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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인프라는 없다: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을 바라보며

    2026년 2월 20일 · 10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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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가 옵티미즘의 OP Stack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통합 아키텍처로의 전환을 발표했으며, 이는 $OP에 강한 시장 충격으로 이어졌다.

    • 옵티미즘은 MIT 라이선스 하에 코드를 완전히 개방하고, 슈퍼체인 가입 시 수수료 쉐어를 요구하는 모델을 운영한다. 아비트럼은 오르빗(Orbit) 위에 체인을 구축하면 프로토콜 수익의 10%를 강제로 기여하게 하는 "커뮤니티 소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 블록체인 인프라의 오픈소스 수익 모델 논쟁은 리눅스, MySQL, MongoDB, WordPress 등 전통 소프트웨어에서 반복되어온 문제의 연장선에 있으나, 토큰이라는 변수는 추가적인 이해관계를 형성시킨다.

    •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 단정짓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각 모델이 수반하는 트레이드오프를 냉정하게 이해하고, L2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생태계 전체가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1. 베이스의 이탈과 슈퍼체인의 균열

    지난 2월 18일, 코인베이스의 이더리움 L2 네트워크 베이스(Base)가 옵티미즘의 OP Stack에 대한 의존을 끊고, 독자적 통합 코드베이스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퀀서를 포함한 핵심 컴포넌트를 단일 리포지토리로 통합하고, 옵티미즘과 플래시봇(Flashbots), 패러다임(Paradigm) 등 외부 의존성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베이스 엔지니어링 팀은 공식 블로그에서 이 전환이 연간 하드포크 빈도를 기존 3회에서 6회로 높이고, 업그레이드 속도를 배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OP는 24시간 내에 20% 이상 하락했다. 옵티미즘의 슈퍼체인 생태계 내 최대 체인이 독립을 선언한 것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Source: @sgoldfed

    같은 시기, 아비트럼의 공동창업자이자 오프체인 랩스(Offchain Labs) CEO인 스티븐 골드페더(Steven Goldfeder)는 X에 자신들이 수년 전부터 의도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해왔음을 상기시키는 글을 게시했다. 글의 내용은, 아비트럼에 대해 코드를 완전히 오픈소스로 공개하라는 압박이 있었지만, 아비트럼은 "커뮤니티 소스(Community Source)"라는 모델을 고수해왔음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커뮤니티 소스 모델이란, 코드 자체는 공개하되 아비트럼 기술 스택인 오르빗(Orbit)을 사용해 체인을 구축하면 프로토콜 수익의 일정 비율을 아비트럼 DAO에 강제로 기여하게 만드는 구조를 뜻한다. 골드페더는 "스택에서 기여 없이 추출만 가능하다면,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더했다.

    베이스의 이탈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며, 블록체인 인프라를 어떤 경제적 구조 위에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이 취해온 경제적 구조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의 차이점과 지향해야할 지점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겠다.

    2. 두 가지 모델

    옵티미즘과 아비트럼이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둘 다 이더리움의 L2 스케일링을 선도하는 프로젝트지만, 생태계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법론에서 갈라진다.

    2.1 옵티미즘: 개방과 네트워크 효과

    옵티미즘의 OP Stack은 MIT 라이선스 하에 완전히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다. 누구든 이 코드를 가져다가 자유롭게 수정하고, 자신만의 L2 체인을 만들 수 있다. 로열티도 없고, 수익 배분 의무도 없다.

    수수료 쉐어는 슈퍼체인(Superchain)이라는 공식 생태계에 합류할 때 비로소 발생한다. 슈퍼체인 멤버는 체인 수익의 2.5% 또는 온체인 순이익(수수료 수익에서 L1 가스비를 뺀 금액)의 15% 중 더 큰 금액을 옵티미즘 컬렉티브(Optimism Collective)에 기여한다. 그 대가로 슈퍼체인 생태계의 공유 거버넌스, 공유 보안, 상호운용성, 슈퍼체인 브랜드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는다.

