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들 파이낸스는 보로스(Boros)를 통해 무기한 선물 거래소로부터 발생하는 펀딩 레이트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 펀딩 레이트로 매일 1천 5백억 - 2천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상기하였을 때, 펀딩 레이트를 토큰화하여 거래가능하게 하는 보로스는 높은 잠재력을 갖는다.
에테나는 USDe를 통해 펀딩 레이트를 디파이에 안착시키며 높은 APY를 창출하고 있지만, 펀딩 레이트의 높은 변동성에 따라 sUSDe의 APY 또한 가파른 변동성을 보이는 현상은 아직까지 한계로 남겨두고 있다.
펜들 파이낸스는 보로스를 통해 펀딩 레이트의 변동성을 헷징할 수 있는 수단을 제안한다. 보로스는 펀딩 레이트를 토큰화하여 펀딩 레이트에 대해 헷징 포지션을 만들거나 마진 거래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용자로 하여금 펀딩 레이트에 기반한, 다변화된 전략을 취할 수 있게한다.
보로스는 에테나와 같이 펀딩 레이트에 이자 수익의 원천을 의존하는 디파이 프로토콜이나 무기한 선물 DEX 등과 상호운용되며 디파이의 머니레고를 한단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펜들 파이낸스가 앞둔 보로스의 본격적인 출시를 고대해볼만 하다
Source: X(@MacroMate8)
디파이는 밈코인 사이클에 밀려 잠시 시장의 주류에서 멀어진듯 보이지만, 여전히 혁신을 거듭하는 중이다. 예컨대, 단기 채권과 같은 RWA를 담보 자산으로 이용하여 이자의 원천으로 만드는 방식은 이제 보편적인 담보 구조로 자리잡았고, 스테이블 코인은 그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시장 적합성을 성공적으로 찾은 듯하며, 메이저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상호운용성(ex. SKY - Ethena - Pendle)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디파이는 담보 자산의 다변화, 이자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머니 레고’의 시작점이 되는 상호운용성을 중심으로 시장 규모의 확대와 질적 제고를 지속하고있다.
그럼에도 디파이는 아직까지 미개척된 영역을 남겨두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무기한 선물 거래소로부터 발생하는 펀딩 레이트(혹은 펀딩피) 시장이다. 선물 거래소의 펀딩 레이트에서 매일 1천 5백억 - 2천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이 발생된다는 것을 상기하였을 때, 현재의 디파이를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펀딩 레이트를 디파이의 머니레고로 편입시키는 접근은 매우 높은 잠재력을 갖고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플레이어로, 펜들 파이낸스가 보로스(Boros)를 새롭게 제안하며 나섰다. 선물 거래소의 펀딩 레이트를 토큰화하고자 하는 보로스는 특히 이자의 원천을 펀딩 레이트에 의존하는 디파이 프로토콜로 하여금 적절한 솔루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아래서부터는 보로스를 통해 펀딩 레이트가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과 결합되는 양상, 특히 에테나(Ethena)와의 상호운용성을 중심으로 보로스가 해결하고자 하는 디파이의 문제와 그 잠재력을 조명해본다.
Source: Binance Blog
먼저, 펀딩 레이트는 정해진 만기일이 없는 무기한 선물 거래소에서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좁히기 위해 고안된 메커니즘이다. 정확히는 롱-숏 포지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포지션 비율에 따른 패널티 혹은 프리미엄, 즉 펀딩비를 부여함으로써 현물과 선물의 가격을 좁히는 것이다. 이러한 펀딩 레이트는 무기한 선물 거래를 작동하기 위한 기본적인 메커니즘이자, 시장 지표 혹은 베이시스 거래와 같은 전략에 사용되며 크립토 시장에서 핵심적인 메커니즘으로 기능해왔다.
다만, 이제까지 펀딩 레이트는 CEX 내 오프체인 상에 분리되어 있거나 렌딩 혹은 일드 마켓 등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디파이 머니레고와 결합되지 못한 채 남아있었다. 그러한 펀딩 레이트를 디파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플레이어가 있는데, 바로 펀딩 레이트에 기반하여 합성 자산 달러인 USDe의 이자를 수급하는 에테나 프로토콜이다.
