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이지만,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
2024년엔 비트코인을 자산의 측면을 넘어서 1) 중립적인 데이터베이스 2) 확장성 솔루션의 기반이되는 베이스 레이어 3) 거대한 경제적 보안 규모의 키워드로 바라보아야 하며, 이에 따라 본 글에서는 Ordinals, 다양한 확장성 솔루션, 바빌론 체인을 소개한다.
Source: Bloomberg
2023년 연말,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시장의 이벤트가 있으니 바로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다. 비록 ETF가 실제로 승인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난 10월 GBTC의 현물 ETF 전환 요청에 대해서 법원이 SEC가 아닌 Grayscale의 손을 들어준 사건을 시작으로, 21shares와 Ark Invest의 현물 ETF 승인 최종 데드라인 및 BlackRock, VanEck, Fidelity 등 주요 자산운용사의 현물 ETF 승인 세 번째 데드라인이 모두 1월에 몰려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2024년 1월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자산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은 더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BTC에 대한 익스포저를 가져갈 수 있는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며, 비트코인 생태계에 이전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처럼 이제는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시장에서 적합한 투자 대상으로 점점 인정받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바라보았을 때 저평가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생태계 및 기술 측면이다. 외부 자산시장에선 비트코인 ETF와 관련된 뉴스로 시끌시끌 할 때, 내부 생태계에선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ETF에 비해 외부 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국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며, 비트코인 네트워크 보안 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이다. 따라서 나는 이번 글에서 현재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어떤 재밌는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24년에는 무엇에 주목을 해야하는지 조명해보려고 한다.
2023년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단연코 Ordinals라고 할 수 있다. Ordinals는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단위인 사토시(sats)에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기록(inscription)할 수 있게 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의 NFT로도 여겨진다. 2022년 1월 Casey Rodarmor이 Ordinals Protocol을 공개한 이후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활성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트랜잭션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2023년에 Ordinals는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Ordinals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미친 파급력을 알아보기 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주요 지표들을 살펴보자. 첫 번째로 비트코인의 평균 블록 크기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Segwit 업그레이드 이후 비트코인 블록은 최대 4MB의 크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평균 1.1MB의 크기를 갖던 블록은 Ordinals를 통해 다양한 파일들이 블록에 저장됨으로써 그 크기가 평균 1.7MB로 늘어났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수도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이는 아래에서 살펴볼 BRC-20 표준과 관련이 있다. 수 많은 사용자들이 sats에 BRC-20 표준과 관련된 텍스트를 기록하면서 기존보다 평균 트랜잭션 수가 약 1.5배 증가하였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블록의 공간은 한정되어있지만, Ordinals의 인기로 인해 트랜잭션 수가 치솟으면서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 수수료도 증가하게 되었다. Ordinals가 유행을 끌기 전에 8~40 BTC 정도의 트랜잭션 수수료가 발생했다면, Ordinals 출시 후 한창 BRC-20이 인기일 땐 무려 하루에 635 BTC의 트랜잭션 수수료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록 그 이후로 트랜잭션 수수료는 빠르게 감소하긴 했으나, 연말에 다시 Ordinals와 관련된 활성도가 높아지며 트랜잭션 수수료가 증가하고 있다.
