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로 AI의 시대가 도래했다. AI는 더 이상 LLM처럼 질문에 답을 제공하는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일상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다양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금융 역시 예외는 아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이 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형태로 전환되면서, 금융 산업은 AI가 사람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분야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피닛(INFINIT)은 단순히 일부 디파이 전략을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디파이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디파이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디파이의 민주화’를 실현하고자 한다. 동시에 인피닛은 AI 에이전트가 금융을 어떤 방식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대표적 사례를 제시한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들은 남아있다. AI가 훌륭하다고는 하나, 무결한 것은 아니며 금융은 사람들의 자산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법적인 요소와 책임의 요소를 면밀하게 살피고 이에 맞는 시스템도 갖춰야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시간의 문제이며, 에이전트가 단순 디파이를 넘어서 다양한 금융 활동들을 대체하는 미래가 올 것이고 그 중심에 인피닛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Source: INFINIT
필자가 이미 포필러스(Four Pillars)를 통해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인피닛(INFINIT)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유저들이 디파이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토콜로, 올 한 해 동안 약 67만 건의 에이전트 기반 트랜잭션을 처리했으며 약 2만 개에 달하는 디파이 전략을 실행시키는 등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피닛이 수행한 디파이 전략들은 평균 약 13.1단계에 달하는 디파이 사용 과정을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단순화함으로써, 디파이의 실질적인 사용성을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만한 것은, 이러한 성과들을 오직 자신들이 만들어낸 전략들만으로 이뤄냈다는 것이다. 아직 인피닛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누구나 복잡한 코딩 없이도 전략을 만들고 이들의 전략을 일반인들도 따라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도달하지도 않았음에도 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런 인피닛이 이제 드디어 누구나 자신들의 전략을 상품화 할 수 있는 Prompt-to-DeFi라는 프로덕트를 런칭하여(2025년 12월 18일 런칭) 자신들의 프로덕트를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린다.
Source: INFINIT
여태까지의 인피닛은 유저들이 디파이 전략을 사용하는데에 포커스를 둔 수요 측면의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덕트였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Prompt-to-DeFi는 유저들에게 전문가 레벨의 디파이 전략들을 공급하는데에 집중하는 프로덕트라고 할 수 있다. DeFi가 대중화가 되려면 두 가지 선제 조건이 필요하다.
디파이에 대해서 다양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들의 전략이, 일반 유저들에게도 쉽게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유저들이 그 전략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여태까지의 인피닛은 2번의 조건을 충족시켜줬다면, 앞으로의 인피닛은 Prompt-to-DeFi 기능을 통해, 1번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지금 필자가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는 일반 유저들이 디파이 전문가들의 전략을 사용할 수 없지만, 추후 업데이트에는 가능해질 예정이다). 인피닛의 Prompt-to-DeFi는 아래와 같은 차별점이 있다:
코드 한 줄 없이, 자연어로 디파이 전략들을 구성할 수 있다. 즉 좋은 디파이 전략에 대해서 자연어로 상세하게 설명만 가능하다면 이제 그 전략은 글이 아닌 실행 가능한 디파이 전략 상품으로 변화할 수 있다.
디파이 전문가들은, 직접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주지 않아도 전략 공유를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과연 인피닛은 Prompt-to-DeFi를 통해, 디파이 전략 사용과 공급의 대중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해당 피처가 도입되기 전과 후의 지표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앞으로 흥미로운 관찰 포인트가 되리라 생각된다.
무엇이든 이론적으로는 아름답다. INFINIT이 개척하려는 영역 역시 마찬가지다.
