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전략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이동하려는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이 흐름에서, 이더 머신(The Ether Machine)은 “능동적 ETH 생성 기업”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ETH의 단순 보유를 넘어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보유에 집중한 반면, 이더 머신은 ETH를 기반으로 한 레버리지 운영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수익 모델의 발생도 의미하지만, 금융, 기술, 규제 리스크가 중첩되며,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적 위험도 함께 발생시킨다.
이더 머신이 성공한다면 “포스트-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델로 자리매김하겠지만, 실패 시 기관 투자자들의 온체인 전략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의 향방은 앞으로 공시 자료, 규제 방향, 수익률 성과, 생태계 반응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Source: Strategy X
2020년 여름,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비트코인을 기업 예비 자산으로 채택하면서 시작된 기관의 자체 재무전략형 암호화폐 투자가 5년을 맞은 지금, 그 무게추가 이더리움(Ethereum)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이더리움 패권을 두고 벌어지는 상장 기업 간 경쟁이 있다. 이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성공적으로 포지셔닝했듯, 이더리움 역시 “생산적인 디지털 오일”, 혹은 ”수익을 창출하는 인터넷 채권”으로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경쟁에서 선두 주자는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 SBET)과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 BMNR)였다. 샤프링크는 280,706 ETH를 보유하며 일시적으로 최대 보유 기업에 올랐고, 공모(ATM) 자금으로 ETH를 매입해 거의 전량을 스테이킹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샤프링크는 “희석 주식 1,000주당 ETH 보유량”을 나타내는 독자적 지표인 “$ETH 집중도 지표”를 도입해,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강조했다. 비트마인 역시 약 10억 달러 상당, 300,657 ETH를 확보하며 샤프링크를 제쳤고, 전체 ETH 공급량의 5% 매입과 스테이킹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외에도 비트 디지털(Bit Digital), 이더 캐피탈(Ether Capital) 등 여러 기업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런 구도 속, “이더 머신(The Ether Machine)”도 이 흐름에 뛰어들었다. 스팩(SPAC) 합병을 통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15억 달러 이상의 초기 자본과 400,000 ETH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가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공개된 물량으로는 세계 최대의 ETH 보유 기업이 될 전망이다.
Source: Cointelegraph X
최근 이더 머신은 블록체인 분야의 대표적 벤처 캐피탈인 판테라 캐피탈(Pantera Capital)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다시 한번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단순한 자금 유치가 아니라, 이더 머신의 “능동적 ETH 생성 기업” 모델이 주류 기관 투자자로부터 전략적 타당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판테라는 특히 이더 머신이 ETH 보유에 그치지 않고, 스테이킹과 리스테이킹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직접 기여하고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는 향후 추가 기관 자금 유치와 사업 확장의 중요한 신뢰 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더 머신이 진정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보유 규모가 아니라, 그 운영 철학에 있다. 이들은 자신을 단순 ETH 보유사나 이더리움 ETF 제공사가 아닌 “능동적인 ETH 생성 기업(Active ETH Generation Company)”으로 규정한다. 이는 ETH를 단순히 축적하는 자산이 아니라, 스테이킹, 디파이, 인프라 참여를 통해 능동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운용 자산”으로 재정의하려는 전략이다.
이더 머신의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와의 비교해봐야 한다. 두 기업 모두 암호화폐를 핵심 자산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기반 자산의 성격, 자금 조달 방식, 사업 모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Source: Medium | Modern Techno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가치 저장 기능에 집중한다. 비트코인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비생산적 자산”이지만, 그 절대적 공급 제한과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가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전략은 오직 이 서사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다.
반면, 이더 머신은 이더리움의 생산성에 주목한다. ETH는 탈중앙화 앱(디파이 등)의 연료로 사용되고, 디파이 담보로 활용되며, 지분증명(PoS) 기반의 스테이킹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이더리움은 단순한 보유 자산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기여함으로써 “생산 가능한 자산”이 된다. 이더 머신이 추구하는 전략은 이 생산성과 직접 연결된다.
