로 발행된다.
WTGXX: 미국 정부 단기 채권 및 미국 정부 기관 채권에 투자하는 WisdomTree Government Money Market Digital Fund를 위즈덤트리에서 직접 토큰화한 형태이다. Investment Company Act 2a-7을 기반으로 발행된, 공식으로 등록된 정부 머니마켓펀드이다.
USDB: 스트라이프가 인수한 브릿지(Bridge)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USDC: 서클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즉, frxUSD의 준비금은 (viii)에 의거하여 토큰화된 (i)과 (vi)로 구성되어있으며, 100% 이상의 초과 담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GENIUS Act의 준비금 요건을 만족할 수 있고,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3.2.3 이자 지급?
GENIUS Act 규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자는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단순히 보유, 사용하는 것만으로 이자(yield)를 지급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해당 조항은 예금과의 유사성을 차단하고, 투자성 자산으로의 오인을 방지하여 금융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한다.
frxUSD는 GENIUS Act를 준수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frxUSD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자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사용자가 FraxNet에서 frxUSD를 보유하고 있다면, 채권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얼핏보면 이는 GENIUS Act를 위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는 발행사가 직접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아닌, 유통 플랫폼이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FraxNet의 운영 법인은 델라웨어 주를 기반으로 한 Frax Network Labs Inc.로 이는 발행사와 다른 법적 주체이기 때문에 FraxNet에 frxUSD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에 한하여 이자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메타마스크같은 개인 지갑이나, frxUSD를 지원하는 거래소에서 frxUSD를 보유한 사용자에게는 GENIUS Act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는 프랙스 파이낸스뿐만 아니라 서클 USDC, 페이팔 PYUSD에도 문제 없이 사용되고 있는 구조이다.
코인베이스는 코인베이스 앱 내에서 USDC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에게 약 4.1%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으며, 페이팔의 경우 페이팔 앱 내에서 PYUSD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에게 약 3.7%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과 팍소스와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지금까지 서클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프랙스 파이낸스의 frxUSD에 대해 알아보았다. 잠깐, 혹시 프랙스 파이낸스 부분을 살펴보며 데자뷰를 느끼지 않았는가? 프랙스 파이낸스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해나가는 방향성은, 서클의 방향성과 매우 유사해보인다.
첫 번째 데자뷰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방식이다. 서클과 프랙스 파이낸스, 두 발행사 모두 현금, 미국 단기채권, 레포로 구성된 안정된 준비금을 기반으로 GENIUS Act 준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은 안정된 가치를 유지하면서, 화폐로써 차세대 금융 시스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참고로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의 활용처 측면에서, 프랙스 파이낸스는 서클과 비교하여 생태계의 선순환 플라이휠을 더 잘 구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USDC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전부 서클이 가져가는 반면에, frxUSD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FraxNet의 frxUSD 보유자와 팀 운영에 사용되고, 남는 금액은 프랙스 파이낸스 생태계의 핵심 토큰인 FRAX 스테이커들에게 분배된다.
이러한 구조는 더 많은 frxUSD가 발행될수록 프랙스 파이낸스의 생태계가 커져, 이는 다시 frxUSD의 발행량을 증가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불러올 수 있다.
서클은 1)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상환을 쉽게할 수 있도록 하는 서클 민트(Circle Mint), 2) 지갑을 쉽게 통합할 수 있는 서클 월렛(Circle Wallet), 3) 멀티 체인의 잔고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클 게이트웨이(Circle Gateway)와 같이 높은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프론트엔드를 제공하며 USDC 보유자들이 USDC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Source: FraxNet
프랙스 파이낸스 또한 마찬가지로 FraxNet이라는 사용자 친화적인 프론트엔드를 가진 서비스를 통해 frxUSD 보유자들이 다양한 금융활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멀티 애셋 발행: 사용자는 USDC, USDT, PYUSD, USDB와 같은 스테이블코인뿐만 아니라 은행 와이어, 그리고 심지어 USTB, WTGXX와 같은 RWA 토큰을 통해 frxUSD를 발행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서클 민트와 그 기능이 유사하다.
임베디드 월렛: 사용자들은 FraxNet에 구글 계정과 같은 방법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며, 자동적으로 블록체인 지갑을 만들어준다. 이는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사용자들도 지갑이 자동적으로 생성됨으로써 frxUSD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서클 월렛과 그 기능이 유사하다.
대시보드: FraxNet은 대시보드를 통해 수 많은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산들을 한 눈에 보여주고, 이를 쉽게 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기능은 서클 게이트웨이와 유사하다.
패시브 일드: FraxNet에 frxUSD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안정적인 채권 이자 수익을 자동적으로 얻을 수 있다. 마치 코인베이스 앱 내에서 USDC를 보유하면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듯이, 프랙스 파이낸스 또한 FraxNet에서의 frxUSD 보유자들에게 이자 수익을 제공한다.