    이를 지탱하는 논리는 단순명료하다. OP Stack을 기반으로 수많은 L2 체인이 만들어지면, 이 체인들이 하나의 상호운용 가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OP 토큰과 옵티미즘 생태계 전체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전략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코인베이스의 베이스, 소니의 소니움(Soneium), 월드코인의 월드 체인(World Chain), 유니스왑의 유니체인(Unichain)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OP Stack을 채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형 기업들이 OP Stack을 선호해온 데에는 라이선스 모델 이상의 이유도 작동했다. OP Stack은 MIT 라이선스의 자유도와 더불어, 설계적 모듈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확보했다. 실행 계층, 합의 계층, 데이터 가용성 계층을 독립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구조 덕분에, 맨틀(Mantle)이나 셀로(Celo) 같은 프로젝트가 OP Succinct와 같은 영지식 증명 모듈을 채택하는 식의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다. 외부 허가 없이 코드를 가져다 쓸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내부 컴포넌트를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의 주권 관점에서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델의 구조적 취약점도 분명한데,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이탈 장벽도 낮다는 것이다. OP Stack을 사용하는 체인이 옵티미즘 생태계에 경제적으로 기여해야 할 의무가 크지 않고, 특히 수익이 큰 체인일수록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베이스의 이탈은 이 경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2.2 아비트럼: 강제적 정렬

    아비트럼은 보다 복잡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아비트럼 오르빗(Orbit) 위에 아비트럼 One이나 Nova에 세틀하는 L3 체인을 구축하는 경우, 수익 배분 의무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아비트럼 확장 프로그램(Arbitrum Expansion Program, AEP)에 해당하는 경우, 즉 아비트럼 One/Nova가 아닌 다른 체인에 세틀하는 L2 또는 L3를 구축할 때에는 프로토콜 순수익의 10%를 아비트럼 측에 기여해야 하는 구조다. 전체 10% 중 8%는 아비트럼 DAO 트레저리로, 2%는 아비트럼 프로토콜 개발자 길드(Developer Guild)에 분배된다.

    다시 말해, 아비트럼 생태계 안에 머무는 체인에게는 자유를 부여하되, 아비트럼 기술을 가져다가 외부 생태계에서 활용하려는 체인에는 기여를 요구하는 이중 구조다.

    또한 초기에는 이더리움에 직접 정산하는 L2를 아비트럼 오르빗으로 구축하려면 아비트럼 DAO의 거버넌스 투표를 통한 승인이 필요했다. 2024년 1월 AEP가 도입되면서 이 과정이 셀프 서비스 모델로 전환되었지만, 초기의 이러한 '허가' 절차와 L3를 장려하는 방향성은 독자적인 L2를 원하는 대형 기업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더리움에 직접 연결되는 주권적 L2를 원하는 기업 입장에서, 아비트럼 One 위에 올라가는 L3 구조는 거버넌스와 기술적 종속성이라는 추가적인 비즈니스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골드페더가 이 구조를 "커뮤니티 소스"라고 명명한 데는 의도가 있다. 전통적인 오픈소스와 상용 라이선스 사이의 제3의 길을 표방하는 것이다. 코드의 투명성은 유지하되, 그 코드를 아비트럼 생태계 밖에서 사업적으로 활용하려면 생태계에 대한 기여가 의무화된다.

    이 모델의 강점은 생태계 참여자들의 경제적 이해를 정렬시킨다는 점이다. 외부 세틀 체인에 대한 이탈 비용이 존재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흐름이 확보된다. 실제로 아비트럼 DAO는 약 2만 ETH에 달하는 수익을 축적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로빈후드(Robinhood)가 오르빗 기반으로 자체 L2 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기관 채택의 가능성도 확인되었다. 로빈후드 체인 테스트넷은 출시 첫 주에 400만 건의 트랜잭션을 기록했으며, 이는 아비트럼의 기술적 성숙도와 규제 친화적 커스터마이징 역량이 특정 유형의 기관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3 각 모델의 트레이드오프

    두 모델이 최적화하는 가치는 다르다. 옵티미즘 모델은 MIT 라이선스의 무조건적 개방성, 모듈형 아키텍처, 그리고 베이스라는 강력한 성공 사례를 통해 기업의 초기 채택 속도를 극대화했다. 외부 허가 없이 코드를 가져다 쓸 수 있고, 컴포넌트를 자유롭게 교체하며, 검증된 레퍼런스까지 존재하는 환경은 비즈니스 의사결정자에게 가장 낮은 진입 문턱을 제공했다.

    반면 아비트럼 모델은 생태계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는다. 기술적 우수성에 더해, 외부 활용 시 수익 기여라는 경제적 정렬 메커니즘을 통해 인프라 유지보수를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다. 초기 채택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지만, 아비트럼 스타일러스 등 아비트럼 스택만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구축된 프로젝트의 경우 큰 이탈 비용이 존재할 수 있다.

