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과 계정 레이어는 크립토의 새로운 가치 축적 레이어로서 주목받고 있다. 계정 레이어는 사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최상단에 위치하면서도 다양한 체인과 프로토콜을 통합할 수 있는 미들웨어로서, 사용자 경험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로 떠올랐다.
세이프는 2017년 그노시스의 ICO 자금 관리를 위한 멀티시그 지갑에서 출발해 7년간의 발전을 거쳐 현재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스마트 계정 솔루션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7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1100만 개 이상의 스마트 계정을 배포하는 등 시장 내에서 지배적 지위를 보여주고 있다.
세이프 코어(Safe{Core})는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에 스마트 계정을 쉽게 통합하기 위한 SDK와 API를 제공한다. 해당 패키지는 현재 개발자 생태계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폴리마켓과 월드코인을 포함한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이를 통해 계정 추상화를 구현하고 있다. Safe{Wallet}은 최종 사용자를 위한 인터페이스로, 현재 200개 이상의 DeFi 앱을 호스팅하는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세이프의 모듈형 아키텍처는 트랜잭션 실행, 보안 검증, 표준 지원이라는 세 가지 관심사를 명확히 분리했다. 특히 세이프의 모듈은 단순한 기능 확장을 넘어 트랜잭션 시뮬레이션, 소셜 리커버리, 계정 추상화 등 Web3의 핵심적인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면서도 특정한 공급자에 귀속되지 않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세이프넷은 프로세서, 검증인, 유동성 공급자로 구성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크로스체인 거래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트랜잭션의 이행과 정산을 분리하는 비자 네트워크의 모델을 블록체인에 도입함으로써, 사용자는 500ms 이내의 빠른 처리 속도로 체인 간 자산을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인프라 레이어가 점차 공공재화되고 어플리케이션의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체인 특유의 복잡성을 추상화하면서도 보안성과 상호운용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이프는 계정 추상화와 크로스체인 결제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지갑 레이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USV의 Joel Monegro가 제시한 두터운 프로토콜(Fat Protocol)의 철학은 오랫동안 크립토 시장을 지배하는 주요 가치관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의 주장은 간단했다. 블록체인은 기존 인터넷 산업과 달리 다양한 프로토콜과 앱들이 그 위에서 동작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며,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가치의 대부분은 하위 레이어인 프로토콜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시장 전반에 매우 설득력 있는 논거로 받아들여 졌다. 예를 들어, 유니스왑이 이더리움의 수수료나 정책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더라도 다른 체인으로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존 유저 기반을 포기해야할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에서 구축한 다른 DeFi 프로토콜들과의 상호운용성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니스왑은 이더리움이나 L2 등 프로토콜이 위치한 체인에 고착될 수밖에 없고, 이는 또 다시 사용자들을 해당 체인으로 귀속 시키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든다.
Source: Unichain
하지만 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산업의 구조가 바뀌면서, 최근 ‘두터운 프로토콜’이 지배하던 시장 논리의 양상 또한 변화하고 있다. 특히나 앞서 언급한 유니스왑이 독자 체인인 유니체인(Unichain) 출시하는 사례는 이와 같은 구조적 변화를 잘 드러내고 있다. 유니스왑은 그동안 트랜잭션 수수료와 MEV를 모두 외부 주체들 (주로 이더리움의 블록 빌더 또는 검증인)에게 양보해왔다. 체인 구축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고 크로스 체인의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유니스왑이 자체 체인을 통해 성능 및 경제적 보안의 개선 효과를 포함해 외부로 유출되는 가치들을 내재화하고자 하는 야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니스왑 외에도 이미 프락스(Frax), 스웰(Swell), 이쎄나(Ethena), 월드코인 등 이더리움 또는 롤업 상에 위치하던 주요 프로토콜들이 잇따라 자체 체인 출시를 선언했다. 이는 비단 이더리움 메인넷이 느리고 비싸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솔라나의 그래스(Grass), 헬리움(Helium)이나 코드(Code) 등 또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출발해 자체 체인 또는 L2 시퀀서로 스핀 오프한 경우이다.
