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PMF를 찾은 몇 안되는 섹터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최적의 시기에 크립토 커뮤니티의 관심을 한데 받은 프로젝트가 있으니, 바로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플라즈마 네트워크(Plasma Netork)이다.
플라즈마는 아예 네트워크를 바닥부터 설계하여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목적 중심 (purpose-built) 블록체인을 개발하고자 한다. 플라즈마는 플라즈마BFT 컨센서스, Reth 클라이언트를 통한 높은 확장성을 기반으로, 커스텀 가스, USDT 전송 수수료 무료, 기밀 트랜잭션 등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아직 공개된 지 약 반년밖에 안되었지만 플라즈마는 에테나(Ethena), USDT0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뿐만 아니라 옐로 카드 등과 같은 핀테크 기업과도 협업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생태계를 활발히 구축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발행, 법안, 규제 등 모든 것(Everything)이, 북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전세계의 모든 곳(Everywhere)에서, 동시에(All at Once)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러한 최적의 시기에, 플라즈마(Plasma)라는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네트워크가 등장했다.
2008년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래로 지금까지 수 많은 블록체인들이 각자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 검열저항성, 투명성 등 서로 다른 가치를 내세우며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디파이, 게이밍, 소셜, DePIN 등 수 많은 서비스들이 빌딩되며 사용자들에게 블록체인에서만 가능한 가치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일까? 실생활을 돌아보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심지어 블록체인 리서치를 활발히하고 있는 나조차도 투자목적 이외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블록체인이 기존 시스템과 비교하여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검열저항성이나 탈중앙성과 같은 최대 장점이 아직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가치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최대 차별점인 탈중앙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PMF를 찾은 블록체인 기반 자산 및 서비스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다. 전자는 이제 전통금융권에서도 가치저장수단, 헷징 자산 등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후자는 전세계 곳곳에서 그들만의 이유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Source: DefiLlama
재미있는 것은 비트코인의 가격은 최근 정체되어 횡보하고 있는 반면에,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세는 굉장히 가파르다는 것이다. 온체인 디파이 TVL과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두 가지 재미있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 번째로 2022년 이후로는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디파이 TVL 보다 항상 높았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나타낸다. 두 번째로 최근에 발생한 디커플링 트렌드이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디파이 TVL과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 경향이 일치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디파이 TVL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의 시가 총액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을 보았을 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이제 기존 블록체인 시장에 종속되기보단, 고유의 PMF를 찾은 것처럼 보인다. 이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실제로 전 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보면 더 체감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각 나라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려하고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아프리카와 남미는 불안정한 정치 및 경제 상황으로 인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가치 저장 및 송금의 수단으로 널리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Source: Chainalysis
1.2.1 아프리카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암호화폐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높으며, 리테일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선진국들과 달리 아프리카의 국민들은 은행계좌가 없는 경우가 많고, 기본적인 송금과 관련된 인프라 및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 송금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부터 자산을 지키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규제는 미비하며, 대체로 회색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 단점 중 하나이다.
1.2.2 남미
Source: Chainalysis
남미 또한 아프리카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스테이블코인의 리테일 채택률이 굉장히 높다. 2024년 기준 아르헨티나의 암호화폐 거래 중 61.8%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글로벌 평균보다 훨씬 높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2023년에 140%를 넘어 자국 통화 가치가 붕괴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래 러시아의 케이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남미에서도 국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베네수엘라인데,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는 미국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USDT를 원유 거래에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있다.
남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도입하는 국가는 브라질로, 2023년 중앙은행이 암호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감독 권한을 부여받았다. 또한,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작년 10월, 2025년까지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에 대한 규제를 마련할 것으로 공식발언하기도 했다.
Source: Tether
미국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열풍의 중심지이자 원인을 제공한 국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트럼프는 국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스테이블코인을 지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테더는 2024년 기준 $113B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에 국가들을 모두 포함하여 7번째로 국채를 많이 매수한 주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현재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안이 활발하게 논의 중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GENIUS Act이다.