두 기업 모두 부채를 활용해 암호화폐 매입 자금을 조달하는 전략을 사용하지만, 그 배경에는 정교한 금융 공학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주로 전환사채(Convertible Senior Notes) 발행을 통해 저금리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모델을 개척했다. 투자자들은 낮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이 채권에 매력을 느끼는데, 이는 주가 하락 시에는 원금 상환의 안정성을 보장받고, 주가 상승 시에는 주식으로 전환하여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옵션(Option)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의 높은 변동성은 이 전환 옵션의 가치를 높여, 회사가 매우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자금 조달은 강력한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를 형성한다. 회사가 부채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면, 대규모 매수세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이는 다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를 끌어올린다. 상승한 주가는 회사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여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더 머신 역시 스팩 합병 이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유사한 부채 및 주식 발행을 통해 ETH 매입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사업 모델에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본질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보유 기업(Lever-aged Holding Company)”이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사업은 부차적인 것이 되었고, 회사의 성패는 거의 전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부채 비용보다 빠르게 상승하는지에 달려있다.
반면 이더 머신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더리움 운영 기업(Leveraged Operating Company)”을 표방한다. 이들은 단순히 ETH를 보유하는 것을 넘어, 스테이킹, 리스테이킹(Restaking), 그리고 검증된 안전한 디파이 프로토콜에 자산을 배포하여 적극적으로 “알파(Alpha)”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ETH 가격 상승 외에 ETH 수량 자체를 늘리는 두 번째 수익원을 창출한다. 더 나아가 다른 기관을 위한 “인프라 솔루션 구축” 계획은 잠재적인 B2B 서비스 수익 모델까지 포함하고 있어, 훨씬 더 동적인 사업 구조를 가진다.
이더 머신이 설계한 미래는 거대한 수익 기회를 품고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만큼이나 리스크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성공은 생산 자산의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능력에 달려 있고, 실패는 다층적 위험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될 수 있다.
이더 머신의 가장 큰 강점은 ETH로 표시되는 복리 수익 구조에 있다. 단순히 ETH 가격 상승에만 의존하는 비트코인 방식과 달리, 이더 머신은 보유 ETH의 수량 자체를 늘릴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한다. 스테이킹과 리스테이킹을 통해 발생한 보상을 꾸준히 재투자한다면, ETH 자산은 복리 효과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달러 기준의 변동성과 무관하게 자산의 기반 자체를 키울 수 있는 구조이며, 단순 보유 전략에 집중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델과는 차별점을 가진다.
이 복리 구조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더 머신은 단순한 ETH 스테이킹을 넘어 다층적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아직 이더 머신이 런칭 초기이기 때문에 추후 아래처럼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기초 수익 확보 (Foundation Yield): 유동성 스테이킹(Liquid Staking)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더 머신처럼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의 경우, 직접 검증인 노드를 운영하는 데 따른 기술적 부담과 유동성 제약이 크기 때문에, 라이도와 같은 시장 대표 프로토콜이나 피그멘트(Figment), 킬른(Kiln) 같은 기관 전용 플랫폼이 유력한 선택지이다. 이를 통해 ETH는 즉시 수익 창출 자산으로 전환되며, 동시에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수익률 증대 (Yield Amplification): 기초 수익 위에 추가 수익을 더하는 방법은 유동성 리스테이킹(Liquid Restaking)이다. 아이겐레이어(EigenLayer) 기반으로 스테이킹된 ETH를 다시 담보로 활용해 추가 보상을 얻는 구조다. 이더 머신은 직접 리스크를 떠안기보다는 이더파이(EtherFi), mETH 프로토콜(mETH Protocol), 렌조(Renzo) 등 유동성 리스테이킹 토큰(Liquid Restaking Token, LRT) 프로토콜을 통해 스테이킹과 리스테이킹 수익을 모두 확보하는 이중 수익 구조를 추구할 수 있다.