2.2.1 Ordinals의 역사
이 모든 것의 시작은 2022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 12월 14일, Casey Rodarmor는 하얀 배경 위에 검정색 해골이 그려진 픽셀 아트 파일을 1252201400444387번 째 sats에 기록하며, 최초의 inscription을 탄생시켰다. Ordinals의 무궁무진한 가능성 덕분에 2023년엔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 상당히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많은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후의 타임라인은 아래와 같다:
2023년 1월 21일, 최초의 NFT 컬렉션인 Bitcoin Shrooms의 등장 (2023년 12월 6일, Sotheby’s는 Bitcoin Shrooms를 통해 최초로 Ordinals를 경매로 판매하겠다고 공지했다)
2023년 2월 2일, 최초로 약 4MB의 크기를 갖는 Taproot Wizards 등장
2023년 2월 22일, 비트코인 지갑의 주소를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문자와 연동할 수 있는 Sats names 출시
2023년 3월 16일, 유명 NFT 프로젝트인 DeGods을 Ordinals의 형태로 민팅
2023년 3월 21일, 유명 NFT 마켓플레이스인 MagicEden의 비트코인 NFT 마켓플레이스 출시
2023년 6월 10일, Recursive Inscription 개념 등장
2.2.2 Ordinals 개요
지금까지도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Ordinals의 기본 원리는 어떻게 될까? Ordinals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과거 업그레이드인 SegWit과 Taproot로 인해 가능해졌다. SegWit은 기존 비트코인의 데이터를 트랜잭션 데이터와 witness 데이터 두 부분으로 구분했으며, 가상 바이트(virtual bytes)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기존보다 더 많은 양의 데이터가 비트코인 블록에 담길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Taproot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언어인 script를 tapscript로 업그레이드하여 더욱 다양한 형태의 트랜잭션을 가능하게 했다. 결과론적으로 Ordinals에선 이를 활용하여 각종 임의의 파일들(이미지,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 등)을 sats에 기록할 수 있게 된것이다.
Ordinals는 디지털 파일이 비트코인 블록에 직접 저장되는 점에 있어서, 이더리움 NFT보다도 진정한 의미의 NFT라고 볼 수 있다. 이더리움 NFT의 경우 물론 블록체인에서 전송과 거래가 이루어지지만, NFT에 해당하는 파일은 중앙화된 방식의 AWS 혹은 탈중앙화 프로토콜인 IPFS나 Arweave같은 곳에 저장된다. 이 말은 즉슨, 비트코인 Ordinals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에 온전히 의존하지만, 이더리움 NFT의 보안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온전히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Joe Rogan Experience” 팟캐스트에 출연한 일론 머스크는 Ordinals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더리움 및 타 블록체인에서 NFT의 파일이 블록체인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Ordinals 커뮤니티로부터 각광을 받기도 했다.
2.3.1 BRC-20 표준
비트코인 Ordinals 중에서 지금까지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BRC-20 표준이다. BRC-20은 domo가 2023년 3월 8일에 제안한 토큰 표준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도 이더리움의 ERC-20 토큰과 같이 FT(Fungible Token)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금까지 Ordinals는 진정한 의미의 NFT라는 것을 강조해왔는데, 갑자기 정반대의 성격을 갖는 FT가 언급되어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BRC-20은 Ordinals를 기반으로한 토큰 표준이 맞다.
BRC-20은 Ordinals를 활용하여 sats에 특정 포맷(JSON)을 만족하는 텍스트를 기록하여 구현한다. BRC-20에는 1) Deploy, 2) Mint, 3) Transfer, 총 세 가지 기능이 존재한다. 우선 BRC-20 토큰을 배포하기 위해선 Deploy 포맷에 알맞는 텍스트를 sats에 기록한다. 어떠한 표준의 토큰에(”p”: “brc-20”) 어떤 기능을 사용할 것이며(”op”: “deploy”), 그 토큰의 티커는 무엇이고(”tick”: “ordi”), 최대 개수는 얼마로 할 것이며(”max”: “21000000”), 한 번 민팅할 때 최대 토큰 발행한도는 얼마인지(”lim”: “1000”) 명시를 해주어야 한다.
배포가 된 토큰은 누구나 Mint 기능에 알맞는 텍스트를 sats에 기록하여 발행할 수 있으며, 위의 예시에서 한 번의 트랜잭션 당 최대 1,000의 ordi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 만약 ordi 토큰을 다른 주소로 전송하고 싶다면, Transfer 기능에 알맞는 텍스트를 sats에 기록한 후, 이 sats를 그 주소로 전송하면 된다.