어플리케이션들은 블록 공간과 시퀀서에 대한 소유권을 가짐으로써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통제력을 가지고자 하는 필연적인 동기를 가진다. 유니체인의 사례와 같이, 어플리케이션은 프로토콜 레벨의 최적화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수익 창출 또는 비용 절감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또는 RWA에 특화된 체인인 플룸(Plume)과 같이 네이티브 계정 추상화나 KYC/KYB 등 체인의 목적에 맞는 특화된 기능이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Source: X(@LucaNetz)
어플리케이션들이 자체 체인으로 나아가는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롤업과 모듈러 프레임워크의 발전으로 인해 자체적인 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쉬워졌으며, 진입 장벽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나 만약 충분한 수준의 제품 시장 적합성이나 브랜드 가치를 확보한 경우라면, 어플리케이션 입장에서 하위 레이어에 자신들이 창출하는 가치를 양보할 만한 이유가 없다. 이처럼 현재까지 지배적인 논거로 자리해 온 Fat Protocol 철학이 더 이상 확정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크립토의 새로운 가치 축적의 레이어는 어디가 될 것인지가 중요한 질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Source: Artemis
블록체인의 수가 갈 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수십 혹은 수백 개의 체인이 생겨나는 것은 비교적 필연적일 것이다. 현재의 수준만으로도 일반 사용자가 각기 체인들이나 그 위의 자산을 일일이 트래킹 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크립토가 멀티 체인의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존재한다. 우선 체인이 파편화됨에 따라 사용자들은 더욱 복잡한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사용자들은 각기 다른 체인에 존재하는 자산을 관리하고 브릿지를 통해 이동시켜야 하며, 체인마다 상이한 트랜잭션 서명 방식과 가스비 지불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여러 체인에 걸쳐 흩어진 자산이나 파편화된 사용자 경험은 특히 Web2에 익숙한 일반 사용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프로토콜 입장에서도 통합된 배포 채널의 부재로 인해 초기 단계에서 부트스트래핑 문제를 겪는다. 아직 크립토에는 애플의 앱스토어 등 사용자들이 배포와 탐색을 위한 통합된 채널이 마땅한 채널이 부재하다. 크립토의 대부분의 프로토콜들, 심지어 가장 발전된 생태계로 꼽히는 이더리움이나 솔라나와 같은 프로토콜 조차 소셜 네트워크 이외에는 어플리케이션을 탐색하기 위한 방편이 부족하다. 초기 단계의 프로토콜과 생태계는 신규 사용자의 유치와 보유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개별 체인의 기술적 발전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과제들이다. 따라서 다양한 체인들이 출시하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파편화된 체인들을 통합하고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계층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다.
Source: EthCC (Vitalik Buterin)
인프라 레이어의 개발이 점차 성숙해져가고 시장의 구도 또한 변화하는 가운데, 계정 레이어가 새로운 통합 레이어로서의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계정 레이어, 또는 지갑은 프로토콜과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 모두와 접점을 가진 미들웨어로서, 양측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블록체인과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나, 지갑과 계정 분야가 현재 기술 변화의 최전선에서 가장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계정 추상화 등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꽤 오랜 시간 이어져 왔으나, 기술적인 장벽이나 비싼 가스비 등이 도입을 저해했다. 하지만 이제 기술은 더 이상 연구 단계를 지나 적극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많은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다. 올해 초 EIP-4844 적용 이후 가스비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저렴해진 것 또한 도입 장애물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점차 소비자 어플리케이션들에서는 Passkey나 소셜 로그인을 통한 계정 생성 방식이 기본 옵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구태여 탐색하지 않는 이상 지갑의 존재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첫째로, 계정 레이어는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가장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프로토콜이 점차 공공재화되고 차별 요소가 축소되면서, 어플리케이션 레벨에서의 유의미한 시장 적합성과 사용자 유치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 그러나 시드 문구 관리, 복잡한 트랜잭션 서명, 열악한 모바일 경험 등은 여전히 사용자들의 블록체인 기반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계정 추상화 관련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온체인의 복잡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Web2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갑이 단순히 자산의 보유량을 나타내는 인터페이스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유휴 자산을 예치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거나, 어플리케이션의 프론트엔드로 작용해 시퀀싱을 통한 MEV 수익 창출과 같은 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단지 지갑에서 토큰 스왑을 실시하는 것 이상으로 사용자로 하여금 지갑 레벨에서 더 큰 기능과 가능성을 여는 채널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지갑과 계정 레이어의 서비스는 직접적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프로덕트로서 가지는 높은 전환 비용과 브랜드 가치 창출은 더 큰 진입장벽과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크립토의 가치 축적 레이어로서 더욱 적합하게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로, 계정 레이어는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프로토콜을 통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일반적으로 체인 추상화(Chain Abstraction)로 일컬어지는 관련 기술들은 사용자 입장에서 블록체인이나 계정과 관련된 개념을 인지하지 못 한채 어플리케이션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여러 체인을 복잡하게 왕복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필요 없이 하나의 통합된 인터페이스 내에서 여러 체인의 생태계를 탐색할 수 있다.
