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전까지는 상상에 불과하던 “금융이 블록체인으로 옮겨지는” 변화들이 이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현실화되고 있다. 돈의 형태, 돈의 개념, 돈의 사용처 - 이 세 축에서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며 새로운 기회와 규칙을 만들어내고 있다.
첫 번째 변화, 돈의 형태가 다양해지다: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금/CBDC가 각기 다른 역할을 맡으며 공존하고, 온/오프램프 및 결제 인프라, IT 플랫폼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발행 이후 비즈니스와 활용 생태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두 번째 변화, 돈의 개념이 확장되다: 토큰화는 실물/금융자산뿐 아니라 관심(attention)/예측(prediction) 같은 비물질적 요소까지 자산화하며, 돈과 자산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유동적인 가치 단위로 만드는 방향으로 돈과 자산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있다.
세 번째 변화, 돈의 활용처가 넓어지다: 중앙화 거래소는 단순 거래소를 넘어 파생상품/RWA/체크카드온체인 프로토콜 연계/자체 네트워크 구축 등 풀스택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거래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의 실질적 활용 사례들이 다각화되고 있다.
금융은 결국 모두 블록체인 위에서 이뤄질 것이다.
필자가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테라 사태와 같은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 해도, 가장 이상적인 금융 경험과 인프라를 그려보면 블록체인이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 가장 효율적이고 투명한 금융 시스템은 블록체인에서 구현될 수밖에 없으며, 기존 금융 인프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 구조로 수렴하게 될 것이다.
2025년은 이러한 변화가 추상적 논의를 넘어 현실의 질서로 안착하기 시작한 해다. 제도화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기관, 핀테크, 그리고 각국 정부는 더 이상 “도입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질문은 이미 “언제”에서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2025년 이전까지는 상상에 불과하던 변화들이 이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현실화되고 있다. 돈의 형태, 돈의 개념, 돈의 사용처 - 이 세 축에서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며 새로운 기회와 규칙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그 핵심 흐름을 하나씩 살펴보자.
Source: Luca Prosperi – A Network Model of Money
돈이란 우리가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자산을 말한다.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교환할 때 우리는 각국의 법정통화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동안 이 통화를 발행하고 운영해온 주체는 크게 두 가지였다. 바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다. 중앙은행은 통화의 총량과 안정성을 관리하고, 시중은행은 그 통화가 실제로 흐르는 경로를 운영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구조 위에 새로운 층을 더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모든 기업이 자체적인 돈을 만들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하고, IT 플랫폼과의 시너지가 특히 크다. 그렇다고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이나 중앙은행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페이팔이나 스트라이프가 새로운 결제 방식을, 로빈후드가 투자, 저축과 소비의 방식을 새롭게 제시했듯,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세계에 적합한 새로운 돈의 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인프라이다.
Source: State of Crypto 2025: The year crypto went mainstream - a16z crypto
2025년은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논의 단계"에서 "집행 가능한 제도"로 넘어간 전환점이었다. 미국에서는 연방 차원의 첫 포괄적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가 상하원을 거쳐 7월 18일 서명되며 법으로 확정됐다. 이 법은 은행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인가 체계를 신설하고, 준비자산을 현금/단기 국채 등으로 1:1 보유하도록 요구한다.
홍콩은 한발 앞서 제도를 '시행' 단계로 올렸다. 2025년 5월 입법회가 '스테이블코인 조례(Stablecoins Ordinance)'를 통과시켰고, 8월 1일부로 발행 사업은 라이선스 대상 규제 활동이 됐다. 일본은 2023년 개정 자금결제법을 토대로 '누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지 틀을 정비했고, 2025년 하반기 첫 본격 발행이 시작됐다. JPYC가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며, 준비자산을 국내 예금/국채로 보유하고 전액 엔화로 상환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제도 설계상 발행 주체를 금융업 허가기관으로 한정하고, 신탁 구조를 허용해 투자자 자산 분리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시중은행 중 JP모건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키네시스(Kinexys)를 기반으로 예금 토큰화(deposit tokenization)와 실시간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JPM Coin’은 기업 고객이 은행 계좌에 예치한 달러를 블록체인상 토큰으로 전환해, 글로벌 계열사 간 자금이동이나 대규모 결제에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화폐 체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 화폐/은행 예금/새로운 디지털 자산 형태와 공존하며 서로 다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각각의 역할을 다시 살펴보자.