2.3.2 BRC-20의 영향
단순하고 직관적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BRC-20 토큰은 잠잠하던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정적을 깨고, Ordinals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최초의 BRC-20 토큰인 ordi 토큰은 $0.1부터 시작하여 $61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2023년 12월 12일 기준 전체 토큰 중 시가총액 66위를 기록하고 있다.
Ordinals 중에서 BRC-20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압도적인데 지금까지 Ordinals를 통해 기록된 파일의 종류를 분석했을 때, BRC-20이 등장하기 전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시기를 제외하고선 대부분이 텍스트 파일로 이루어져있다. 이는 BRC-20 덕분이며, BRC-20는 Ordinals에서만 비중이 큰 것이 아니라,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 차원에서 보아도 관련된 활동량이 굉장히 많은 것을 통계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2.4.1 BRC-20의 한계
위 통계에서 눈 여겨볼만한 점은, 물론 BRC-20이 Ordinals를 넘어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 규모에서도 유의미한 활동량을 보여줬지만, 이뿐만 아니라 2023년 10월 급격히 감소했던 활동량이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며 이전 수준을 곧 바로 회복했다는 것이다. OKX 거래소에서 Ordinals 마켓 플레이스를 출시하고 ordi를 상장하여 거래를 지원하는 것에 이어, 2023년 11월 7일, Binance 거래소마저도 ordi를 상장할 것을 공지하며 BRC-20을 둘러싼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BRC-20 토큰 생태계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
현재 BRC-20 토큰은 ERC-20 토큰과 상당히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도 BRC-20 토큰의 배포, 발행, 전송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ERC-20 토큰과 매우 큰차이가 있다. 첫 번째로 ERC-20 토큰의 잔고(balances)의 경우 온체인 상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관리가 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반면, BRC-20 토큰의 잔고를 확인하기 위해선 중앙화된 오프체인 서비스(인덱서)에 의존을 해야한다. BRC-20 토큰은 그저 JSON 형식의 데이터가 수 많은 sats에 기록되어 구현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특정 사용자의 잔고를 불러오기 위해선 인덱싱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A라는 사용자의 지갑 주소를 검색했을 때 1,000개의 ordi 토큰을 발행하는 텍스트가 기록된 sats가 30개가 발견된다고 해도, A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ordi 토큰의 개수는 30,000개가 아닐 수 있다. 만약 A가 과거에 ordi 토큰 Transfer와 관련된 텍스트가 기록된 sats를 다른 사용자에게 보냈을 경우, A가 보유하고 있는 ordi 토큰은 30,000개 미만일 것이며, 이렇듯이 BRC-20 토큰의 잔고를 확인하는 작업은 복잡하고, 과거부터 기록을 불러와 연산하는 제 3주체인 인덱서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BRC-20 토큰의 기능은 ERC-20 토큰과 비교하여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더리움 생태계는 ETH와 각종 ERC-20 토큰들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해왔다. ERC-20 토큰은 일종의 스마트 컨트랙트이기 때문에 발행, 전송뿐만 아니라 소각, 블랙리스팅, 투표 등 다양한 기능에 활용할 수 있다. 토큰의 발행과정 또한 에어드랍과 같이 가장 쉬운 방법 부터 유동성 마이닝, LBP (Liquidity Bootstrapping Pool)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BRC-20 토큰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배포 (Deploy), 발행 (Mint), 전송 (Transfer)밖에 없으며, 발행과정 또한 프로그래밍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BRC-20 토큰이 배포되자마자 봇들에 의해 선착순으로 Mint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단점들은 왜 BRC-20 토큰이 출시된지 9개월이 넘은 시점에서도 밈코인 정도로밖에 활용되지 않는지를 설명한다.