체인 추상화는 단지 사용자 입장의 가치 제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플리케이션들 또한 체인마다 상이한 사용자 기반이나 배포 능력 등으로 인해서 어떤 체인에 서비스를 출시할 것인 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 짓는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체인 추상화를 통해 사용자 기반에 대한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 이들이 체인을 선택하는 데 있어 전혀 다른 기준을 가지게 된다. 더욱 다양한 체인의 등장과 함께 서비스의 요구 사항에 최적화 된 체인을 선택하면서도 사용자 기반이나 자금 브릿지 등으로 인한 제약에 훨씬 덜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갑과 계정 레이어는 크립토의 새로운 가치 축적 레이어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제품과 브랜드 측면에서 가장 기대할 만한 프로젝트로 세이프(Safe)를 꼽을 수 있다. 세이프는 현재 1100만개 이상의 계정이 생성되었으며, 700억 달러 규모의 TVL이 예치되어 있는 프로토콜이자, 최근 1년간 총 처리 금액(Total Processing Value)가 1,50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마트 컨트랙트 계정 솔루션이다. 최근에는 크로스체인 계정 추상화 솔루션인 세이프넷(SafeNet)을 출시하며 멀티체인 시대의 통합 레이어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세이프 프로토콜과 그들이 제시하는 지갑 스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세이프는 그노시스의 사내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독립적인 프로덕트와 생태계로 성장하기까지, 크립토에서 비교적 매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이프가 지나온 여정과 더불어, 그 과정에서 거친 실전 검증을 통한 최적화는 향후에도 다양한 블록체인을 통합하는 지갑 레이어로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세이프의 역사는 2017년 초 그노시스(Gnosis)의 ICO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IC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이 필요했지만, 이러한 용도에 적합한 성숙한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그노시스 팀에서는 자체적인 멀티시그 지갑의 PoC를 선보였고, 이는 후에 그노시스 멀티시그 지갑이라는 이름으로 오픈소스화되었다.
Source: History of Safe
ICO 열풍이 불면서 수백 개의 프로젝트들이 같은 길을 걸었고, 그노시스 멀티시그 지갑은 빠르게 채택되어 사실상 멀티시그 지갑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불과 몇 년 만에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세이프의 지갑을 통해 보관되었다.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의 필요성과 이들이 제공할 수 있는 특장점들이 명확해지면서, 그노시스는 세이프를 위한 별개의 팀을 구성하고 차세대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2018년, 범용 스마트 계정으로서 그노시스 세이프가 탄생했다.
초기에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나 DAO와 같이 세이프 스마트 계정의 추가적인 보안성과 모듈성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사용자 그룹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품이 더욱 성숙해지고 신뢰할 수 있으며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마켓메이커, VC, 고액 자산가, NFT 커뮤니티 등 더 많은 사용자 그룹이 자연스럽게 도입하기 시작했다. 세이프의 채택은 시장 사이클을 거치면서 더욱 강화되었는데, 특히 FTX 사태와 같이 중앙화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커스터디 솔루션으로서 세이프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었다.
Source: GIP-29: Spin-off safeDAO and Launch SAFE Token
이후 2022년에 접어들어 그노시스 세이프가 단순한 제품을 넘어 다양한 사용자 그룹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지면서 그노시스다오 커뮤니티는 세이프 프로젝트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세이프 스마트 계정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성장시키고, 궁극적으로 이더리움의 모든 사용자 그룹과 사용 사례가 스마트 계정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는 새로운 미션이 수립되었다. 전략적 투자자들로부터의 성공적인 자금 조달과 세이프 생태계 재단의 설립을 거쳐 2022년 말, 세이프다오(SafeDAO)가 구성되었다.
