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티클 시리즈는 Four Pillars가 후원사로 참여한 DeFerence 2024 이벤트의 후기를 다루며, 3개의 파트로 나누어 발간될 예정입니다. 이 아티클은 해당 시리즈 중 두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로, 첨부한 발표 이미지는 모두 유튜브 녹화본에서 캡처하였습니다.
Part I - [2024 디퍼런스 회고] #1: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다
Part II - [2024 디퍼런스 회고] #2: 블록체인, 대중에게 다가서다
Part III - 본 아티클
지난 아티클 파트1 -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다’ 과 파트2 - ‘블록체인, 대중에게 다가서다’ 에서는 각각 데이터, 어플리케이션 위주의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파트3 - ‘블록체인 인프라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에서는 블록체인의 인프라와 관련된 발표가 주를 이루었다. A41팀의 블록체인의 가치에 대한 키노트 스피치, 그리고 L3, ZK 롤업, 모놀리틱 및 모듈러 블록체인 등 인프라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발표 및 패널 토의에 대해서 다뤄본다.
개요
A41 팀의 Jooman Han(한주만)은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 및 블록체인 업계에 전반적으로 내재된 문제점들을 소개하였는데, 현재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가치를 왜 계속해서 추구해야 하는 지, 또 그러한 가치들을 실질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웹3 또한 웹2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문제의 해결에 중점을 둬야함을 강조하였다.
느낀 점
블록체인 산업은 적지않은 시간동안 발전해왔지만, 아직까지도 현실세계에 완벽히 적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기술처럼 보인다. 이는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영역이 매우 원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Jooman Han(한주만)이 제시한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 ‘BM의 부재’ 에 대한 설명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앞으로 블록체인 산업이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A41 팀이 생각하는,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크게 1) Trustless, 2) Decentralization & Privacy, 3) Digital Ownership로, 3가지이다. 첫 번째로 Trustless - 블록체인은 합의 알고리즘과 분산 장부의 개념을 통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불특정 다수를 신뢰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시스템을 제공했다. 두 번째로 Decentralization & Privacy - 블록체인은 탈중앙성과 프라이버시가 달성되면 대중화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 물론 아직까지는 하드웨어의 한계 때문에 탈중앙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만족하기 어렵고 프라이버시 기능을 구현함에 있어서 UX가 굉장히 불편해질 수 밖에 없는 트레이드 오프를 가지고 있긴하다. 마지막으로 Digital Ownership - 블록체인은 디지털 세상에서 소유권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편한 기술이다.
하지만 이러한 블록체인의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본질적인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1) BM의 부재, 2) 쉬운 선택, 3) 법과 컴플라이언스가 바로 그것들이다.
우선, 블록체인의 무신뢰성을 달성하기 위해선 누구나 코드를 검증할 수 있도록 프로토콜을 오픈소스로 공개해야 한다. 또한 탈중앙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의 알고리즘을 날카롭게 다듬고 누구나 트랜잭션의 검증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들은 역설적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한 서비스들이 적절한 비지니스 모델을 찾는 것을 방해한다 -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은 누구나 이를 베낄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 해자를 낮춘다. 합의 알고리즘의 도입은 기존 웹2 서비스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에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킴으로써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누구나 트랜잭션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험을 매우 낮추기 때문에 서비스의 채택을 어렵게 한다.
또한, 블록체인 산업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프로토콜 창업자 중심의 기형적인 인센티브 구조이다. 물론 토큰을 발행하지 않고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적절한 탈중앙 로드맵 하에 토큰을 추가적으로 발행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를 채택하는 것 대신, 처음부터 창업자 혹은 파운딩 멤버들이 엑싯할 마음을 염두해둔 채 토큰을 마구잡이로 찍는 것은 프로덕트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한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법과 컴플라이언스 관련인데 특히 한국시장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진다. 블록체인이 기존 산업에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이 발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가차원에서 미비된 법과 규제 때문에 시작조차 할 수 없는 비지니스가 매우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NS, Lido, MEV-Boost 등과 같은 서비스들은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치를 창출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블록체인에 내재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 ENS는 블록체인의 주소체계에서의 문제점을, Lido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PoS의 문제점을, MEV-Boost는 PoS의 중앙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했다.