멀티 애셋 발행이나, 패시브 일드의 경우 굉장히 강력한 기능이긴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기능들은 현대 금융 서비스가 갖추어야할, 어떻게 보면 꽤 기본적인 기능이라할 수 있다. FraxNet은 여기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아래와 같은 로드맵을 통해 서클 민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수직통합 프로덕트 및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버추얼 비자 카드: 스트라이프, 브릿지와 함께 협업하여 비자 네트워크와 연동된 버추얼 비자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FraxNet의 자산을 실생활에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버주얼 은행 계좌: 프랙스 파이낸스는 Lead Bank와 협력하여 각 사용자에게 가상 은행 계좌를 제공하여 은행망을 통한 입금, 출금을 가능케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인프라를 연결함으로써 사용자의 온보딩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FraxNet 모바일: 2026에 FraxNet을 모바일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하여,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뱅킹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토콜이 단순 지갑, 거래, 모니터링, 수익 기회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는 카드, 뱅킹, 모바일 서비스까지 지원하면서 완전한 사용자 상호작용 라이프사이클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한다
금융 시스템에서 프론트엔드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백엔드이다. 아무리 프론트엔드가 유저 친화적으로 설계되었다고 해도, 실제 돈이 움직이는 백엔드가 비효율적이라면 유저에게 좋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프랙스 파이낸스는 2024년 2월 자체 고성능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Fraxtal을 출시했다. Fraxtal은 높은 성능을 기반으로 프랙스 생태계에 최적화된 구조를 지원하여 frxUSD를 위한 레일(rail)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오히려 생태계에 최적화된 백엔드를 제공하는 전략은 프랙스 파이낸스가 업계에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Fraxtal 이후로 수 많은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이 자신들의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자체 블록체인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컨버지(Converge): 에테나는 시큐리타이즈와 협업하여 디파이와 전통금융이 ENA와 USDe를 중심으로 융합할 수 있는, 고성능 블록체인인 컨버지를 개발하고 있다.
스테이블(Stable), 플라즈마(Plasma): 테더는 USDT 전송, 결제에 특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스테이블과 플라즈마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아크(Arc): 서클은 최근 USDC에 최적화된 네트워크인 자체 블록체인, 아크를 공개했다.
결국 프랙스 파이낸스는 업계가 어디로 흘러갈지 미리 내다본 셈이다. Fraxtal의 출시는 단순한 또 다른 블록체인의 출시가 아니라, 금융 인프라의 미래를 가리킨 선구적인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금융 시스템의 3요소는 화폐, 프론트엔드, 그리고 백엔드이다. 우리는 복잡한 결제, 증권, 송금 시스템과 같은 백엔드를,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편리한 프론트엔드를 통해 쉽게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금융 백엔드들은 점차 블록체인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한 금융 시스템의 설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3요소는 스테이블코인, 프론트엔드, 그리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삼위일체이며, 프랙스 파이낸스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빌딩하고 있는, 수직통합 방향성을 제시하는 몇 안되는 프로젝트이다.
Source: Frax Finance
프랙스 파이낸스는 올해 3월부터 GENIUS Act를 준비하며 프로토콜 또한 그에 맞게 변화시키는 북극성(north star)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레거시 프랙스 프로토콜의 FRAX, FXS 토큰을 각각 frxUSD, FRAX로 리브랜딩하고, Fraxtal의 가스 토큰을 frxETH에서 FRAX로 변경하며 이외에도 토큰 인센티브의 조절과 같은 중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프랙스 파이낸스는 다음 챕터를 위한 대 전환기에 놓여있다. 파운더가 실제 GENIUS Act 초안에 개입하는 정치적 리더십부터, 스테이블코인 OS를 통한 프로덕트의 수직통합 방향성에 더해서, 북극성 업그레이드를 통한 프로토콜의 대대적인 전환까지, 프랙스 파이낸스는 그 누구보다도 GENIUS Act가 그릴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누구는 프랙스 파이낸스의 서클의 로드맵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으나, 오히려 스테이블코인 프론트엔드 및 백엔드 측면에서 FraxNet이라는 올인원 플랫폼과 Fraxtal이라는 블록체인을 먼저 제시한 것은, 프랙스 파이낸스가 스테이블코인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선두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마치 항해자들이 북극성을 따라 길을 찾듯, 프랙스 파이낸스 역시 북극성 업그레이드를 통해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업그레이드를 넘어, 업계 전체가 참고할 새로운 좌표를 세우는 행위이며, 결국 프랙스 파이낸스는 북극성처럼 선두에서 길을 밝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