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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도 큐레이티드 모듈 V2: 이더리움 밸리데이터 시장의 재설계

    2026년 3월 10일 · 13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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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 라이도(Lido)의 큐레이티드 모듈(Curated Module, 이하 CM)은 전체 stETH 스테이킹 물량의 약 92%를 맡고 있는 핵심 모듈이다. 하지만 고정된 수수료 구조, 경직된 스테이크 배분, 평판에만 의존하는 책임 체계 등 초기 설계의 한계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 이더리움의 펙트라(Pectra) 업그레이드에서 도입된 0x02 밸리데이터(EIP-7251)는 밸리데이터당 최대 유효 잔액을 32 ETH에서 2,048 ETH로 끌어올렸으며, 이러한 변화는 라이도 같은 대규모 스테이킹 프로토콜에 아키텍처 수준의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 CMv2는 보증 담보금(bond) 기반의 경제적 책임 도입, 7가지 노드 오퍼레이터 유형 분류, 거버넌스 간소화, 0x02 네이티브 지원 등을 통해 큐레이티드 모듈을 '관리형 등록부'에서 '밸리데이터 마켓플레이스'로 진화시키고자 한다.

    • 전체 마이그레이션에는 약 4.5~6개월이 소요되며, 프로토콜 차원에서 약 738.5 ETH의 보상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라이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전환이 될 것이다.


    1. 라이도의 심장: 큐레이티드 모듈

    1.1 큐레이티드 모듈이란?

    라이도는 사용자가 맡긴 ETH를 노드 오퍼레이터(Node Operator, 검증 인프라 운영자)들에게 나누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검증에 참여시키고, 그 대가로 스테이킹 보상을 얻는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이다. 사용자는 ETH를 맡기고 stETH를 받으며, 이 stETH를 DeFi 생태계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스테이킹 보상의 90%는 stETH 보유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10%는 프로토콜 수수료로 노드 오퍼레이터와 라이도 DAO 재무부에 나뉜다.

    이 전체 구조의 중심에 큐레이티드 모듈이 있다. 큐레이티드 모듈은 라이도가 가장 처음 만든 스테이킹 모듈로, 과거에는 노드 오퍼레이터스 레지스트리(Node Operators Registry)라 불렸다. "큐레이티드(선별된)"라는 이름답게, 이 모듈에 참여하려면 라이도 DAO의 거버넌스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비즈니스 연속성, 보안 관행, 인프라 구성, 소프트웨어 스택의 다양성, 지리적 분산 등 여러 기준을 충족한 전문 스테이킹 조직과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팀들만이 참여 자격을 얻는다.

    모듈 내부에서 스테이크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배분된다. 현재 활성 서명 키(signing key)가 가장 적은 노드 오퍼레이터에게 새 예치금이 우선 배분되는 방식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오퍼레이터들 사이에 스테이크가 고르게 분포된다. 출금은 반대로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가장 많은 키를 가진 오퍼레이터부터 순차적으로 처리된다.

    Source: Lido

    현재 라이도에는 큐레이티드 모듈 외에도 두 개의 모듈이 더 있다. 커뮤니티 스테이킹 모듈(CSM)은 솔로 스테이커 등 커뮤니티 참여자가 보증 담보금을 걸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허가 불필요) 모듈이다. 심플 DVT 모듈(SDVTM)은 분산 밸리데이터 기술(DVT)을 활용한 클러스터 기반 모듈이다. 이 모듈들은 스테이킹 라우터(Staking Router)라는 상위 구조를 통해 연결되며, 새 예치금은 각 모듈의 남은 용량과 점유율 한도에 따라 자동으로 분배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큐레이티드 모듈이 점유율 상한이 없는 유일한 모듈이라는 것이다. 다른 모듈에 더 이상 배분할 공간이 없을 때, 큐레이티드 모듈이 최종 수용처(폴백) 역할을 한다. 또한 큐레이티드 모듈은 보증 담보금 없이 운영되는(bondless) 모듈이다. CSM 참여자들은 ETH, stETH, 또는 wstETH 형태의 보증 담보금을 예치해야 하지만, 큐레이티드 모듈의 오퍼레이터들은 DAO 심사를 통해 검증된 평판만으로 참여한다. 이 구조가 지금까지 잘 작동해왔지만, 스테이킹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는 것이 CMv2 논의의 출발점이다.