2.4.2 ORC-20 표준
이렇듯이 BRC-20은 많은 한계들을 가지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져왔다. 첫 번째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ORC-20 토큰 표준이다. ORC-20은 BRC-20의 각종 단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 제안되었으며, BRC-20과 하위 호환성(backward-compatibility)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BRC-20은 1) 배포 후 총 공급(Supply)나 Mint당 최대 발행 토큰 수의 변경이 불가능하고, 2) 토큰 티커의 길이도 4자리로 한정되어있으며, 3) 토큰의 잔고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중앙화된 인덱서에 크게 의존하여 이중지불의 리스크가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ORC-20에는 다양한 수정사항이 있는데 첫 번째로 Deploy 단계에서 토큰 티커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토큰을 식별할 수 있도록 id에 inscription number를 기입하도록 했다. 두 번째로는 BRC-20의 Transfer에 변화를 주었는데, 이를 두 개의 Send 단계로 나누어, 토큰을 전송하고 남은 잔고를 다시 자기 자신에게 전송하는 단계를 추가하였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utxo 모델을 모방한 것으로, 이중지불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Upgrade 기능을 추가하여 토큰의 총 공급이나 Mint당 최대 발행 토큰 수를 변경할 수 있어 토크노믹스 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ORC-20에 더 나아가 이를 더 쉽게 활용하고, Airdrop, Vote, Sell, Lock, Swap, Burn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ORC-Cash 표준도 제안되기도 했다.
Source: Dune(@ordinalstats)
BRC-20의 많은 단점들을 개선한 ORC-20이지만, ORC-20은 잠깐 활발하게 사용되고 그 뒤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까지도 비트코인 Ordinals 기반 토큰 표준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BRC-20이며, 이미 BRC-20에 형성된 시장 규모와 소셜 컨센서스를 넘는 것은 단기간 내에 어려워보인다.
2.4.3 Bitcoin Oracle
두 번째로 BRC-20이 중앙화된 인덱서에 의존하고 있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Stacks 생태계의 디파이 프로토콜인 Alex는 domo, OKX, Hiro, Unisat 등과 같은 Ordinals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와 함께 Bitcoin Oracle을 소개하기도 했다. BRC-20의 결과 내역을 중앙화된 인덱서에게만 의존할 경우 오류, 검열, 자금 탈취 등 다양한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인덱서에게 의존한다면 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Alex의 Bitcoin Oracle은 다수의 오프체인 인덱서를 두고, 거래 내역에 한해서 일정 수 이상의 오프체인 인덱서들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이를 Stacks 위의 온체인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록함으로써, 더 안전하게 합의할 수 있는 글로벌 BRC-20 분산원장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2.4.4 2024년에 더 기대되는 BRC-20
현재 ordi 토큰의 경우 최초의 BRC-20 토큰이라는 상징성이 있으나, 그 외 나머지 BRC-20 토큰들의 경우 대부분 밈코인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나 긍정적인 것은 BRC-20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지갑, 마켓 플레이스, 디파이 프로토콜, 다오(DAO) 등 다양한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BRC-20 토큰 시장을 단순 밈 시장으로 치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BRC-20 토큰을 EVM 네트워크로 브릿징할 수 있는 Multibit와 같은 서비스가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과연 BRC-20 생태계가 단순 밈을 넘어서 2024년엔 더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더 크게 번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2.5.1 Recursive Inscriptions
Ordinals의 대표적인 유즈케이스인 BRC-20뿐만 아니라, Ordinals 그 자체에도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용량의 한계이다. SegWit과 Taproot 업그레이드로 인해 비트코인 블록에 다양한 파일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으나, Ordinals는 최대 4MB까지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Ordinals 생태계 확장에 있어서 대표적인 병목현상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23년 6월 “Recursive Inscriptions”이라는 개념이 소개되었다.
Recursive Inscriptions는 하나의 inscription이 ‘/-/content/:inscription_id’라는 간단한 코드를 활용하여 다른 inscription에 포함된 데이터를 참조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10,000개의 PFP NFT 컬렉션을 Ordinals를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만든다고 해보자. 아무리 사진 파일의 압축을 잘 한다고 해도 2500x2500px 파일 (~230 kb) 기준으로 10,000개를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올리기 위해선 $1M 이상의 지출이 발생한다. 하지만 Recursive Inscriptions를 사용하면, PFP를 구성하는 부위별 특징들(traits)의 이미지 파일만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업로드하고, 10,000개의 PFP는 HTML 코드를 업로드하여, traits inscriptions를 조합하고 참조함으로써 구성할 수 있게된다.