적극적인 알파 창출 (Active Alpha Generation): 시장의 비효율성을 공략해 초과 수익(알파)을 노리는 전략 또한 가능하다. 예를 들어, ETH 현물과 무기한 선물의 델타-중립 포지션을 구성해 시장 방향성과 무관하게 펀딩 수익을 수취하거나, 유니스왑 V3에서 특정 가격 범위에 유동성을 집중 공급해 거래 수수료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보다 정교한 운용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업 모델로의 확장 (Business Model Expansion): 이러한 자산 운용 경험이 축적되고, 수익 모델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되면, 이더 머신은 서비스형 검증인(Validator-as-a-Service)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 타 기관의 ETH를 위탁받아 운용하고 수수료를 받는 B2B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자산 운용을 넘어,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 제공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장기적 비전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이더 머신은 기초 스테이킹 → 리스테이킹 → 디파이 운용 → 인프라 사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ETH 수익 → 재투자 → 보유량 증가 → 수익 확대로 순환하는 강력한 ETH 복리 플라이휠을 구축할 수 있다. 이 플라이휠이 의도대로 작동한다면, 이더 머신은 시장 변동성에 덜 휘둘리면서도 지속적으로 자산을 성장시키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
3.2.1 금융 및 시장 리스크: 레버리지의 위험
이더 머신은 ETH를 매입하기 위해 부채를 활용한다. ETH 가격이 급락하면 자산보다 부채가 더 커지는 지불 불능 상태가 닥칠 수 있다. 이 경우 주가는 ETH보다 더 큰 폭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전환사채처럼 복잡한 금융 구조는 지분 희석이나 채무불이행 리스크도 수반한다.
즉, 수익성은 복리로 쌓이지만, 손실은 레버리지로 증폭될 수 있다. 이 구조는 시장이 호의적일 때는 빠른 자산 확대를 돕지만, 하락장에서는 치명적이다.
3.2.2 기술 및 규제 리스크: 스테이킹의 미지 영역
이더 머신의 운영 모델은 스테이킹, 리스테이킹, 디파이 등 규제 회색지대에 깊이 들어와 있다. 2025년 5월 SEC가 일부 스테이킹은 증권이 아니라고 밝히긴 했지만, 이는 법적 효력이 없고 리스테이킹과 유동성 스테이킹은 논의 대상조차 아니었다. 이 때문에, 이더 머신이 가려고 하는 영역에서는 규제 리스크가 단순 벌금을 넘어 사업 모델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블랙록의 ETH ETF 스테이킹 시도조차 아직 승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적 위험도 크다. 검증인 실패나 다운타임으로 인한 슬래싱(Slashing), 리스테이킹 구조의 추가 리스크, DeFi의 스마트 컨트랙트 해킹 등은 모두 자산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리스테이킹은 리스크를 수직으로 겹겹이 쌓는 구조다. 한 시스템의 오류가 전체 포트폴리오에 전이될 수 있다.
3.2.3 거버넌스 및 중앙화 리스크: 이더리움 생태계의 고유한 과제
이더리움의 거버넌스 구조도 변수다. 이더리움 재단은 소수 ETH만 보유하고 있지만, 개발 방향과 자금 지원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지닌다는 비판을 받는다. 기관 투자자인 이더 머신은 이 “사회적 리스크”에 노출된다. 또한, 지분증명(PoS) 전환 이후 라이도(Lido)와 같은 대형 주체에 스테이킹이 집중되면서 탈중앙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더 머신의 등장 자체가 스테이킹 집중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커뮤니티의 비판과 규제 당국의 감시를 불러올 수 있다.
Source: CS Bastiat X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지적했듯, 많은 디파이와 레이어2 프로젝트는 실제로 관리자 키(admin key)나 중앙 집중형 시퀀서와 같은 통제 장치(Backdoors)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프로토콜의 규칙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자금을 동결할 수 있어, 겉으로는 탈중앙화처럼 보여도 실상은 중앙화된 운영에 의존한다. 이더 머신이 이런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코드의 무결성이나 분산성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운영 주체의 판단과 윤리에 기대는 구조에 베팅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규제 개입, 내부 조작, 해킹 등에 훨씬 취약한 시스템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3.2.4 이더 머신, 시스템 리스크의 잠재성
이더 머신은 단순한 암호화폐 보유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부채를 활용해 대규모 ETH를 매입하고, 이를 다시 디파이 프로토콜, 스테이킹, 리스테이킹 등 다양한 수익 전략에 재투자한다. 자산 운용과 네트워크 참여가 결합된 이 구조는 금융 레버리지와 프로토콜 레버리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형태다.
