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X의 비거래 수익 확대와 M&A 가속화: 거래소의 성장 지표는 리테일 매매심리에 의존적인 거래량이 아니라 비거래 수익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스테이킹·USDC 수익·구독 멤버십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재편했으며, 2025년 기준 비거래 부문이 매출의 40%에 육박한다.
비거래 수익 부문의 강화는 거래소가 종합 금융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거래소는 2026년에도 수평적으로 넓어진 사업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인수합병과 제휴를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앱 디파이와 외생형(Exotic) 이자: 네오뱅크는 언제나 결제 자금 인출에 대비한 충분한 유동성 여력을 확보해야 하고, 일반 사용자는 디파이 파머와 달리 높은 리스크를 감내할 의향이 없다. 따라서 부채 기반 자산 운용의 정교함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으며,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자 소스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된다.
기존 디파이 이자 소스의 안정적인 수익률 구간은 4~8%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이며, 크립토 시장의 거래 활동과 차입 수요(온체인 머니마켓 기준)에 의존하므로 APY 변동성이 높다. 이 흐름 속에서 실질적 현금 흐름 기반의 외생형(Exotic) 이자수익형 자산이 점차 마켓핏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 네오뱅크 등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는 크립토 시장의 거시적 변화의 중심에는 크립토-금융 허브로서 CEX가 자리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올해에만 코인베이스의 Echo(ICO 플랫폼), Deribit(옵션 거래소), Liquifi(토큰 관리 솔루션) 인수 사례에서 보듯, 거래소는 내년까지도 공격적인 인수합병, 디파이 볼트 상품 통합, 구독형 멤버십 운영, 결제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으로, 이러한 사업들은 모두 비거래 부문 수익원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크립토 현물·파생상품 거래는 이미 성숙 단계에 도달한지 오래다. 물론 이는 수익 사업으로서 건재하게 남겠지만 더 이상의 성장 가능성을 찾기 어려운 부문이다. 이에 앞으로는 거래소의 성장을 가늠할 지표는 거래 수익이 아닌 비거래 수익의 증가로 봐야할 것이다.
먼저, 왜 CEX인가? 전통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크립토 네이티브한 프로젝트 주도 하에도 동일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큰 흐름에서 산업 변화를 견인하는 주체는 앞으로도 CEX가 될것이라 본다.
기관 자금 수용: 메이저 CEX는 이미 전통 금융기관에 근접한 수준의 라이선스를 보유한다. 예컨대 코인베이스는 BitLicense, MiCA 기반 CASP 승인, 신탁업 라이선스(Trust Charter)등을 보유하며, 실제로 피델리티와 블랙록의 ETF 상품을 위한 비트코인·이더리움 커스터디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기관급 보안과 컴플라이언스를 충족하는 주체로서 CEX가 최적이며, 기관 자금 유입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레거시 플레이어는 CEX임을 보여준다.
상호 운용성: 흔히 간과되지만 CEX는 이미 이더리움 계열 체인, 솔라나, 수이 등 대부분의 체인과 토큰이 교차하는 허브다. 새로운 체인과 토큰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가장 빠르게 지원하고, 토큰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물론, 중앙화된 키 관리 구조를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다만, 피싱 링크에 비수탁형 월렛이 탈취되거나 때때로 브릿지 오류로 인해 자금이 동결되는 경우보다, 대규모 사용자를 온보딩하기 위한 솔루션으로는 CEX가 현실적이라는 관점이다.
그리고 그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CEX 또한 온체인 상호운용 인프라를 기반해 운영 효율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산하 개발사 노드잇이 레이어제로의 DVN에 합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USDT0와 같은 OFT 기반 자산(30개 이상 체인 간 이동 지원)의 경우, CEX가 DVN 검증에 참여하면 기존 인프라를 유지한 채 더 많은 체인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게된다.
단일 채널: 멘틀의 UR, 코인베이스의 베이스앱(Base App)이 그러하듯, 사용자에게 단일 채널에서 모든 금융 활동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준비되고 있다. 이 경우 수백 개 자산의 깊은 거래 유동성, KYC 계정, 디파이 상품, 결제까지 단일 채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는 적어도 현재까지 CEX가 유일하다. 결국, 온체인 프로덕트에 비해 고객 획득의 심리적 비용과 디스트리뷰션 측면에서 우위를 가진다.