Recursive Inscriptions는 온체인 프로토콜 레벨에서 지원하는 것은 아니며, 이 기능을 활용한 inscription을 ordinals.com과 같은 익스플로러에서 데이터를 읽어올 때 이미지화 하여 지원한다. 따라서 이는 Ordinals의 단점이었던 저장 공간의 한계와 비싼 비용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OrdinalsBot팀에서 Recursive Inscriptions을 통한 Ordinals NFT의 예시를 보여주었으며, 이미지 파일임에도 불구하고 621 bytes라는 매우 작은 용량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Recursive Inscriptions을 활용한 대표적인 콜렉션의 예시로는 bitcoin apes와 Onchain Monkey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Luminex팀은 Recursive Inscriptions을 활용하여 Ordinals NFT 민팅을 쉽게 할 수 있는 BRC-69 표준 및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2.5.2 Ordinals 생태계 내 다양한 실험들
이외에도 Ordinals 생태계에는 다양한 기능 및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다. Parent-child inscription는 inscriptions 사이에 부모 자식(Parent-child)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 특정 inscription이 어떤 콜렉션에 속해있는지, 혹은 크리에이터가 누구인지 정할 수 있도록 한다. Ordinals 생태계에는 희귀한 사토시(sats)을 거래하는 Magisat과 같은 거래소도 있다. 파일이 기록되는 사토시가 고유 번호를 갖기 때문에, sats에 따라 희귀도가 존재하는데, 사용자들은 특정 사토시를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Ordinals 생태계는 활발히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이더리움 생태계와 비교했을 때 시장의 규모는 작다. 지난 한 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NFT 거래량이 약 5.5M ETH인 것과 비교하여, 이제 10개월 정도 지난 Ordinals 시장의 총 거래량은 $864M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는 BRC-20 거래량까지 합친 수치로, Ordinals 거래 중 대부분이 BRC-20과 관련된 것을 고려하면 이는 훨씬 더 작은 시장이다. 긍정적인 것은 Magic Eden과 같은 메이저 NFT 마켓플레이스나, OKX와 같은 메이저 암호화폐 거래소가 Ordinals의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사용자의 유입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UI/UX 측면에서 Ordinals를 기반으로한 좋은 서비스가 더 많이 출시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Source: ord.io
단순하게 사토시에 디지털 파일을 기록하여 거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Ordinals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Nicholas Carlini는 1993년 출시된 3D 비디오 게임인 DOOM을 사토시에 기록하였으며, 실제로 Ordinals 익스플로러에서 466번 inscription을 검색하면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다. 현재 DOOM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들이 Ordinals의 형태로 기록되어 있고 플레이해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위에서 소개한 Recursive Inscriptions 덕분에 4MB 이상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 더 복잡한 형태의 3d 게임을 구축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Ordinals가 제시한 데이터 저장 방식은 인프라 측면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는데, Celestia 팀이 개발한 롤업 프레임워크인 Rollkit이 제시한 비트코인 소버린 롤업 (sovereign rollup)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다.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해 연산 과정을 오프체인에서 진행하고, 트랜잭션 데이터만 특정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솔루션을 롤업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연산의 검증(settlement)을 특정 블록체인에 의존하지 않는 솔루션을 소버린 롤업이라고 한다. 비트코인 소버린 롤업은 탭루트 트랜잭션을 통해 데이터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저장함으로써,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누릴 수 있다. Rollkit을 활용하면 이러한 종류의 소버린 롤업을 쉽게 배포할 수 있으며, 실제로 Rollkit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EVM 롤업을 구현하는 데모를 공개하기도 했다.