Source: Areta
2024년 현재 세이프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예치 컨트랙트 다음으로 많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관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성장했다. 이는 다른 Defi 프로토콜들의 수치를 압도할 뿐 아니라, 바이낸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화 거래소(CEX)의 예치량과 맞먹거나 뛰어넘는 수치이다. 이외에도 USDC의 전체 발행량 중 6%, 크립토펑크 NFT의 전체 9%에 해당하는 비중이 Safe 지갑에 예치되어 있다는 사실 또한 이들이 얼마나 높은 신뢰도와 넓은 사용자 층을 보유하고 있는 지는 설명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또한 세이프 코어(Safe{Core})를 활용한 스마트 계정의 도입 또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스마트 계정 제공자 중 가장 많은1100만 개 이상의 스마트 계정을 배포했으며, 그노시스 페이나 베이스드앱(BasedApp)과의 연동을 통해 세이프에 보관된 자산으로 비자카드를 수용하는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게 하는 기능 또한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이프의 스마트 계정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월드코인의 커스터디 스택을 구동하는 기반으로 채택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L1/L2 체인에 걸쳐 폴리마켓, 드라큘라, 월드 앱 등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서 세이프의 스마트 계정과의 통합을 지원하고 있어, 세이프가 더 이상 단순한 지갑이 아닌 크립토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Source: npm trends
개발자 생태계에서도 세이프의 스마트 계정 입지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계정 추상화 개발 키트의 활용 사례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세이프와 프라이비(Privy) 두 가지 패키지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다.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세이프가 제공하는 SDK가 현재까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세이프가 지향해 온 최고 수준의 보안 기준과 검증된 트랙레코드를 가지고 있으며, 개발자들로 하여금 프로덕션 단계의 앱을 구축할 수 있는 완성도를 제공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이더리움의 상호작용은 주로 외부 소유 계정(EOA)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EOA는 개인키를 통해 트랜잭션을 인증하는 기본적인 형태의 계정이지만, 복잡한 기능을 구현하기 어렵고 사용자들이 개인키 관리나 가스비 지불과 같은 기술적인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이 보다 폭넓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더욱 유연하고 강력한 형태의 계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모든 Web3 사용자의 계정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만드는 것은 이더리움 생태계의 개발자들의 오랜 꿈이었다. 흔히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로 불리는 해당 기술은 Web3를 더욱 접근성 있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오랜 기대를 받아왔다. 논의가 이어져 온 기간에 비해 비싼 가스비와 복잡한 기술 구현도 등으로 기대보다 더딘 도입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내년 중 예정된 이더리움의 펙트라 업그레이드를 비롯해 앱스트랙트 등 신규 출시하는 롤업들에서 자체적인 계정 추상화를 지원하는 경우 또한 늘어가면서, 계정 추상화의 상용화와 도입은 점차 가속화될 전망으로 기대된다.
Source: Why the Future of Ethereum is Smart Accounts
세이프는 다중 서명 지갑이라는 탁원할 신뢰도와 시장 적합성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계정 추상화 및 체인 추상화 등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의 발전 흐름에 발 맞춰 경쟁사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이프는 멀티 시그 지갑의 대명사 처럼 사용되고 있으나,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스마트 계정 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지배적인 지위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상 가장 역사가 오래되어 실전에서의 충분한 검증을 거친 유일한 제품임과 동시에, 변화의 최전선에서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은 괄목할 만하다.
세이프의 지갑 스택은 두 가지 핵심 제품군을 중심에 두고 있다.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스마트 계정 기반의 Safe{Wallet}와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에 스마트 계정을 쉽게 도입하기 위한 도구인 Safe{Core}가 그것이다. Safe{Wallet}과 Safe{Core}는 각각 최종 사용자와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지만, 세이프가 설계한 스마트 계정의 아키텍처 위에서 구축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2.2.1 세이프 코어(Safe{Core})
세이프 코어(Safe{Core})는 온체인 어플리케이션에 스마트 계정을 손 쉽게 통합하기 위한 개발 도구와 프로토콜 아키텍쳐를 의미한다. 기존의 EOA 기반 시스템에서는 개발자들이 개인키 관리, 트랜잭션 서명, 가스비 처리 등 많은 저수준 로직을 직접 구현해야 했다. Safe{Core}는 이러한 복잡성을 추상화하여 개발자들이 비즈니스 로직에 집중할 수 있는 패키지를 제공한다. 특히 ERC-4337과 같은 계정 추상화 표준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여, 가스리스 트랜잭션이나 배치 트랜잭션과 같은 고급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현재 계정 추상화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특정 사용 사례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보안적인 고려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서로 다른 스마트 계정 구현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개발되면서 상호운용성이 떨어지고 Web2와 유사한 벤더 종속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Web3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EOA보다 더 큰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
Safe{Core}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모듈화: 플러그인, 훅, 함수 핸들러, 서명 검증기 등 표준화된 모듈을 통해 어플리케이션과 SDK 간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한다.