개요
L3팀은 L3가 L2에 비해 갖는 장점과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의 L2를 소개했다. 우선 L3팀은 통념과 달리 L3가 확장성 개선 측면에 있어서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으며, 오히려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음을 설명했다. 또한 L2를 공유 시퀀싱 레이어로 사용하여 L3 네트워크들간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디자인의 시스템을 1) 트랜잭션 플로우와 2) 브릿징 과정을 통해 소개하였다.
느낀 점
최근 수많은 L3 네트워크들이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단순히 L3 내러티브에 편승하거나 기반이 되는 L2의 마케팅에 의존하려는 목적이 많을 뿐, 실질적으로 L3의 장점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프로젝트를 출시하는 경우는 드물어왔다. L3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정의하여 L3 시스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웠다.
L3는 2021년 StarkWare의 Fractal Scaling 이니셔티브에서 처음 논의되었다. 2022년에는 비탈릭 부테린이 L3의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였며, 이후에는 Taiko, zkSync, Arbitrum 등 수많은 이더리움 확장성 프로젝트들이 L3 기술을 실제로 도입해오고 있다. 이렇게 L3에 대한 언급 및 실제로 출시되는 프로젝트는 많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왜 L3를 써야하는지, L3가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 실제 아키텍쳐는 어떠한지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L2가 이미 있는데, L3를 왜 사용해야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기 전에 L2에 대해 살펴보자. L2는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을 일컫는 용어로, 이더리움의 보안을 물려받는 별도의 블록체인이다. L2는 증명 방식과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라 옵티미스틱 롤업, ZK 롤업, Optimium, Validium 등 총 4개로 나뉜다. L2 롤업의 구조는 다음과 같은데 - 시퀀서는 사용자의 트랜잭션을 모아 batch로 만들고 이를 이더리움에 제출한다. 이더리움 노드들은 누구나 해당 트랜잭션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롤업은 이더리움의 보안을 계승받을 수 있다. 롤업의 검증인은 제출된 트랜잭션의 결과값을 계산하여 이를 이더리움에 다시 제출한다.
이제 다시 돌아와 L3가 사용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L2의 확장성 개선 잠재성이다. L2가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개선하긴 하지만, 타 L1에 비해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게이밍이나 소셜과 같이 트랜잭션이 빈번히 일어나는 어플리케이션을 처리하기 위해선 L2 이상의 확장성을 갖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L3는 L2의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발표 당시 L3의 구조에 대해 공개된 자료가 많이 없어, L3 팀 자체적으로 L3의 구조를 위와 같이 제시하였다 - L3의 트랜잭션이 L2를 거쳐 어떻게든 L1에 저장될 수 있다면 L3는 L1의 보안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확장성 솔루션이 지불하는 비용은 1) 트랜잭션 연산 비용, 2) 트랜잭션 저장 비용, 3) ZKP 검증 비용으로 나뉜다. L3는 L2 연산의 일부를 또 다른 실행환경에서 연산하기 때문에 트랜잭션 연산 비용에선 이점을 가질 수 있다. ]
하지만 트랜잭션 저장 비용에선 큰 개선이 없는데, 트랜잭션 데이터의 압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ZK 롤업의 경우 ZKP 검증을 L1이 아닌 L2에서 수행함으로써 가스비를 절약할 수 있다.
최근 L2 생태계가 확장하면서 옵티미즘, 아비트럼, 폴리곤 등 각 프로젝트들은 각자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롤업 프레임워크를 통해 L2위에 L3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많은데, 프로젝트 입장에서 L2가 아닌 L3를 구축하는 큰 동기는 확장성보다는 상호운용성에 있다. L2가 L3 네트워크들의 공유 시퀀싱 레이어의 역할을 한다면 L3 네트워크들의 블록은 동일한 시퀀서 Set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상호운용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다.