Source: Stablecoin issuers | Markets | Token Terminal
에테나는 담보 자산에 비례하여 선물 거래소에서 숏포지션을 잡아 델타 중립 상태의 USDe를 생성하고, 해당 숏 포지션에 따른 펀딩비로 이자를 수급하는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USDe의 독특한 구조와 함께 에테나는 출시 이래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현재는 전체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 중 25%라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4억 달러 규모의 TVL을 달성하며 디파이 시장의 선두에 자리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Source: Ethena Labs
에테나의 급속한 성장의 배경에는 sUSDe(스테이킹된 USDe) 보유자에게 약 25% APY라는 준수한 이자율을 제공한다는 점이 주요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에테나가 창출하는 이자는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오는데, 숏포지션으로부터 발생하는 베이시스 차익부터, 이자수익형 스테이블 코인이나 LST를 sUSDe의 담보 자산으로 관리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이자를 창출한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 에테나가 sUSDe에 수급하는 이자는 세가지의 주요한 원천으로부터 나온다. 첫째로는 LST를 담보 자산으로 보유하여 이더리움의 PoS에서 발생하는 스테이킹 수익을 이자로 수급하고, 둘째로는 상기하였다시피 숏포지션으로부터 발생하는 펀딩비로 이자를 수급하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USDC를 보유함에 따라 코인베이스의 로열티 프로그램으로부터 지급받는 수익, 스카이 프로토콜의 차입 수수료와 같이 스테이블 코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자를 수급한다.
사실 에테나는 출시 시점부터 펀딩 레이트로부터 발생하는 이자율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받아왔다. 전체적인 크립토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거래소 내의 숏포지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펀딩 레이트가 마이너스로 전환된다면, 오히려 에테나 프로토콜이 롱포지션 보유자에게 펀딩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프로토콜이 수익이 잠식되면서 이자율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Source: Ethena Labs
이러한 의문에 대해 에테나는 짧지 않은 기간에 걸쳐 어느정도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블랙록의 BUIDL 펀드(미국 국채 담보 자산) 기반의 UStb를 담보화하려는 계획부터 담보 자산의 다변화와 충분한 준비금의 확보 등, 지속가능한 이자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해왔으며, 그에 따라 지난 1년간 sUSDe의 APY가 1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게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사실을 고려하였을 때, Ethena는 출시 초기에 있었던 세간의 우려와 달리 충분한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ource: Hedging | Ethena
그러나 우리가 다음으로 에테나 프로토콜에서 주목해볼 지표는, 바로 APY의 등락이다. 에테나가 적절한 APY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PY의 등락은 매우 가파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크립토 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무기한 선물 거래소의 펀딩 레이트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데, 에테나가 제공하는 APY가 그러한 펀딩 레이트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에테나가 안정적인 이자율을 창출하기 위해 담보 자산을 다변화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변동성의 펀딩 레이트를 이자의 원천으로 삼기 때문에 등락이 적은, 일정한 APY를 보장하는 데 한계가 따르는 것이다.
Source: Historical CD Interest Rates 1984-2024 | Bankrate
높은 변동성의 이자율은 전통 금융의 금리와 비교하였을 때, 보다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자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은 디파이 프로토콜과 사용자로 하여금 자산 운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해결 과제로 여겨질 필요가 있으며, 디파이가 전통 금융과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거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진다.
펀딩 레이트의 높은 변동성이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펜들 파이낸스는 펀딩 레이트의 변동성을 헷징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로스를 제안하는데, 그 상세한 메커니즘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에 펜들이 제공해왔던 핵심적인 기능을 통해 보로스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유추해볼 수 있다. 이제까지 펜들 파이낸스가 디파이 생태계에서 고유하게 제안해왔던 가치에는 무엇보다 유동화할 수 없는 자산을 유동화하여 거래가능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이 핵심적으로 위치한다.
