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Justin Bons
필자는 이 논의를 훨씬 더 확장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즉,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의 셋업은 매우 복합적인 요소들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 설계의 가장 근본적인 스텝은 결국 ‘참여자의 정의와 거버넌스 범위의 최적화’ 에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블록체인의 초기 역사는 기여가 먼저이고 (불확실한) 보상은 나중에 주어지는, 순수한 Proof of Contribution 구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투자 구조가 결합된 PoS 시대로 진입하면서 이 구조는 점차 왜곡되었고, 결과적으로 확정된 보상이 먼저 주어지고 많은 지분을 보유한 자들의 기여는 불확실한 채로 네트워크가 유지되는 기이한 시장이 형성되었다 - Justin의 주장과도 맞닿아 있듯이, 이미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버넌스에 무관심하거나, 다수의 이해관계를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는 흔히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시작 단계부터 재단, VC, 밸리데이터 등에게 과도한 물량이 집중되도록 설계되며, 경제적·정치적으로 불균형한 다이나믹스를 고착화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소수 지분을 가진 참여자들의 목소리는 구조적으로 무의미해지기 쉽다.
그렇다고 온체인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가 충분히 성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 비교적 활발하다고 평가되는 온체인 거버넌스 사례들조차, 리테일 참여자들에게는 모든 거버넌스 프로포절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이해하며 참여하기에 구조적으로 높은 진입 장벽을 지닌다.
전문 지식의 부족과 누적되는 의사결정 피로도는 참여율 저하로 직결되고, 그 결과 다수의 참여자들은 이미 네트워크에 강하게 얼라인되어 있는 소수 주체의 판단을 따르거나, 위임(delegation)에 의존하는 전략을 택하게 된다.
많은 지분을 보유했거나 위임을 받은 주체들 중 일부는 프로토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거버넌스에 소극적이거나, 때로는 공익과 배치되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지점에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설계의 중요성이 분명해진다. 필자가 2년 전 작성한 글에서도 언급했듯,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디자인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논의될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단연 ‘거버넌스 범위와 참여자의 최적화’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다뤄지는 거버넌스 안건은 네트워크 레이어의 통신 표준과 같은 매우 로우 레벨의 기술적 사안부터, 엔드 유저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차원의 이슈까지 폭넓게 분포한다. 따라서 프로토콜의 성격에 맞게 의사결정의 중요도에 따라 안건을 분류하고, 각 영역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참여자들로 거버넌스 구조를 세분화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참여자들이 여러 프로토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위에서 개별 참여자들이 상호 간의 충돌 없이 각자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단순한 보유를 넘어,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크립토 자산의 비중이 커질수록 해당 자산이 구조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설계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