1.3.1 GENIUS Act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
GENIUS는 상원에서 발의되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했지만, 최근 5월 8일, 절차적 표결(cloture vote)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통과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 연루(World Liberty Financial), AML 및 외국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미흡 등이 반대 이유였으며, 현재 재표결을 준비하고 있다.
법안 통과가 불확실하지만, GENIUS Act는 미국 최초의 연방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목표로하는 만큼 그 의의가 크다. GENIUS Act의 기존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추후에 재표결 시 법안의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
1:1 준비금 요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수량만큼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하며, 이 준비금은 미국 달러, 단기 국채, 현금 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연방 및 주 규제 체계: 발행 규모에 따라 연방 또는 주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은행 발행자 허용: 비은행 기관도 연방 승인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소비자 보호 및 AML: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정과 AML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GENIUS Act가 통과될 경우 기존 스테이블코인 발행기업뿐만 아니라 은행, 자산운용사,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조건을 충족할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해진다. 즉, 이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규제 불명확성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인 것이다.
1.3.2 차세대 결제 시스템
트럼프 정부가 친 크립토 기조를 보이자, 결제 관련 금융 기업들은 다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시스템에 활용하는 것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및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결제 시스템에서 오래 걸리는 정산 문제나, 해외 결제시 발생하는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제 네트워크: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결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하나로 보고 있으며, 두 기업 모두 1)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 발급, 2)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정산, 3) P2P 해외 송금, 4) 기업용 토큰화 플랫폼을 도입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매입 은행(Acquirer): 월드페이(Worldpay)나 누베이(Nuvei)같은 매입 전문 기업이나 스트라이프, 체크아웃닷컴과 같은 결제 서비스 제공 기업(PSP)는 가맹점(merchant)에게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 및 정산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카드 발급 은행(Issuer): 기존엔 주로 은행 및 카드사가 카드를 발급했다면, 최근엔 크라켄, 오케이엑스, 코인베이스 등 다양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협업하여 카드를 발행하여, 고객들이 거래소 내 암호화폐를 통해 실생활의 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제 송금은 스위프트(SWIFT)를 통해 이루어진다. 스위프트는 자금이 실제로 전송되는 네트워크라기 보단, 국제 금융 거래를 위한 표준화된 메시징 시스템이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스위프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국가가 생길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러시아이다.
현재 러시아는 스위프트에서 부분적으로 차단된 상태이다. 2022년 3월,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7개 주요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제외했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 중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이 많기 때문에, 국제 송금망에서 제외된 것은 러시아에게 큰 타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는 SPFS라는 러시아 중심의 자체 금융 메세지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혹은 중국 주도의 결제 시스템인 CIPS를 활용하여 중국, 인도, 이란 등과의 무역에서 스위프트를 우회한 결제를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 또한 국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지정학적인 전략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러시아는 중국 및 인도와의 석유 거래에서 USDT를 포함한 암호화폐를 사용하여 서방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 이는 위안화나 루피를 암호화폐로 전환한 후, 이를 다시 루블로 환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러시아의 연간 석유 무역의 규모가 1,920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무역의 잠재력이 굉장히 거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다. 즉,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발행, 법안, 규제, 활용 등 모든 것(Everything)이, 북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전세계의 모든 곳(Everywhere)에서, 동시에(All at Once) 큰 변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최적의 시기에, 크립토 커뮤니티의 관심을 한데 받은 프로젝트가 있으니, 바로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플라즈마(Plasma)이다.
Source: Plasma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PMF(Product-Market Fit)를 찾은 몇 안되는 섹터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테이블코인 사용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스테이블코인의 총공급 중 대부분은 이더리움 및 트론 네트워크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스마트 컨트랙트 체인 중 가장 보안 수준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송금, 결제와 같이 소액 규모의 트랜잭션이 빈번하게 활용되기에는 거래 수수료가 비싸고 확장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트론 네트워크의 경우에는 확장성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비해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고빈도로 발생하는 트랜잭션을 처리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며, 매우 중앙화되어있다는 단점이 있다.