상호운용성이 대폭 향상됨으로써 크게 얻을 수 이점은 다양한 L3 간에 파편화된 자산 간 자본효율성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특정 자산에 대해 시장가격이 각 L3에서 다른 경우, 원래는 이종 체인간 아비트라지 기회를 확정적으로 잡을 수 없었다면, L2를 공유하는 L3 네트워크들끼리는 동기적 결합성(synchronous composability) 환경 하에 쉽게 아비트라지가 가능하다. 이는 꼭 금융 뿐만 아니라 여러 서버(L3)를 운영하고 있는 게임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L3의 장점을 살려 팀에서는 공유 시퀀싱 레이어로 작용할 수 있는 L2의 구조를 디자인해보았다. 사용자들의 트랜잭션 플로우는 다음과 같다:
L3 네트워크의 사용자들은 L2의 Shared Sequencer Mempool에 트랜잭션을 제출한다.
L2의 시퀀서들은 해당 트랜잭션들을 모아 SS block을 만들고 L2 Mempool에 포함시킨다.
각 L3 네트워크들은 SS block을 참조하여 연산하고, 새로운 상태를 L2 Mempool에 제출한다.
L2의 시퀀서들은 L2 Mempool을 통해 L2 Block을 만들고, 해당 블록을 읽은 L3 네트워크들은 상태를 완결한다.
각 L3들은 상태에 대한 증명을 생성하여 L2 Mempool에 제출한다.
최종적으로 L2 Block은 L1에 제출된다.
위 구조에서 모든 L3들은 같은 L2Bridge 컨트랙트를 공유한다. 이러한 구조덕분에 심리스한 상호운용성을 달성할 수 있다. 과정은 아래와 같다:
L3_A의 사용자는 Shared Sequencer Mempool에 브릿징 트랜잭션을 제출한다.
L2의 시퀀서들은 SS block을 만들어서 L3에 전송한다.
L3_A의 오퍼레이터는 해당 블록을 확인한후, 브릿징되는 자산을 소각시키고, 소각시켰다는 메세지를 L2 Mempool에 제출한다.
L2의 시퀀서들은 해당 트랜잭션을 실행한 후, L3_A 오퍼레이터가 제출한 증명도 검증한다.
L3_B의 오퍼레이터는 L2Bridge에서 방출한 메시지를 보고 Mint 트랜잭션을 Shared Sequencer Mempool에 제출한다.
L2는 SS block을 만들고 이를 각 L3들에 전송한다.
L3_B는 해당 SS block을 실행하고, 자산이 민팅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위와 비슷한 방식으로 L3-L3 스왑도 심리스하게 가능하며, 이는 L3 네트워크들의 유동성 파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개요
MSM 네트워크 팀은 현재 zkEVM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의 프루빙 방식을 소개하였다. zkEVM의 증명을 생성하는 것은 연산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무거운데, 이는 MSM 연산 때문이다. 이에, 팀에선 MSM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해당 디자인의 핵심은 crafter라는 탈중앙 참여자들이 MSM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하게 된다는 점이다. 팀은 단순히 아키텍쳐만 공개한 것이 아닌, 실제로 벤치마크와 데모까지 보여주며 MSM 네트워크의 실효성을 증명했다.
느낀 점
ZK 기술이 확장성 솔루션의 엔드게임이라는 언급은 매우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아직까지 zk롤업이 옵티미스틱 롤업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뒤쳐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핵심적인 원인으로는 EVM과 같은 가상머신의 연산에 대한 ZKP를 생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데에 있다. 팀은 zkEVM의 증명 생성 과정 중에서도 가장 큰 병목에 집중하였는데 이를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개념을 선보인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팀이 제시한 벤치마크와 데모영상까지 본다면 실제로 MSM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과 같은 탈중앙 시스템은 확장성, 보안성, 탈중앙성을 모두 달성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는 특히 확장성 측면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L2와 같은 솔루션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ZKP는 특정 연산을 간결하게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 솔루션과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는 매우 어려운데, 어플리케이션마다 연산에 대한 증명을 생성할 수 있는 회로까지 프로그래밍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예 EVM 단에서의 모든 연산 과정에 대한 증명을 생성할 수 있는 zkEVM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zkEVM을 구축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데 특히 증명 생성의 오버헤드가 매우 크다는 단점이 있다.
zkEVM은 대부분 타원곡선 기반의 암호를 사용한다. 여기서 가장 도미넌트한 연산은 바로 Multi-Scalar Multiplication (MSM)이다. MSM은 여러 개의 점을 여러 개의 스칼라와 곱하고 더하여 하나의 점으로 만드는 연산이다. 이에, ZKP를 생성하는 하드웨어의 요구사항도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MSM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zkEVM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이에, MSM 네트워크 팀은 MSM을 병렬화하는 네트워크를 디자인해보았다.
