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의 친크립토 행보 및 상원의 GENIUS Act 등으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 섹터는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이지만, 그에 비해 페이팔의 PYUSD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SEC는 페이팔 PYUSD에 대한 조사를 종료하였으며, 이에 규제 불명확성이 해소되자 페이팔은 2025년 여름부터 페이팔 앱 내의 PYUSD 보유 잔고에 대해 3.7% 이자를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만약 GENIUS Act가 통과된다면 수 많은 은행, 자산운용사, IT 기업들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산업에 뛰어들면서 스테이블 코인 섹터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팔은 기존 앱의 넓은 유저 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심리스한 암호화폐 거래 경험 제공, 글로벌 PYUSD 서비스 지원, 활발한 온체인 디파인 서비스 통합이 필요해보인다.
Source: AP Aphoto/Mark Humphrey
최근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크립토 및 스테이블 코인 산업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트럼프의 가족이 연관되어있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스테이블 코인인 USD1은 아부다비의 투자기업인 MGX가 바이낸스에 $2B를 투자할 때 사용되기도 하며,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연출되고 있다.
기존 미국은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부재했으나, 최근에 드디어 미국 의회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최초의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인 GENIUS Act가 논의 중에 있다. GENIUS Act는 2025년 3월 13일에 상원 은행, 주택 및 도시 문제 위원회에서 18-6의 초당적 투표로 통과되었으며, 5월에 상원 전체 회의에서 표결될 예정이다. GENIUS Act가 통과되어 도입된다면, 앞으로 미국 내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금융권, 비금융권에 상관없이 다양한 기업들이 스테이블 코인 산업에 뛰어들어 산업의 규모가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크립토 커뮤니티에선 최근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가 굉장히 뜨거운데, 그에 비해 페이팔(PayPal)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인 PYUSD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어, 이에 대해 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Source: PayPal
PYUSD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최근 PYUSD를 둘러싼 두 가지 큰 뉴스가 있었다.
SEC의 조사 종료: 2023년 11월, 미국 SEC는 PYUSD의 발행 구조와 관련된 문서 제출을 요청하며 조사를 시작했다. PayPal은 SEC의 요청에 전면적으로 협조하였으며, 2025년 2월, SEC는 조사를 종료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이는 PYUSD가 규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더 신뢰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3.7% 연이율 보상 프로그램: 페이팔은 2025년 여름부터 페이팔 어플리케이션 및 벤모(Venmo) 지갑에 보유한 PYUSD에 대해 연 3.7%의 이자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지하였다. 이자는 매일 누적되어 매월 PYUSD로 지급된다.
정부의 친 크립토 행보, SEC의 조사 종료, 2025년 여름부터 시작하는 보상 프로그램은 페이팔이 PYUSD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앞으로 공격적인 사업 전개를 해나갈 것을 암시한다. 이제 PYUSD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페이팔은 1998년 미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핀테크 기업으로, 온라인 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개척한 선두 주자이다. 페이팔은 사용자들에게 디지털 지갑 기반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페이팔 계정에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연결하여 전자 지갑을 충전하거나 바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메일 주소나 모바일 번호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하고, 온라인 쇼핑시 페이팔 계정만으로 빠른 결제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외에도 페이팔은 상품 판매자와 카드사/은행을 중개할 때 구매자의 금융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고, 구매자 보호 정책을 제공하는 등 사용자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PYUSD는 미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페이팔이 팍소스(Paxos)와 함께 발행하는 달러 기반스테이블 코인이다. PYUSD는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완전 담보(fully-backed) 방식으로 유지되며, 준비자산은 미국 달러 예치금, 미국 국채 및 국채 역매입약정(Repo), 및 현금성 자산(Cash equivalents)로 구성된다.
PYUSD는 페이팔 앱에 통합되어있어 페이팔 유저라면 누구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페이팔 사용자는 페이팔 내의 잔고 혹은 연결된 은행/카드로 PYUSD를 구매할 수 있으며, 이를 다시 달러로 환전하거나 다른 암호자산으로 변환할 수 있다. 미국 내 페이팔 사용자끼리는 PYUSD를 송금할 때 수수료 없이 즉시 전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YUSD는 결제 통화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온라인 가맹점 결제 시 사용자가 PYUSD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PYUSD를 활용해 결제하면 페이팔은 자동으로 이를 달러로 환전하여 상인에게 지급한다. 또한, 만약 온체인/디파이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PYUSD를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네트워크를 통해 개인 지갑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PYUSD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 및 관리 구조는 다음과 같다:
발행 주체: PYUD의 공식 발행사는 팍소스 트러스트 컴퍼니(Paxos Trust Company)이다. 페이팔이 유통과 브랜딩을 담당하지만, 실제 발행은 뉴욕주의 인가를 받은 팍소스가 수행한다.