정리하면, 사용자 획득과 기관 자금 유입에 유리한 환경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측면에서 CEX는 구조적으로 우위에 있다. 사실 개방형·무허가형 온체인과 중앙화된 오프체인으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한물간 이분법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체인과 디앱, 디파이는 거래소와 경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합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향후 5~10년 안에 구독 및 서비스 기반 매출이 전체 사업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테이킹, 수익 창출, 직불카드, 기관 커스터디와 같은 사업이 매출에서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CNBC 인터뷰 (2021)
상기한 거래소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지표는 비거래 부문 수익이다. 비거래 수익의 확대는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로서 안정적이고 반복 가능한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크립토 거래소에 앞서,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Robinhood) 또한 예치 상품, 구독 서비스, 예측 시장 등으로 거래 외 수익원을 확장하는 행보와도 궤를 같이 한다.
본래 거래소의 고마진 수익은 리테일 트레이딩에 의한 수수료에서 발생해왔다. 그러나 리테일 트레이딩은 시장 사이클에 따라 거래량 추이가 매우 크며, 시장이 둔화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다. 거래 수익 증감의 평균치는 약27%로 변동성이 매우 크며, 이는 거래 수익이 리테일 매매심리와 시장 흐름에 따라 크게 좌우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리테일 트레이딩에 매우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거래소의 선제 과제일 것이다.
한편 코인베이스의 비거래 수익은 2021년 1분기 대비 5년 동안 약 13배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77%에 달한다. 모두 거래 수익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의 성과로, 리워드 프로그램, 스테이킹 수익, 구독 서비스, 예측 시장 등 비거래 수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단계적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인베이스의 비거래 수익 비중은 2021년 3%에서 2025년 3분기 39%까지 증가하며 구조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2022년 하반기부터 비거래 수익이 매출의 절반 수준까지 도달하면서, 거래 수익 중심 모델이 금융 서비스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비거래 부문 사업이 성숙 단계에 가까워질수록 전체 수익의 변동폭은 완만해지고, 스테이킹, 커스터디 수수료, USDC 수익 같은 반복 매출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거래소들은 비거래 부문의 수익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산업의 리더격인 코인베이스, 무국적 거래소로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이는 바이빗, 그리고 한국 로컬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업비트를 중심으로 간단히 살펴본다.
1.3.1 코인베이스: USDC를 사용하기 가장 좋은 장소로 만드는 것
최근 5개 분기 동안 코인베이스의 비거래 수익 구성은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평균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블록체인 리워드(스테이킹 수익, 27%), 구독 및 서비스(19%), 이자 및 금융 서비스 수수료(10%) 순으로 구성된다.
코인베이스는 서클과의 USDC 수익 공유라는 구조적 우위를 이용해, Base 체인과 코인베이스 플랫폼의 USDC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명확한 전략으로 삼는다. 그 일환인 USDC 리워드 프로그램이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기관 고객에게도 적용되면서 USDC 채택은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코인베이스 플랫폼 내에 약 150억 달러(2025 3Q 기준), 베이스 체인에 약 43억 달러 규모의 USDC가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USDC 발행량(750억 달러)의 약 26%가 코인베이스 생태계에서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코인베이스 페이는 거래소와 통합된 결제 채널로 USDC 유동성 락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 원(Coinbase One)은 여러 서비스와 연계되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한다. 아울러 기관 커스터디 수수료, 기관 대상 대출, 스테이킹 수익 등 비거래 부문에서 발생하는 반복 매출이 전체 수익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고 있다.
