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티클 시리즈는 Four Pillars가 후원사로 참여한 DeFerence 2024 이벤트의 후기를 다루며, 3개의 파트로 나누어 발간될 예정입니다. 이 아티클은 해당 시리즈 중 두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로, 첨부한 발표 이미지는 모두 유튜브 녹화본에서 캡처하였습니다.
Part I - [2024 디퍼런스 회고] #1: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다
Part II - 본 아티클
Part III - [2024 디퍼런스 회고] #3: 블록체인 인프라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지난 아티클, ‘[2024 디퍼런스 회고] #1: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다’ 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산업적으로 기대되는 가치들을 다룬 키노트 스피치와, 블록체인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디사이퍼 학회원들의 사례 발표로 구성된 디퍼런스 행사의 첫 번째 파트를 간략하게 소개하였다.
약 50분의 휴식 시간 이후, 본 행사의 두 번째 파트인 ‘블록체인, 대중에게 다가서다’ 가 진행되었다. 이 파트는 크립토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덕트를 발전시켜나가는 경험을 공유하는 ATIV 팀의 키노트 스피치, 일상으로 블록체인을 어떻게 유입을 시킬 지에 대해 RWA 및 데이터 분석 관점에서 연구 자료들을 공유하는 학회원들의 발표, 그리고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에 대해 인프라와 어플리케이션 중 어떤 것이 선봉장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현업에 계신 종사자들이 토론하는 패널 디스커션으로 이뤄져있다.
개요
ATIV 팀의 Gideok Jang(장기덕)은, 프로덕트를 빌딩하는 관점에서 크립토의 문화 현상에 대한 이해가 왜 선행돼야하는 지에 대해 설명하며 ATIV 팀이 만들어진 컨텍스트와 비전, 그리고 ATIV 팀이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IP Acceleration을 통해 음악 산업의 문화를 재편하고자하는 비전을 가진 ATIV 팀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첫째, $ATIV 토큰을 통해 저작인접권의 개념과 가치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둘째, 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의 IP를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받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평가된 IP를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전환하여 다양한 금융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느낀 점
Steve가 앞 세션 발표에서 언급했듯이, 기술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채택되지 않으면 그 사용 가치는 없다. 블록체인 산업은 아직 많은 부분이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사용성을 높이려는 노력 외에도 블록체인을 통한 새로운 유스케이스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크립토 산업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는 노력이 선행돼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ATIV 팀의 경험담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산업에 기여하려는 잠재력이 있는 팀들에게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따라서 어떻게 기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접근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아래는 Gideok Jang(장기덕)의 발표내용에 대한 요약본이다.
'컬트(Cult)'라는 단어를 정의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서구권에서는 주로 비주류의 광신적인 집단이나 추종자들을 지칭하는 뉘앙스로 사용된다. 초기 크립토 업계도 어찌보면 이러한 컬트들에 의해 많은 부분들이 진행되어왔다 - 크립토 업계는 종교적인 면모가 있어 특정 오피니언 리더가 새로운 기술을 설파하면, 그를 따르는 소수의 광신도 집단이 형성되고 이러한 커뮤니티에 의해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곤 한다.
하지만 2024년이 된 지금, 크립토 업계의 분위기는 크게 변화하고있다. 이제는 단순히 소수의 커뮤니티가 특정 프로젝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형태를 넘어, ETF 승인과 시장 거래량 증가 등 대중들과 연관된 이니셔티브가 업계의 방향성을 이끌고 있다 - JP모건의 ONYX 체인 런칭, pudge 펭귄의 월마트 굿즈 판매, Azuki의 애니메이션 제작, Coinbase의 나스닥 상장 등 크립토 자산들이 주류 경제 시스템에 편입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크립토가 더 이상 컬트가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의 삶 속에서 온라인 컨텍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많아지고 디지털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 및 통화(e.g.,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크립토는 그 잠재력과 함께 우리의 삶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동일한 맥락에서, 앞으로 크립토가 특히 문화 산업을 재편할 수 있다는 시각 역시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음악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으며, 텐센트뮤직, 아마존 뮤직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해오고 있다. 2030년까지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음악 산업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 산업 플레이어들은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도 종종 실패를 겪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핵심은 음악을 발견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 현재 스트리밍 산업의 성공 요소는 알고리듬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와 바이럴 마케팅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이에, ATIV 팀은 크립토 컬트의 바이럴 능력을 음악 산업에 적용해보는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해보았다. 간단한 로직으로, ATIV와 파트너를 맺은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들으면 코인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스포티파이와 연동된 디스코드 봇을 통해 청취자들이 해당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청취하였거나 바이럴한 기록들을 트래킹하고, 그 퍼포먼스에 비례하여 블록체인 토큰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형태로 구현되었다.
