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디파이 프로토콜의 종류 및 기반 네트워크의 수는 매우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채로운 오라클 생태계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오라클은 기본적으로 오프체인의 데이터를 온체인에 가져오는 역할을 하지만, 오라클 프로젝트들마다 고유의 차별점들을 가지고 있다. 본 글에선 레드스톤(RedStone)을 체인링크 및 피스 네트워크(Pyth Network)와 비교하여 어떠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Source: Oracles - DefiLlama
디파이 생태계는 지난 5~6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걸쳐 눈 부시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생태계 초기에는 DEX, 렌딩 프로토콜과 같이 기본적인 형태의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주를 이뤘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메이커다오(MakerDAO), 유니스왑(Uniswap), 컴파운드(Compound), 아베(Aave), 카이버 네트워크(Kyber Network) 등이 있다. 당시에는 디파이 프로토콜의 수가 매우 적었으며, 오라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체 오라클을 활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다 (예: 유니스왑 V1).
디파이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게 된 촉매가 된 것은 2020년 디파이 섬머이다. 2020년 6월, 컴파운드가 COMP 토큰의 유동성 채굴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많은 사용자들이 토큰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참여했다. 이를 본 스시스왑(Sushiswap), 유니스왑, 얀 파이낸스(Yearn Finance) 등 수 많은 프로토콜들이 토큰을 출시하며 디파이 생태계는 유례없던 성장을 이뤘다.
디파이 생태계가 크게 성장하고, 디파이 프로토콜의 수도 많아지면서 오라클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오라클 생태계는 보안과 관련한 이유때문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는데 2019년 6월 신터틱스(Synthetix)가 오라클 공격으로 $37M을 탈취당하고, 2020년 2월 bZx 또한 오라클 공격을 당하는 등 공격 사례가 늘어나자, 이 시기에 Chainlink를 비롯한 다양한 오라클들이 성장했다.
현재는 리퀴드 스테이킹, 리스테이킹, 레버리지 상품, 파생 상품 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존재하고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다양한 종류로 존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서비스 종류 및 기반 블록체인의 다양성과 복잡성은 겉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프로토콜들의 보안을 위해 다채로운 오라클 생태계의 필요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본 글에선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체인링크와 피스 오라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이러한 오라클 생태계에서 레드스톤이 어떻게 차별점을 가질 수 있을 지 비교 분석해볼 예정이다.
참고로 글을 읽기 전에 풀 오라클(Pull Oracle), 푸쉬 오라클(Push Oracle)과 같이 오라클과 관련된 기본 개념 및 레드스톤 오라클의 개요에 대해선 "레드스톤이 탄생한 이유”을 참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체인링크는 최초의 탈중앙 오라클 네트워크이며, 현재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오라클 프로젝트이다. 현재는 온체인과 오프체인 사이에서 데이터를 중개하는 오라클 프로덕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간 크로스체인 메시징 서비스나(CCIP), 블록체인 위에서의 연산을 도와주는 체인링크 펑션 등도 같이 지원한다.
오라클과 관련해서 체인링크는 2가지 프로덕트를 지원한다:
마켓과 데이터 피드(Market and Data Feeds)
데이터 스트림(Data Streams)
1.2.1 마켓과 데이터 피드 (Market and Data Feeds)
체인링크의 가장 기본적이자 대표적인 오라클 서비스로, 온체인에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기록하는 푸쉬 오라클 방식을 사용한다. 어플리케이션을 위해 총 4가지 종류의 데이터 피드를 지원한다:
가격 피드(Price Feeds): 다양한 자산의 가격 데이터를 온체인에 제공한다.
스마트 데이터 피드(SmartData Feeds): RWA 유즈케이스에 특화된 데이터 피드이다.
이자/변동성 피드(Rate and Volatility Feeds): 이자율, 이자율 곡선, 자산 가격 변동성 등에 특화된 데이터 피드이다.
레이어2 시퀀서 업타임 피드(L2 Seqeuncer Uptime Feeds): 레이어2 프로젝트 시퀀서의 최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피드이다.
Source: Chainlink
체인링크의 다양한 데이터 피드들은 특정한 다수의 체인링크 오라클 오퍼레이터들에 의해 업데이트된다. 각 데이터 피드를 업데이트하는 오라클 오퍼레이터들의 종류와 수는 데이터 피드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BTC/USD 피드는 위 그림과 같이 31명의 오퍼레이터들에 의해 관리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자산의 가격 변동이 특정 수준을 벗어나면 오퍼레이터들은 각자 가격 데이터를 보고한다.
체인링크의 마켓과 데이터 피드는 현재 18개의 EVM 네트워크에서 1098개의 피드를 지원하고 있다.