    1.2 숫자로 보는 큐레이티드 모듈의 현황

    큐레이티드 모듈은 현재 전체 stETH 공급량의 약 91%, 대략 8.5M ETH를 보유하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 약 180억 달러 규모의 TVL이다 (2026.03.05 기준, ETH $2,121). 나머지 약 8%는 CSM과 SDVTM에 분배되어 있지만, 라이도의 스테이킹 인프라는 사실상 큐레이티드 모듈 위에서 돌아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2025년 3분기 라이도가 발표한 수치를 통해 DVT 기술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큐레이티드 모듈의 주요 노드 오퍼레이터 5곳이 4,900개의 밸리데이터의 약 156,800 ETH를 오볼(Obol) 및 SSV 네트워크 기반의 DVT 셋업으로 전환했으며, 이에 따라 라이도 전체의 DVT 밸리데이터 수는 17,124개로 전분기 대비 약 57.65% 증가했다. CSM의 점유율 한도도 2025년 10월 CSM v2 업그레이드와 함께 5%로 확대되었고, 2026년 1월에는 7.5%로 다시 상향되어 퍼미션리스 오퍼레이터들이 전체 스테이킹 ETH의 약 1.5%를 담당하게 되었다.

    수수료 구조도 최근 바뀌었다. 2025년 12월, 라이도 DAO는 온체인 투표(#195 옴니버스 프로포절)를 통해 큐레이티드 모듈의 수수료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10% 프로토콜 수수료를 노드 오퍼레이터 5%, DAO 5%로 균등하게 나눴지만, 새 구조에서는 오퍼레이터 유형별로 차등을 두기 시작했다. 스탠다드(Standard) 유형 3.50%, 추가 기여(Extra Effort) 유형 4.00%, 클라이언트-팀(Client-Team) 유형 4.50%로, 이더리움 생태계에 대한 기여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구조다. 라이도 측은 이 개편만으로 2026년에 연간 약 2,600 ETH의 추가 프로토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진적 개선은 큐레이티드 모듈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 외부 환경의 변화와 모듈 내부의 설계 제약이 맞물리면서, 보다 본질적인 재설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 큐레이티드 모듈 재설계의 필요성

    2.1 이더리움 펙트라와 0x02 밸리데이터의 등장

    재설계를 촉발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이더리움의 펙트라 업그레이드다. 2025년 5월 7일 메인넷에 적용된 펙트라는 이더리움 역사상 가장 많은 EIP(11개)를 포함한 대규모 업그레이드였으며, 그중 스테이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EIP-7251이다.

    EIP-7251은 밸리데이터의 최대 유효 잔액을 기존 32 ETH에서 2,048 ETH로 대폭 높였다. 이를 활용하려면 밸리데이터가 기존 0x01 출금 자격 증명을 새로운 0x02 유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0x02 밸리데이터는 32~2,048 ETH 사이의 금액을 스테이킹할 수 있고, 보상이 잔액 2,048 ETH에 이를 때까지 자동으로 복리 적용(auto-compounding)된다. 기존에는 32 ETH 초과분이 자동으로 출금되었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얻으려면 일일이 출금 후 새 밸리데이터를 만들어야 했다.

    이 변화가 라이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현재 큐레이티드 모듈이 약 7.95M ETH를 운용하고 있는데, 32 ETH 체제에서는 이를 위해 약 248,000개 이상의 밸리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2,048 ETH 밸리데이터로 전환하면 약 3,882개만으로 같은 규모를 운영할 수 있다. 밸리데이터 수가 줄면 P2P 메시지 오버헤드 감소, BLS 서명 집계 부담 경감, 비콘 스테이트 크기 축소 등으로 이더리움 전체의 합의 효율이 높아진다.

    문제는 기존 CMv1이 32 ETH 밸리데이터를 전제로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라우팅, 회계, 리스크 모델 모두 밸리데이터 한 대의 잔액이 32 ETH로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 위에 있다. 32~2,048 ETH 사이를 오가는 동적 잔액, 기존 밸리데이터에 추가 입금(top-up)하는 개념, 전체 퇴장 없이 일부만 인출하는 부분 출금 등을 기존 구조로 온전히 수용하기는 어렵다. 0x02 지원은 기능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모듈 아키텍처 자체를 다시 짜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2.2 고정된 경제 구조의 한계

    외부 요인 외에 큐레이티드 모듈 내부의 구조적 문제도 재설계의 동기가 되었다.