    다만, 양 모델의 차이가 흔히 알려진 것만큼 극단적인 것은 아니다. 아비트럼도 생태계 내부에서는 무료 & 무허가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고, 옵티미즘도 슈퍼체인 합류 시에는 수수료 쉐어를 요구한다. 양측 모두 '완전한 개방'과 '완전한 강제' 사이의 스펙트럼 위에 있으며, 그 강도와 적용 범위에서 갈라지는 것이다. 결국 이 차이는 "성장 속도 대 지속 가능성"이라는 고전적 트레이드오프의 블록체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3. 오픈소스 역사에서 배우는 것

    이런 긴장 관계는 블록체인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수익 모델은 수십 년간 유사한 논쟁을 겪어왔다.

    3.1 리눅스와 레드햇

    리눅스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리눅스 커널은 GPL 라이선스 하에 완전히 공개되어 있고, 서버와 클라우드, 임베디드 시스템, 안드로이드 등 거의 모든 컴퓨팅 영역에 깊이 침투해 있다.

    그런데 이 생태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한 레드햇(Red Hat)은 코드 자체가 아니라 그 위의 서비스로 수익을 올렸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에게 기술 지원, 보안 패치, 안정성 보증 등을 유료로 제공하는 모델이었고, 2019년 IBM에 340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코드는 무료이되, 전문적인 운영 지원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구조다. 이는 옵티미즘이 최근 출시한 OP Enterprise의 논리와 상당히 유사하다.

    3.2 MySQL과 MongoDB

    MySQL은 GPL 라이선스로 오픈소스 버전을 공개하면서,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려는 기업에게는 별도의 상용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듀얼 라이선스 모델을 도입했다. 코드를 볼 수 있고 비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아비트럼의 커뮤니티 소스 모델과 유사한 발상이다.

    MySQL은 이 모델로 성공했지만, 부작용도 존재했다. 2010년 오라클(Oracle)이 선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를 인수하면서 MySQL의 소유권도 함께 넘어갔고, MySQL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한 원 창시자 몬티 비데니우스(Monty Widenius)와 커뮤니티 개발자들이 MariaDB라는 포크(fork)를 만들었다. 라이선스 정책의 변화보다는 소유 구조의 전환이 직접적 계기였지만, 포크 가능성 자체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서 항시 존재하는 위험이며, 옵티미즘이 겪고 있는 상황과도 닮아 있다.

    MongoDB의 사례는 더 직접적인 예시가 될 수 있다. 2018년 MongoDB는 Server Side Public License(SSPL)를 도입했다. AWS나 Google Cloud 같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MongoDB 코드를 그대로 가져다 서비스로 제공하면서도 MongoDB에는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개방된 코드 위에서 가치를 추출하기만 하고 환원하지 않는 행위자가 등장하는 것. 이것은 오픈소스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3.3 워드프레스

    워드프레스(WordPress)는 GPL 라이선스 하에 완전히 오픈소스이며, 전 세계 웹사이트의 약 40% 이상을 구동한다. 워드프레스를 만든 오토매틱(Automattic)은 WordPress.com이라는 호스팅 서비스와 다양한 플러그인을 통해 수익을 올리지만, 워드프레스 코어 자체의 사용에 대해서는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다. 플랫폼을 완전히 개방하고, 생태계의 성장 자체가 플랫폼의 가치를 높인다는 논리. 옵티미즘의 슈퍼체인 비전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워드프레스 모델은 분명히 성공했다. 그러나 무임승차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워드프레스의 창시자 맷 뮬렌웨그(Matt Mullenweg)와 대형 호스팅 업체 WP Engine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는데, 뮬렌웨그는 WP Engine이 워드프레스 생태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충분히 기여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개방형 생태계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가장 적게 기여하는 역설. 이것은 옵티미즘과 베이스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 역학 관계이다.

    4. 크립토가 다른 이유

    전통 소프트웨어에서도 이미 이런 논쟁은 반복되어왔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이 문제가 유독 첨예하게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4.1 토큰이라는 증폭기

    전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가치는 상대적으로 분산되어 있다. 리눅스가 성공했다고 해서 특정 자산의 가격이 직접적으로 오르내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토큰이 존재하고, 토큰은 생태계 참여자들의 인센티브와 정치적 역학관계를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한다.