1.2.2 데이터 스트림(Data Streams)
데이터 스트림는 풀 오라클 방식을 사용하는 서비스이다. 데이터가 필요하든 말든, 느린 주기로 온체인에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푸쉬 오라클 방식과 달리, 풀 오라클은 디앱이 필요할 때만 데이터를 받아올 수 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체인링크의 데이터 스트림은 현재 13개의 네트워크에서 122개의 자산을 지원하고 있다. 참고로 13개의 지원 네트워크 중 10개는 EVM 네트워크(아비트럼, 베이스, 스크롤 등등)이며, 나머지 1개는 솔라나 네트워크이다.
피스 네트워크는 풀 오라클 방식 기반의 오라클 프로토콜로, 체인링크와 같이 데이터가 오퍼레이터를 거치는게 아닌, 퍼스트 파티 퍼블리셔가 데이터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DEX, CEX, MM, 헤지펀드 등 다양한 주체들이 피스 네트워크의 퍼스트 파티 퍼블리셔로 참여하고 있다.
퍼스트 파티 퍼블리셔는 피스의 오라클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제공하면, 오라클 프로그램은 다수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단일 가격 데이터로 모은다. 오라클 프로그램은 피스넷(Pythnet)에서 실행되고, 피스넷에서의 최종 데이터는 타겟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웜홀을 통해 크로스 체인방식으로 전달된다. 피스넷은 피스 네트워크 오라클을 위한 앱 특화 (application-specific) 블록체인으로, 솔라나 클라이언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솔라나 메인넷과 별개의 네트워크이다.
피스 네트워크는 현재 70개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850개 이상 자산의 가격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Source: RedStone
레드스톤은 풀 오라클 모델에 기반하고 있는 오라클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기존 푸쉬 오라클의 비효율성 문제를 풀 오라클 모델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었으며, 체인링크와 피스 네트워크보다 풀 오라클 모델을 더 빨리 도입했다.
레드스톤의 강점 중 하나는 모듈러 디자인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 소스, 가격 피드, 검증 메커니즘, 데이터 전달 방식 등의 오라클을 이루는 요소들을 쉽게 바꾸거나 추가할 수 있어 프로토콜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레드스톤 오라클의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레드스톤 오라클 노드들이 CEX, DEX, 웹사이트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들로부터 가격을 가져와 이에 서명하고, 데이터 배포 레이어(Data Distribution Layer; DDL)로 전송한다.
DDL은 레드스톤에서 가격데이터가 모이는 오프체인 레이어로, 오라클 노드들이 서명한 데이터는 레드스톤 자체의 게이트웨이 혹은 스트리머(Streamr) 기반의 탈중앙 게이트웨이를 통해 전파된다. 참고로, 모든 오프체인 데이터는 탈중앙 스토리지 프로토콜인 알위브(Arweave)에 저장되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를 참조할 수도 있다.
디앱들은 원하는 방식 (Pull, Push)을 통해 DDL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활용한다.
참고로 레드스톤 푸쉬 오라클 모델은 풀 오라클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릴레이어(Relayer)라는 역할군이 데이터 배포 레이어로부터 데이터를 페칭하여 온체인에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오라클 생태계의 전통강자인 체인링크, 빠른속도로 성장하여 체인링크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피스 네트워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가장 빠른속도로 점유율을 높혀가고 있는 레드스톤 오라클을 비교분석 해보자.
2.2.1 오라클 모델
체인링크는 기본적으로 푸쉬 오라클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적은 수의 자산에 대하여 풀 오라클 모델을 지원한다. 반면에 레드스톤과 피스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풀 오라클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푸쉬 오라클 모델과 비교하여 비용과 확장성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레드스톤은 풀 오라클 모델을 기반으로 푸쉬 오라클 모델까지 지원한다. 풀 오라클이 푸쉬 오라클 모델과 비교하여 뛰어난 점이 많지만, 체인링크가 과거부터 제공하던 푸쉬 오라클 모델에 익숙한 프로토콜들이 많은 만큼, 레드스톤은 다양한 프로토콜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2.2.2 지원하는 네트워크
지원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풀 오라클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레드스톤과 피스 네트워크과 체인링크와 비교하여 우위에 있다. 풀 오라클 방식은 기본적으로 데이터가 오프체인에 저장되고, 필요할 때 마다 온체인에서 오프체인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체인링크가 새로운 블록체인을 지원하려면 각 체인에 완전히 새로운 노드 네트워크를 배포하고 관리해야 하며, 해당 체인에서 네이티브 링크 토큰 스테이킹을 지원하고, 병렬 네트워크를 동기화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지원 네트워크의 수가 적고 대부분 EVM 네트워크에 집중된 체인링크와 비교하여, 레드스톤과 피스 네트워크는 EVM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70개 이상의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2.2.3 토큰
체인링크와 피스 네트워크는 각각 LINK 및 PYTH 토큰을 가지고 있지만, 레드스톤은 아직 토큰이 출시되지 않았다. 레드스톤의 네이티브 거버넌스 토큰인 RED가 출시된다면 아래에서 살펴볼 다양한 이점들이 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특히 레드스톤 오라클에 보안적 이점이 추가될 수 있다.