    CMv1은 오랫동안 전체 프로토콜 수수료 10%를 노드 오퍼레이터 5%, DAO 5%로 균등 분배하는 고정 수수료 모델을 유지해왔다.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두 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첫째는 외부 경쟁의 심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문 노드 오퍼레이터들이 더 낮은 수수료, 추가적인 리스크 커버리지, 유연한 요금 체계를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다. 이 환경에서 큐레이티드 모듈의 고정 수수료는 시장 가격의 상단에 놓이게 되었다. 스테이킹 프로토콜 간 경쟁이 결국 "누가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하느냐"로 귀결되는 만큼, 비용 구조의 경직성은 곧 경쟁력 약화를 뜻한다.

    둘째는 오퍼레이터 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CMv1에서는 모든 오퍼레이터에게 동일한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능, 인프라 구성, 지리적 분산, 클라이언트 다양성, 이더리움 생태계 기여도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더리움 클라이언트를 직접 개발하는 팀과 순수 영리 목적의 인프라 사업자를 같은 경제적 조건으로 대우하는 것이 최적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최근 도입된 3단계 수수료 체계(스탠다드, 추가 기여, 클라이언트-팀)는 이에 대한 과도기적 해결책이지만, 현 구조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모듈 수준에서만 수수료를 설정할 수 있고 개별 오퍼레이터별로는 조정이 불가능하다.

    2.3 평판만으로는 부족한 책임 체계

    현재 큐레이티드 모듈에서 노드 오퍼레이터의 행동을 규율하는 주된 수단은 평판이다. 전문 오퍼레이터는 좋은 성과를 낼 것이고, 문제가 생기면 피해를 보전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시스템이다. 이 모델은 5년 이상 잘 작동해왔지만, "잘 작동했다"는 것이 "앞으로도 충분하다"를 뜻하지는 않는다.

    핵심 문제는 측정 가능한 책임(measurable accountability)이 없다는 것이다. 슬래싱 사고, 실행 레이어 보상의 전용, 장시간 다운타임 등이 발생해도 노드 오퍼레이터가 실제로 부담하는 경제적 비용이 없다. 평판 손실은 분명 비용이지만, 정량화가 어렵고 피해를 입은 스테이커에게 직접적인 보상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경제적 책임 수단이 부재한 상황에서, 문제 발생 시 DAO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거버넌스의 운영 효율성 문제로 이어진다.

    2.4 거버넌스의 비효율성

    마지막으로 거버넌스의 운영 효율성 문제가 있다. 현재 구조에서는 노드 오퍼레이터의 주소 변경 같은 단순한 관리 작업에도 온체인 DAO 투표가 필요하다. 이는 투명성을 보장하지만, 긴급 상황 대응이 지연되고 거버넌스 참여자들에게 불필요한 피로를 유발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라이도 DAO는 이지 트랙(Easy Track)이라는 간이 거버넌스 도구를 운영하고 있으나, 많은 운영 프로세스는 여전히 전통적인 온체인 투표에 의존하고 있다.

    3. 큐레이티드 모듈 V2: 무엇이 바뀌는가

    CMv2의 설계는 지속가능성, 경쟁력, 정렬, 자율성이라는 네 가지 원칙 위에 세워져 있다. 전개는 두 단계로 나뉘며, 1단계는 2026년 상반기, 2단계는 2026년 4분기에 예정되어 있다.

    3.1 1단계: 구조적 기반 구축

    3.1.1 노드 오퍼레이터 보증 담보금의 도입

    CMv2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보증 담보금 메커니즘의 도입이다. 기존에 평판에만 의존하던 책임 체계에 경제적 담보가 더해진다.

    각 노드 오퍼레이터는 ETH, stETH, 또는 wstETH 형태의 보증 담보금을 제공해야 한다. 이 보증 담보금은 슬래싱, 실행 레이어 보상 위반, 심각한 다운타임 등의 운영 리스크를 커버하는 용도로 쓰인다. 보증 담보금은 stETH로 보유되어 오퍼레이터에게 자본 효율성을 제공하면서도, 문제 발생 시에는 실제로 소각되어 손실 보전에 활용된다.