벤더 종속성 방지: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방식으로 계정의 이식성을 확보하여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
보안성: 레지스트리(Registry)를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보안을 제공한다.
Source: Safe{Core} Protocol Whitepaper
Safe{Core}의 아키텍처는 여러 독립적인 컴포넌트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에는 계정, 레지스트리, 모듈 간의 조율을 담당하는 매니저가 위치한다. 매니저는 스마트 계정의 모듈성을 다루기 위한 추상화 계층을 구현하며, 사용자는 레지스트리를 활성화하고 해당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모듈을 활성화함으로써 계정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세이프 코어 프로토콜에서 각 계정은 매니저를 활성화함으로써 프로토콜에 참여하는 사용자 소유의 스마트 계정을 의미한다. 세이프 코어 프로토콜은 특정 구현에 종속되지 않으며, 매니저가 정의한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모든 계정이 프로토콜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듈은 계정의 기능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한다. 대표적으로 플러그인은 복구 메커니즘, 세션키, 자동화 등 임의의 로직을 계정에 추가할 수 있게 해주며, 훅은 트랜잭션 생명주기의 특정 시점에 추가 로직을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세이프 계정의 모듈성 구조에 대해서는 하단에서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Source: Safe{Core}
세이프 코어의 기술 스택은 SDK와 API, 두 가지로 나뉘어 제공된다. 먼저, 세이프의 SDK는 스마트 계정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포괄적인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새로운 계정의 배포부터 트랜잭션 처리, 계정 설정 관리까지 스마트 계정의 전체 생명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멀티시그 기능을 구현할 때, 개발자는 서명 수집이나 실행 조건 검증과 같은 저수준의 로직을 직접 작성할 필요 없이 SDK가 제공하는 고수준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SDK는 또한 모듈형으로 설계되어 있어, 개발자가 필요한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코드나 의존성을 최소화하고,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보안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음으로 세이프의 API는 스마트 계정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엔드포인트를 제공한다. 트랜잭션 인덱싱, 오프체인 서명 교환, 이벤트 서비스와 같은 기능들은 온체인에서 직접 구현하기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들이다. Safe API는 이러한 작업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특히 멀티시그 트랜잭션의 경우, 여러 서명자의 서명을 수집하고 검증하며, 실행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최종 트랜잭션을 실행하는 전체 프로세스를 API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현재 API는 각기 다른 수준의 추상화와 기능을 제공하는 네 가지 특화된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스타터 키트는 기본적인 통합을 위한 도구를, 프로토콜 키트는 저수준의 컨트랙트 상호작용을, API 키트는 트랜잭션 서비스 통합을, 릴레이 키트는 고급 트랜잭션 기능을 제공한다.
2.2.2 세이프 월렛(Safe{Wallet})
Source: Playing It Safe With a Safe Multisig
세이프 월렛은 세이프 코어 프로토콜의 기반 위에 구축된 디지털 자산 관리 솔루션이자 세이프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이다. 초기에는 멀티시그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 시장 적합성을 찾았으며, 현재는 대부분의 DAO가 자금을 보관하는 트레저리로 활용될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세이프 월렛은 단순히 기업이나 DAO를 위한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사용자가 스마트 계정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로 발전하고 있다.