이 실험을 통해 한 명의 청취자가 약 64명의 새로운 청취자를 데려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청취자들의 리텐션도 높았다 - 청취자들은 추가적인 보상을 받기 위해 노래를 더 많이 듣게 되었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스포티파이 광고 전광판에 노출되거나 공식 플레이리스트에 등재되는 등의 경험을 하는가 하면, 청취자 유입이 10배에서 30배까지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는 사례도 있었다.
ATIV 팀은 이러한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크립토 컬트 커뮤니티를 활용하여 IP를 엑셀러레이팅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들게 되었다. 유명한 아티스트와 협력하여 그들의 음악과 활동을 프로모션을 하기보다는, 실력이 있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한 아티스트들로부터 저작인접권*을 제공받아 그들의 음악의 노출을 돕고 ATIV 플랫폼과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이다.
ATIV이 그리는 비전과 생태계의 모습은 청취자들에게도 확대된다 - ATIV는 청취자들에게 음악을 듣는 행위에 대해 코인을 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IP 가치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IP에 대한 권리를 2차적으로 금융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저작인접권은 저작권과 유사한 권리로, 저작물을 직접 창작하지는 않았지만 그 저작물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기여한 사람들에게 법적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어지는 권리이다. 예를 들어, 음악을 연주한 실연자, 음반을 제작한 제작자, 또는 방송을 통해 저작물을 전달하는 방송 사업자가 저작인접권을 가질 수 있다.
ATIV는 신생 회사인 동시에 진입 장벽이 높은 블록체인과 연관이 있어 아티스트들이 큰 리스크를 느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아티스트들로부터 약 60곡을 테스트하고 확보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ATIV의 목표는 비전으로써의 IP Acceleration을 더욱 고도화하여, 모든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할 정도로 ATIV 플랫폼을 강화하여 지속가능한 IP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ATIV팀이 그동안의 과정을 통해 얻은 교훈은 기술적인 리서치도 크립토 산업의 발전에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채택을 위해서는 먼저 크립토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BTS가 동남아에서 영미권을 타겟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한 것처럼, 문화가 재편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문법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ATIV는 앞으로도 크립토 현상들을 면밀히 관찰하여 크립토 컬트가 인터넷 문화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Cult to Culture' 이니셔티브를 선도해나가는 플레이어가 되고자 한다.
Q: fATIV를 통해 크립토의 매스 어답션을 이루는 시점이 도래했을 때, 크립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 지 궁금하다.
A: ATIV 팀은 음악 산업 컨텍스트에서, 현재 Farcaster의 $FRAME과 같은 소셜 커런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점이 도래하게 된다면 다양한 산업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더욱 만연한 미래일 것 같다. 그렇게 시장이 한번 과열되고 난 이후에는, 우리가 꿈꾸는 ‘Cult (of Crypto) to Culture’ 시대가 더욱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요
RWA Frontier팀의 Minyoung Kang은 발표에서 RWA(Real-World Asset) 의 정의와 시장의 급속한 성장, 그리고 그 본질적 가치에 대해 논의했다. 팀은 다양한 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RWA를 세 가지 조건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RWA 플랫폼의 주요 수익원인 '비용 절감'과 '부가적인 수익 창출'을 실제 사례를 곁들여 분석하였다. 또한, 국가별 규제 환경을 비교하여 블록체인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기술적 구현과 유연한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느낀 점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해 많은 과정이 처리되는 IT 시대의 도래와 함께, 다양한 신규 기술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는 속도에 비해, 그 기술이 특히나 파급력이 클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에서 해당 기술이 채택되는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 공유경제, 핀테크, 자율주행차, 드론 등 여러 혁신적인 기술들이 그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 기술들이 기존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되기 위해서 무조건 규제의 도입을 서두르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RWA Frontier 팀이 발표하였듯,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RWA의 보편화는 특히 경제와 관련되어 범국가적으로 파급력이 매우 큰 이니셔티브이다. 따라서 국가 간 협력을 고려하여 불확실한 영역을 면밀히 파악하고 유연한 프레임워크의 설립을 위한 다양한 규제적 이니셔티브가 신중하게 제안되어야 한다.