    여기서 주목할 설계 결정은, 보증 담보금이 개별 밸리데이터가 아닌 오퍼레이터(정확히는 서브 오퍼레이터) 단위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밸리데이터별로 보증 담보금을 설정하면 슬래싱 피해가 해당 밸리데이터의 보증 담보금을 초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오퍼레이터 단위의 보증 담보금은 이런 위험을 풀링(pooling, 한데 모아 분산)하면서 관리 오버헤드도 줄인다. 퍼미션리스 모델인 CSM보다는 낮은 보증 담보금을 요구하면서도 측정 가능한 책임을 확보하는, 퍼미션드 모듈에 맞는 균형점이다.

    3.1.2 페널티 프레임워크

    보증 담보금과 짝을 이루는 것이 투명한 페널티 프로세스다. 보증 담보금 차감은 크게 세 가지 경우에 발생한다. 첫째, 밸리데이터 슬래싱이 일어난 경우 큐레이티드 모듈 위원회(CMC)가 이지 트랙 모션을 통해 페널티 금액을 보고하고, 보증 담보금에서 손실 및 미수 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 소각된다. 둘째, 실행 레이어 보상이 라이도의 보상 금고가 아닌 다른 곳으로 전용된 것이 확인된 경우, 해당 금액에 고정 벌금이 추가되어 보증 담보금에서 잠금 처리된다. 셋째, 장기적이거나 심각한 다운타임, 지연된 퇴장, 프로토콜 규칙 위반 등도 페널티 사유에 해당한다. 모든 페널티 프로세스에는 이의 제기 기간이 포함되어, 탈중앙화된 감독과 신속한 대응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

    3.1.3 0x02 밸리데이터 네이티브 지원

    CMv2는 처음부터 0x02 밸리데이터만 지원하도록 설계된다. 단순히 "호환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보증 담보금 매개변수와 페널티 금액을 최대 2,048 ETH 잔액 기준으로 처음부터 맞춰 설계한다는 뜻이다. 1단계에서 CMv1의 기존 밸리데이터들은 컨솔리데이션(통합)을 거쳐 CMv2의 2,048 ETH 밸리데이터로 이전된다.

    3.1.4 노드 오퍼레이터 유형의 분류

    CMv1에서는 모든 노드 오퍼레이터가 사실상 같은 카테고리였다. CMv2는 이를 7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한다.

    • 전문 오퍼레이터(Professional Operator): CMv2 출시 후 새로 합류하는 오퍼레이터를 위한 "시험(trial)" 단계다. 아직 라이도 내에서 충분한 실적이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보증 담보금이 요구된다.

    • 전문 신뢰 오퍼레이터(Professional Trusted Operator): CMv1에서 이관되었거나 시험 단계를 통과한 오퍼레이터에게 부여되는 기본 유형이다.

    • 공공 이익 오퍼레이터(Public Good Operator): 이더리움의 실행 또는 합의 레이어 클라이언트를 개발하거나 공공 인프라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더 높은 보상을 받는다.

    • 탈중앙 오퍼레이터(Decentralization Operator): 밸리데이터 분포에서 과소대표된 지역에 인프라를 운영하거나 드문 클라이언트 조합을 사용하는 오퍼레이터다. 지리적·클라이언트 다양성 기여를 인정받아 성능 기준이 다소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

    • 추가 기여 오퍼레이터(Extra Effort Operator): stETH 볼트를 통한 스테이크 유치, 신기술 조기 테스트, 라이도 오라클 인프라 운영 등 프로토콜에 추가적으로 기여하는 오퍼레이터를 위한 유형이다.

    • 다중 오퍼레이터 DVT 클러스터 / 내부 오퍼레이터 DVT 클러스터: 각각 독립 엔티티 간의 DVT 클러스터와 단일 엔티티 내부의 DVT 클러스터를 나타내며, DVT 기술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하나의 노드 오퍼레이터가 여러 유형의 서브 오퍼레이터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인프라 일부는 과소대표 지역에서 운영하면서 나머지는 일반 전문 오퍼레이터로 돌리는 식이다. 현실에서 오퍼레이터들이 다양한 전략과 인프라를 혼합 운용하는 양상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설계다.