Source: Plasma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플라즈마(Plasma)는 아예 네트워크를 바닥부터 설계하여 스테이블코인(특히 USDT)에 최적화된 목적 중심 (purpose-built) 블록체인을 개발하고자 한다. 최적의 시기에 최적의 프로젝트를 빌딩하고 있는만큼, 플라즈마는 Framework와 Bitfinex/USDT0의 리드하에 $24M의 시드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플라즈마가 어떤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지, 아래에서 핵심 기능들에 대해 살펴보자.
2.2.1 커스텀 가스 토큰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플라즈마 네트워크는 네이티브 토큰 이외에도 USDT 혹은 BTC와 같이 화이트리스팅된 자산으로 트랜잭션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만약 사용자가 비네이티브 토큰으로 트랜잭션 수수료를 지불할 경우 플라즈마 네트워크에 내장된 오라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자산이 시장가격으로 네이티브 토큰으로 변환되고, 이것이 수수료로 사용되게 된다.
2.2.2 USDT 전송 수수료 무료
Source: CryptoQuant
트론 네트워크는 약 $72B의 USDT를 호스팅되고 있으며, 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 유통되는 USDT와 거의 비슷한 수치이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1년간 블록체인 레이어1 생태계에서 발생한 트랜잭션 수수료 규모를 비교해보면, 전체 $5.8B 중에 트론이 무려 $2.8B로 48.3%나 차지하면서, 이더리움과 솔라나를 제치고 압도적 1등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론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의 99%는 USDT 전송과 관련되어있다. 이처럼 USDT 사용자들은 알게모르게 트론 네트워크에 엄청난 가치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
Source: Token Terminal
플라즈마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플라즈마 네트워크 위의 USDT 전송 트랜잭션의 수수료를 무료로 설정한다. 플라즈마는 이를 위해 스플릿 블록 아키텍처(split blot architecture)을 도입한다. 이는 블록을 두 개의 레이어로 나누어, 하나는 수수료를 내는 트랜잭션 전용 블록을 처리하고, 다른 하나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트랜잭션의 전용 블록을 처리하는 것이다. 두 종류의 블록을 평행하게 처리하면 수수료가 무료인 트랜잭션이 다른 종류의 트랜잭션들을 성능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더해 플라즈마는 지연 기반의 우선순위 메커니즘(adaptive delay-based prioritzation)을 도입하여, 사용자가 트랜잭션에 대해 느려도 괜찮다고 동의하면 수수료 없이 전송 가능하며, 수수료를 내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2.2.3 기밀 트랜잭션 (Confidential Transactions)
실생활 금융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트랜잭션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에선 투명성이 블록체인의 핵심 기능이라고 하지만, 금융 활동에서의 투명성은 특징이 아닌 버그일 뿐이다. 플라즈마는 이를 위해 보호된 트랜잭션(shielded transaction)의 도입을 연구하고 있다. 이 트랜잭션을 사용자의 거래 히스토리 및 수신자, 송신자, 거래 규모와 같은 정보를 숨김으로써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줄 수 있다.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기밀 트랜잭션에 대해 공개된 내용이 거의 없지만, 플라즈마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함께 보안성과 규제 준수를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것이기 때문에, 감독 기관의 요청시 거래 정보를 선택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되, 법적 요구사항이나 감사 등의 필요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Source: Plasma
2.3.1 비트코인 사이드 체인
플라즈마는 네트워크의 상태의 차이를 나타내는 변경 사항(state diff)을 주기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제출하여, 비트코인이 플라즈마 네트워크의 상태를 완결할 수 있도록 하고, 비트코인 수준의 강력한 검열 저항성을 갖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SPV 클라이언트와 같이 비트코인 블록의 헤더를 다운로드하는 주체들은 플라즈마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를 신뢰하지 않고서도 플라즈마 네트워크의 히스토리 및 상태를 검증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한 전제는 올바른 state diff를 비트코인에 제출해야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된게 없으나, 사기 증명 시스템 혹은 밸리데이터들의 합의를 통해 검증된 state diff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2.3.2 플라즈마BFT (PlasmaBFT)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선 높은 확장성이 필수적이며, 플라즈마는 이를 위해 플라즈마BFT를 도입한다. 플라즈마BFT는 빠른 핫스터프(Fast HotStuff)를 기반으로 한다. 핫스터프는 BFT를 기반으로 한 컨센서스 프로토콜로 현재 앱토스, 모나드 등의 고성능 블록체인들이 이를 기반으로한 합의 알고리즘을 채택한다.