2.5.3 Final Thoughts
정리하면, 2023년 Ordinals가 이루어낸 생태계 성장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미친 파급력은 어마무시했다. 2023년 12월 12일까지 Ordinals 때문에 발생한 트랜잭션 수수료는 약 3524 BTC ($150M)에 달하며,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 수수료 중 Ordinals로부터 기인한 비율을 확인했을 때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최근엔 유명 Ordinals 프로젝트이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여하는 목적을 가진 Taproot Wizards가 $7.5M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고, Sotheby’s에서는 최초의 Ordinals PFP 컬렉션인 Bitcoin Shrooms의 경매를 공지하기도 하며, Ordinals의 입지는 점점 견고해지고 있다.
하지만 Ordinals가 비트코인 커뮤니티 모두에게 환영을 받고 있진 않다. 최근에 비트코인 개발자이자 Ocean 마이닝 풀의 코파운더인 Luke Dashjr는 Ordinals가 비트코인의 취약점을 악용한 스팸이며, 이와 관련된 필터링 및 취약점 픽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비트코인 커뮤니티 내의 논쟁이 심화되기도 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가장 안전하고, 탈중앙성이 높은 블록체인으로서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서 경제적 의의가 크지만,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결국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데이터베이스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채굴자들의 지속가능성은 필수적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채굴자들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중요하다. 2024년엔 Ordinals 생태계에 더 재미있는 활동들이 많아져 장기적인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2023년엔 Ordinals 및 BRC-20이 많은 주목을 받고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의 활동도가 많이 증가했지만, 한창 열기가 뜨거웠을 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수수료가 치솟는 부정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근본적으로 높은 보안성 및 탈중앙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트릴레마에 의해 확장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약 7 tps (transactions per second) 정도의 처리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평균 4.3의 실질 tps를 보여주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주요 가치가 확장성은 아니지만, 이전부터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개선하려는 프로젝트들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마치 롤업 네트워크가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개선하듯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개선하려는 프로젝트들도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어떻게 BTC를 활용할지 또는 어떻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에 의존할 수 있을지 고려한다. 여기서 보안성을 보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확장성 솔루션 상의 BTC를 다시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출금할 때, 비트코인 네트워크 입장에서 출금 트랜잭션이 타당한지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이다. 예를들어 ‘Fast BTC 네트워크’라는 가상의 확장성 솔루션이 있다고 가정하고, 사용자 A가 Fast BTC 네트워크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3 BTC를 전송하려고할 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그 트랜잭션의 타당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면, 자금이 탈취될 수있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존재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확장성 솔루션들은 어떻게 트랜잭션을 검증하는지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써드파티 신뢰 - BTC의 입출금을 써드파티에서 검증하여 처리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확장성 솔루션을 사용하기 위해 써드파티를 전적으로 신뢰해야한다. 예시로는 Liquid Network, WBTC가 있다.
증명 시스템 - 확장성 솔루션에서 트랜잭션에 대한 사기 증명이나 유효성 증명을 비트코인 온체인에서 검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선 증명을 검증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머지 마이닝 -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채굴 성능의 저하 없이 다른 사이드 체인의 채굴도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출금 과정에 있어선 머지 마이닝에 참여하는 채굴자를 신뢰하는 방식이다. 예시로는 Drivechain이 있다 (엄밀하게는 Drivechain은 ‘Blind Merged Mining’ 방식을 사용한다).
스테이트 채널 - 두 파티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멀티시그 지갑에 자금을 동결한 후, 오프체인에서 거래를 진행하고, 최종 결과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예시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있다.
PoS 합의 알고리즘 도입 - BTC의 입출금을 검증하기 위해 PoS 밸리데이터 셋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예시로는 Spiderchain 컨셉이 있다.
이제 2024년에 눈 여겨 볼만한 비트코인 네트워크 확장성 솔루션들에 대해 살펴보자.