중앙은행은 ‘통제자(Controller)’다. 원화와 달러 같은 법정통화를 발행하고, 그 양을 조절하며, 위기 상황에서는 금융 시스템의 최종 안전망 역할을 맡는다. 반면 시중은행은 ‘조정자(Coordinator)’다. 중앙은행의 인가 아래 예금을 운영하고 대출을 제공하며, 저축자와 차입자 사이에서 자본의 흐름을 중개한다.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KRW/USD를 만든다면, 시중은행은 JPMorganUSD 같은 예금을 발행하는 셈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촉매(Catalyst)’에 가깝다. 현금이나 단기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며, 중앙은행이나 시중은행을 대체하려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디지털 중심의 세계에서 각 회사들이 자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자금이 더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에서 순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결국 미래의 방향은 ‘대체’가 아니라 ‘공존’이다. CBDC는 통화 주권과 거시적 안정성을 담당하고, 토큰화된 예금은 규제된 금융 중개 기능을 유지하며,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중앙은행/시중은행의 느린 속도와 디지털 세계에 적합한 금융적 요소를 추가하게 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첫 번째는 발행, 그리고 이를 실제 일상생활과 사업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과 현지 통화로 바꾸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2025년은 이러한 온/오프램프를 진행해주는 결제 인프라 사업을 내재화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특히 아프리카 최대 암호화폐 온램프 기업인 옐로카드(Yellowcard)는 각국의 규제에 맞춰 스테이블코인과 현지 통화를 연결하는 허브로 자리 잡았으며, 스트라이프가 $1.1B에 인수한 브릿지(Bridge)도 이러한 역할을 한다. 또한 각각 마스터카드(Mastercard), 코인베이스(Coinbase)가 $2B에 인수하려고 하는 제로해시(Zero Hash), BVNK와 같은 기업들이 기업, 거래소, 핀테크의 백엔드 인프라로 작동하며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 활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안정적인 커스터디, 결제 정산, 그리고 AML/KYC 프로세스를 통해 각국의 결제 규제를 우회하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을 각국 통화로 바꾸어 결제를 지원한다. 이러한 구조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인프라 안에서 점점 더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바이낸스(Binance), 바이빗(Bybit), OKX 등 거래소 기반의 온/오프램프 서비스들은 자체적으로 그리고 법정화폐 결제 연결을 외부 파트너에 위탁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밴사(Banxa), 머큐리오(Mercuryo), 오픈페이드(OpenPayd) 같은 전문 결제업체들이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발행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 활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기업의 활동이 집중되고 있는 IT 플랫폼들은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거점이된다. 메신저, 쇼핑, 결제, 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아시아의 슈퍼앱들은 이미 사용자와 대규모 금융 활동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을 내재화함으로써 자사 생태계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용자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다.
2025년 들어 페이팔(PayPal)과 클라우드페어(Cloudflare)는 각각 결제 네트워크와 인터넷 인프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시장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페이팔(PayPal)은 PYUSD를 중심으로 송금, 커머스, 이커머스 정산을 통합했고, 최근에는 스테이블(Stable)이라는 USDT을 중심으로 설계된 레이어1에 투자하며, 페이팔 결제 인프라에 보다 최적화된 시스템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클라우드페어는 넷 달러(Net Dollar)라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AI 에이전트들이 API 사용료, 클라우드 사용료를 정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전략은 스테이블코인을 플랫폼 경제의 기본 단위로 전환하려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플랫폼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써클/테더와 같은 외부 발행사와 제휴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이 내부 경제의 표준 통화로서 기능하게 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플랫폼의 경제를 하나의 생태계로 엮어, 각각을 새로운 금융 허브로 만든다
토큰화를 통해 자산의 소유권이 블록체인 위로 옮겨진다. 과거에는 자산의 소유권이 문서나 은행 계좌, 혹은 특정 중앙 시스템에 기록되었지만 블록체인에 올라가면서 단순히 기록 매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거래 방식과 유통 구조가 바뀐다. 블록체인 위에서 소유권은 수많은 단위로 분할될 수 있으며, 이 분할된 단위들은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조건부로 전송되거나 자동화된 수익 배분, 그리고 예치 혹은 교환 등의 활동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구조는 자산의 접근성을 확장시킨다. 과거에는 부동산, 채권, 미술품 등은 고액 자산가나 기관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토큰화된 형태로 존재할 경우, 이를 1,000분의 1 단위로 나누어 소유하거나,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개인이 “부분적 자산 소유”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투자와 소비를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토큰화는 “돈의 개념” 자체를 확장시킨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돈이라고 부르던 것 - 교환, 저축, 가치측정의 기능을 수행하던 화폐 - 이제는 “자산 그 자체”가 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국채, MMF, 펀드, 부동산, 혹은 기업 지분까지도 모두 ‘프로그램 가능한 돈’으로 변화하고 있다.