또한 기술을 연구하는 리서처나 개발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규제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자와 규제 기관 간의 소통의 간극을 해소하여 기술 개발이 규제에 의해 저해되지 않도록 하고, 기술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채택을 가속화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Minyoung Kang(강민영)의 발표내용에 대한 요약본이다.
2023년 9월 기준으로 RWA 시장은 약 24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해오고 있다. 이는 DeFi 전체 시장의 6.5%에 해당하지만, 약 8개월 만에 해당 비율이 두 배로 증가해온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도 기대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RWA Frontier 팀은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RWA 사업에 경험이 있는 Avalanche, Elysia, Creder, 람다256 등의 팀들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며 RWA의 정의, 그리고 RWA의 본질적 가치들을 파악해보았다.
우선, RWA Frontier팀은 RWA를 가격(시장 존재), 소유권(특정인이 자신의 자산을 보관 또는 위탁할 수 있음), 가치 이전(실제 자산과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된 형태의 자산의 가치가 동일) 세 가지 조건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자산들이 RWA 시장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실제 자산을 예치하거나 보관하는 역할자/기관과 자산 가치를 블록체인에 반영할 수 있는 오라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WA가 큰 주목을 받아오고 있는 데에는 자산 발행 과정에서의 '비용 절감'과 자산 유통 과정에서의 '부가적인 수익 창출 기회'라는 두 가지 주요 이익 때문이다.
우선, 비용 절감의 측면에서 살펴본 첫 번째 토큰화 사례는 사모펀드의 운영이다 - Apollo 자산운용사와 JP모건의 Onyx 토큰 발행 프로토콜은 Avalanche 메인넷과 협업하여 사모펀드 운용에 대한 PoC를 진행해오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는 미들 & 백오피스 오퍼레이션과 주기적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고 투자 보고를 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이 특히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상에 구현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한다면 예금 관리, 투자자별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한 자산 이전 및 배분, 투자 집행 등 수천 여 단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을 단 몇 번의 클릭으로 할 수 있게 되어 해당 작업들의 진행이 매우 간소화될 수 있다.
두 번째 사례로 살펴본 토큰증권 역시 위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다. IPO, 상장 등의 절차는 실사와 심사 등 오랜 시간과 많은 절차를 요구한다. 물론 많은 항목이 사람에 의해 신중하게 평가되어야 하지만, 형식적인 서류 작업이나 채널 간의 소통, 혹은 규제 준수 등은 스마트 컨트랙트의 도입을 통해 간소화할 수 있다 -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의 간소화, 잉여 현금의 최대 활용으로 투자 기회비용 절감, 백& 미들 오피스 운영비 절감 효과 등의 장점을 취할 수 있다.
부가적인 수익창출 기회는 대체자산(e.g., 원자재, 사모 부채 등) 혹은 유동화가 불가능했던 자산으로의 투자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 잠재적 시장의 규모 혹은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연관이 있다.
