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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 스테이블코인, 솔직해져보자. (ASA 오피니언 #10)

    2025년 9월 16일 · 10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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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는 현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이에 대해서 정부, 의회, 기업의 입장과 근황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본다.

    •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본질은 “순유입-순유출”게임이다. 블록체인은 금융의 접근성을 높이며, 국가와 기업은 높아진 접근성으로 인해 자금의 순유입이 많아질지, 순유출이 많아질지 고려하여 이를 기반으로 정책과 사업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 “순유입-순유출 게임” 측면에서 보았을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정부나 기업 입장에서 참 애매한 키워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블록체인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한국이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금융 시스템 발전의 흐름속에서 한참 뒤쳐질 것이다.

    포필러스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리서치 이니셔티브를 전개한지 반년이 지났다. 우리는 해시드오픈리서치(Hashed Open Research)와 함께 올해 3월 “The Necessity of KRW Stablecoins and Proposal for a Legislative Framework**”를 시작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필요성을 업계에 피력하고, 올해 6월에는 “Blueprint for a KRW-Pegged Stablecoin for the Digital G2 Future”**을 통해 실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의견을 제시했었다.

    올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뜨거웠던 것과 달리, 한국 시장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니셔티브는 생각보다 느리고 보수적으로 진척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말 기회일까? 아니면 그저 한 여름밤의 꿈이었을까?

    포필러스는 그 동안 수 많은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업들을 만나보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현재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해볼 수 있었다. 본 글에서는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어떤 것을 기대해야할지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1. 실제로 입법되기까지 오래 걸린다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안은 총 5개가 발의되어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민병덕, 안도걸, 김현정, 이강일 의원이,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이 5개나 발의되어있지만, 큰 틀에서의 내용은 서로 비슷하지만, 발행인 자격, 이자지급 여부, 담보 요건 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인 금융위원회에서도 곧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포함한 2단계 가상자산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질 부처인만큼, 업계는 금융위원회가 곧 발의할 법안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기업들은 금융과 관련해서는 법안이 아직 구축되어있지 않다면 사실상 진행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사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언제 통과될지이다.

    한국의 제21대 국회 입법활동 분석 보고서를 참고하면, 정부안의 경우 평균 435.2일, 의원안의 경우 평균 657.1일이 소요된다. 2025년 10월에 발의될 금융위원회 법안은 정부안이며, 이를 기점으로 생각해도 2027년 초나 되어서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즉, 사실상 한국 기업들 및 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이 때까지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다.

    2.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발행될 확률이 높다

    포필러스는 과거부터 한국 블록체인 업계의 성장을 위해 원화 스테이블을 꼭 이더리움, 솔라나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발행해야된다고 의견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이는 지금으로써는 현실적으로 달성되기 어려워보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관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공공부처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다. 한국은행의 기본적인 기조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필요는 하지만, 이를 급하게 추진할 필요 없이, 프라이빗 블록체인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확장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금융위원장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한국 맞춤형 블록체인을 따로 구축하여 이 위에서 발행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다르게,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도입할 때 외환법, 외환 유출 등 고려해야할 진입장벽이 매우 많다. 국가의 경제를 관리한다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퍼블릭 블록체인에 발행할 경우 통제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국내 결제에 한해서 비자,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고 국산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몇 안되는 국가이다. 또한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외환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트라우마가 있는 국가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경제를 예상 범위 안에서 통제하는 것을 선호하며, 이러한 기조로 보았을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처음에 퍼블릭이 아닌 프라이빗 네트워크에 발행될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국 블록체인 업계가 성장하는 것을 원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성은 정말 아쉽다고는 생각되지만, 만약 이러한 방향성으로 진행이 된다고 하여도 국내 SI 기업 및 해외 블록체인 재단들은 여러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