Source: RWA News: Tokenized Real-World Assets Could Reach $18.9T by 2033, Ripple and BCG Report Says
불과 5년 전만 해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모는 20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수치는 2,950억 달러를 넘어섰고, 토큰화 자산(RWA) 시장은 1억 3천만 달러에서 347억 달러로 성장했다. 디지털 달러, 토큰화 국채, 토큰화 MMF와 같은 상품들이 이제 기관과 개인 모두에게 실질적인 투자 및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있다. 블랙록(Blackrock)은 토큰화 MMF인 BUIDL 펀드를 통해 최초로 미국 국채 기반 자산을 온체인화했고, 아폴로(Apollo)는 사모 펀드를 토큰화해 새로운 유동성 채널을 개척했다.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토큰화 인프라로서 펀드, 주식 등을 토큰화하며, 최근에는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토큰화는 단순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영역을 넘어, 글로벌 금융사들의 전략적 경쟁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BCG와 리플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8년 내에 토큰화 시장은 현재 대비 30배 성장해 약 18.9조 달러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ource: Kalshi Founders Tarek Mansour & Luana Lopes Lara On Turning Events Into Assets
올해 업계에서 카이토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카이토는 트위터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언급 및 마케팅을 한 것을 얍(yap)이라는 단위로 수치화하여 “어텐션 이코노미(Attention Economy)라는 개념을 알렸다. 즉, 사람들의 관심을 이끈 만큼 수치가 매겨졌다.
또한 예측시장 또한 활성화되었다. 예측 시장은 엄밀히 말해 토큰화와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비금융적 정보나 미래의 사건을 자산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토큰화가 기존의 실물자산이나 금융상품(예: 국채, 부동산, 펀드 등)을 온체인 토큰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면, 예측 시장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 예를 들어 “특정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 를 거래 가능한 계약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다. 즉, 토큰화는 실체가 있는 자산의 소유권을, 예측 시장은 미래 가능성의 확률을 자산화한다는 차이가 있다.
폴리마켓(Polymarket)이나 칼시(Kalshi) 같은 예측 시장에서는 각 사건이 ‘예(YES)’ 또는 ‘아니오(NO)’로 나뉜 토큰으로 발행되고,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면 해당 토큰이 1달러로 정산된다. 이는 토큰화된 자산이 실물 담보나 법적 신탁을 기반으로 정산되는 것과 달리, 예측 시장은 오라클과 데이터 검증을 통해 ‘결과의 진실’로 정산된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두 시스템 모두 기존에 거래 불가능했던 대상을 시장의 언어로 바꾸어 가격과 유동성을 부여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결국 예측 시장은 ‘신념과 정보의 토큰화(tokenization of belief)’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RWA 토큰화가 제도적 신뢰(기관, 자산)에 기반한 가치를 온체인으로 옮긴다면, 예측 시장은 집단적 지식과 정보에 대한 신뢰를 온체인으로 변환한다. 이 두 흐름은 각각 자본과 정보의 신뢰를 블록체인 위에서 구축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금융의 중심이 ‘무엇을 소유하느냐’에서 ‘무엇을 믿고 평가하느냐’로도 이동하는 전환점을 보여준다.
Source: X (@Crypto_Dep)
토큰화의 본질은 단순히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옮기는 것이 아니다. 자산의 작동 방식을 재정의하는 일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돈(달러, 유로 등)’과 ‘자산(채권, 주식, 부동산 등)’의 세계를 하나로 융합한다. 이제 국채, 벤처펀드, 심지어 부동산까지도 프로그래밍 가능하고, 서비스와 연동되며, 쉽게 전송이 가능한 토큰으로 표현될 수 있다. 한 번 토큰화되면, 그 자산은 실시간으로 사용, 저장, 평가될 수 있다. 이는 “내가 보유한 것(what we own)”과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것(what we can use)”의 경계를 허물며, 금융상품과 유동성 사이의 구분선을 지운다.