1.3.2 바이빗: 뱅킹을 위한 체인과 MNT를 통한 가치 포착
Source: Mantle
바이빗은 기관 대상 인덱스 펀드 MI4, 네오뱅킹 서비스 UR을 중심으로 거래 외 수익원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들 프로덕트 및 펀드는 "뱅킹을 위한 체인"을 지향하는 멘틀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며 네트워크 사용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MNT에 가치가 누적되는 구조를 메인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UR: 스위스 국제 은행 계좌 기반으로 UR은 외환 기능, 온·오프램프, 이자 수익(USDe, MI4, mETH 등), 디파이 연동, 그리고 마스터카드 직불 결제까지 지원하는 네오 뱅크 서비스
MI4: BTC, mETH, bbSOL, sUSDe 등의 구성 자산을 기반으로 연 5-6% 수준의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형 크립토 인덱스 펀드
바이비트와 멘틀의 모든 확장에는 MNT가 중심에 있다. 코인베이스의 비거래 부문 수익 중 USDC 수익이 전체의 절반에 근접하는 것은, USDC 준비금으로부터 직접적인 가치 포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USDC 유통을 촉진하는 데 주력해온 결과다. 반면, 멘틀은 확장 사업에서 발생하는 부가 가치를 MNT 가치 제고로 포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Source: DefiLlama
이러한 가치 연결이 합리적인 이유는 멘틀 트레저리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멘틀 트레저리는 약 40억 달러 규모의 MNT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접 보유 자산의 가치 상승이 곧 트레저리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최근에는 실제로 MNT의 가치 상승으로 트레저리 규모가 크게 확대되며, 이더리움 재단에 이어 네 번째로 큰 트레저리 위치에 올랐다. 더욱이, 이 자금은 멘틀 에코 펀드를 통해 다시 생태계 투자로 순환되며 멘틀 네트워크의 성장을 가속하는 플라이휠의 시작점이 된다.
1.3.3 업비트: 거대 테크기업과의 전략적 통합
업비트는 한국 리테일 트레이딩 중심의 내수 시장을 지배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인수 소식을 알렸듯 경쟁 글로벌 거래소의 한국 시장 진입이 이어지는 현황이 포착된다. 한편, 한국 금융 위원회는 크립토 상장의 심사 부실 문제를 지적하면서, 거래소 상장 기준의 정부 규제 전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거래 부문의 추가 확장은 점차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
Source: Naver Integrated Report 2024
이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비거래 부문 확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두나무가 네이버에 의해 부분 인수 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클라우드, 페이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보유한 한국 최대 테크 기업으로, 이번 논의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두나무의 사업 영역을 네이버(네이버 파이낸셜)의 핀테크 사업과 연계하기 위한 전략적 합병으로 해석된다.
이어 내년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가 이루어질 경우, 네이버와의 협력을 중심으로 페이먼트와 커머스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 확대가 기대된다. 더불어,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블록체인 기와(Giwa)를 기반해 장기적으로 온체인 인프라 사업으로 진출 가능성을 꽤 명확히 시사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프레임워크를 빌려와 정리하면, 현재 거래소는 크립토 사업을 세 가지 부문으로 바라볼 수 있다.
투자 수단으로서 크립토: 이미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현물·파생상품 거래를 비롯해, 기관 대상 커스터디나 옵션 마켓이 이에 해당한다. 나아가, 맨틀은 최근 백드 파이낸스(Backed Finance)와 함께 NVDAx, APPLx, MSTRx 등의 토큰화 주식을 바이빗 거래소에서 제공하기 시작하며 지원하는 자산 범위를 확장해나간다.
금융 서비스로서 크립토: 스테이블코인 결제, 임베디드 디파이, 기관 전용 대출, 프리 세일 참여와 같은 서비스를 포함한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USDC 수익 프로그램이나 USDC 결제, 모포 기반의 BTC·ETH 담보 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으로서 크립토: 베이스, 멘틀, BNB와 같이 자체 체인을 중심으로 폐쇄형 플랫폼에서 개방형 운영 체제로 확장하는 접근이다. 기존 L1·L2의 플레이북과 유사하지만, 거래소 인프라와의 직접 연동으로 거래 유동성, 사용자 접근성, 인센티브(런치 패드, 거래 수수료 혜택) 측면에서 해자를 만들 수 있다.