세이프 월렛은 지속적으로 보안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다. 계정의 사전 배포(Counterfactual Deployment)를 통해 사용자는 실제 트랜잭션이 필요할 때까지 가스비 지출을 미룰 수 있으며, 트랜잭션 시뮬레이션과 위험 평가 기능을 통해 트랜잭션 실행 전에 잠재적인 위험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소셜 리커버리 기능은 개인키 분실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Source: Safe{Wallet}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세이프의 앱스토어를 통한 DeFi 생태계와의 통합이다. 세이프 월렛의 앱스토어는 현재 2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호스팅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지갑 인터페이스에서 직접 DeFi, NFT, 브릿지, 거버넌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지갑이 단순한 자산 보관 수단을 넘어 Web3 서비스의 통합된 진입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세이프 월렛은 검증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토콜 및 애플리케이션과의 상호운용성을 제공하며, 이는 세이프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향후에도 세이프 월렛은 크립토에서 가장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2.2.3 모듈러 스마트 계정
세이프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모듈화와 확장성이다. 이는 스마트 계정과 계정 추상화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세이프는 보완적인 스마트 컨트랙트들을 통합하여 계정의 기능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앱스토어를 통해 모바일 기기의 기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게 했듯이, 세이프의 모듈형 계정 또한 Web3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예를 들어 레지스트리를 통해 모든 모듈이 세이프가 정한 보안 기준을 충족하도록 관리하고, 개발자들이 특화된 모듈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를 조성하며, 모듈 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마치 모바일 생태계의 발전 과정을 연상케 하며, Web3에서도 이와 유사한 혁신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모듈형 스마트 계정의 가장 큰 과제는 복잡한 스마트 컨트랙트 구성에 따른 위험 관리다. 세이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사의 분리(Separation of Concerns)' 원칙을 도입했으며, 이는 세 가지 플러그인 유형으로 구현되어 있다:
Source: Safe Smart Accounts & Diamond Proxies
먼저, 모듈(Module)은 세이프 스마트 계정의 이름으로 트랜잭션을 실행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주소다. 예를 들어 Allowance Module을 통해 특정 계정에 지출 한도를 부여하면, 해당 계정은 다른 사용자의 확인 없이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듈은 코어 컨트랙트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오직 특정 함수와 같은 정의된 메서드를 통해서만 상호작용할 수 있다.
Source: Safe Smart Accounts & Diamond Proxies
두 번째로, 가드(Guard)는 트랜잭션에 대한 추가적인 보안 검사를 수행하는 후크(hook) 메커니즘이다. 트랜잭션이 실행되기 전에 가드는 모든 트랜잭션 파라미터를 검사하며, 문제가 없을 경우에만 트랜잭션이 실행된다. 실행이 완료된 후에는 다시 한번 가드가 호출되어 트랜잭션의 결과를 검증한다. 이를 통해 특정 컨트랙트와의 상호작용을 제한하거나 계정의 상태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Source: Safe Smart Accounts & Diamond Proxies
마지막으로 폴백 핸들러(Fallback Handler)는 들어오는 호출을 처리하고 새로운 표준이나 자산 유형에 대한 콜백을 구현한다. EIP-1271을 통한 컨트랙트 서명이나 ERC-721, ERC-1155, ERC-777과 같은 다양한 토큰 표준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각각 세 가지의 플러그인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자체적인 저장소를 유지한다. 상호작용은 오직 사전 정의된 인터페이스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이는 강력한 보안 가이드라인과 자동화된 테스트를 가능하게 한다.
블록체인은 우리 사회가 조율하고 거래하며 세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글로벌 정산 레이어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경제 활동을 온체인으로 이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 크립토 생태계가 직면한 여러 가지 근본적인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레이어 1과 레이어 2 솔루션의 급격한 증가는 역설적으로 생태계의 파편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각각의 체인들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서로 고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오프체인 금융 네트워크와도 충분히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브릿지를 통한 크로스체인 트랜잭션은 상당한 시간 지연을 수반하며, 이는 실시간 결제와 같은 중요한 사용 사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복잡한 기술적 요구사항과 취약한 보안성은 일반 사용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Source: Visa
간단히 말하자면, 세이프넷은 블록체인에서 실행과 정산을 분리해 온체인 상의 비자 네트워크가 되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자 카드로 결제할 때 우리는 자금이 즉시 이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카드로 결제하는 순간 비자넷(VisaNet)이 구매자의 잔액을 확인하고 필요한 자산을 예약하는 동시에 가맹점 은행에 지급 실행 보증을 발행한다. 실제 자금 이체는 보통 구매 후 2-3일이 지나서야 정산의 일부로 이루어진다. 비자의 핵심은 바로 이처럼 트랜잭션의 실행 보증과 정산을 분리한 데서 나온다. 세이프넷은 비자의 모델을 크립토 생태계에 도입함으로써,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편의성과 속도를 블록체인에 이식하고자 하고 있다.
세이프넷은 파편화된 온체인 생태계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을 제시한다. 세이프넷은 새로운 블록체인이나 레이어 2를 추가하는 대신, 이더리움 메인넷을 기반으로 하는 낙관적 유효성 증명(Optimistic Validity Proof) 방식의 트랜잭션 처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는 기존의 모든 체인들과 호환되며, 더 나아가 비자 네트워크나 중앙화 거래소와 같은 오프체인 시스템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솔루션들과 차별화된다.
