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더파이가 스크롤(Scroll) 메인넷에서 OP 메인넷으로의 마이그레이션을 발표했다. 이를 단순히 흔한 디앱의 메인넷 마이그레이션 사례로 본다면 오산이다. 크립토 네오뱅크와 이더파이의 파급력을 이해한다면, 옵티미즘에게 굉장히 큰 승리이다.
크립토 네오뱅크는 메인넷의 핵심 엔진이 될 수 있다. 하나의 앱이 Store, Spend, Borrow, Grow의 모든 기능을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메인넷 입장에서 크립토 넨오뱅크는 TVL, 트랜잭션 수, 실생활 유즈케이스, 유저 수 등 유용한 KPI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핵심이다.
본 글은 이더파이가 기존 스크롤 메인넷에서 가지고 있는 파급력을 살펴보고, OP 메인넷으로 마이그레이션했을 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본다.
오늘 옵티미즘(Optimism) 생태계에 좋은 소식(good news)와 나쁜 소식(bad news)이 하나 씩 있었다.
Source: Base
먼저 나쁜 소식이다. 옵티미즘 생태계에서 가장 활성화되어있고, 가장 많은 매출을 발생시키던 베이스(Base) 네트워크가 기반이 되는 코어 기술 스택을 OP Stack에서 베이스의 자체 스택으로 마이그레이션한다는 것이다. 아직 정확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만약 베이스가 슈퍼체인(Superchain)에서 탈퇴하게된다면 옵티미즘 생태계는 생태계 매출의 94%를 잃을 정도로 막대한 타격이다.
Source: ether.fi
이제 좋은 소식이다. 가장 규모가 큰 크립토 네오뱅크 중 하나인 이더파이(ether.fi)가 OP 메인넷(OP Mainnet)으로 마이그레이션하면서 옵티미즘 생태계로 들어올 계획을 공개했다. 이더파이는 300,000개 이상의 계정과 $160M 이상의 TVL을 옵티미즘 생태계로 불러올 것이다.
이로써 옵티미즘 생태계는 메인넷을 하나 잃고, 디앱을 하나 얻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이는 옵티미즘 생태계의 순(net) 손실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더파이의 OP 메인넷 온보딩은 어떻게 보면 단순 디앱 마이그레이션 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으나, 이더파이의 파급력을 이해한다면, 이는 절대 단순 디앱 마이그레이션에서 그치지 않으며, OP 메인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메인넷의 성공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일까? TVL, 유저수, 트랜잭션수, 수수료 등 수 많은 기준이 있을 것이다. 과거의 플레이북을 살펴보면 메인넷들은 다양한 디앱들을 온보딩하여 해당 수치들을 증가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예를 들어 메인넷이 TVL을 증가시키고자 한다면 렌딩,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을, 실생활의 금융과 밀접하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는 RWA 프로토콜을, 유저수와 트랜잭션수를 증가시키고 싶다면 NFT, Perp DEX, 밈코인 런치패드 등을 온보딩시키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유의미한 플레이북이기는 하지만,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페이먼트 섹터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모든 KPI를 한 번에 맞출 수 있는 앱이 등장했다. 바로 “크립토 네오뱅크”이다.
Source: Pantera
네오뱅크가 뭘까? 네오뱅크는 물리적 지점, 즉 오프라인 브랜치가 전혀 없는 은행/금융 서비스 제공자이다. 은행업무가 웹/앱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미국의 SoFi, 브라질의 Nubank, 한국의 Toss 등이 대표적인 네오뱅크이다.
크립토 네오뱅크는 이름 그대로 크립토를 다루는 네오뱅크이다. 사용자들은 크립토 네오뱅크 앱을 통해서 크립토 자산을 보관하고, 이를 결제나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
크립토 네오뱅크의 네 가지 핵심 기능은 아래와 같다:
Store: 크립토를 안전하게 보관한다 → 체인 TVL 증가
Spend: 크립토를 실생활 결제에 사용한다 → 실생활 유즈케이스 확보, 트랜잭션 수 증가
Borrow: 보유하고 있는 크립토를 담보로 크립토를 대출한다 → 체인 TVL 증가, 리텐션 증가
Grow: 크립토를 투자에 활용하여 자산을 증식한다 → 디파이 액티비티 증가
즉, 크립토 네오뱅크는 단 하나의 앱이 TVL, 트랜잭션 수, 실생활 유즈케이스, 유저 수, 디파이 액티비티 등 메인넷이 달성해야할 모든 종류의 KPI에 도움을 주며, 앞으로 메인넷들은
이번 이더파이의 OP 메인넷 온보딩이 옵티미즘 생태계에 큰 승리(Big W)인 이유이다.
예를 들어 이더파이 캐시 서비스를 살펴보자. 우선 직접 앱을 실행해보면, 각 기능에 충실하게 UI/UX가 잘 구성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더파이의 각 기능과, 각 기능이 스크롤 메인넷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느정도인지 살펴보자.
2.2.1 Store
Source: ether.fi
사용자가 이더파이 캐시(ether.fi Cash) 계정을 만들면 사용자 전용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볼트; vault)가 자동적으로 생성된다. 이는 EOA가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논커스터디 지갑이며, 볼트의 키 관리는 지갑 솔루션 기업 턴키(Turnkey)가 제공하는 TEE 기반으로 안전하게 관리된다.