첫 번째 사례는 담보대출 프로토콜인 MakerDAO이다. MakerDAO는 블록체인 씬에서 RWA 사업을 도입한 대표적인 DeFi 프로토콜로, 다양한 RWA 볼트를 도입하여 많은 유동성을 끌어들였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나 화물 선적 서류, 혹은 HVBank의 대출상품을 담보로 DAI를 발행하는 시도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대하는가하면 2022년 10월에는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금융상품으로 하는 MIP65 볼트를, 2023년 7월에는 미국 단기국채상품인 블록타워 안드로메다(BlockTower Andromeda) 볼트를 도입하여 금리가 오르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후에는 거시경제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전체 볼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RWA의 비중과 DSR이 유기적으로 조정하여 그 효과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RWA 상품 도입을 통해 전통시장의 자금을 온체인으로 끌어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사례는 부동산 RWA 프로젝트인 Elysia이다. Elysia는 부동산 보유자에게 RWA NFT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2차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토콜이다. 이와 같은 부동산 RWA 프로젝트는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부동산 자산의 일부를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등 투자 접근성 측면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진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특히 기존의 REITs와 유사한 점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Elysia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REITs와 차별화되는 점이라고하면 전통적인 자산관리 회사나 수탁 기관이 하는 미들 & 백오피스 오퍼레이션을 DAO 및 스마트 컨트랙트가 대신하게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실질적으로 부동산 RWA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 첫 번째로, 부동산 자산 NFT의 민팅 수수료가 0.5%~5%로 낮고 이를 여러 주체와 나눠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플랫폼의 수익 창출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즉,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두 번째로, 부동산에서 특히 많은 수익이 나는 부문은 시행사업(developer) 부문인데, 이 사업의 전체 구조와 생태계를 고려할 때 블록체인 도입으로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은 해당 부문의 20% 미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가적인 수익 창출 기회의 사례는 귀금속 RWA다. 일반적인 금거래는 한국거래소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데, Creder라고 하는 팀은 이러한 거래 로직에 DeFi를 연결하여 실제 금을 디지털 금의 형태로 바꾸고 블록체인 상에서 2차적인 금융 거래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끝으로, RWA Frontier 팀은 콜링그리지 딜레마(Collingridge Dilemma)라는 프레임을 차용하여 국가별 RWA 규제 상황을 분석해보았다 - 콜링그리지 딜레마는 기술의 혁신성과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생기는 규제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해결할지 진단할 수 있는 프레임이다.
우선, 국내(한국) 규제는 통제 수준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블록체인 상에 KYC와 AML 기능이 자체적으로 존재한다하여도, 기존의 금융 라이센스 업자들이 분산 원장을 통제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들은 해당 시장을 열어주지 않는다. 또한, 정부 규제 관할권은 디지털 데이터 소유에 대한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블록체인을 단순히 원장 데이터 저장용으로만 활용하고,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유틸리티 토큰을 발행하거나 사용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한계점들이 존재한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규제적으로 더 진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 일본은 조각 투자나 새로운 자산 영역뿐만 아니라 채권이나 증권 같은 효율적인 시장에도 규제를 마련해두었다. 또한 전통 금융기관들이 퍼블릭 블록체인의 노드로 참여하고 토큰을 발행할 수 있도록 생태계가 구성되고 있으며, 신탁회사들도 KYC와 AML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이 확장되고 있다. 더욱이, 유틸리티 토큰의 발행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지역 특산물이나 온천 시설물 등을 토큰화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으며, RWA 자산과 DeFi 프로토콜 간의 연계 시도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싱가폴의 경우, 다소 다른 형태긴하지만 여기도 통제 수준이 일본과 비슷하다고 보여진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금융 기관들과 협력하여 자산을 토큰화하는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틸리티 토큰 발행에도 관대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술 활용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SBI & DBS의 외환 및 국채 토큰 거래, SC Bank의 무역 금융 자산 토큰화, HSBC & UOB & MN의 구조화 채권의 토큰화 등의 사례가 있다. 또한, ERC-20 같은 메인넷 토큰 표준을 규제적으로 받아들여 기존 DeFi 시장과의 연계를 지원하려는 시도들도 활발하다.
정리하자면,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술의 구현과 그에 따른 유연한 규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 블록체인은 단순히 기록 보관용 데이터베이스 역할에서 확장되어 DeFi 프로토콜들과의 연계를 통해 2차적인 금융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발전해야 한다. 규제는 처음에는 제한적으로 인허가를 시작하되, 점차 블록체인으로 인해 새로 등장하는 개념이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며, 최종적으로는 블록체인 금융 시스템이 정당하다는 대중적 합의를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Q: 스테이블코인이 왜 달러 RWA가 아닌 지에 대해 더 설명을 부탁한다.
A: 일단, RWA Frontier 팀은 RWA가 실물 자산의 가치를 그대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귀금속이 토큰화되었을 때, 그 토큰은 실물 자산과 언제든지 동일한 가치를 유지하며 1:1로 교환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1달러에 페깅되어 있지만 테더(Tether)사는 기관에서 운용하며 그 운용 수익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즉, 개별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가치를 가지지만, 블록체인 상에서 유통되는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테더사가 운용하는 모든 자산의 가치와 동일하지는 않다고 본다.