각 부문에 속하는 서비스는 앞으로도 병렬적으로 추진되겠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거시적인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비거래 수익을 보완하기 위해 2번, 3번 항목에 해당하는 서비스는 거래소의 수익 모델에서 보다 주요 부문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켜볼 성과 지표도 마찬가지로 단순 거래량에서 AUM과 사용자 트래픽·트랜잭션 볼륨으로 옮겨가는 단계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 (투자 수단으로서 크립토 ) → AUM (금융 서비스로서 크립토) → 유저 트래픽·트랜잭션 볼륨 (플랫폼으로서 크립토)
기존의 거래 서비스는 자산 보관·오더북·입출금 인프라 위에 새로운 체인과 자산을 추가하면 되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법적 라이선스, 기술 스택, 인적 자원, 보안 인프라, 마켓 진입 전략 등 새롭게 필요한 자원이 매우 수평적인 범위로 넓어진다. 이에 따라 올해에 걸쳐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듯, 2026년에도 거래소의 전략적 인수합병과 제휴는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인수는 분산된 서비스 간에 시너지를 만드는 데 높은 효과성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인수한 에코의 최근 모나드 퍼블릭 세일에서 7.5B 수량의 $MON은 전량 판매되어 최대 모금이 달성되었다. 이 결과로 단일 세일로만 유통된 USDC가 최소 $269M 규모, 참여자 85,000명에 달한다.
또한 세일은 코인베이스 원 구독자에게 더 높은 입찰 한도를 허용했으며, 낮은 입찰 금액부터 우선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또한 소액 참여자에게 할당을 우선 배정함으로써 가능한 많은 신규 유입을 유도하고 동시에 구독제 가입을 촉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요컨대, 올해를 기점으로 지니어스 액트 승인, 스테이블코인 결제, 크립토 ETF, 토큰화 자산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크립토 시장은 전환기를 맞이했다. 이 흐름속에서 새로 진입하는 개인·기관은 신뢰할 수 있는 크립토 시장의 레거시 플레이어를 필요로 하고, 거래소 역시 제한적이던 수익 모델을 확장할 적기임을 체감하고 있다. 이 양자 간의 니즈가 본격적으로 맞닿은 시점이 올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출발로 한 사업 확장이 향후 크립토 마켓에서 거래소의 지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준비 단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 펼쳐질 디파이 지형의 변화를 꼽자면, 네오뱅크와 같은 온체인 금융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앱(In-app) 디파이가 보다 가속화될 것이다. 이 흐름 속에서 실질적 현금 흐름 기반의 외생형(Exotic) 이자수익형 자산이 점차 마켓핏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상용화된 금융 인프라로서 크립토는 매서운 발전 속도를 보인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직불 카드는 이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은행 당좌 계좌없이 온체인 상의 자산으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결제하는 경험은 이제 그다지 낯선 기술이 아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최근에 비자(Visa)는 전 세계 긱 워커들에게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테스트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온체인 네오뱅크라는 흐름에 힘을 실어주며, 온체인이 디폴트 금융 인프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네오뱅크의 채택을 이끄는 가치제안 중 하나는 디파이의 조합 가능성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은행 대비 더 높은 예치 이자 수익과 유연한 자산 운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더파이(Ether.fi)는 Liquid USDC 볼트로 자산을 디파이 프로토콜에 전략적으로 배치해 이자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볼트의 예치 자산을 결제 레일에 직접 연결해 직불카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 차입 모드를 선택하면, 볼트 예치 자산을 담보로 대출한 자산으로 소비할 수 있어 디파이 노출을 유지한 상태에서 유연한 지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인앱 디파이 모델은 점차 더 넓은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네오뱅크·핀테크·거래소·월렛 등 다양한 서비스가 디파이의 이자 소스를 통합하는 흐름으로 나타난다. 이는 우리가 이제껏 디파이를 활용하던 방식에 큰 변화를 만든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디파이 프론트엔드에서 직접 개별 볼트를 선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결제나 송금처럼 본래 목적을 유지한채 디파이 마켓의 디폴트 참여자가 된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도 위험도 높은 수익 전략을 취해 TVL 경쟁을 하는 것보다, 이자 원천의 건전성과 지급 능력이 보장된 이자 소스를 큐레이션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온체인 네오뱅크의 사용자 채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디파이 연동 수익률로 좁혀질 것이다. 사용자는 결국 더 높은 패시브 인컴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네오뱅크의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사용자 예치금을 기반으로 이자수익형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Ether.fi, Spark, Veda와 같은 자본 알로케이터 혹은 구조화 볼트와 직접 연동해 수익을 창출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개 마진이 주요 수익원이 된다.