    3.1.5 거버넌스 간소화

    CMv2는 큐레이티드 모듈 위원회(CMC)의 설립을 제안한다. CMC는 DAO를 대신해 모듈의 일상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노드 오퍼레이터 심사, 유형 지정, 페널티 보고, 운영 감독 등이 CMC의 역할이다. 핵심은 CMC가 이지 트랙 모션을 통해 운영되어, 평소에는 효율적으로 처리하되 DAO가 필요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옵티미스틱 거버넌스 구조를 따른다는 것이다. 또한 오퍼레이터가 관리자·보상 주소를 직접 변경할 수 있게 되어, 이전에 온체인 DAO 투표가 필요했던 단순 관리 작업의 마찰이 크게 줄어든다.

    3.2 2단계: 밸리데이터 시장으로의 진화

    1단계가 기반을 놓는 단계라면, 2단계는 큐레이티드 모듈을 본격적인 밸리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약칭 "밸마트(ValMart)"로 전환하는 단계다.

    2단계의 핵심은 커스텀 수수료 커브(Custom Fee Curves)다. 노드 오퍼레이터가 비선형 수수료 곡선을 설정하여, 위탁받는 ETH 규모의 구간별로 유연하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현실의 비용 구조를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소규모 스테이크에는 낮은 수수료를, 대규모 스테이크에는 다른 수수료를 적용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시스템은 DAO가 정한 탈중앙화 기준과 오퍼레이터가 제시한 수수료를 함께 고려하여 스테이크를 동적으로 배분한다.

    스트라이크 시스템(Strike System)은 위반 행위를 누적 추적하는 장기적 책임 메커니즘이다. 성능 저하, 퇴장 지연, 정책 위반 등 카테고리별로 스트라이크가 쌓이며, 즉각적인 페널티가 아닌 점진적인 스테이크 배분 가중치 감소로 작용한다. 일정 기간 내 스트라이크가 충분히 쌓이면 큐레이티드 모듈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추가 보증 담보금 리저브(Additional Bond Reserve)는 오퍼레이터가 자발적으로 추가 stETH 보증 담보금을 예치하여 스테이크 배분에서 가중치를 높이는 메커니즘이다. LDO 잠금 및 위임(LDO Lock and Delegation)은 오퍼레이터가 LDO 토큰을 잠금하고 거버넌스에 참여함으로써 프로토콜과의 이해관계 정렬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배분 가중치를 개선하는 장치다.

    이 모든 매개변수가 결합되어 밸마트 알고리즘을 구성한다. 수수료 커브, 오퍼레이터 유형, 스트라이크 수, 추가 보증 담보금, LDO 잠금량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스테이크가 동적으로 배분되며, 오퍼레이터별 최대 스테이크 상한이 탈중앙화를 보존한다.

    필자가 이 설계에서 읽어내는 것은, 라이도가 큐레이티드 모듈을 "DAO가 관리하는 등록부"에서 "자기 조절적 시장"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다. 지금까지 스테이크 배분은 DAO의 의사결정에 크게 의존해왔다. 2단계가 완성되면, 오퍼레이터들이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설정하고, 보증 담보금을 추가로 예치하고, 거버넌스에 적극 참여하고, 좋은 성과를 유지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스스로 더 많은 스테이크를 유치할 수 있다. DAO의 관리 부담을 줄이면서도, 오퍼레이터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프로토콜의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되는 구조다.

    또한 2단계에서는 직접 입금(Direct Deposits) 기능이 도입된다. 특정 등록된 DeFi 프로토콜이나 기관 상품 등이 원하는 노드 오퍼레이터의 풀에 직접 입금하여 1:1로 stETH를 발행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DVT 기술이나 프리컨퍼메이션(pre-confirmation) 사이드카를 사용하는 밸리데이터에 특정적으로 입금하고 싶은 프로토콜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이 메커니즘은 오퍼레이터별 용량이 제한되며, 라이도 V3의 stVaults와 보완적인 관계에 놓인다.