2.2.4 암호 경제학적 보안
데이터 특성상 오프체인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제 3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블록체인에서 악의적인 행위를 방지하기에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슬래싱을 전제로한 서비스 제공자들의 스테이킹이다.
여기서 가장 앞서있는 오라클 프로토콜은 피스 네트워크이다. 피스 네트워크는 PYTH 스테이킹과 위임을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퍼블리셔들에게는 PYTH 스테이킹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PYTH 홀더들 또한 퍼블리셔들에게 토큰을 위임할 수 있다. PYTH의 Oracle Integrity Staking (OIS) 프로그램엔 총 348M PYTH가 스테이킹되어있으며, 이는 2025년 1월 28일 기준으로 약 $100M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반면에 체인링크의 경우 스테이킹 프로그램이 ETH/USD 피드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있으며, 시스템 전체적으로 구현되어있지는 않다. Total Value Secured (TVS)가 가장 높은 프로토콜임에도 불구하고 암호 경제학 보안가 아직도 전체적으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레드스톤 또한 아직 스테이킹 시스템이 적용되어있지 않지만, RED 토큰이 출시되고 난 이후에 데이터 제공자들에게 RED 스테이킹을 요구할 예정이다. 만약 데이터 제공자에 의해 악의적인 행위가 발생할 경우 유저는 피해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2.2.5 이의 제기 프로세스
오라클 프로토콜 내에서 악의적인 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검증하는 과정의 유무도 오라클 프로토콜의 보안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암호 경제학적인 보안와 마찬가지로 이의 제기 프로세스도 가장 잘 구현되어있는 것은 피스 네트워크이다.
피스 네트워크에선 가장 유동성이 높은 거래소와 피스의 가격이 250 bps이상 차이나며, 이것이 60초 이상 지속될 경우 슬래싱 조건이 충족된다. 매 6주마다 선발되는 피스시언 의회(Pythian Council)이 해당 가격 차이를 조사한 후에 슬래싱을 감행한다.
체인링크에서 이의 제기 프로세스 및 슬래싱 또한 ETH/USD 피드에만 적용되어있다. 만약 악의적인 행위나 오작동이 발견되면, 이를 신고한 참여자에겐 7,000 LINK 보상이 주어지고, 잘못을 한 노드 오퍼레이터는 700 LINK를 슬래싱 당한다.
레드스톤은 RED 토큰이 출시되고 난 이후에 이의 제기 프로세스 및 슬래싱 메커니즘이 구현될 예정이다. 만약 악의적인 행위로 사용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 보상을 데이터 제공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2.2.6 리스테이킹
레드스톤이 체인링크와 피스 네트워크와 비교하여 갖는 차별점 중 하나는 오라클의 암호 경제학 보안을 위해 리스테이킹을 활용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레드스톤은 대표적인 리스테이킹 프로토콜인 아이겐레이어(EigenLayer)와 심바이오틱(Symbiotic)을 활용하여 레드스톤 AVS를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 소수의 데이터 피드를 시작으로 수요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 피드에 레드스톤 AVS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단일 토큰을 통해 보안 규모를 구축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것이다. 레드스톤 AVS는 최근에 출시되면서 이더리움 및 베이스(Base)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Source: X (@redstone_defi)
2.2.7 Proof of Reserve
오프체인 데이터를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오라클 프로토콜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Proof of Reserve (PoR)이다. PoR은 기관 혹은 프로토콜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검증하여 사용자들에게 안정성을 제공하고, 예상치 못한 위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PoR 서비스를 가장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오라클은 체인링크이다. 비트고(BitGo), 팍소스(Paxos) 등의 유명 기업들이 체인링크의 PoR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레드스톤 또한 PoR 서비스를 데이터 피드 중 하나로 제공하며, 롬바드(Lombard)의 LBTC 피드에 PoR이 활용되고 있으며 비트코인과 EVM 모두를 지원하는 유일한 오라클이기도 하다.
레드스톤은 피스 네트워크와 같이 풀 오라클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수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 및 네트워크에 도입되기 매우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레드스톤은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오라클 프로젝트 들 중 하나이다. 또한 다른 오라클이 해킹을 경험한 반면, 레드스톤은 해킹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레드스톤이 단지 풀 오라클 모델을 기반으로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레드스톤은 푸쉬 오라클 모델 도입, Proof of Reserve 서비스, 리스테이킹 AVS 도입, 토큰화된 볼트 지원 등 디파이 프로토콜들의 더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곧 출시될 RED 토큰은 스테이킹/슬래싱 메커니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레드스톤의 보안을 강화하고, 생태계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촉매의 역할이 될 것이다. 과거엔 체인링크, 최근까지는 피스 네트워크 가 주목받는 오라클 프로젝트였다면, 앞으로 레드스톤 오라클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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