    일반적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서 무임승차가 발생하면 개발 리소스가 부족해지는 정도의 문제가 생긴다. 이것도 심각하지만, 결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반면 블록체인에서 대형 참여자의 이탈은 토큰 가격 급락이라는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베이스의 이탈 발표 후 OP가 20% 이상 하락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토큰은 생태계의 건전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동시에, 위기를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4.2 금융 인프라로서의 책임

    L2 체인은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금융 인프라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이 위에서 관리되고 있고, 그 안정성과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성공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는 기업의 후원이나 재단의 지원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각 L2 체인은 자체 생태계를 운영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결국 시퀀서 수수료 쉐어라는 외부적 기여 없이는 인프라 개발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4.3 이념적 긴장

    크립토 커뮤니티에는 "코드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강력한 이념적 전통이 존재한다. 탈중앙화와 자유라는 핵심 가치가 이 산업의 정체성과 깊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아비트럼의 수수료 쉐어 모델은 일부 커뮤니티 구성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고, 반대로 옵티미즘의 개방적 모델은 이념적으로는 매력적이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한다.

    5. 마무리하며: 공짜 인프라는 없다

    베이스의 이탈이 옵티미즘에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옵티미즘의 슈퍼체인 모델 자체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Source: @Optimism

    우선 옵티미즘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6년 1월 29일, 옵티미즘은 OP Enterprise를 공식 출시했다. OP Enterprise는 핀테크와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8~12주 내에 프로덕션 레벨의 체인을 배포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다. 순정 OP Stack은 MIT 라이선스 기반이라 원하면 언제든 자체 관리 모델로 전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팀이 블록체인 인프라 전문가가 아닌 이상 OP Enterprise와 협력하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옵티미즘의 판단이다.

    또한 베이스가 즉시 OP Stack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것도 아니다. 베이스 스스로가 전환 기간 동안 OP Enterprise의 미션 크리티컬 지원 고객으로 남겠다고 밝혔고, OP Stack 스펙과의 호환성도 과도기 동안 유지할 계획이다. 분리는 기술적인 것이지, 관계의 단절은 아니라는 것이 양측의 공식 입장이다.

    한편 아비트럼의 커뮤니티 소스 모델 역시 그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아비트럼 DAO 트레저리에 축적된 약 19,400 ETH의 순수수료 수익은 사실상 대부분이 아비트럼 One과 Nova의 자체 시퀀서 수수료와 타임부스트(Timeboost) MEV 옥션에서 발생한 것이며, AEP를 통해 생태계 체인들이 기여한 수수료 쉐어 수익은 공개적으로 유의미한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AEP 자체가 2024년 1월에야 도입되었고, 대부분의 기존 Orbit 체인은 아비트럼 One 위의 L3로 구축되어 수익 배분 의무가 없으며, AEP 대상인 독립 L2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로빈후드 체인조차 아직 테스트넷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비트럼의 커뮤니티 소스 모델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서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로빈후드와 같은 대형 L2가 메인넷에 진입하여 AEP 수수료 쉐어가 실제로 유입되기 시작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한다. 프로토콜 수익의 10%를 외부 DAO에 넘겨야 한다는 조건은 대규모 기업에게 쉬운 결정이 아닐 수 있고, 그럼에도 로빈후드 같은 기관이 오르빗을 선택한 것은 커스터마이징 가능성과 기술적 성숙도라는 다른 차원의 가치가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델의 경제적 정당성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이론적 설계와 실제 수익 흐름 사이의 괴리는 아비트럼이 풀어야 할 숙제다.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의 두 가지 모델은 결국 같은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이다. 공공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어떤 모델이 옳은가가 아니라, 각 모델이 수반하는 트레이드오프를 이해하는 것이다. 옵티미즘의 개방형 모델은 생태계의 빠른 확장을 가능하게 했지만, 가장 큰 수혜자가 떠나는 리스크를 내재하고 있었다. 아비트럼의 강제적 기여 모델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었지만, 초기 채택의 문턱을 높였다.

    옵티미즘이든 아비트럼이든, OP Labs와 서니사이드 랩스(Sunnyside Labs), 그리고 오프체인 랩스(Offchain Labs)는 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 이더리움을 스케일링하는 데에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L2 스케일링의 기술적 진보는 이들의 지속적인 개발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며, 이를 위한 자원은 어딘가에서 와야 한다.

    공짜 인프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커뮤니티로서 해야 할 일은 특정 모델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나 반감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 인프라의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베이스의 이탈은 그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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