    • 국내 SI 기업의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한국 맞춤형 블록체인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LG 그룹의 SI 그룹사인 LG CNS는 한국은행의 CBDC 프로젝트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용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기술 지원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아발란체 서브넷, 아비트럼 오빗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큰 규모의 퍼블릭 블록체인을 개발/운영한 기업이라면 한국 맞춤형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은 많은 부분 퍼블릭 네트워크로부터 온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퍼블릭 네트워크에서의 발행을 허용하거나, 그렇지 못한다면 추후에 꼭 퍼블릭 네트워크로 확장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만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프라이빗 네트워크에서만 발행이 허용된다고 했을 때, 한국 맞춤형 블록체인이 성공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딱 하나 있다. 바로 1) 국가 차원에서 운영하는 단 하나의 프라이빗 네트워크만 존재해야하며, 2) 스테이블코인, RWA, 플랫폼 포인트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들이 이 프라이빗 네트워크에 전부 온보딩하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프라이빗 네트워크이지만, 사실상 한국 국민과 한국 내수 시장에 한해서는 퍼블릭 네트워크와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는 한국 맞춤형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하나의 지갑 서비스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가지고 송금, 결제, 주식 매매, 암호화폐 거래 모든 기능을 통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향성만이 정부, 블록체인 업계, 사용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과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퍼블릭 블록체인 발행은 허용될까? 이를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최악은? 한국 내에서 여러 종류의 프라이빗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금융 시스템이 파편화되는 것이다.

    3. 눈치만 보고 있는 기업들

    한국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OO 기업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등록했다거나, XX 기업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밖에서 보이는 것과 많이 다르다. 한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대하는 스탠스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적극적인 부류이다. 대체로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다보니 규제 리스크 측면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정말 뜨거운 주제이다보니 기업 PR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테이블코인은 규모의 경제 사업이다. 발행 측면에서는 최대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을 늘려서 깊은 유동성과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해야하며, 유통 측면에서는 수 많은 사용자, 가맹점 등을 확보해야 활용처를 마련할 수 있다. 작은 규모의 기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 수는 있겠지만, 확장성 측면에서 많은 제약이 있을 것이기에 밸류체인 상의 발행/유통과 같은 핵심 역할보다는 그 이외의 사업이 좀 더 승산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소극적인 부류이다. 대체로 대기업일수록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최대한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의 가장 큰 이유로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 법적 불명확성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입법되기 까지는 짧게는 1.5년에서 길게는 2-3년이 걸린다. 한국 특성상 규제 프레임워크가 완성되기 전에 대기업이 먼저 적극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된다.

    두 번째 이유는 사업성이다. 시장이 워낙 거대한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내수용이라고 보는게 맞다. 이미 내수 금융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 측면에서 기반 시스템을 블록체인 및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4. 한국 단기채 시장의 작은 규모, 발행이 가능할까?

    USDT 발행사 테더는 $130B 규모의 미국 T-Bills 혹은 레포를 보유하고 있다. USDC 발행사 서클은 $63B 규모의 머니마켓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만기 1년 이하의 국고채는 없으며, 정부의 일시적 자금부족을 메우기 위해 단기적으로 발행하는 재정증권이 있는데, 이 규모는 약 $7B 수준이다.

    즉,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담보로 사용할 수 있는 단기 채권 시장의 규모가 매우 작아 발행 자체에 큰 애로사항이 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전제로 단기 국고채 발행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한국은행에서는 이를 정면 반박하며 경고했으며, 국채 대신 통화안정증권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통안증권은 한국은행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보통 3년 이내의 만기로 발행된다. 특히 통안증권에는 3개월 이하의 만기를 가진 채권도 있으며, 규모가 어느정도 있기에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또한, 국채든, 통안채이든, 이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는데 바로 이율 때문이다. 미국 단기채의 경우 평균 4%대의 이율을 제공하지만, 한국의 국채 및 통안채는 2% 초반의 이율을 지급한다. 따라서 안그래도 달러에 비해 발행량 규모가 현저히 낮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서 이자율마저 낮으면 발행사 입장에서 사업 진행의 인센티브가 낮을 수 있다.

    5. 그 이외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오해들

    그 이외에 한국 시장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첫 번째는 퍼블릭 네트워크에서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리스크가 너무 과대평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퍼블릭 네트워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도 국가의 규제나 발행사가 설정한 규칙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강제할 수 있다. 이를 테면 kyc를 완료한 한국인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의 경우 BUIDL과 같은 토큰화된 증권을 규제, 규칙에 알맞게 거래할 수 있도록 스마트 컨트랙트로 다 구현을 해두었다. 이는 퍼블릭 네트워크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하면서도 자금 흐름을 전부 모니터링하고, 예상치 못한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어봤자 이미 금융 선진국인 한국 입장에서 사용자들이 어떠한 사용자 경험 증진을 얻을 수 있냐는 것이다.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핀테크 인프라가 굉장히 잘 깔려있기에 사용자들이 여러 종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금융활동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된다면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비약적인 증진을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래와 같은 이점들을 취할 수 있다:

