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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07일 · 12분 분량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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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강력하게 지지하던 정권이 들어선지 6개월 정도가 지났으나, 아직까지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일본과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도입이나 산업이 많이 뒤쳐져있는 상황이다.

    •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규제당국, 금융기관, 기업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낙관적인 요소보다 규제, 관리,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가 다소 우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인프라의 발전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본다면, 기존 금융 인프라의 블록체인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이며,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 하지만 원화의 경우 달러와 그 본질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서 수 많은 규제적, 산업적 장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 8가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1.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

    1.1 원화 스테이블코인 현황

    한국에 새 정권이 들어선지 어연 6개월이 다되어간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빠르게 도입해야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조선시대 말의 쇄국정책과 같다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스탠스를 표명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진척은 여전히 주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서 더디다:

    • 일본: 2023년 6월에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개정된 PSA (Payment Services Act) 조항이 시행되고, JPYC Inc.가 2025년 8월에 발행 라이센스를 획득하였다. 일본 최초의 엔화 스테이블코인인 JPYC는 10월 27일 이더리움, 아발란체, 폴리곤 네트워크에 각각 4억엔씩 발행되었다.

    • 홍콩: 2025년 5월에 입법회에서 Stablecoin Ordinance 법안이 가결되고, 2025년 8월부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라이센스 제도가 시행되었다. 9월 말까지 정식 라이선스 신청서가 36건 접수되었으며, HKMA 최초의 라이센스 승인은 2026년 초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 싱가포르: MAS는 2023년 8월에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인 Single-Currency Stablecoin Framework을 발표했으며, 아직 완전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StratisX, Paxos Singapore과 같은 기업들은 MAS로부터 사전인가(In-Principle Approval; IPA)를 받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총 6개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이며, 올해 안으로 금융위원회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등을 담은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말은 즉슨, 한국은 아직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법안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높은 확률로 의원이 발의한 법안보다, 금융위에서 발의한 법안이 통과될 확률이 높은데, 이 법안의 경우 아직 초안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 내 금융기관, 기업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대해서 사전 리서치, PoC 단계 정도에 머물러있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경우가 거의 없다.

    1.2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한가?

    필자가 생각하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더디게 진행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규제당국, 금융기관, 기업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딱히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원화가 달러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으로 발행하기에 굉장히 많은 규제적/산업적 제약이 있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규제당국, 금융기관, 기업들은 나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정말 많이 물어왔다:

    •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국경의 제약이 없다는 것인데, 한국은 외환 규제가 엄격해서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이 많이 희석되지 않나요?

    • 디지털 세상에서는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지, 원화에 대한 수요가 있나요?

    •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해봤자 어차피 내수용 아닌가요?

    • 한국은 금융 선진국이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어도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개선이 거의 없지 않나요?

    •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기존의 서비스보다 어떤 점이 개선되나요?

    • 스테이블코인은 트럼프가 미국 부채 해소를 위한 전략적 도구 아닌가요? 한국이 미국을 따라할 필요가 있을까요?

    • 퍼블릭 네트워크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되면 국민들의 금융 정보가 전부 노출되는 것 아닌가요?

    위의 질문들은 전부 타당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며,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방어적이고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접근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1.3 금융 인프라 관점으로 생각해야한다

    1.3.1 한국

    Source: KB

    오늘날 한국인이 다양한 금융활동을 안전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예탁결제원과 같은 다양한 공공 중개기관이 있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이들이 관리하는 다양한 지급결제시스템 금융 인프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지급/결제의 목적에 따라 크게 1) 소액 결제 시스템, 2) 거액 결제 시스템, 3) 증권 결제 시스템, 4) 외환 결제 시스템 등으로 인프라가 구분되어있으며, 소액 결제 시스템 내에서도 목적에 따라 전자금융공동망, 타행환공동망, CD공동망, 지로시스템, 오픈뱅킹공동망 등 다양한 금융 인프라가 나뉘게된다.

    이러한 금융 인프라들은 대부분 1980, 1990년대에 구축되었으며, 이 전에는 개인 및 기업간 지급수단으로 대부분 현금이 사용되고, 주식 거래의 경우 실물 주식증서 인도 및 대금 지급 방식을 사용하는, 매우 불편한 방식으로 금융 활동들이 이루어졌다.

    1.3.2 미국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지급/결제의 목적에 따라 Fedwire, CHIPS, ACH, FedNow 등 수 많은 금융망이 존재하며, 증권 거래의 경우에도 NSCC, DTC와 같은 금융 기관들이 중개의 역할을 하여 금융 인프라를 유지한다.

