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ALT DAT SZN에 살고 있다. 2025년 7월 비트마인 이후 수 많은 ALT DAT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시장 하락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2025년 10월 10일에 크립토 시장이 폭락했다. 시장의 통념은 ALT DAT 기업의 주가가 기초자산이 되는 알트코인의 가격보다 취약하다는 것인데, 과연 그러했을까? 본 글에서는 폭락 이전과 이후의 mNAV, 주가 퍼포먼스, 토큰 가격 퍼포먼스 등을 비교해보며 ALT DAT의 견고성에 대해 논의해본다.
DAT는 2025년 크립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였다. 2025년 7월에 비트마인(BitMine)과 톰 리(Tom Lee)가 혜성처럼 등장하며 ETH DAT 기업의 개념을 시장에 널리 알렸고, 기회를 포착한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합심하여 SOL, HYPE, SUI, ENA 등과 같은 우량 알트코인뿐만 아니라 DOGE, BONK와 같은 밈코인, 심지어 0G같이 아직 TGE를 하지도 않은 토큰의 DAT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ATM, PIPE, SPAC과 같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을 활용하고, 기초자산으로 삼는 알트코인의 재단과 협업하여 알트코인을 유리한 조건으로 매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를 스테이킹, 디파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생태계 내 프로젝트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등 공격적인 전략까지 취하기도 한다.
ALT DAT 기업의 존재 당위성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지만, 접근성 향상, 변동성에서 오는 기회와 같이 큰 틀에서는 BTC, ETH와 같은 블루칩 DAT 기업들과 큰 차이가 없다. 비록 ALT DAT가 블루칩 DAT 전략에 비해 기초자산에서 오는 가격 하락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재단과의 긴밀한 협업, 스테이킹, 디파이를 통한 운용, 토큰 매집의 용이성과 같은 요인은 유리한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ALT DAT 기업에 대한 리스크 또한 많이 제시되어왔으나, 여태까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번도 제대로 거친적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2025년 10월 10일, 크립토 시장에 전례없던 폭락이 찾아온다.
2025년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해 추가 100% 관세 부과를 발표함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은 전례없는 폭락을 겪었다. 그 날 여러 거래소들에 걸쳐 $19B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 당했으며, 이는 크립토 시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다.
그나마 시장을 대표하는 자산인 BTC의 경우 16%, ETH의 경우 21% 까지 급락했으나, 그 이외에 어느정도 규모가 큰 알트코인인 SOL, BNB 마저 각각 25%, 32% 급락하고, ATOM의 경우 유동성 문제로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0.001까지 99%가 급락하는 등 10/10은 알트코인들에 있어 매우 쉽지 않은 하루가 되었다.
알트코인들이 급락했다면, 알트코인을 매집하는 DAT 기업들의 주가는 어떠했을까? 사실 많은 수의 ALT DAT 기업들의 기존의 비지니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는 있으나, ALT DAT 전략의 피봇 이후 사업의 메인 포커스가 알트코인의 매집 및 이를 활용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이기 때문에, ALT DAT 기업들의 주가는 알트코인 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10월 10일과 10월 13일의 주식시장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알트코인의 가격과 DAT 기업의 주가를 비교해봤고, 더 나아가 mNAV가 어떻게 변했고 알트코인의 시세 변동에 따른 DAT 기업의 주가 민감도가 어떠한지 위와 같이 표로 정리해보았다.
한 가지 가장 아쉬웠던 점은, 10월 10일의 시장 붕괴는 10월 10일 미국 주식 시장 마감 이후에 이루어졌으며, 주말 동안 시장이 꽤 많이 회복했는데 그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은 거래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따라서, 알트코인 급락에 대한 가격반영이 ALT DAT 기업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았다 점을 감안하자.
2.2.1 mNAV 분석
mNAV Winners: MSTR(BTC), BMNR(ETH), DFDV(SOL), UPXI(SOL), SUIG(SUI), TRON(TRX), LITS(LTC), IPST(IP), ZONE(DOGE)
mNAV Losers: SBET(ETH), HYPD(HYPE), TONX(TON), BNKK(BONK)
mNAV는 보유하고 있는 알트코인의 가치 대비 기업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비지니스 모델이 트레저리 밖에 없는 순수 DAT 모델을 가진 기업의 경우 mNAV가 1이어야 상식적으로 정상이기는 하지만, 각 기업마다 기존 사업의 규모, 리더십 구성, 자금 조달 방식, 기초자산의 종류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기업마다 서로 다른 값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장 폭락 이후 mNAV가 소폭 상승하였다. mNAV가 하락한 기업들도 BNKK를 제외하면 매우 소폭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2.2 Sensitivity 분석
Sensitivity > 1: BMNR(ETH), DFDV(SOL), UPXI(SOL), HYPD(HYPE), TONX(TON), BNKK(BONK)
Sensitivity < 1: SBET(ETH), LITS(LTC), ZONE(DOGE)
Negative Sensitivity: MSTR(BTC), SUIG(SUI), TRON(TRX), IPST(IP)
보통 시장 참여자들은 DAT 기업을 기초 자산이되는 토큰의 레버리지 상품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반에크(VanEck)의 레포트는 MSTR을 BTC 가격에 따른 컨벡서티(convexity) 베팅이라고 얘기하며, 마치 콜옵션과 같이 단순 BTC를 사는 것보다 투자자들이 높은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이 통념을 바탕으로한다면 토큰 가격 변동 대비 주식 가격 변동율을 나타내는 민감도(sensitivity) 값이 1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조사해본 결과 많은 수의 기업들이 1 이상의 민감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1 이하의 민감도를 가지고 있거나, 오히려 음의 민감도를 가진 기업들이 몇몇 존재했다.