3.2.1 라이트닝 네트워크 개요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가장 대표적인 확장성 솔루션이다. 사용자들은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적은 금액도 굉장히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로 전송할 수 있다. 라이트닝 채널은 두 노드 사이에 개설된 p2p 거래 채널이며, 이렇게 개설된 수 많은 p2p 채널들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이룬다. 꼭 두 노드가 라이트닝 채널로 직접 연결되어있지 않아도, 두 노드 사이 여러 개의 채널을 통해 거래가 진행될 수 있으며, 이는 라우팅(routing)이라고 한다. HTLC(Hashed Timelock Contract)를 통해 거래를 중개하는 라우팅 노드를 신뢰하지 않아도 거래는 안전하게 진행되며, 중간의 라우팅 노드들은 거래를 중개해주는 대가로 소액의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
라이트닝 채널을 개설하기 위해선 두 노드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2-of-2 멀티시그 주소를 개설하고, 여기에 BTC를 예치해야한다. 여기서 멀티시그란 특정 트랜잭션에 서명하기 위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서명이 필요한 시스템으로, 라이트닝 채널은 두 노드의 합의에 따라 채널을 열고 닫을 수 있다. 라이트닝 채널이 열린 상태에선 두 노드가 멀티시그 주소에 예치된 BTC 한도 내에서 서로 자유롭게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는 수 많은 거래들은,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비트코인 온체인에 기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3.2.2 라이트닝 네트워크 주요 통계
2018년부터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BTC 캐패시티와 노드 개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으나, 2023년엔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정체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베어 마켓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노드들은 BTC를 예치하고 노드를 운영하는데, 시장 상황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노드들이 보상으로 받는 거래 수수료도 감소하고 노드를 운영할 유인이 적어져다. 두 번째 이유는 커스터디 서비스의 증가이다. 개인이 노드를 운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불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커스터디얼 라이트닝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Source: River
비록 BTC 캐패시티와 노드 개수가 정체되었지만,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River에 의하면 2021년 8월에 비해 트랜잭션 수는 무려 1,212% 증가하여 2023년 8월 한달에만 일 평균 213k의 트랜잭션을 처리했다.
3.2.3 게임과 소셜 미디어에 접목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꼽자면, 게이밍과 소셜 미디어를 뽑을 수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전송 수수료는 약 $0.0003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낮은 밸류를 갖는 거래가 자주 일어나는 게이밍과 소셜 미디어 섹터에 굉장히 알맞는 전송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잭 도시가 후원한적이 있는 Nostr라는 탈중앙 소셜 미디어 프로토콜에선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이용한 팁 기능인 Zap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Zap 횟수는 2M을 달성했을 정도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게이밍 분야에선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유저 사이 거래보다 다른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바로 하이퍼 캐쥬얼 게임에서 사용자 보상으로 활용된다. 사용자에게 플레이 보상으로 소량의 비트코인을 계속 지급해줌으로써, 사용자들의 리텐션을 올릴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하이퍼 캐쥬얼 게임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인 광고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은 선순환 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게임 서비스들을 타겟하여 라이트닝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공하는 Zebedee를 사용한 하이퍼 캐쥬얼 게임들의 경우 인상적인 지표 향상을 보여주었다. Zebedee에 의하면, 스퀘어 에닉스가 개발한 Ludo Zenith의 ARPDAU는 82% 향상, Viker Games가 개발한 Wheel of Trivia의 ARPDAU는 177% 향상했다. 비트코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River가 분석한 데이터에 의하면, THNDR Gaming은 2022년 2월부터 2023년 8월 사이의 라이트닝 네트워크 트랜잭션 증가폭 중 무려 3%나 기여했을 정도로 트랜잭션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3.2.4 Taproot Assets
폭발적인 성장세 이외에도 2024년에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추가적인 요인은 바로 Taproot Assets 프로토콜 (구 Taro 프로토콜)이다. 2023년 10월, 라이트닝 랩스는 드디어 Taproot Assets 프로토콜을 메인넷에 런칭했다. Taproot Assets 프로토콜은 MS-SMT 및 Taptweak을 사용하여 자산의 발행 및 소유권을 정의하며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BTC 이외의 토큰을 런칭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된 자산은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도 저렴하게 거래될 수 있으며, 다양한 자산이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거래될 경우 발생하는 트랜잭션 수수료로 인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직 Taproot Assets 프로토콜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고 있진 않지만, 2023년 12월 12일 기준 총 64668개의 자산이 발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aproot Assets를 거래하고, 쉽게 발행할 수 있는 NostrAssets 같은 서비스들이 출시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Taproot Assets 프로토콜을 활용하여 합성자산 혹은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기관이 등장한다면 비트코인 및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2.5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나아가야할 방향
비록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은 비트코인 메인 네트워크보다도 실질 TPS가 적게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더 널리 채택되기 위해선 어떤 점들이 개선되어야 할까?