이 새로운 환경에서는 토큰화는 소유를 참여로 전환시킨다. 이는 기관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산을 시스템과 전략 사이에서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모든 토큰화 자산은 항상 작동하는 금융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어, 현금으로 ‘환전하지 않고도 가치가 끊임없이 흐르는 구조를 만든다. 토큰화된 부동산은 임대 수익을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직접 분배할 수 있고, 펀드 지분은 추가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담보로 활용될 수 있으며, 수익형 토큰은 또 다른 수익을 얻기 위한 담보로 재활용될 수 있다. 이 모든 상호작용이 시스템의 유동성 구조를 더욱 촘촘히 엮어내며, ‘자산을 보유한다’는 정적 개념을 ‘자본을 운용한다’는 역동적 상태로 전환시킨다.
결국 토큰화의 잠재력은 모든 것을 돈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능력에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단지 어떻게 소비하고, 저축하고, 평가하는지뿐 아니라, ‘금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게 될 것이다.
우리의 기존 금융 사고방식은 선형적이었다 - 현금으로만 벌고(earn), 저축하고(save), 투자하고(invest), 소비하는(spend). 그러나 온체인 경제에서는 이러한 경계가 완전히 사라진다.
토큰화는 ‘돈’과 ‘자산’을 구분 짓는 개념 자체를 해체한다.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은 이제 하나의 유동적인 가치의 표현이 된다.
Source: Gate Research: The Ecosystem Landscape and Convergence Trends of CEXs and DEXs
"얼마나 올랐는가" - 이게 바로 암호화폐 시장을 이끄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질문이었다. 비트코인이 1000% 상승했다는 소식, 이더리움이 급등하고 솔라나와 수이 같은 신규 토큰들의 가격이 폭발적으로 올랐다는 소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가격이 곧 서사였고, '거래'가 모든 것의 중심에 있었다.
이 거래의 중심이 된 것은 다름 아닌 중앙화 거래소였다. 2017년 창립된 바이낸스(Binance)는 이제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00억 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바이빗(Bybit, 2018)과 OKX(2017)도 그 뒤를 바짝 쫓았고, 업비트(Upbit)와 코인베이스(Coinbase) 등은 각각 국가에서 암호화폐의 대표적 진입점 역할을 맡았다.
탈중앙화 거래소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부분의 거래는 온체인이 아닌 중앙화 거래소 안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규제와 인식의 장벽으로 인해 온체인 활동이 일부 사용자에게만 제한되어 있다. 유저를 중앙화 거래소에서 탈중앙화 생태계로 옮기는 것은 기술적/심리적 전환을 요구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Source: Uniswap vs. Coinbase and Binance Trade Volume (7DMA)
이제 이들은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 이들은 '디지털 자산 기반의 금융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거래소는 단순한 스팟(spot) 거래를 넘어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옵션(option), 복합형 파생상품(derivatives)까지 지원하며, 심지어 최근에는 토큰화된 주식이나 RWA 거래까지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이빗은 xStock을 통해 24시간 거래 가능한 토큰화 주식을 선보였고, 바이낸스는 파생상품과 런치패드를 통해 토큰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또한, 거래소는 거래 → 예금 → 대출 → 소비로 이어지는 금융 풀스택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은행이 신용과 예금을 중심으로 돈의 순환을 만들었다면, 이제 거래소는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금융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오늘날의 중앙화 거래소가 앞으로는 더 포괄적인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어떠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자.
거래소는 단순한 자산 거래의 공간에서 점차 “금융 슈퍼앱(Super App)”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장된 토큰만을 매매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장 전(pre-TGE) 단계의 자산까지 거래 가능한 프리런치(Pre-Launch)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유저들은 초기 성장 잠재력을 가진 프로젝트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통 금융의 IPO되기 이전 투자와 유사한 기회를 온체인에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런치패드(Launchpad)를 통해 온체인 상에서 아직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신규 프로젝트 토큰을 참여형 방식으로 배분받는 구조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바이낸스, 바이빗, OKX 등은 자체 런치패드를 운영하며 수백만 명의 참여자를 끌어모았고, 이는 거래소 유입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사용자는 단순한 트레이더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초기 이해관계자로 변모하고 있다.
거래소는 점점 암호화폐를 넘어 토큰화된 실물자산(RWA)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바이빗의 xStock은 대표적 사례로, 사용자는 24시간 언제든 토큰화된 글로벌 주식과 ETF를 거래할 수 있다. 이는 “전통 자산의 탈중앙화 접근성”을 상징하며, 점차 온체인 상의 실물 투자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인베이스는 모포(Morpho)라는 대출 프로토콜을 통해 비트코인 기반 대출, 로빈후드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을 실험하며, 금융의 다양한 형태를 플랫폼 내부로 통합하고 있다.