자산 보관 및 관리: 달러 예치금, 미국 국채, 현금성 자산 등으로 구성된 준비자산은 팍소스에 의해 고객 자산 신탁 계정으로 분리 보관되며, 미국 내 규제된 금융 기관에 예치된다. 예치처의 경우 State Street Bank and Trust, Western Alliance Bank, Customers Bank에 예치되어있다. 해당 은행들은 모두 FDIC에 가입된 은행이며, 팍소스는 패스스루 FDIC 예금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달러가 예치된 은행이 파산해도 FDIC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투명성 및 감사: 팍소스는 매 달 준비자산에 대한 레포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AICPA의 표준에 맞게 KPMG LLP의 회계 감사를 받는다. 아래는 1월의 준비자산 레포트인데, 1월 31일 당시 총 발행된 PYUSD의 규모인 $482,747,103보다 총 준비 자산이 $493,574,061로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준비 자산은 역레포 계약 및 은행 예치금으로 구성되어있다. (참고로 역레포 계약에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팍소스는 금융기관이나 중앙은행에 현금을 단기적으로 예치하고, 그 대가로 국채를 담보로 받으며, 만기 시점에 국채를 반환하며 대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이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이다.)
Source: Paxos
규제 및 감독: 미국에서는 연방 차원의 명확한 규제가 부재하지만, 주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대한 규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팍소스는 2015년 뉴욕주의 NYDFS로부터 한정 목적 신탁 회사 인가를 받은 기관으로, 엄격한 자본요건과 운용 규정을 준수한다.
USDC, USDT와 다르게, PYUSD는 디파이 생태계에 깊숙이 침투해있지 않아 페이팔이라는 브랜드의 명성과 다르게 온체인 및 디파이 유저들에게 매우 생소할 것이다. 도대체 PYUSD는 어디에 활용되고 있을까?
Source: Dune Analytics (@steakhouse)
PYUSD의 총 발행량은 거의 $800M에 달한다. 이는 큰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케이스지만 USDT의 발행량 $149B와 USDC의 발행량 $61B에 비해 매우 낮은 규모이다. 현재 PYUSD가 분포하고 있는 현황을 보면 대부분 EOA나 중앙화 거래소(CEX)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탈중앙화거래소(DEX)나 렌딩 프로토콜엔 2% 미만의 자금이 예치되어있다.
페이팔의 사용자는 페이팔 앱 내에서 PYUSD를 구매하면, 이는 온체인 상에 있으나, 팍소스가 운영하는 중앙화된 커스터디 시스템에 예치된다. 즉, PYUSD는 상당수 페이팔 앱 혹은 중앙화 거래소 내에 존재하며, 이는 PYUSD가 아직 온체인 생태계에 널리 채택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Source: Dune (@kodi2227)
PYUSD는 솔라나 및 이더리움 네트워크 두 개의 네트워크에서 지원된다.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PYUSD가 출시된 이후 솔라나 네트워크 위에서의 PYUSD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했으나, 최근 다시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의 유통량이 우세한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온체인에서의 유통량이 매우 낮지만 PYUSD는 아래와 같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에서 활용되고 있다:
몰포(Morpho): 몰포엔 Steakhouse Financial의 PYUSD 볼트(vault)가 존재하여, PYUSD 보유자들은 해당 볼트에 자금을 예치하고 약 2.8%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약 $12M 정도가 예치되어있다.
아베(Aave): 아베 V3의 코어 마켓엔 PYUSD를 예치하고 대출할 수 있다. 현재 $17.2M 정도의 PYUSD가 예치되어있으며, $4.7M의 PYUSD가 대출되어있다.
카미노(Kamino): 솔라나의 렌딩 프로토콜인 카미노엔 PYUSD가 약 $27M 정도 예치되어있으며, $18M 정도가 대출되어있다.
오르카(Orca): 솔라나의 DEX인 오르카엔 PYUSD와 관련하여 약 $5.5M의 유동성이 존재하여, 사용자들은 솔라나 생태계에서 PYUSD와 다른 토큰을 교환할 수 있다.
만약 통과된다면 연방 최초의 스테이블 코인 법안이 될 GENIUS Act는 상원 다수당 대표인 존 튠(John Thune)이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패스트트랙 절차를 추진 중이며, 상원 전체 표결이 5월 20일 이전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다면 이후에 하원 통과 및 대통령 서명을 받고 시행될 예정이다.