    1.3.3 낙후된 금융 인프라

    오늘날 사람들은 다양한 금융 활동들에 쉽게 접근하고 있으며, 이는 마치 금융의 백엔드 역할을 하는 금융 인프라가 잘 깔려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실상은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복잡한 백엔드를 추상화하여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인 프론트엔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백엔드는 이미 수 십년이 지난 낙후된 시스템이며, 굉장히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다.

    오늘날 금융 인프라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 낙후된 인프라로 인한 비효율

    • 과대한 중개기관으로 인한 비효율

    • 금융 자산, 거래의 파편화

    • 국경의 장벽

    이러한 문제점들을 한 번에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1.4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1.4.1 기존 금융 인프라의 블록체인으로의 전환 움직임

    스테이블코인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금융 인프라의 발전 역사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점점 레거시 금융 인프라를 보완하거나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 실물 자산 토큰화: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과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들은 RWA 토큰화를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으며,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 같은 기업들이 다양한 자산군의 토큰화를 규제를 준수하며 제공하고 있다.

    • 주식 토큰화 (기업): 로빈후드, 크라켄과 같은 다양한 기업들이 토큰화된 주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와 같은 기업들도 토큰화된 주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주식 토큰화 (인프라): 최근 나스닥은 SEC에 토큰화된 증권을 기존 거래소 시스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 변경안을 제출하였으며, 미국 증권의 청산과 정산을 담당하는 DTCC는 지속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프라들을 테스트하고 출시하고 있다.

    • 은행간 정산: JP모건은 2019년부터 Kinexys 플랫폼 내의 DLT기반 JPM Coin을 통해 클라이언트간 효율적인 도매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으며, 지금도 Circle CPN, Project Pax 등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수 많은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기반 은행간 정산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도입하고 있다.

    • 글로벌 송금: Venmo, Moneygram, Bitso 등 다양한 기업들이 해외 송금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SWIFT와 같은 기존 인프라도 다양한 블록체인 테스트를 진행해보고 있다.

    • 페이먼트: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페이팔과 같은 주요 결제 기업들이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 “Crypto and the Evolution of the Capital Markets”: Tuongvy Le와 Austin Campbell이 기고한 논문에서 만약 과거에 블록체인 시스템이 있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증권 시스템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메세지를 던졌다.

    1.4.2 스테이블코인은 목적이 아닌 수단

    블록체인이 레거시 금융 인프라에 비해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은 명확하다. 바로 신뢰와 접근성이다.

    블록체인은 국경의 제약 없이 더 적은 중개기관을 기반으로도 거래를 신뢰할 수 있으며, 따라서 전세계 모든 종류의 금융 자산, 금융 활동을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예금, 주식, 펀드, 카드 결제, 포인트, 송금과 같은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하나의 백엔드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에 만약 금융 인프라의 많은 부분이 블록체인으로 전환된다면, 우리는 그 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무조건 필요할 것이고, 블록체인에서의 돈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인 것이다. 한국 업계는 유난히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리 측면에 관심을 두어 스테이블코인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데, 금융 인프라의 발전 측면에서 보았을 때 스테이블코인은 목적이 아닌 수단인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만약 한국이 지금과 같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관리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경우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이 많이 뒤쳐질 수 있다.

    2.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요건

    지금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왜 도입해야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도입해야 성공할 수 있을지 오피니언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2.1 올바른 규제

    한국은 글로벌 블록체인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요인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디지털 문해력이 높으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한 번쯤은 접한 인구의 비율이 높다. 유독 한국 정서가 투기를 나쁜 것으로 취급하지만, 오히려 적당한 수준의 투기는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이후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마중물의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 내 블록체인 개발자들의 수준은 글로벌적으로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이 아직도 투기적인 것에만 주로 몰려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규제 환경이다.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하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를 살펴보면 가장 큰 이유는 규제 환경이다. 일본, 인도, 유럽의 몇몇 국가들의 경우 규제가 굉장히 엄격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우며, 실력있는 팀은 이러한 국가를 떠나 규제 환경이 우호적인 미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른 국가에 법인을 세우고 빌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규제당국과 정책입안자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지식 수준과 태도도 많이 아쉬운 편이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 주도로 크립토 워킹(working) 그룹이 산업 성장 방향성에 대한 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CFTC와 SEC가 바로 반응하여 관련 이니셔티브들을 전개하는 등 전반적인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추진력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Cynthia Lummis, Gary Gensler, Paul Atkins, Hester Peirce 등 미국 내의 다수의 정책입안자, 규제당국관련 인물들이 크립토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뛰어나다.