Source: Decentralized Thoughts
위는 BFT 기반의 프로토콜들(BFT, PBFT, Tendermint, HotStuff 등)이 갖는 공통 구조이다. 이는 락-커밋(lock-commit) 패턴이라고 하는데, 합의 과정에서 중복되거나 충돌하는 결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절차이다. 락 단계에서 노드들은 제안된 값에 대해 락을 설정하여 해당 값이 유일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커밋 단계에서는 충분한 수의 노드들이 해당 값에 락을 설정한 경우 그 값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게 된다.
PBFT의 경우 각 페이즈에서 노드들은 모든 노드들에게 메세지를 전송하기 때문에 메세지 복잡도가 O(n^2)으로 증가하여 확장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Pre-Prepare: 리더 노드는 사전 준비 메세지를 보조 노드들에게 전파한다.
Prepare: 보조 노드들은 사전 준비 메세지를 수신하고 검증한후, 준비 메세지를 다른 노드들에게 전파한다.
Commit: 노드들은 준비 메세지를 수신하고, 일정 수 이상의 일치하는 메세지를 받으면 커밋 메세지를 전파한다.
Reply: 노드들은 결과를 클라이언트에게 응답한다.
반대로 핫스터프에선 정족수 만큼의 서명을 모아 생성한 암호학적 증명인 QC(Quorum Certificate)를 활용하여 리더 중심의 통신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메세지 복잡도가 O(n)으로 PBFT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Prepare: 리더 노드는 준비 메세지를 보조 노드들에게 전파하고, 보조 노드들은 이를 검증하여 서명한 후 리더 노드에게 전송한다.
Pre-Commit: 리더는 보조 노드들로부터 받은 서명을 모아 QC를 생성하고, 이를 보조 노드들에게 전파한다.
Commit: 보조 노드들은 준비 QC를 수신하고, 이를 검증하여 커밋 메세지를 리더 노드에게 전송한다.
Decide: 리더 노드는 커밋 메세지를 모아 커밋 QC를 생성하고, 이를 보조 노드들에게 전파한다. 보조 노드들은 이를 수신하고 메세지를 최종 확정한다.
핫스터프가 갖는 장점 중 하나는 반응성(responsiveness)이다. 반응성이란 사전 정의된 시간 제한(타임아웃) 없이 네트워크 속도에 맞춰 합의가 진행되는 능력으로, PBFT의 개선 버전인 텐더민트의 경우 리더 교체 시 고정된 타임아웃을 기다려야만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핫스터프의 경우 텐더민트보다 한 번 더 메세지 왕복을 해야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반응성을 갖기 때문에 올바른 리더만 있다면 매우 빠르게 합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플라즈마BFT는 핫스터프의 핵심 설계를 그대로 따르되, 일반적인 합의 경로에선 3단계가 아닌 2단계만으로 합의를 한다:
Prepare: 리더 노드는 블록을 제안하고, 보조 노드들은 이를 검증하고 서명하여 응답한다 → 1차 QC 생성
Pre-Commit: 1차 QC를 기반으로 한 번 더 정족수 응답을 모으고 2차 QC를 생성한다.