세이프넷의 가장 주목할 만한 차별점은 트랜잭션의 이행과 정산을 분리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크립토 거래에서는 트랜잭션의 실행과 정산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했지만, 세이프넷은 이 둘을 분리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속도: 세이프넷은 다른 체인 간의 트랜잭션조차도 500ms 이내의 실행 속도를 보장한다. 이는 기존 브릿지나 크로스체인 솔루션과 비교할 때 수백 배 이상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보안: 낙관적 유효성 증명을 통해 모든 트랜잭션이 사전에 정의된 보안 정책을 준수하도록 보장한다. 주소 위조나 악의적인 컨트랙트와 같은 일반적인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며, 사용자가 직접 정의한 보안 정책도 적용할 수 있다.
확장성: 이더리움과 그 레이어 2 네트워크는 물론, 솔라나와 같은 비 EVM 호환 체인까지 아우르는 통합된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 더 나아가 실물 카드 결제나 중앙화 거래소와 같은 오프체인 채널을 통해서도 온체인 자산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Source: SafeNet Docs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세이프넷의 가장 큰 혁신은 트랜잭션의 이행과 정산을 분리했다는 점이다. 프로세서, 검증인, 유동성 공급자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보안과 크로스체인 브릿징의 책임을 맡음으로써, 복잡한 크로스체인 상호작용을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기존의 브릿징 없이도 지원되는 모든 체인에서 자산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배후에서 세이프넷이 사용자가 보유한 자산이 있는 다양한 블록체인의 자금을 조율하여 정산을 처리한다.
멀티체인 환경에서 트랜잭션의 이행과 정산을 분리하기 위해 세이프넷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체인을 구분하고 있다다:
지불 체인(Spend Chain): 사용자가 실제로 트랜잭션을 실행하고자 하는 체인이다. 신속한 트랜잭션 처리를 위해서는 실행 시점에 필요한 자금이 이미 이 체인에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세이프넷은 프로세서와 유동성 공급자를 통해 이를 보장한다. 때로는 '타겟 체인'이라고도 불린다.
수금 체인(Debit Chain): 사용자가 실행에 필요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체인이다. 사용자의 자산은 여러 체인에 분산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세이프넷은 연결된 모든 체인에서 필요한 자금을 자동으로 찾아내 최적화된 정산 경로를 설정한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데빗 체인을 직접 지정할 필요가 없다. '소스 체인'이라고도 한다.
홈 체인(Home Chain): 이더리움 메인넷에 해당하며, 전체 시스템의 신뢰 기반이 되는 체인이다. 세이프넷의 보안 정책과 사용자 계정의 설정이 이곳에 기록되며, 분쟁 발생 시 최종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더리움 메인넷의 높은 보안성과 탈중앙화 수준이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옵티미즘에서 트랜잭션을 실행하고자 하지만 필요한 자금은 베이스 체인에 있는 경우, 옵티미즘이 지불 체인이 되고 베이스 체인이 수금 체인이 된다. 만약 자금이 있는 체인에서 직접 트랜잭션을 실행하는 경우에는 지불 체인과 수금 체인이 동일해진다.
Source: Introducing Safenet
세이프넷의 아키텍처의 구현과 실제 정산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기 위해 세이프넷은 세 가지 핵심 참여자를 도입했다. 각각의 참여자는 특정한 책임에 따라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의 결제 요청을 정산한다.
첫 번째로 세이프 스마트 계정은 여러 블록체인에 걸쳐 분산된 계정 시스템을 구현한다. 각 체인마다 하나의 스마트 계정이 배치되며, 모든 계정은 이더리움 메인넷의 홈 세이프 스마트 계정과 연결된다. 이는 사용자가 여러 체인에 분산된 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각 체인의 고유한 특성과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로 세이프넷 스마트 컨트랙트는 지원되는 모든 체인에 배포되어 실제 트랜잭션의 처리를 담당한다. 이 컨트랙트들은 이더리움 메인넷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체인 간의 상호작용을 조율하고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세이프넷의 메커니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탈중앙화 된 오프체인 참여자들이다. 이들은 각각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전체적인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 세이프넷을 운영하는 3가지 오프체인 참여자들은 다음과 같다:
프로세서(Processor)는 세이프넷의 실질적인 실행 노드로서, 이더리움 레이어 2의 시퀀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들은 사용자 계정의 자산을 확인하고 자원 잠금(Resource Lock)을 발행하거나, 외부 유동성을 활용해 즉각적으로 트랜잭션을 처리해주는 역할 등을 담당한다.