    4. V2로의 마이그레이션: 뛰는 심장을 수술하기

    CMv2는 기존 모듈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새로운 스마트 컨트랙트의 배포다. 따라서 큐레이티드 모듈의 전체 스테이크(약 7.95M ETH)를 CMv2로 옮기는 마이그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과정은 두 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는 초기 시딩(seeding)이다. CMv2를 의도된 규모로 가동하려면 약 3,882개의 0x02 키가 준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약 124,224 ETH의 신규 입금이 필요하다. 이 단계의 비용은 0x01 밸리데이터의 출금 지연, 스키밍 일정의 변동성, 오라클 보고 지연, 활성화 대기열 적체 등 여러 프로토콜 타이밍 제약에 따라 달라진다.

    두 번째는 컨솔리데이션(consolidation)이다. 시딩 이후 나머지 약 7.82M ETH를 새 밸리데이터 구조로 통합하는 과정이다. 컨솔리데이션은 전체 퇴장 후 재입금 사이클보다 보상 효율이 높지만, 이더리움의 컨솔리데이션 대기열 한도에 제약을 받는다. 이에 따른 이론적 최소 마이그레이션 기간은 약 117일이다.

    라이도가 공유한 비용 분석에 따르면, 전체 마이그레이션으로 인한 프로토콜 차원의 보상 손실은 약 738.5 ETH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초기 시딩 관련 약 55.6 ETH, 신규 입금 관련 약 41.9 ETH, 컨솔리데이션 관련 약 682.9 ETH다. 가스 비용은 2 gwei 기준 상한 약 40 ETH, 현재의 낮은 가스 가격(0.07 gwei) 기준으로는 약 1.5 ETH로 추정된다.

    전체 마이그레이션은 2026년 봄에 시작되어, 이상적인 네트워크 조건 하에서 약 4.5~6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상 손실 738.5 ETH는 달러 기준 약 157만 달러(2026.03.05 기준, ETH $2,121)이며, 라이도 연간 보상의 약 0.28%에 해당한다. 이 비용은 stETH 보유자가 부담하게 되고, 운영 비용(가스 비용 등)은 DAO가 부담한다.

    이 마이그레이션 비용은 일종의 탈중앙화 프리미엄으로 볼 수 있다. 이더리움이 계속 진화하는 이상, 라이도 같은 대규모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아키텍처를 재설계하는 데에는 피할 수 없는 비용이 따른다. 라이도 측도 이를 인식하고, 특히 초기 시딩 단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최적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마이그레이션 기간 동안 기존 큐레이티드 모듈은 계속 입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 기간에 CMv1으로 들어온 새 ETH는 결국 CMv2로 추가 이관해야 하므로 비례적인 추가 비용(10만 ETH당 약 8.72 ETH의 추가 보상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5. 맺으며

    필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CMv2를 바라본다.

    첫째는 이더리움 베이스 레이어의 진화가 그 위의 프로토콜들에 부과하는 "적응 비용"이다. 펙트라의 0x02 밸리데이터는 네트워크 전체의 합의 효율을 크게 개선할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기 위해 라이도 같은 프로토콜은 핵심 모듈의 전면 재설계, 수개월간의 마이그레이션,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라이도는 하드포크당 약 180만~280만 달러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합의 레이어에 실질적인 변경이 있을 때마다 반복된다. 이를 "탈중앙화 프리미엄"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결국 그 비용은 스테이커와 DAO가 진다. 이더리움이 계속 진화하는 한 이 비용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스테이킹 프로토콜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불가피한 비용을 감수하면서 라이도가 궁극적으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둘째는 바로 그 답에 해당하는, CMv2가 지향하는 "밸마트" 비전의 함의다. 2단계가 완성되면, 큐레이티드 모듈은 DAO가 관리하는 정적인 등록부에서 오퍼레이터들이 수수료, 보증 담보금, 거버넌스 참여, 성과 등을 통해 경쟁하는 동적인 시장으로 탈바꿈한다. 이는 라이도의 노드 오퍼레이터 관리 패러다임에 있어 근본적인 전환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시장 메커니즘이 탈중앙화와 효율성 사이의 긴장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보려 한다는 점이다. 순수한 시장 논리만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소수 오퍼레이터에게 스테이크가 집중되겠지만, 오퍼레이터 유형별 가중치, 탈중앙 오퍼레이터에 대한 성능 관용도, 오퍼레이터별 최대 스테이크 상한 등의 파라미터가 그 집중을 견제한다. 시장의 효율성과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탈중앙화라는 공공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설계 의도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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