다만 이자 제공 경로가 달라지면서 이자 조달 방식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 네오뱅크는 언제나 결제 자금 인출에 대비한 충분한 유동성 여력을 확보해야 하고, 일반 사용자는 크립토 네이티브한 디파이 파머(DeFi Farmer)와 달리 높은 리스크를 감내할 의향이 없다. 따라서 부채 기반 자산 운용의 정교함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으며,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자 소스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된다.
동시에 사용자는 전통 은행의 안전성을 포기하고 컨트랙트 버그, 자금 탈취, 오라클 오류와 같은 롱테일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은행 금리를 상회하는 수준의 디파이 연동 수익률을 기대한다. 이렇듯 서비스 이용자의 리스크 프로필과 기대 수익률까지 고려한다면, 포트폴리오 구성의 난이도는 한층 더 높아진다.
이에 현재로써 사용자 예치금을 완전 담보하면서 변동성 자산에 대한 베타 노출 없이, 크립토 네이티브한 환경에서 이자를 가져오는 방식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렌딩 풀 유동성 공급: 차입자가 지불하는 이자에서 수익이 조달된다. BTC·ETH 계열 블루칩 자산 풀은 청산·상환 유동성이 깊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나, 수익률이 크립토 마켓 내 유동성 수요에 의존하기에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크다.
T-Bill 기반 토큰화 펀드 이자: 미국 단기 국채 기반의 완전 담보이므로 디폴트 가능성은 극히 낮다. 수익률은 미국 단기채 금리 수준인 4%대 전후로 제한된다.
델타 중립 전략: 현물과 무기한 선물을 동시에 활용해 가격 변동 노출을 제거하고 펀딩 레이트 차익에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펀딩 레이트가 음 방향으로 전환될 경우 담보 잠식 위험이 있으며, 레버리지 수요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이자 소스를 봤을 때, 안정적인 수익률 구간은 4~8%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이며, 크립토 시장의 거래 활동과 차입 수요에 의존하므로 APY 변동성이 높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레버리지 렌딩이나 보조금 프로그램 기반의 전략을 결합해야 하지만, 이러한 모델은 높은 구조적 리스크를 수반하거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기한 사용자 세그먼트에는 적합한 선택지가 되지 못한다.
물론 렌딩 전략이나 국채 기반 이자는 시장에서 장기간 검증되었거나 비교적 안정적인 모델로,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위해 앞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다만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완해주는 대안적 자산은 여전히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중첩된 디파이 모델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적정한 수익을 제공하는 이자수익형 자산은 아직 시장에서 비어 있는 포지션으로 남아 있다.
이 포지션을 채울 수 있는 후보군으로는, OTC 프리미엄이나 기관 대출처럼 실질적인 현금 흐름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기반해 수익을 창출하는 외생형(Exotic) 이자수익형 자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 OTC 프리미엄(Neutrl), 기관 대출(Cap), GPU 대여(USDai), 태양광 전력 판매(DayFi) 등 다양한 이자 원천이 디파이 마켓과 연결되고 있으며, 대표 사례는 다음과 같다:
Source: Cap
캡(Cap): 캡은 오퍼레이터(HFT 기업, 은행, 유동성 펀드, 마켓메이커 등 기관)가 볼트에서 USDC를 대출받아 델타 헤지, 차익거래, 마켓메이킹 같은 전략을 수행해 수익을 만드는 구조다. 이때 오퍼레이터는 직접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대신 오프체인 법정계약을 맺은 리스테이커의 ETH가 대출의 보증 역할을 한다.