첫 번째 아이디어는 zkEVM의 circuit을 나누는 것이었다. zkEVM circuit 내부에는 여러가지 circuit으로 구성된다. 원래는 프루버가 전체 circuit에 대한 증명을 생성하지만, 만약 전체가 아닌 세부 circuit에 대한 증명을 나눠서 생성한다면 전체 증명 생성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zkEVM 내부의 circuit들은 서로 의존성이 있는 경우도 있고, 중복 로직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은 현실적으로 크게 효율성을 증대시키지 못한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MSM 연산을 분산처리하는 것이다 - MSM 연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체 비용에 70%나 들어갈 정도로 무거운 작업이다. 이를 위해 우선, 프루버가 MSM 연산을 MSM Pool의 crafter들에게 할당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crafter들이 MSM 연산을 올바르게 해야된다는 것이다 - 팀은 악의적인 crafter을 방지하기 위해 snooper라는 역할군을 도입했다. Snooper는 악의적인 crafter을 발견할 시, crafter가 스테이킹한 bond를 가져올 수 있다.
해당 MSM 네트워크 디자인의 벤치마크 결과는 위와 같다. 맥북 M2를 사용했으며, 라이브러리로는 Tachyon을 사용했다. Crafter의 수가 늘어날 수록 연산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싱글 프루버였을 때 5000s가 걸리는 연산을 최대 160s까지 줄일 수 있었다.
비용 절감의 효과도 계산해보았는데, 한 블록 당 $1.9의 비용이 발생하였다. zkSync 네트워크에서 한 블록 당 발생하는 트랜잭션 수수료 수익이 발표 당시 기준으로 평균 $2.67이었는데, 이를 생각해보았을 때 해당 MSM 네트워크 디자인은 경제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낮아진 하드웨어 사양이다. Crafter는 MSM 연산의 일부를 담당을 하기 때문에 개인 PC, 스마트폰 기기를 통해 검증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데모 영상 또한 준비하였는데, 2^10 수준의 연산 8개 set에 대한 증명 생성을 하였을 때, 4개의 crafter가 참여한 경우 4.7초가 걸렸다면 단일 프루버는 29초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MSM 네트워크는 검증에 참여하는 프루버의 하드웨어 요구사양을 감소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높은 효율성과 탈중앙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개인 PC 및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유 해당 디바이스의 유휴 리소스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에 아직 악의적인 행위를 방지하는 snooper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를 명확하게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요
3부의 마지막 순서로는 ‘블록체인은 뭉쳐야 사나, 흩어져야 사나? (Monolithic vs Modular)’를 주제로 패널 디스커션이 진행되었다. 패널로는 디사이퍼(Decipher) 박찬우 부회장(A), A41 장혁수 팀리드(B), 포필러스(Four Pillars) 변주웅 PM(C), 쟁글(Xangle) 김재원 리서치 리드(D)가 참여하였으며, 디사이퍼의 문보설 교육 리드(M)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느낀 점
모놀리틱 블록체인이 지배적이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EIP-4844나 셀레스티아 등의 등장으로 수 많은 모듈러 블록체인들이 실질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 모놀리틱 블록체인과 모듈러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핵심적인 기능(컨센서스, 세틀먼트, 데이터 가용성, 연산 등)을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른 구분으로, 모놀리틱 블록체인은 이 모든 기능들을 한 네트워크에서 처리하는 반면, 모듈러 블록체인은 여러 네트워크에 나누어서 처리한다. 이에 따라 각 형태는 장단점이 뚜렷한데, 본 패널 디스커션에서 이를 잘 다루어주었다.
내용
M.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모놀리틱 및 모듈러 블록체인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어떠한 배경으로 성장하였는가?