    • 플랫폼간 상호운용성: 기존에는 플랫폼(네이버, 카카오, 토스, 업비트 등)뿐만 아니라 금융 활동(송금, 주식 거래, 암호화폐 거래, 결제)끼리도 서로 파편화되어있다.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은 이 모든 플랫폼과 금융 활동들을 연결시켜 사용자에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 마이크로 페이먼트: 기존 금융 시스템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수료로 인해 초 단위의 소액 결제 자체를 할 수 없다.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은 이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테면 OTT 서비스에서 영상을 본만큼 결제한다거나, 광고를 본만큼 사용자에게 수익을 분배한다거나하는 등의 초소액 결제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 수수료 절감: 카드 발급사와 카드 네트워크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이상적인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이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는 1-2% 정도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결제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가맹점 중심의 비지니스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되찾을 수 있고, 이를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돌려줄 수 있다.

    6. 본질: 순유입-순유출 게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의 본질은 하나로 귀결된다. “순유입-순유출 게임”이다. 우리는 파편화된 금융 백엔드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륙별로, 나라별로 다른 금융 시스템을 사용하며, 한 나라 안에서도 은행망, 결제망, 증권망이 모두 파편화되어있다.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이 모든 것은 하나의 금융 시스템으로 묶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RWA가 많이 논의되는 이유는 “낙후된 백엔드를 블록체인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에 있다. 금융 시스템의 기술 발전 흐름 속에서 블록체인은 불가피한 것이다.

    만약 블록체인이 여러 종류의 금융 시스템을 엮을 수 있다면, 이는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한국인이 원화로 나이지리아 서비스를 결제하고, 베트남인이 베트남동으로 K 컨텐츠를 구매하고, 미국인이 롯데 L포인트를 사용하는 등 당신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블록체인 기반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다.

    결국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한국 정부 혹은 기업들은 자국에, 혹은 자사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금 순유입이 늘어날지, 순유출이 늘어날지 고려해보아야한다. 미국의 경우 달러 특성상 순유입이 많기 때문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다르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사의 제품을 기존 폐쇄된 시장에서 더 넓은 세상에 내놓았을 때 순유입이 많을지, 순유출이 많을지 고려해야한다.

    이러한 사고 프레임워크를 생각해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오히려 해가 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7. 탑다운 어프로치

    한국은 금융선진국이다. 화폐가 불안정한 국가의 경우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바텀업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인센티브가 있지만, 한국의 경우 한국 사용자들이 굳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넘어갈 인센티브가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 입장에서 진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고 싶다면, 이를 백엔드에 교묘하게 활용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능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가능해진 것인지 모르게하면서 사용하도록 유도해야한다.

    이를테면 사용자 입장에서 기존보다 해외송금이 쉬워지고, 플랫폼간 결제가 더 심리스해지며, 서비스 내 포인트들의 환급성이 올라가고, 마이크로 페이먼트 기반의 구독과 같은 경험을, 기업은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이라는 백엔드를 통해 탑다운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원화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면 사용자들은 그냥 따라 사용할 것이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와 같은 거대 핀테크 기업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옵션을 도입하고, 여기에 혜택을 도입한다면 사용자들은 그냥 따라 사용할 것이다. 특정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마이크로 페이먼트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사용자들은 그냥 따라 사용할 것이다.

    8. 그래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전망은?

    지금까지 나는 한국의 수 많은 공공 기관, 금융 기관, 기업들을 만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 누구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뾰족한 목적의식과 구체적인 진행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솔직해지자. 이는 그만큼 원화라는 자산이 블록체인을 통해 접근성이 더 높아졌을 때 매력도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경제를 선두하는 미국에서 행정부, SEC, CFTC가 블록체인 산업을 전방위적으로 밀어주고, 은행망, 결제망, 증권망을 블록체인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글로벌 금융의 낙후된 백엔드가 블록체인으로 점차 전환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늦었다. 근데 한국이 지금 논의되는 것처럼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2027년부터 시작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흐름에서 이미 한참 뒤쳐져있을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 어려운 게임에서 한국이 과연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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