Q: 한국에서 STO 관련한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져온 것으로 아는데 현실로 구현된 사례가 많이 안보이는 것 같다. 한국의 RWA 관련해서는 규제의 진척 정도가 어떤 지 구체적으로 공유해줄 수 있는가?
A: 작년 2월에 나온 ‘토큰증권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가이드라인이 있는 상태인데 앞으로는 발행과 유통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가이드라인이 더욱 구체적으로 나올 예정으로 알고 있다. STO의 실사례의 경우, 올해 하반기 즈음에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Q: 국내에서 도입 추진중인 STO도 RWA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STO 시장의 올해 전망을 어떻게 보는 지 궁금하다.
A: 앞 질문에서 (다른 팀원 분이) 조금 다루어주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현재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올해 1월, 한국거래소가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이다. 토큰 증권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발행 시장뿐만 아니라 유통 시장도 매우 중요한데, 이런 맥락에서 국가가 직접 공인한 샌드박스는 STO 시장이 초기 단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한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개요
오시옷 팀의 Sumin Jin(진수민)은 디지털 자산 혹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비트코인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하여 온체인 데이터, 그리고 여러 오프체인 데이터들을 혼합하여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 그간의 반감기 사이클동안 비트코인의 가격, 해시레이트, 채굴자 풀의 다이나믹스 등의 패턴을 관찰하였고,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성이 지금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기 위해 거래 수수료와 비트코인 가격이 어떻게 상호 보완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통해 정량적으로 밝혀냈다.
느낀 점
아무리 공개되어있고 투명하다고 한들 가공되지 않은, 익명에 의한 수많은 트랜잭션들이 존재하는 온체인 데이터를 해석하고 그로 인해 액션 플랜까지 도출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시옷 팀의 발표는 현재 크립토 시장의 유동성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크립토 산업에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비트코인 채굴 시장의 다이나믹스를 이해하기 쉬운 인포그래픽을 통해 대중들에게 잘 전달하였다.
또한, 특히 시뮬레이션을 위해 특정 논문을 참조하여 모델링을 하는 등의 시도는 크립토 산업의 동향, 더 나아가서는 향후 개별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을 분석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 이번 발표를 통해 단순히 비트코인의 채굴 시장의 역사와 동향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고찰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래는 Sumin Jin(진수민)의 발표내용에 대한 요약본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네트워크 상에서 생성되는 자산으로, 모든 공급과 거래, 소유 현황을 데이터로 투명하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자산과 차별화된 특징을 가진다. 특히 비트코인은 최근 자산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있는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참여자들의 진입도 급격히 증가하였다.
비트코인은 금이나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과 최근 5년 기준으로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새로운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서도 매력적이다 - 실제로 Fidelity는 자산배분 펀드에 비트코인 현물 ETF 비율을 1% 수준으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흔히 디지털 금에 비유되는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도 점차 줄어들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잠재력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의 자산으로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상반기(i.e., 4월)에는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중요한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제는 비트코인이 자산으로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였고, 이에 오시옷 팀은 누구나 쉽게 결과를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비트코인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참고로, 블록체인의 raw 데이터를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하거나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데이터를 분석하기 좋게 미리 가공하거나 오프체인 데이터를 통합하여 라벨링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오시옷 팀도 크립토퀀트, Dune Analytics, Oklink, Blockchain.com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서 수집한 마켓 데이터 및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을 위해 가공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비트코인의 자산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운영될 수 있는데 채굴자들의 수익은 블록 보상, 거래 수수료, 비트코인 가격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블록 보상은 반감기 이벤트로 인해 장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채굴자들은 점점 더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오디널스와 같은 거래 수수료 사용 사례가 많이 만들어지고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시옷 팀은 블록 보상과 거래 수수료에 대한 온체인 분석을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을 고찰해보았다.