검증인(Validator)은 프로세서의 작업을 감시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정산 과정에서 부정이나 오류를 발견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프로세서는 해당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은 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는 크로스체인 트랜잭션의 즉각적인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참여자다. 이들은 프리미엄을 대가로 필요한 자금을 선결제하며, 정산 단계에서 추가 수수료와 함께 상환받는다. 이러한 구조는 브릿징으로 인한 지연 없이도 크로스체인 거래가 가능하게 한다.
세이프넷은 현재 적극적으로 개발되며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단계로, 2025년 1분기에 크로스체인 계정 생성 기능을 포함한 알파 버전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세이프 앱 SDK 통합과 검증인 네트워크의 탈중앙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5년 하반기에는 유동성 네트워크 확장과 서드파티 프로세서 도입을 통해 더 넓은 생태계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이프넷은 롤업의 증명 메커니즘으로 낙관적 유효성 증명이라는 방식을 적용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했다. 낙관적 유효성 증명은 기존 최적화 롤업과 ZK 롤업의 장점을 결합한 검증 방식이다. 일반적인 최적화 롤업이 사용하는 사기 증명(Fraud Proof)은 여러 라운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고 복잡한 구현으로 인해 긴 챌린지 기간이 요구되는 반면, 낙관적 유효성 증명은 시퀀서가 직접 ZK 증명을 생성하고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챌린지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트랜잭션 데이터를 압축할 수 있으며, 검증인의 역할도 단순화할 수 있다. 또한 필요한 경우 완전한 ZK 롤업으로의 전환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지분 증명 네트워크의 슬래싱 메커니즘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참여자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활용해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한다. 프로세서는 잘못된 트랜잭션을 처리할 경우 스테이크나 선결제 자금을 잃을 위험이 있으며, 검증인은 유효한 트랜잭션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담보물을 잃게 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트랜잭션의 속도와 가스비에 미치는 영향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실행(Execution): 트랜잭션의 이행 시점에는 항상 빠르고 가스비가 효율적이다. 프로세서나 유동성 공급자 모두 회수할 수 없는 자금을 사용자에게 지급할 이유가 없으며, 프로세서는 스테이크를 잃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정산(Settlement): 정산 단계에서 가스비 효율성은 유지하지만 속도는 다소 느려진다. 검증인이 정산 요청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지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세서가 처음부터 정확성 증명을 제출할 필요는 없어 여전히 가스비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다.
이의 제기(Challenge): 마지막으로 이의가 제기된 정산의 경우에만 가스비가 많이 들고 처리 속도가 느려진다. 검증인이 정산 요청에 이의를 제기하면 프로세서는 증명을 제출해야 하며, 이 증명은 크로스체인 브릿지를 통해 지불 체인에서 수금 체인으로 전송되어야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높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프로세서는 잘못된 트랜잭션 처리 시 자금을 잃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처리에 대한 동기가 있다. 프로세서의 스테이크는 유동성 공급자의 자금을 보호하는 담보 역할을 한다. 검증인은 잘못된 트랜잭션을 발견해 이의를 제기하면 수수료를 얻을 수 있지만, 유효한 트랜잭션에 이의를 제기하면 자금을 잃게 되므로 신중하게 행동하게 된다.
이처럼 세이프넷의 낙관적 유효성 증명은 대부분의 경우 빠르고 효율적인 처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이는 중앙화된 시스템의 효율성과 탈중앙화된 시스템의 안전성을 균형있게 결합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크게 변화한 크립토 생태계는 현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기반 인프라 레이어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사용자 경험과 접근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멀티체인 환경에서 파편화된 사용자 경험을 통합하고, 크립토의 기술적 복잡성을 추상화할 수 있는 새로운 레이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이프는 변화를 주도하는 최전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이프는 지난 7년간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멀티시그 지갑으로 자리매김하며 견고한 기반을 다져왔다. 이를 바탕으로 계정 추상화와 모듈형 아키텍처를 통해 스마트 계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최근에는 세이프넷을 통해 크로스체인 결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세이프넷은 온체인과 오프체인을 아우르는 통합 결제 레이어라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한다. 트랜잭션의 이행과 정산을 분리하고 탈중앙화된 참여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기존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과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크립토 생태계 내의 연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블록체인이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기반 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