B. 최근 L2를 비롯한 모듈러 블록체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모놀리틱 블록체인들이 마구 등장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특히, 모듈러 블록체인은 보안을 기저 레이어에 위임할 수 있으며, SDK도 많이 있기 때문에 모놀리틱 블록체인에 비해 시장에 더 쉽게 출시할 수 있다.
D.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았을 때 모듈러 블록체인을 통해 네트워크를 출시하는 것은 큰 이점들이 있다. 첫 번째로 블록 스페이스에 대한 경쟁이 매우 낮으며, 두 번째로 시퀀서 수익과 같은 가치 창출을 할 수 있고, 세 번째로 독자 네트워크를 관리함으로써 입맛대로 네트워크를 설계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이더리움의 강력한 보안에 쉽게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A. 나는 오히려 모듈러 블록체인보다 모놀리틱 블록체인이 더 커스터마이징이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모듈러 블록체인은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이더리움)에 종속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베라체인, 모나드와 같은 모놀리틱 네트워크는 독자적인 강점을 가지며 성장할 수 있다.
C. 모놀리틱과 모듈러는 기술적인 부분을 지칭하는 프레임워크라기보단 전략적인 관점에서 각각 바라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모놀리틱은 애플과 같은 닫힌 생태계를 지향하는 모델, 모듈러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요소(e.g., 보안, SDK)가 이미 준비된 모듈러 블록체인의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M. 모놀리틱과 모듈러 블록체인이 각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가?
A. 모놀리틱과 모듈러 블록체인 모두 확장성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모듈러의 경우 기반 레이어의 커뮤니티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태계 형성이 쉽지만, 모놀리틱 블록체인의 경우 생태계를 처음부터 빌딩해야한다. 따라서 모놀리틱 블록체인은 생태계 빌딩을 위한 커뮤니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B. 블록체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의 보안을 받치고 있는 경제적 보안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L2와 같은 모듈러 블록체인은 L1의 보안을 종속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L2와의 차별점에 집중하는게 중요하다면, L1의 경우 보안 규모를 구축하는 것에 먼저 집중해야한다.
C. 모놀리틱 블록체인의 경우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가 장점이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결제와 같은 서비스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전략일 것이다. 반면 최근 모듈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한가지로 귀결되고 있는 것 같다 - 바로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모듈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비교적 출시가 쉽기 때문에, 생태계 및 유동성 파편화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유동성 파편화를 해결한 생태계가 관심을 집중적으로 모을 가능성이 높다.
D. C와 마찬가지로 모놀리틱 블록체인은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찾아야할 것이다. 모듈러 블록체인의 경우 프로젝트들이 더 쉽고 빠르게 블록체인을 배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야한다.
M. 마지막 질문으로 미래에 모듈러 블록체인과 모놀리틱 블록체인 중 어떤 것이 비중이 높을지, 그 이유는 무엇일지 의견이 궁금하다.
A. 많은 모놀리틱 블록체인이 등장했지만 아직 충분히 활성화된 블록체인이 많이 없듯이, 모듈러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 많이 출시되고 있는 모듈러 블록체인은 대부분 범용 목적의 L2인데, 애초에 이러한 형태의 네트워크들이 많이 존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인텐트 기반의 새로운 블록체인이다. 인텐트 기반 블록체인은 차별화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데에 강점이 있는데, 이렇게 독자적인 강점을 갖는 형태의 새로운 네트워크들이 주목을 많이 받을 것이다.
C. 모듈러 블록체인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이유는 프로덕트 출시의 용이성이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가 애플의 비전프로에 대해 남긴 코멘트가 기억이 남는데 - 인터넷 및 모바일 산업이 성장하면서 열린 생태계가 닫힌 생태계에 비해 많은 시도와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이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은 체인 추상화가 도입될 터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큰 규모의 유동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듈러 블록체인이 보다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 이 아티클 시리즈는 Four Pillars가 후원사로 참여한 DeFerence 2024 이벤트의 후기를 다루며, 3개의 파트로 나누어 발간되었습니다. 이 아티클은 해당 시리즈 중 마지막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로, 첫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은 다음 링크에서, 두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