모든 볼트는 스크롤 네트워크 위에 배포되어있다. 사용자는 이더리움, 베이스, 스크롤 등 다양한 네트워크로 자금을 입금할 수 있지만, 입금된 자산은 전부 스크롤(Scroll) 메인넷 위의 사용자가 소유의 볼트로 거의 즉시 자동으로 브릿징된다.
Source: Dune(@ether_fi)
네오뱅크의 Store 기능은 메인넷의 TVL을 증가시키는데 큰 원동력이다.
이더파이 캐시는 ~$161M의 TVL을 보유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스크롤 메인넷의 전체 TVL은 ~$191M이며, 이더파이 캐시가 스크롤 TVL의 무려 ~83%를 차지하고 있다.
이더파이 캐시의 사용자는 단기 인센티브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사용 목적으로 이더파이 캐시 서비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디파이 프로토콜들과 달리 TVL도 꾸준히 잘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2 Spend
Source: Dune(@ether_fi)
사용자는 실생활에서 이더파이 카드를 통해, 볼트에 보유하고 있는 크립토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사용자는 사용한 금액의 3%에 해당하는 캐시백을 받는다.
사용자들이 이더파이 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일평균 금액은 현재 $1M-2M 수준이다.
결제로 인해 발생하는 하루 평균 트랜잭션 수는 최근에는 ~23,000개로 거래가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참고로 스크롤 메인넷에서 발생하는 하루 트랜잭션 수가 보통 50,000-80,000임을 감안하면 이더파이가 메인넷의 트랜잭션 수에 미치는 영향력도 굉장히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제 금액의 80% 이상이 $1-50 범위에 놓여있으며, 이는 사용자들이 이더파이 카드를 정말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2.2.3 Borrow
Source: Dune(@ether_fi)
사용자는 볼트에 보유하고 있는 크립토를 직접 결제에 활용할 수 있지만, 모드를 변경하면 볼트에 보유하고 있는 크립토를 소모하는 것이 아닌, 이를 담보로 크립토를 대출하여 결제에 활용하고 나중에 갚을 수도 있다.
현재 이더파이 캐시에서 대출된 크립토의 규모는 ~$18.7M으로, 이는 전체 이더파이 캐시 TVL 대비 ~11.7% 수준으로 건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2.4 Grow
Source: ether.fi
사용자는 볼트에 크립토 자산을 단순하게 보유하고있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산을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여 패시브 일드(yield)를 얻을 수 있다. 수익 전략에는 스테이킹뿐만 아니라 렌딩 프로토콜 등 다양한 전략이 포함된다.
참고로 다양한 전략에 예치되는 자산들은 스크롤 메인넷이 아닌, 이더리움, 카타나(Katana), HypeEVM 등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이더파이 캐시 서비스의 Grow에 해당하는 기능이 스크롤 메인넷에 미치는 파급력 분석에 대해서는 생략하겠다.
Source: L2beat
옵티미즘이 크립토 생태계에 끼친 파급력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옵티미즘 이더리움 최초의 범용 목적의(general-purpose) 롤업이며, 기술 스택을 오픈소스화한 OP 스택(OP Stack)은 현재 존재하는 수 많은 이더리움 L2들의 기술적 뼈대가 되었다.
하지만 옵티미즘이 생태계에 가져온 파급력과 달리 옵티미즘의 시초가 되는 OP 메인넷의 성적은 굉장히 저조하다. 네트워크 위의 전체 자산의 규모는 $1.89B 정도 되지만, 디파이에 활용되는 자산의 규모는 $214M 밖에 안되며, 이는 OP 스택 기반으로 만들어진 카타나(Katana), 잉크(Ink), 맨틀(Mantle), 베이스(Base)에 비해도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괜찮다. 이더파이가 OP 메인넷으로 온다. 이더파이는 OP 메인넷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TVL 75% 증가: OP 메인넷의 디파이 TVL은 ~$214M으로, 이더파이 캐시의 ~$161M이 온보딩되면 무려 75%가 증가한다.
OP 메인넷의 최대 디앱 등극: 현재 OP 메인넷의 가장 높은 TVL을 보유하고 있는 디앱은 아베(Aave)로 $56.3M을 보유하고 있다. 이더파이 캐시는 이보다 약 3배높은 TVL을 보유하고 있다.
옵티미즘 디파이 생태계 활성화: 이더파이는 다양한 볼트를 제공하여 사용자가 크립토 자산을 예치하고 패시브 일드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아직 실행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이더파이는 OP 메인넷 혹은 슈퍼체인에 연결되어있는 네트워크 위에서 볼트를 운영함으로써 범 옵티미즘 생태계의 디파이 활성화를 도울 수 있다.
실생활 유즈케이스 확보: 거래소와 연동되어있는 OP 스택 기반의 베이스, 맨틀과 달리 OP 메인넷은 딱히 실생활 유즈케이스와의 접점이 없었다. 이더파이는 실생활의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크립토 네오뱅크 앱으로, OP 메인넷의 플래그십 유즈케이스로 거듭날 것이다.
크립토 네오뱅크 섹터는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섹터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의 발전 흐름은 항상 접근성의 향상과 그 궤를 함께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크립토 네오뱅크의 성장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이더파이와 같은 큰 규모의 크립토 네오뱅크들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며, 이는 메인넷 입장에서 꼭 온보딩 시켜야하는 디앱 카테고리 1순위로 거듭날 잠재력이 충분하다. 과연 이더파이의 OP 메인넷 온보딩이 옵티미즘 생태계의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까? 만약 성공한다면 이는 다른 메인넷의 좋은 플레이북 참고 사례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