대중들은 복잡한 블록체인 사용이나 디파이 전략을 직접 이해하지 않더라도,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다양한 디파이 전략을 활용할 수 있고, 디파이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전략을 수익화함으로써 개인 단위에서 창출하던 수익을 규모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이는 모두에게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라보면,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은 적지 않다. 과연 ‘전략 카피’의 시대가 실제로 도래할 수 있을지, 그리고 INFINIT이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선제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유저들은 디파이 전문가와 에이전트에 대해 본질적인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서비스들과는 분명히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ChatGPT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설령 AI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은 기껏해야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에 그친다. 반면 INFINIT과 같은 프로덕트는 유저의 자본을 직접 운용하고 이동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경우 AI의 판단이 잘못되면, 그 결과는 즉각적으로 자산에 대한 실질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 자체가 유저들에게는 INFINIT을 사용하는 데 있어 상당한 심리적·현실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단순한 정보 소비 영역에서는 판단 착오가 있더라도 이후에 얼마든지 이를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디파이를 활용한 의사결정은 한 번의 실수로 발생한 자산 손실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소액이라면 감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구조 속에서 유저들이 과연 의미 있는 규모의 자본을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물론 INFINIT은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아무리 유명한 디파이 전문가가 설계한 전략이라 하더라도 자체적인 테스트를 거쳐 전략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두고 있고, 누구나 전략을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인피닛이 사전에 허용한 디파이 프로토콜만을 사용해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두고있다. 다만 이 역시 결국은 INFINIT이라는 플랫폼 자체를 신뢰해야만 성립하는 전제라는 한계를 갖는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간에 걸쳐 큰 사고 없이 프로덕트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시스템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디파이 전문가들의 전문성 자체에 대한 신뢰라는 또 다른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앞으로 INFINIT이 프로덕트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결하고 강화해 나가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스스로 공부해 디파이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그 책임은 기본적으로 개인에게 귀속된다. 일부 해킹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프로토콜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반면 INFINIT의 경우, 전략은 디파이 전문가가 설계하고 실행은 AI 에이전트가 수행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의 소재를 규정하기가 훨씬 더 복잡해진다.
INFINIT은 유저가 자산을 직접 보유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자가수탁(Self-custody) 플랫폼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유저에게도 책임이 귀속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과 정황에 따라 누가 어떤 범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전략 설계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해당 전략을 만든 디파이 전문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전략은 정상적이었지만,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에이전트의 판단이나 실행 로직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책임은 INFINIT 측에 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책임 분담 구조가 사전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면, 유저들이 안심하고 INFINIT의 프로덕트를 사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결국, 기술적 완성도 못지않게 책임의 경계를 어떻게 정의하고 투명하게 제시할 것인가 역시 INFINIT이 반드시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디파이 전략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한다. 아직 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그 기회가 소멸되기 전에 자산을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높은 수익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INFINIT은 구조적으로 하나의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 “과연 디파이 전문가들이 굳이 자신의 파밍 기회를 외부에 공개하고, 그것을 한 번의 클릭으로 실행 가능하도록 만들어줄 유인이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디파이 전문가들은 해당 기회를 혼자 독점하려 하지, 자발적으로 타인과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양질의 전략을 외부에 공개하도록 유도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명확한 인센티브 설계가 필수적이다.
즉,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더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질 때에만, 소위 ‘디파이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 역시 전략을 공유하고 이를 하나의 수익 모델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 인센티브를 전적으로 유저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라면, 반대로 유저들의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전문가와 유저 사이의 인센티브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INFINIT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라고 본다.
x402를 비롯해 다양한 에이전트 인프라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고, 이들이 블록체인과 결합된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 또한 매우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시도들이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물론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둘러싼 개발 속도 역시 우리가 과거에 경험해왔던 것들을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은 다소 먼 미래처럼 보일지라도,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를 통해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측면과 보안 측면에서의 충분한 검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방향성 자체는 분명히 옳다고 본다. 특히 INFINIT이 ‘단순화’하려는 디파이 전략들과 같이, 평소 일반 유저들이 직접 수행하기에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영역은 에이전트가 가장 먼저 침투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한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겠지만, INFINIT이 설정한 프로덕트의 방향성은 명확히 맞아 있다. 이번에 런칭되는 Prompt-to-DeFi 기능 역시 단기간에 대중화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머지않아 INFINIT을 대표하는 핵심 프로덕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INFINIT이 얼마나 많은 디파이 전문가들을 온보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INFINIT을 통해 실제로 디파이 전략을 활용하게 될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