GENIUS Act가 시행된다면 다음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은행뿐만 아니라 IT 기업을 포함한 비은행 기업도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1:1 준비금 보유: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미국 달러, 단기 국채, 예금, 역레포, 현금성 자산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1:1 비율의 준비금을 유지해야 한다.
월간 공개 보고: 준비금 구성과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수량에 대한 월간 보고서를 공개해야하며, 이는 공인 회계법인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연간 재무 검사: 총 발행량이 5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발행자는 연간 재무 감사를 받아야 한다.
AML/KYC 등 제재 준수: AML 및 제재 준수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고, KYC를 포함해야 한다.
기술적 통제 수단: 법원의 명령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을 동결하거나 소각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된 명확한 법안이 없었을 때, 페이팔은 NYDFS의 규제를 받고 있는 팍소스와 함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했지만, 이제 규제가 명확해진다면 수 많은 은행, 자산운용사, 핀테크 기업 등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인 Brian Moynihan은 규제가 명확해진다면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을 암시했으며, 올해 3월 피델리티(Fidelity)가 스테이블 코인을 테스트한다는 뉴스가 나오는 등 스테이블 코인 발행 시장의 경쟁은 심화될 것이다.
점점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페이팔의 PYUSD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페이팔만의 강점을 살려야한다. 그렇다면 페이팔이 테더나 써클과 비교하여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바로 거대한 유저 베이스이다.
페이팔은 전 세계 200개 국가에서 4억3400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고, 2024년에만 $1.68T의 말도안되는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출처). 또한 SEC에 분기별로 제출하는 10-Q 보고서를 확인하면 페이팔은 2024년 12월 31일 기준 약 161억 달러의 고객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은 페이팔이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록 PYUSD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PYUSD의 점유율을 높이기위해선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뤄야 한다. 첫 번째로 현재 페이팔 앱 내에선 PYUSD를 BTC, ETH와 같은 주요 암호화폐로 변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이는 중앙화거래소(CEX)에 비해 매우 높은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매력적인 옵션이 되고 있지 못하다. 두 번째로 일반인 입장에서 현재 결제나 송금을 할 때 USD를 냅두고 PYUSD를 사용할 유인이 적다. PYUSD는 블록체인 기반이기 때문에 해외 송금에 유리할 수 있으나, PYUSD는 현재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살리기가 어렵다.
따라서 PYUSD가 널리 채택되기 위해선 아래와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심리스한 암호화폐 거래 경험: 페이팔 내에 CEX 기반의 암호화폐 거래가 심리스하게 통합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코인베이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코인베이스 내에서 USD와 PYUSD 사이의 변환 수수료가 무료이긴 하지만, 페이팔의 PYUSD 보유자가 이를 코인베이스에 활용하기 위해선 이더리움 혹은 솔라나 네트워크를 통해 코인베이스 계정에 PYUSD를 전송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글로벌 PYUSD 서비스 지원: 미국뿐만 아니라 페이팔이 서비스되고 있는 전 국가에 PYUSD가 서비스된다면 글로벌 송금, 해외 여행시 결제 등 엄청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스테이블 코인 산업은 초기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규제가 다 다를 것이므로,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활발한 온체인 통합: 디파이 역사가 증명하듯이 스테이블 코인의 유틸리티는 스테이블 코인 유통량 증가의 핵심이다. 통계에서 살펴봤듯이 현재 온체인에서 활용되는 PYUSD의 규모는 매우 낮다. 인센티브나 유동성 측면에서 디파이 사용자들이 PYUSD를 사용할 유인이 매우 적기에, 페이팔은 메이저 디파이 프로토콜들과 협업하여 온체인에서의 PYUSD 유틸리티를
한 가지 주목해야할 것은, 2025년 여름부터 실시할 PYUSD 잔고에 대한 3.7% 이자 보상 프로그램이다. 페이팔이나 어펌(Affirm)같은 경우 고객들에게 저축 계좌를 제공함으로써 현금에 대해 연 3.8~4.3%에 해당하는 이자를 제공하긴 하지만, 이는 고객들이 결제 계정의 잔고에서 저축 계좌로 자금을 옮겨야 하며, 앱 내의 기본 잔고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진 않는다. PYUSD의 경우 페이팔 계정 잔고 내에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자가 지급되기 때문에 이는 UX적으로 굉장한 향상이고, 고객들이 잔고를 현금(fiat)이 아닌 PYUSD로 보유하고 있을 유인을 충분히 제공하고, PYUSD의 채택을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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