2.2.3 종합 평가
ETH, SOL의 경우 오히려 10월 10일의 장마감 시점보다 10월 13일의 장마감 시점에서의 가격이 상승했으며, 대부분의 기업이 mNAV를 잘 방어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결과를 보여주었고, BTC DAT 기업인 MSTR의 경우 BTC 가격이 소폭하락했으나, 오히려 주가는 상승하여 mNAV가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BTC, ETH, SOL과 같은 블루칩 DAT 기업들은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mNAV를 잘 방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외의 ALT DAT를 분석해보았을 때에는 시장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보통 투자자들의 경우, 기초 자산이 되는 알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했을 시, ALT DAT의 mNAV 또한 폭락할 것이라고 많이들 예상하지만,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많이 관찰되었다. SUIG, TRON, LITS, IPST, ZONE이 그 예시였으며, 특히 SUIG, TRON, IPST의 경우 알트코인의 가격은 하락했으나 주가가 상승한 특이 경우도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ALT DAT 기업의 가치가 기초자산인 알트코인의 가격을 민감하게 추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알트코인 그 자체와 달리 DAT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알트코인의 가격 이외에도 리더십, 자금조달방식, 기존사업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ALT DAT 주식에 대한 시장의 낮은 관심도도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이를테면 10월 13일 TRX 바이낸스 거래량은 $317M이었다면, 나스닥에서의 TRON의 거래량은 ~$4M 정도였다. 10월 13일 IPST의 나스닥 거래량은 ~$300K 정도에 그치기도 했다.
표를 보면 알겠지만, ALT DAT 기업들의 리더십, 전략, 사업 등이 전부 다르기에 알트 코인의 가격이라는 하나의 요인으로만 인사이트를 도출하기는 어려웠으나,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은 시사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BTC, ETH, SOL과 같은 블루칩 토큰의 경우 시장 회복력이 알트코인에 비해 높았으며, DAT 기업의 핵심 메트릭인 mNAV 또한 예상과 같이 견고했다.
그 이외의 ALT DAT 기업들의 경우 시장의 통념과 달리 생각보다 mNAV 수치가 폭락에 비해 견고했다.
민감도(Sensitivity)는 0.6에서 3-4, 많게는 7-8까지 범위가 굉장히 다양했는데, ALT DAT 기업의 기초자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이러한 수치간의 연관성을 시계열로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0월 10일 폭락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DAT SZN이 끝이 났다고 말한다. 특히 메이저 토큰들은 가격을 회복했는 반면, 수 많은 알트 코인들은 아직까지도 회복을 못했기에 ALT DAT 기업들은 더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ALT DAT 기업들의 mNAV를 분석해본 결과, 물론 원인은 더 분석해봐야할 필요가 있겠지만, ALT DAT 기업들도 시장 통념과는 달리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앞으로 DAT 기업 운영 및 주가 부양의 난이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DAT의 프리미엄을 유지시키는 요인 중 핵심이 접근성과 변동성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각국의 규제가 더 명확해지고 블록체인 시장이 기관 주도 시장으로 거듭나게 된다면 DAT 기업의 주식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일본 마켓이라는 프리미엄을 기반으로한 BTC DAT 기업인 메타플래닛 마저 최근 처음으로 1 이하의 mNAV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은 냉정해지고 있다.
하지만 하나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은 ALT DAT SZN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알트코인의 가격과 비교하여 ALT DAT 기업의 주가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오히려 기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식과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ALT DAT 섹터에서 지켜보아야할 점들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그 이후의 스트레스 테스트: 이번 시장 폭락은 DAT 컨셉이 널리 퍼진 이후의 첫 폭락이었다. 이후 시장 폭락에서 ALT DAT 기업들의 주가 및 mNAV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아야 한다.
ALT DAT 주식들의 거래량: 규제가 명확해지고 기관 투자자의 크립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ALT DAT 기업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ALT DAT 주식들의 거래량 추이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아야 한다.
mNAV < 1의 지속 가능성: 많은 수의 ALT DAT들이 현재 1 이하의 mNAV를 가지고 있다. DAT의 선순환 구조가 돌기 위해서 1 이상의 mNAV는 필수적이기에, 이러한 ALT DAT들의 mNAV가 1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만약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전철을 밟게 될지 지켜보아야 한다.
사업 다각화: ALT DAT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 알트코인을 매입하여 보유하고 있는 것을 넘어, 작게는 스테이킹, 디파이에서의 운용 및 크게는 생태계와 재단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덕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수 많은 ALT DAT 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사업들을 진행할지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동일한 알트코인 내에서 여러 개의 ALT DAT 기업들이 존재하는 경우: BTC, ETH, SOL과 다르게 다른 알트코인의 경우 대부분 하나의 ALT DAT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는 ALT DAT 전략을 위해서 재단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간혹 2개 이상의 ALT DAT 기업이 존재하는 알트코인들이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재단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쪽이 경쟁에서 우세할 확률이 높은데, 이러한 경쟁 구도는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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