Fast Commit: 이전 블록의 QC와 이번 블록의 QC가 연결되면 이전 블록을 컨펌할 수 있다.
또한 플라즈마BFT는 핫스터프와 달리 위 그림처럼 파이프라이닝을 통해 동시에 여러 라운드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즉 라운드 v+2에선 블록 v의 커밋, 블록 v+1의 프리커밋, 블록 v+2의 프리페어가 병렬로 처리되는 것이다. 이 구조 덕분에 최대 처리량이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다.
2.3.3 Reth 기반의 실행 레이어
플라즈마의 실행 레이어는 Reth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Reth는 패러다임(Paradigm)에서 개발한 이더리움 실행 클라이언트로, 고 이더리움(Geth), 에리곤(Erigon), 네더마인드(Nethermind) 등 다른 클라이언트들과 달리 러스트(Rust) 언어로 작성되어 메모리 안전성과 고속 처리를 동시에 달성한 것이 특징이다.
Reth가 다른 클라이언트들과 비교하여 갖는 또 다른 차별점은 모듈성이다. Reth는 모듈화를 통해 전체 노드를 P2P 네트워크 모듈, 데이터베이스 모듈, EVM 실행기 모듈, 트랜잭션 풀 모듈, RPC 서버 모듈로 나누어 각 기능을 별도의 라이브러리로 구현했다. 이러한 구성은 개발자들이 특정 기능만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하며, 필요에 따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Reth는 노드 동기화 과정도 매우 효율적이다. Reth는 Erigon 클라이언트가 사용하는 단계적 동기화(staged sync)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전체 동기화 과정을 헤더 다운로드, 블록 바디 다운로드, 트랜잭션 실행, 인덱스 생성 등 개별 단계로 분리하고, 이들을 병렬로 처리함으로써 노드 동기화 속도를 높인다.
정리하면 Reth는 높은 효율성을 기반으로 이더리움과 완벽하게 호환되는 실행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이더리움 생태계의 개발자들은 기존 코드를 그대로 재활용할 수 있으며, 개발 또한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활용의 대부분이 디파이 및 페이먼트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개발 환경은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굉장히 최적화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2.3.4 비트코인 브릿지
플라즈마는 현재 비트코인과의 브릿지 솔루션을 활발히 연구 및 개발 중이다. 비트코인 브릿지는 초기 메인넷에 포함되진 않으며, 향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도입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는 플라즈마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 노드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클라이언트도 함께 실행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및 블록을 함께 검증하는 구조로 비트코인 브릿지를 구현한다. 사용자는 BTC를 플라즈마 네트워크가 관리하는 브릿징 주소로 전송하면, 밸리데이터들은 이를 감지하고 동일한 개수의 BTC를 플라즈마 네트워크에서 발행해준다.
만약 사용자가 다시 BTC를 상환하고 싶다면 BTC를 플라즈마 네트워크에서 소각하고, 밸리데이터들은 임계값 기반 슈노르 서명(Threshold Schnorr Signature)을 통해 다수의 승인에 의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동결된 BTC를 사용자에게 상환할 수 있다.
이는 아주 기초적인 디자인이며, 플라즈마는 추후에 BitVM, OP_CAT, ZKP 등 다양한 기술을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안정성과 탈중앙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플라즈마는 위에서 설명한 기능들을 초기부터 전부 구현하는 것이 아닌 아래의 로드맵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페이즈 1 – 메인넷 베타: 플라즈마BFT 및 Reth 기반 실행 레이어 도입 / 스테이블코인 발행기업, 온램프 제공자, 유동성 공급자, 뱅킹 플랫폼, 핀테크 등 주요 생태계 참가자 온보딩
페이즈 2 – 비트코인 브릿지 및 세틀먼트: 비트코인 브릿지 및 사이드체인 메커니즘 도입
페이즈 3 – 코어 기능 도입: 커스텀 가스 토큰, USDT 전송 수수료 무료, 기밀 트랜잭션 등의 핵심 기능 도입
페이즈 4 – 네이티브 툴링 및 인프라: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기능을 위한 APIs, SDKs, 툴링 제공
플라즈마는 공개된지 약 반년밖에 안 되었으며, 메인넷 출시 전이기 때문에 아직 생태계가 크진 않지만, 최근 주요 플레이어들을 하나둘씩 온보딩하며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생태계 참여자들은 아래와 같다:
에테나(Ethena): 에테나의 USDe는 규모가 가장 큰 탈중앙 스테이블코인으로 플라즈마 메인넷 런칭 시점에 온보딩할 예정이다.