이중 레버리지 구조는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증폭시키지만, 하락장에서는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ETH 가격이 급락하거나, 스테이킹된 자산이 슬래싱되면, 이더 머신은 담보 부족을 메우기 위해 대량의 ETH를 시장에 매도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매도 압력은 ETH 가격을 추가로 하락시키고, 이더 머신이 참여한 다수의 프로토콜들과 특히 보안 의존도가 높은 AVS(Actively Validated Services)에 연쇄적인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이더 머신은 단순 투자자가 아닌, 이더리움 생태계에 시스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플레이어다. 이들의 전략이 성공하면 강력한 수익 엔진이 되겠지만, 실패할 경우 전체 생태계에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는 잠재적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Source: imgflip.com
이더 머신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금융 전략에 디파이 파워 유저의 복잡한 온체인 운영 방식을 접목하려 한다. 이는 단순히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블록체인 그 자체를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으려는 새로운 유형의 공개 기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델이 과연 “포스트-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될 수 있을까? 만약 성공한다면, 이는 상장 기업이 암호화폐의 수동적 보유자를 넘어 탈중앙 경제의 능동적 참여자이자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특히 이더리움처럼 생산성을 지닌 자산을 활용해 자산을 능동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이 제도권 내에서도 실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자산을 바라보는 기관의 관점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이 도전에는 높은 복잡성과 함께 여러겹의 리스크가 뒤따른다. 기술, 금융, 규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성공을 제약할 수 있으며, 구조 자체의 정교함이 오히려 실패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이더 머신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거나, 외부 요인에 의해 타격을 입는다면, 기관 투자자들은 다시 ETF나 단순 보유 중심의 전략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이더 머신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특히 눈여겨봐야 할 몇 가지 신호가 있다:
SEC 제출 문서와 스팩 합병 정보: 이더 머신은 다이내믹스 코퍼레이션(Dynamix Corporation, DYNX)과의 스팩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SEC에 최종적으로 제출될 S-4 문서는 단순한 합병 공시를 넘어, 회사의 재무 상태, 지배 구조, 리스크 요인 등을 포괄적으로 담아낸 핵심 자료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문서를 통해 이더 머신이 평가하는 경쟁 환경, 성장 전략, 시장 내 포지셔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테이킹 관련 규제 동향: SEC가 스테이킹, 특히 여러 프로토콜에 걸친 리스테이킹(restaking)을 증권 행위로 간주할지 여부는 이더 머신의 사업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만약 해당 활동이 증권으로 규정될 경우, 이더 머신은 등록, 공시 등 보다 엄격한 법적 의무를 부담하게 되며, 운영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향후 SEC의 가이드라인 또는 관련 판례는 이더 머신뿐 아니라 유동성 스테이킹 시장 전반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초기 수익률 및 운용 보고서: 사업 개시 이후 공개될 초기 스테이킹 및 디파이 운용 실적은 이더 머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 수익 창출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된다. 단순히 수익률 수치만이 아니라, 해당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감수한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 슬래싱(slashing) 위험, 프로토콜 리스크 등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수익성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입증된다면, 이는 기관 투자자의 신뢰를 이끌어내고 시장 안착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생태계의 반응: 이더 머신이 이더리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커뮤니티와 기관 투자자들의 시각은 엇갈릴 수 있다. 대규모 자본 유입과 인프라 확장에 기여하는 긍정적 역할로 평가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검증인 집중도 증가, 네트워크 중앙화 심화 등 탈중앙성 훼손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커뮤니티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단순한 평판 관리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더 머신의 성패를 떠나, 이와 같은 사업 모델의 출현은 현시점에서 큰 화두를 던진다. 이는 전통 금융과 탈중앙 네트워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리스크를 어떻게 정의하고, 규제를 어떻게 해석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더 머신은 기관 암호화폐 투자의 다음 장을 여는 중요한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을지는 앞으로 나올 여러 정보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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