    한국의 규제당국 및 특히 국회의원들도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산업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만큼,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키워드를 단순 표심 얻는 정책 중 하나로 인식하지말고, 제대로 접근하여 올바른 규제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2.2 담보 자산의 구성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보다 활용이 중요하다. 활용처가 늘어나야 발행량이 늘어나며,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확산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issuer)를 위한 인센티브이다.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은 미국 단기채, 레포와 같은 거대한 규모의 담보 자산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으며, 이를 인센티브로 다양한 활용처를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가고 있다. 만약 담보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어떠한가? 한국은행의 경우 은행 예금 중심의 스테이블코인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할 것은, 해당 예금은 대출로 활용되어 수익이 발생하는 예금이 아닌, 현금 100%가 그대로 예치되어있는 예금을 의미한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경우 일부 현금 예금을 담보로 보유하고, 유럽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경우 담보의 굉장히 많은 부분을 예금으로 운용해야하는데, 이러한 예금은 100% 그대로 예치되어있는 예금이며, 따라서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가 예금 중심으로 구성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발행량을 확장시킬 유인이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활용처 확장 부족의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또한 미국,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의 국가와 같이 담보로 단기채, 레포와 같은 고 유동성 금융상품을 허용하여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여기서 또 고려해야할 것은 과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를 감당할만큼 한국 단기채 시장의 규모가 크냐는 것이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단기채 시장의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미국 채권과 같은 다른 우량자산도 고려를 해봄직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홍콩의 경우 HKD가 USD와 거의 페깅되어있기는 하지만, 미국 단기채와 같은 USD 기준 준비자산도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한다.

    2.3 거래소 도입을 통한 초기 발행량 성장

    과거 아티클에서도 강조했듯이 암호화폐 거래소는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성장에 굉장히 지대한 역할을 한다. USDT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초기에 비트피넥스와 같은 거래소의 USDT 도입 때문이었으며, USDC는 아직도 코인베이스, 바이빗과 같은 거래소에 막대한 수익 공유를 하며 USDC의 활용처를 거래소에서 찾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규모의 경제 싸움이다.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되기 위해서는 거대한 발행량이 유지가 되어야 하며, 단기간내에 발행량을 급격하게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암호화폐 거래소 도입이 거의 유일하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굉장히 많은 암호화폐 거래량이 발생하며, 만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한국 5대 거래소에 일부만 도입된다고 하여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다음으로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두나무와 네이버의 연합은 굉장히 막강한 후보 중 하나인데, 만약 이 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면 업비트를 통해 초기 발행량을 수 조원 규모로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으며,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거대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 퍼블릭 네트워크에 발행한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발행해야한다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퍼블릭 네트워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된다는 인식이 적으며, 발행한다고 해도 이더리움을 왜 선택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은 상황이다. 글로벌 주요 스테이블코인 중 이더리움에 발행되지 않은 경우는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최근 발행한 일본의 JPYC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발행되어있다.

    만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 퍼블릭 네트워크에서 허용된다면 보안 규모, 유동성, 시스템 안정성, 탈중앙성을 생각할 때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필수적으로 선택해야할 것이다. 이에 대해 더 자세한 글은 이전 글을 참고하라.

    2.5 만약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선택할 경우 하나의 한국형 블록체인을 구축해야한다

    한국형 STO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용할 수 있는 분산원장의 요건 중에 51% 이상 공공기관, 금융기관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 이는 사실상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 되었을 때 프라이빗 네트워크로 강제될 확률이 있으며, 실제로 한국은행의 경우에는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네트워크가 초기에 프라이빗 네트워크에만 한정된다면, 블록체인이 갖는 장점인 24/7 운영, 즉시 정산, 스마트 컨트랙트와 같은 장점은 살릴 수 있겠으나,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접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용은 상당히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퍼블릭 네트워크가 허용되는 것이 가장 베스트 케이스이겠지만, 만약 프라이빗 네트워크에서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강제된다고 했을 때에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적당히 잘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 형태가 딱 하나가 있다. 바로 단 하나의 한국형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두고, 모든 금융 자산들과 금융 서비스를 온보딩 시키는 것이다.