4월에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가 시행되면, 블록당 비트코인 보상은 3.125개로 감소하게 된다. 과거 3차례의 반감기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희소성 증가로 인해 대폭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일별 가격 트렌드를 반감기 사이클 별로 구분하고 Min-Max 스케일링을 통해 시각화한 결과, 각 사이클의 패턴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비트코인의 가격은 반감기 이후 약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최고점에 도달하고, 이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
비트코인의 가격 결정 요인은 매우 많지만, 대표적으로 공급 감소로 인한 희소성이 있다. Stock to Flow (총공급량/신규발행량)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 값과 반감기 사이클에 따른 가격 변동이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사이클 내의 가격 변동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반감기 이후 채굴 비용(해시레이트)이 증가하면, 일부 채굴자들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이탈하게 되고, 이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왼쪽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채굴자들의 이탈 등의 이유로 해시레이트 증가가 둔화되거나 급락하는 시기가 종종 있는데, 이 시기에는 규모가 작거나 자본력이 부족한 채굴자들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규모가 크고 자본력이 좋은 대형 채굴자들은 이들을 인수하며 시장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 실제로, 오른쪽 bar plot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채굴자 풀의 다이나믹스가 대형 플레이어들 위주로 변화하기도 한다.
2022년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 당시 해시레이트 트렌드를 보면, 가격 하락과 함께 급락했던 해시레이트는 채굴자 풀의 다이나믹스 변화로 금방 회복했으며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채굴풀들 위주로 점차 산업화되는 양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채굴자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비중은 전체 공급량 중 10% 미만인데, 과거에 비해서는 꾸준히 감소했다. 비중이 들어줄수록 채굴자들의 매도로 인한 가격 변동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감기에 앞서 채굴자들은 보유한 비트코인을 미리 매도하여 블록 보상 감소에 대비하기도 한다. 위 그래프와 같이, 채굴자의 비트코인 보유량도 사이클 별로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이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 2021년 상승장 때 일부 수익화 이후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가 2022년 하반기 시점부터 점차 매도를 진행하였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격 변동이나 채굴자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채굴자들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나믹스를 조정하기도 하지만, 채굴자들의 수익은 장기적으로 점점 더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게 된다. 그간 거래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전체 채굴자 수익의 5% 수준에 불과했으나, 작년부터 오디널스 등으로 인해 트랜잭션 수요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30% 수준으로 증가하기도 하였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채굴자 수익이 더욱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네트워크 혼잡도와 가격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오시옷 팀은 Segwit 도입 이후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약 2년간의 트랜잭션 데이터를 분석하여 거래 수수료(Fee Rate) 추정 모델을 만들었다 - 이 모델은 비트코인의 가격, 일 평균 오디널스 트랜잭션 비중, 오디널스 외 전체 트랜잭션 수, 일 가격 변동량 등을 변수로 삼았다.
분석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1% 증가할 때 Fee Rate은 0.91% 상승하고, 오디널스 트랜잭션 비중이 1%p 상승할 때 Fee Rate은 2.22% 상승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모델을 통해 지난 2년과 유사한 수준의 채굴자 수익, 즉 Byte당 0.17달러의 평균 채굴 보상을 유지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가격과 오디널스 트랜잭션 수수료의 비중을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해보았다. 오른쪽 테이블에 정리된 바와 같이, 오디널스 거래 비중이 높으면 거래 수수료가 많이 생성되므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지 않더라도 채굴자의 수익이 유지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비트코인의 거래 수요는 거래 수수료 상승 효과를 통해 가격과 상호 보완하며 네트워크 유지에 기여한다.
요컨대, 이번 발표에서는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의 현황과 채굴자의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논의했다. 비트코인의 자산으로서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해오고 있으며, 반감기에 따라 블록 보상이 줄어들어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거래 수수료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 오디널스와 같은 사례처럼 트랜잭션의 수요가 계속해서 발생하여 네트워크 이용이 활발히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채굴자들이 현재 수준의 수익 이상을 유지하려면 반감기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거나 트랜잭션 수요로 인한 비트코인 거래량, 즉 거래 수수료가 증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사용자들의 수요와 거래 수수료를 위해 지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채굴자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모두 고려하여 비트코인의 평형 가격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에너지 절감이나 효율화 측면에서 채굴 산업의 다이나믹스가 어떻게 성숙해나가는 지도 함께 눈여겨 볼만한 사안일 것이다.