펜들 파이낸스의 기본적인 기능은 LST, LRT, 스테이블 코인 등의 이자수익형 자산을 원금 토큰인 PT(Principal Token)와 이자 토큰인 YT(Yield Token)로 분리하여, 특정한 만기일까지 이자수익형 자산의 이자를 따로 떼어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이자수익형 자산의 APY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YT와 PT를 차익 거래 한다거나,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한 PT를 렌딩 프로토콜의 담보 자산으로 맡겨 차입 수수료를 극대화하는 등의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이밖에도 펜들 파이낸스는 여타 프로젝트에서 에어드롭을 위해 진행하는 포인트노믹스와 긴밀하게 결합되어 성공적으로 시장 적합성을 찾은 바있다. 그 방식은 YT, PT 메커니즘을 그대로 가져와 포인트에 대한 차익거래나 레버리지 파밍, 혹은 포인트 파밍에 대한 리스크를 헷징하는 등의 전략을 가능케하는 것이었다. 특히 Eigenlayer를 비롯한 리스테이킹 인프라, Ether.Fi 등의 유동화 리스테이킹 프로토콜이 설계한 포인트노믹스와 긴밀하게 결합되었다. 이를 계기로 펜들 파이낸스는 대표적인 일드 트레이딩 마켓으로서 디파이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
Source: Pendle Blog
일드 트레이딩이라는 고유한 기능을 토대로 시장 적합성을 찾은 펜들 파이낸스는 최근에 보로스의 출시를 예고하며 다음의 타겟 시장으로 펀딩 레이트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물론, 펀딩 레이트는 보로스의 주요한 타겟 시장 중 하나이며,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V2가 주로 취급하던 온체인 일드 뿐만 아니라, 펀딩 레이트와 같이 오프체인으로부터 발생하는 일드를 거래하는 마켓으로 확장하려는 데 보로스의 목표가 놓여있다. 보로스는 가장 앞선 타겟 시장인 펀딩 레이트를 토큰화하는 메커니즘을 토대로, 크게 두 가지의 효용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는, 펀딩 레이트로부터 발생하는 리스크를 헷징할 수 있다. 펜들에 의하면, 현재 대규모의 펀딩 레이트를 헷징할 수 있는 신뢰가능한 수단이 없다고 밝힌다. 이에 보로스는 토큰화한 펀딩 레이트를 통해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펀딩 레이트에 대한 헷징 포지션을 만들어주는 등, 펀딩 레이트를 이용하여 더욱 다변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에테나 프로토콜의 USDe 보유자는 보로스의 토큰화한 펀딩 레이트를 기반으로 펀딩비에 대한 노출을 헷징함으로써 USDe로부터 고정된 이자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둘째로, 펀딩 레이트에 대한 마진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보로스는 펀딩 레이트를 토큰화하므로, 펀딩 레이트의 등락에 따라 생기는 마진 거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거래자는 펀딩 레이트에 기반한 전략을 통해 추가적인 차익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펜들 파이낸스의 보로스가 내포하는 가장 큰 잠재력은 일간 1천 5백억 - 2천억 달러 규모의 거래액이 발생하는 펀딩 레이트 마켓을 디파이 생태계에 편입시키며 디파이 머니레고를 한단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데 있다. 기존의 펀딩 레이트 마켓은 큰 규모와 함께 크립토 마켓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디파이와 단절되어 있는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이에 에테나 프로토콜이 베이시스 수익을 통해 처음 펀딩 레이트를 디파이에 들여왔다면, 보로스는 본격적으로 펀딩 레이트에 기반하여 머니 레고를 구축하고 펀딩 레이트 그 자체로 차익 거래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보로스는 디파이 생태계에서 그 규모를 점차 확장하고 있는 무기한 선물 DEX와 시너지를 내는 양상으로 추후의 전개를 기대해볼 수 있다. 최근 무기한 선물 DEX의 거래량은 일간 8억 달러 가량으로 하이퍼리퀴드나 dYdX와 같은 무기한 선물 DEX가 CEX에 못지않은 연산 속도와 롱테일 자산의 리스팅과 같은 해자를 통해 고유한 시장적 지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다만, 무기한 선물 DEX 자체적으로는 온체인 오더북 엔진, 사전 마켓(Pre-market), 전략적 풀(Strategy Pool)과 같은 기능들과 함께, 거래 환경과 성능적 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일드 마켓이나 렌딩마켓과 함께 상호운영하며 구축되는 디파이 머니레고와는 동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이에 보로스는 무기한 선물 DEX의 펀딩 레이트를 기반하여 부가적으로 파생되는 구조화 상품을 설계하거나, 여러 무기한 선물 DEX 간에 펀딩 레이트의 차이를 비교하여 토큰화한 펀딩레이트를 통한 차익 거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디파이 상호운용 및 트레이딩 전략에 결합되는 가능성을 갖는다.
펜들 파이낸스는 이제까지 V2를 통해 스테이킹, 리스테이킹, RWA, BTCfi 등 온체인 이자를 위한 기본 엔진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 이에서 나아가 보로스는 온체인을 넘어 펀딩 레이트를 비롯한 모든 방식의 일드를 포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러한 보로스는 펜들 파이낸스의 성장 뿐만 아니라, 디파이 생태계 또한 한단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앞둔 출시를 고대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