커브 파이낸스: 커브 파이낸스는 가치가 비슷한 자산의 스왑을 용이하게 하는 스테이블스왑(StableSwap) AMM를 창시한 프로토콜로,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온보딩될 플라즈마 네트워크에서 필수적인 디파이 프로토콜 중 하나이다. 커브 파이낸스는 플라즈마 메인넷 런칭과 함께 온보딩할 예정이다.
BiLira: BiLira는 터키 리라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인 TRYB를 발행하는 기업으로, TRYB는 플라즈마 네트워크 위에 런칭할 예정이고, 플라즈마 USDT는 BiLira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도입될 예정이다.
우라늄 디지털(Uranium Digital): 우라늄 디지털은 온체인에서의 효율적인 우라늄 거래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플라즈마 네트워크에도 마켓을 런칭할 예정이다.
옐로 카드(Yellow Card): 옐로 카드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제공자로, 사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에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옐로 카드는 가맹점 및 사용자 사이의 P2P 거래를 플라즈마 네트워크의 무료 USDT 전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금까지 글을 읽은 독자라면 “아무리 지금 스테이블코인 섹터가 관심을 많이 받고 있고, 플라즈마가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관심을 많이 받을 이유가 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플라즈마 프로젝트 및 생태계가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테더와 USDT0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플라즈마는 테더와 모회사가 같은 비트피넥스(Bitfinex)의 투자를 받았으며, 서포터로 테더의 CEO인 파올로 아두이노(Paolo Ardoino)가 있다. 최근 두바이에서 개최된 토큰2049 행사에서 Paolo Ardoino와 플라즈마의 라운더인 Paul Faecks가 함께 패널톡을 나눈 것을 보면 플라즈마는 테더와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ource: Plasma
생태계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USDT0과의 파트너십은 플라즈마에게 굉장한 큰 잠재력을 제공한다. USDT0은 테더가 후원하는 레이어제로 기반의 OFT 토큰 표준으로 이더리움 기반의 USDT가 다른 네트워크에서도 자유롭게 이동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든 크로스체인 버전의 USDT이다 (USDT0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최근 발간한 “Tether USDT, Expanding its Stablecoin Empire Starting with USDT0” 참고). USDT0은 플라즈마 메인넷이 출시되는 첫날부터 플라즈마 네트워크에서 사용가능할 것이며, OFT 특성 상 다른 네트워크에 있는 USDT0을 마찰없이 손쉽게 플라즈마 네트워크로 온보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ource: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트론 네트워크가 USDT 하나로 지금 수준의 매출 및 규모를 달성한만큼,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가져올 수 있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플라즈마는 스테이블코인의, 스테이블코인에 의한,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이다. 사용자들은 플라즈마 네트워크에서 단순히 스테이블코인 전송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딩, 결제, 일드파밍 등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수 많은 활동들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즈마는 플라즈마BFT 및 Reth에 의한 높은 확장성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최적화된 기능들을 제공하며, 테더 및 다른 서비스들과의 협업을 통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스테이블코인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의미에서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영화에 나오는 에브리띵 베이글을 연상시킨다. 비록 영화에서 베이글은 허무와 공허를 상징하는 메타포로 활용되었지만, 플라즈마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에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유의미한 인프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