해당 발표에 대한 질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요
2부의 마지막 순서로는 ‘Mass Adoption의 선봉장은 누구인가 (Infra vs. Application)’를 주제로 패널 디스커션이 진행되었다. 패널로는 어플리케이션과 인프라 각 영역에서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 - 슈퍼워크(SuperWalk)의 김태완 대표(A), CPLabs의 이병헌 엔지니어(B), 디스프레드(DeSpread)의 이승화 리서치 리드(C), 해치랩스(Haechi Labs)의 문건기 대표(D) - 을 모셨으며, 디사이퍼의 박보현 운영 리드(M)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느낀 점
우후죽순 생겨나는 인프라 솔루션들로 인해 시발된 ‘인프라가 먼저냐, 어플리케이션이 먼저냐’ 에 관한 논쟁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어구처럼 블록체인 씬에서 꽤나 오랫동안 논의되어오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이다. 물론 이러한 논쟁이 시작되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Friend.Tech 이후로) 소비자 어플리케이션(Consumer Application) 붐이 일면서, 어플리케이션 단에서도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병헌 패널이 본 패널 디스커션에서 말한 바와 같이, 매스 어답션을 논의해야하기 위해서 맞춰지는 초점이 ‘Infra vs. Application’ 같은 대결구도라기보다는, 더 다양한 차원의 요소들을 함께 개선해나가야하는 것을 논의해야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인 접근법일 것 같다.
이와 별개로, 이번 패널 디스커션은 업계에서 오랫동안 인프라 빌더, 어플리케이션 빌더, 리서처로 활동해온 패널들이 매스 어답션을 위한 현실적인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서 매우 의미가 있었다. 아직까지 업계에는 많은 부분이 정의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업계의 기준 자체는 많이 높아져왔다. 앞으로 이러한 현업 플레이어들의 목소리가 업계 내와 대중들에게 잘 전달되어 블록체인의 채택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해본다.
내용
M. 큰 맥락에서 블록체인의 매스 어답션은 남녀노소 누구나 블록체인의 서비스를 쉽게 쓸 수 있어야한다는 것과 연관되어있다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현재 대중들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데에 어떠한 어려움들이 있는가?
B. 우선, 빌더들에게도 일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서비스들이 '유저 퍼스트(User-First)'로 접근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서비스를 이해하고 이렇게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고자세를 취한다. 또한, 실사용 사례가 있는 기술들의 융합보다는 전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적 관점으로 접근하려다 보니, 많은 세밀한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고, 결과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에 있어 진입장벽이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온램프와 같은 온보딩 과정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는데, CEX를 거쳐 온체인 상의 서비스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C. 물론 접근성과 규제 측면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그 기원 자체에서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금융 기술인데, 금융 기술 자체가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탈중앙성, 투명성, 불변성 등 블록체인의 특성은 대중들에게 직관적으로 어필하기 어려운 가치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내는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기존 서비스와는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M. 이용자 입장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인 것 같다. 그런데 빌더 입장에서도 매스 어답션을 고려하며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점들이 있는가?
A. 슈퍼워크 서비스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국내 이용자들 위주로 20만 MAU를 달성하며 성장해왔다. 이제는 해당 서비스가 글로벌로 도약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마주한 어려움들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서비스가 클레이튼 체인 위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멀티체인 상호운용성을 제공하여 사용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은 웹2 서비스 개발보다 파편화된 여러 인프라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빌더들에게는 관련된 기술적인 고민과 허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사업 개발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있다. 웹3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수탁이나 소유 경험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허들이 존재한다. 대중적인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부분을 해소해드리기가 어려우며, 따라서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규제 문제도 있다. 일부 불순한 의도를 가진 프로젝트들로 인해 크립토 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규제 당국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산업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D. 앞선 B의 답변처럼, 대중화가 안되는 이유에 빌더들의 잘못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투기 중심의 시장 구조가 가장 큰 문제이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금융기술로 등장했지만, 현재 시장은 투기적인 행위들이 반복되면서 유동성을 만들고 있다. 빌더들도 코인과 토큰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가치나 문제 해결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하이프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빌더들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접근성이 높은데도 현재 앱 스토어 정책상 토큰이 결합된 블록체인 서비스에 대한 장벽이 매우 높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비스가 웹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매스 어답션의 정의 자체를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이 모바일이나 인터넷처럼 모두가 사용하는 기술이 되어야만 매스 어답션이 온 것일까? 블록체인은 금융기술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태생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데 전 세계 주식시장 규모 대비 2% 남짓한 크립토에 이미 많은 유동성이 흐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많은 부분에서 채택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B. 첫 번째로, 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RPC 엔드포인트를 오픈한 노드들이 조금만 요청이 많아져도 터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관찰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많은 체인이 우후죽순 나오기보다는, 소수여도 좋으니 숙련된 인프라가 나왔으면 한다. 두 번째로, 개발을 위해 여러 모듈을 활용해야 하는데, 각 모듈 간의 상호운용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M. 미래에 매스 어답션이 일어난다고하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질까?