    가장 최악의 케이스는 여러 기관에서 각자 다른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개발하여 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사실 기존의 레거시 금융 시스템과 별 다를게 없어진다. 블록체인의 장점만이라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존재해야하며, 송금, 저축, 대출, 주식 거래, 포인트 등 모든 금융 자산 및 활동을 그 블록체인 위에서 이루어지게 해야한다. 이 정도의 시스템만 구축하여도 블록체인의 가장 큰 이점인 복잡한 레거시 금융 인프라의 통합 및 비효율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

    2.6 새로운 활용처에서의 활용

    스테이블코인만이 기존 레거시 금융과 비교해서 가능케하는 것이 있다. 바로 마이크로페이먼트와 AI 에이전트 결제이다. 고정 수수료가 존재하는 카드 네트워크와 달리 블록체인에서는 매우 소량의 수수료로도 초 단위의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짧은 주기의 소액 결제가 가능하다. 이는 마이크로 페이먼트라는 새로운 구독 경제의 지평을 열 수 있으며, 이를테면 K컨텐츠나 아이돌-팬 소통과 같이 사용량에 따른 과금 구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AI 에이전트간 결제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필수 인프라이다. 최근 코인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x402 표준을 공개하여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계정 생성, 신원 인증, API 키 관리 없이 온라인 상 유료 리소스에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클라우드플레어, 구글, AWS, 앤쓰로픽(Anthropic)과 같은 주요 IT 기업들이 도입하기도 했다.

    나중에 AI 에이전트 기반의 경제와 커머스가 발전하게 된다면 분명 AI 에이전트들이 한국 기반의 서비스, 데이터, API 등에 결제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텐데, 이러할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받음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2.7 스테이블코인 클리어링 하우스가 필요하다

    한국인들이 다양한 은행을 통해 송금을 쉽게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매일 자정 근처에 은행 정산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신한은행에 예치된 원화는 신한KRW이고, 농협은행에 예치된 원화는 농협KRW이다. 만약 신한은행에서 농협은행에 원화를 보내면 사실상 신한KRW가 농협KRW로 1대1로 교환되는 것인데, 이 1대1 비율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매일 자정마다 은행들끼리 청산과 정산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시 스테이블코인으로 돌아와보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된다면 수 많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길 것이다. 지금만해도 언론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나 상표권 등록 관련해서 언급된 기업들이 수 십개이다. 만약 나중에 여러 종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다면, 유동성 파편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들간 1:1 비율의 교환을 보장해줄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

    물론 거래소의 오더북이나 더 나아가 온체인 위의 AMM을 통해서도 교환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유동성 부족으로인한 슬리피지와 같이 1대1 비율의 교환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간 1대1 교환을 가능하게 해줄 청산, 정산 인프라가 필요하다.

    해외에 대표적인 예시로는 Ubyx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Ubyx는 다수 발행자와 금융기관을 연결하여 스테이블코인을 명목 가치로 상환, 정산할 수 있게 하는 글로벌 클리어링 시스템이다. Galaxy Digital, Coinbase Ventures, Founders Fund, Paxos, VanEck와 같은 유명 투자사들로부터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여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러한 종류의 서비스에는 막대한 유동성이 필요하며, 따라서 이를 사기업이 진행하기보다는, 공공 기관이 담당하거나, 시중 은행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가 진행하는 것이 규제, 규모적으로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3.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할 수 있을까?

    인류는 지금 금융 인프라의 대전환이라는 중요한 과도기에 이제 막 진입했다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의 흐름을 보았을 때 앞으로 레거시 금융 인프라가 점차 블록체인으로 전환되는 것은 이제 시작이며,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발판인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전제가 잘못되었다. 현재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실패할 확률이 있으니 도입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야한다”라는 접근 방식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언젠간 도입해야하는 것이며, 한국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잘” 도입해야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주변 국가들에 비해 많이 뒤쳐졌지만, 한국은 블록체인 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올바른 규제환경이 구축되어 스테이블코인이 성공적으로 도입되고 다양한 활용처를 확보하여 미래에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금융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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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1.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
    1.1 원화 스테이블코인 현황
    1.2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한가?
    1.3 금융 인프라 관점으로 생각해야한다
    1.4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2.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요건
    2.1 올바른 규제
    2.2 담보 자산의 구성
    2.3 거래소 도입을 통한 초기 발행량 성장
    2.4 퍼블릭 네트워크에 발행한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발행해야한다
    2.5 만약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선택할 경우 하나의 한국형 블록체인을 구축해야한다
    2.6 새로운 활용처에서의 활용
    2.7 스테이블코인 클리어링 하우스가 필요하다
    3.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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