사용자는 USDC를 예치해 cUSD를 민트하고 이를 stcUSD로 스테이킹함으로써 오퍼레이터의 전략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오퍼레이터는 차입 자본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며, 이 이자 수익이 stcUSD 보유자에게 전달된다. 이는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목표하는 고위험·고수익 구조화 일드 모델이지만, 오퍼레이터의 디폴트 리스크를 리스테이커의 담보를 통해 흡수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뉴트럴(Neturl): 뉴트럴은 완전 담보 기반의 합성 달러로, (1) OTC 시장에서 락업된 토큰을 대규모 할인율로 매입 후 무기한 선물 숏 포지션으로 헤지, (2) 현물-선물 간 베이시스 거래를 통한 펀딩 프리미엄 수취, (3) 가능할 경우 헤지된 담보 토큰의 스테이킹 수익을 확보한다. 다시 말해, 상위 100개 토큰을 프라이빗 시장에서 도매 가격으로 매수하고, 이에 대해 무기한 선물을 숏해 펀딩비와 기초 담보의 스테이킹 수익 등을 포착하는 실질적 트레이딩 수익이다.
OTC 할당은 3~6개월의 단기 베스팅, 온체인 검증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된다. 자산 구성 역시 레버리지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며 전체 자산의 약 80%가 24시간 이내 재배치 가능한 유동 자산으로 유지된다. 또한, 향후 2년간 상위 100개 토큰 언락 물량 약 550억 달러로 인해 OTC 물량 공급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시나리오는 OTC 상대방 디폴트, 커스터디 접근 불가, 거래소 파산·동결 등을 포함하며, SAFT 및 pre-TGE 계약과 같은 오프체인 계약 기반 상품은 구조적으로 배제된다.
이들 이자수익형 자산은 수익 창출 측면에서는 OTC 유동화, 기관 차입 등 거래 상대방의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고, 사용자 측면에서는 기존 디파이 공개 시장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알파 전략을 제공한다. 이 시장 비효율을 해소하며 이익을 취하는 구조화 모델은 시장 방향성과 레버리지 수요로부터 독립적이면서도, 준수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디파이 시장은 스트림 파이낸스의 볼트 방만 운영으로 한 차례 고역을 치뤘다. 이와 함께 리스크 관리의 취약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로우-리스크 디파이가 중요한 주제로 언급되기도 했다.
여기에 기관 자금 유입과 인앱 디파이라는 변화가 더해지면서 리스크 관리 기준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디파이 리스크 평가(Credora, exponential.fi, Chaos Labs) 인프라 역시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다.
Source: Accountable
앞서 살펴본 외생형 이자수익 자산의 상당수도 오프체인 거래가 개입되기 때문에, 준비금 구성과 수익률을 온체인에서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가 향후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편입을 위한 주요 과제로 놓인다.
뉴트럴은 어카운터블(Accountable)과 협력해 준비금 전반을 영지식 증명으로 검증한다. 어카운터블은 읽기 전용 API로 뉴트럴의 거래소 계좌와 커스터디 잔고에 직접 연결되어 잔액, 마진, 헤지 포지션, OTC 할인 적용, 포지션 캡 준수 여부 등을 검증하는 역할이다. 이를 통해 개별 포지션의 민감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할인율 적용의 정확성, 베스팅 스케줄 반영 여부, 포지션 캡 준수 여부 등을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다.
요컨대 이 모든 변화는 디파이가 자기목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전체 금융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본질적인 체질 변화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존 시장 참여자들 중 일부는 세 자릿수 APY, ve(3,3), 옴(OM) 포크, 뱀파이어 어택과 같은 ‘디파이의 낭만’이 사라졌다고 우스갯소리를 섞어 한탄한다. 말처럼 시장은 변했다. 금융 공학과 투기적 수요가 결합된 디파이만의 시장 현상은 더 이상 보기 어렵거나 비주류 시장으로 밀려났다.
이제 디파이는 전체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되는(혹은 전환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즉, 전통 금융 기관의 저비용 유동성 조달과 정산 방식을 대체하는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으며, 디파이 이자 수익이 실제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지, 아니면 레버리지와 새로운 돈(토큰)으로 나오는지에 대한 구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다른 방법은 없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디파이의 효율성과 전통 금융 자본의 니즈를 정확하게 맞물리게 하는 플레이어들을 위주로 주시해보자. 또 다른 시장 기회와 먼저 포착할 수 있는 비효율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