A. 서비스를 2년 남짓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이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은 보상을 잘 설계하여 플랫폼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크립토 자산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적절한 보상 수단으로서 플랫폼 운영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미래가 되었으면 한다.
B. 미래에는 인류의 삶이 전체적으로 디지털화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한 세계에서 내가 Trustless한 방식으로 자산을 소유하고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은 블록체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류의 많은 생활 영역이 디지털화된 세상이 도래했을 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이 녹아져 있을 것이라고 본다.
C. 블록체인은 금융 기술이며 탈중앙성을 대표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이 다듬어져 그 특성들이 극대화된 세상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활동이 일상에서 접하는 많은 서비스와 융합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Farcaster 어플리케이션처럼, 서비스를 대표하는 유틸리티 자산을 통해 다양한 사용 사례가 나타날 것이다. 또 하나 공급자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블록체인의 강력한 특징은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탑다운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보다는, 바텀업 방식으로 개인들이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완성해 나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D. 크립토의 가장 특별한 점은 돈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 블록체인은 가치를 무한히 쪼갤 수 있고 국경에 상관없이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디지털 세계에서 보내게 됨에 따라, 그 과정에서 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로서 블록체인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의 금융과 결합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거래소 중심의 온/오프 램프가 게이트웨이 역할을 잘해주어야 한다.
Q. 대중들을 실질적으로 온보딩시키기 위해서 인프라적인 부분이 부족한 지, 어플리케이션 부분이 부족한 지에 대해 패널들의 의견들이 듣고 싶다.
A. 사용자 입장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를 생각해보자면, 블록체인 기술들을 완전히 활용하는 데에는 UX와 규제 측면에서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각 서비스가 본연의 핵심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지원하는 고도화된 형태의 인프라 기술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즉, 인프라 영역이 더욱 발전해야한다고 본다.
B. 추가 의견으로는, 패널 디스커션 제목이 약간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오히려 비교할 다른 차원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매스 어답션을 위해서는 정말 해당 서비스가 독보적인 가치를 제공하거나, 사용해야할 이유 혹은 정당성을 대중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더욱 고품질의 컨텐츠 공급이 동시에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D.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영역을 제외한 모든 나머지 영역을 인프라 영역이라고 정의한다면, 인프라의 발전이 매스 어답션에 장기적으로 더 중요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요소와 규제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나 많고 복잡하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러한 복잡한 요소들을 감내하고 블록체인의 가치에 공감하는 사용자들만이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쓰지 않는 인프라들이 너무 많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이미 사람들은 주어진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도 보여질 수 있을 것 같은데, 패널분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D. 앞서 언급하였듯, 사실 수많은 L1 및 L2가 등장하는 주요 이유는 결국 많은 참여자들의 투기적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웹3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는 현재로서 아주 부족하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 (물론 더욱 발전해야겠지만서도).
A. 긍정적인 부분을 조금 짚어보자면,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프로젝트들이 펀딩을 받는 기준이 많이 높아졌다. 즉, 많은 하이프가 생기는 프로젝트들도 자세히 보면 저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있고 그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언젠가 이들 중에서 문제가 잘 해결된 큰 성공 사례가 나오면 대중들의 참여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D. A의 말에 공감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을 고민하는 리서처와 투자자들이 존재하여 업계의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기술의 성숙도보다는 완성된 UX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C. 블록체인은 각자가 원하는 비전에 따라 자유롭고 빠르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다양한 솔루션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모든 기술의 발전에는 발산과 수렴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데, 그 과정에서 산업의 수준이 조금씩 발전하면 어느 시점에서 새로운 유저들이 많이 유입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 아티클 시리즈는 Four Pillars가 후원사로 참여한 DeFerence 2024 이벤트의 후기를 다루며, 3개의 파트로 나누어 발간될 예정입니다. 이 아티클은 해당 시리즈 중 두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로, 첫 번째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다음 파트에 해당하는 아티클은 곧 퍼블리시 될 예정입니다 - 다음 파트의 주제는 ‘블록체인 인프라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