그리고 거래소는 점차적으로 거래를 넘어 고객 자산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자와 소비를 돕는 서비스 군을 구축하고 있다. 이자 상품은 스테이킹, 이자형 상품 등으로 거래소에 예치된 자산에 이자를 높게 제공하고, 소비 영역에서는 바이빗 카드나 코인베이스 카드처럼 암호화폐를 실물 결제에 연결한다. 즉, 거래소는 더 이상 단순한 거래 중개인이 아니라, 저축/투자/소비가 통합된 온체인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Source: Bitcoin-Backed Loans with Morpho
거래소들은 자체 생태계에 머무르지 않고 온체인 금융 서비스와의 직접 연계를 통해 사용처를 늘려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이빗은 에테나의 USDe를 거래 페어 및 이자 상품에 통합함으로써, 온체인에서 생성 및 관리되는 이자형 합성 달러를 유저 자산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거래소가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단순한 외부 파트너가 아닌 서비스 모듈로 통합하고 있다는 신호다.
코인베이스는 거래소 앱과 베이스 앱을 연결하여 DEX 트레이딩 기능을 지원하며 수백만 개의 온체인 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중앙화 거래소와 탈중앙 거래소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온체인 유동성에 직접 연결되는 형태로, 중앙화 거래소와 디파이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모포(Morpho)의 대출 인프라를 코인베이스 거래소 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여, 비트코인을 예치하고 USDC를 대출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1월에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코인베이스의 모포 볼트에 예치는 $1.48B, 대출은 $0.84B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궁극적으로 거래소가 검증된 온체인 서비스들을 자체 앱에서 지원하면서, 유저에게 더 높은 수익성과 자산 활용도를 제공하고, 거래소에게는 리스크 없이 서비스 확장을 가능케 한다. 즉, 온체인 서비스들은 중앙화 거래소의 백엔드로 흡수되고, 사용자 경험은 점점 더 매끄럽게 온체인화되고 있다.
거래소들은 더 이상 외부 블록체인 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자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가장 긴밀하게 협업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블록체인들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이낸스의 BNB 체인이다. BNB는 단순한 거래 수수료 절감 토큰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DEX, NFT 마켓, RWA 등 수백 개의 프로젝트가 구동되는 독립 생태계로 성장했다. 바이낸스는 이를 통해 거래소 유저를 자체 온체인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전이시키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고, 이에 따른 BNB 토큰의 사용처 또한 다양해졌다. 바이빗 또한 최근에 맨틀(Mantle)을 통해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바이빗은 맨틀 토큰 MNT를 중심으로 유동성 인센티브와 생태계 파트너십을 설계했다.
코인베이스는 수천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이스를 통해 거래소 사용자들이 온체인 서비스를 쉽게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베이스 위에서는 모포(Morpho) 에로드롬(Aerodrome) 등 수많은 온체인 앱이 등장했다. 미국의 로빈후드는 자체 L2 블록체인 출시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토큰화 주식/옵션/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온체인에서 직접 처리하려 한다.
이 모든 흐름은 거래소가 단순히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인프라 주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거래소의 수직 통합은 결국 자산의 거래, 유통, 결제까지 모두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는 구조를 만든다.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일에서 뒤처진다.” -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하고 정보를 소비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은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사고와 창의에 집중할 수 있고, AI는 끝없는 정리와 조언으로 그 과정을 뒷받침한다. 결국 AI를 쓰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없다.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으면 자본 시장에서 뒤처진다.” - 이더리움이 출시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수십억 달러 수준이었고, 토큰화 시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각각 수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금융 인프라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변화는 더 빠르고, 더 다각도로 이뤄질 것이다. 물론 아직 온체인 서비스들은 완전하지 않다. 보안, 사용성, 규제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러나 이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변화는 어느 순간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작은 흐름 속에서 가속화된다.
블록체인의 많은 요소들이 이제 탈중앙화 등의 기술적인 용어를 넘어 이제는 이자 상품, 송금 등의 금융의 언어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 업계의 언어로 읽고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다가올 금융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올해는 그 전환이 본격화된 해였고, 더 많은 이들이 이 변화를 ‘느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해하고 준비하는’ 단계로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