가장 우선시 되어야할 것은 사용자들이 논커스터디 방식의 라이트닝 노드를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복잡한 행위들을 추상화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라이트닝 서비스 이용은 커스터디 방식에서 이루어진다. 만약 사용자가 라이트닝 노드를 직접 구축한다고 했을 때에는 유동성 관리, 업타임 유지, 라우팅 수행, 데이터 백업 등 복잡한 절차들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라이트닝 노드 관리에서는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유동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자금을 전송하지 못하거나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들어 A와 B가 서로 멀티시그 주소에 1 BTC를 예치하고 라이트닝 채널을 개설했다고 해보자. 총 예치된 BTC가 2 BTC이기 때문에 A와 B는 서로 한 쪽 방향으로 2 BTC 이상의 거래를 진행할 수 없다. 또한, 라이트닝 노드가 오프라인이 된다면 관련된 채널들에서 전송 실패가 발생하며, 실제로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 전송 실패가 일어나는 이유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Blockstream 사의 Greenlight 서비스와 같은 LSP(Lightning Service Provider)가 해결할 수 있다. LSP는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노드에게 유동성을 제공해줌으로써 유동성 관리를 도와줄 수 있고, 몇 LSP는 라우팅, 데이터 백업 등의 기능도 제공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실 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선,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활용한 페이먼트를 도입하는 서비스들이 많아져야할 것이다. 2021년 9월,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며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지원되는 공식 지갑인 Chivo를 지원하고, 그 이후로 Square의 Cash App, Robinhood, Shopify 등과 같은 기업들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지원하기도 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최근에는 몇몇 게임 및 소셜 미디어의 나노 트랜잭션에도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용처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의 지원 및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맞물려 점점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외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무엇이 있을까? 2023년엔 Drivechain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트위터에서 뜨거운 찬반논쟁이 있었다. Drivechain은 2015년에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관련된 제안으로는 BIP300과 BIP301이 있다. Drivechain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이드체인으로, ‘Blind Merged Mining (BMM)’ 방식을 통해 보안이 유지된다. Merged Mining은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동시에 이 연산력을 다른 PoW 네트워크의 채굴에도 재활용하고 추가 보상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Merged Mining을 하기 위해선 타 PoW 네트워크의 소프웨어도 실행해야하는 단점이 있으며, 이를 개선한 것이 바로 BMM이다. BMM을 통해서 채굴자는 사이드체인의 소프트웨어를 실행하지 않으면서 채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Drivechain은 기본적으로 사이드 체인이기 때문에 빠른 확장성을 제공하고, 비트코인에서 지원하지 못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는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자가 Drivechain의 보안유지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추가적인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성에 도움이된다. 하지만 2023년에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Drivechain을 둘러싼 활발한 찬반 논쟁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Drivechain이 도입되기 위해선 비트코인 네트워크 코어에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비트코인의 균형잡힌 경제에 어떠한 리스크를 가져올지 모르며, 쉿코인(shitcoin)이 추가될 것이며, BTC를 Drivechain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다시 가져오는 peg-out 과정에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록 아직까지는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제안일뿐이지만, BMM은 현재의 Merged Mining의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이다. 앞으로 Drivechain 진영에서 움직임 및 지속적인 발전이 있을지 지켜보자.
Drivechain에 대한 논쟁이 한창인 와중에 Botanix Labs는 Spiderchai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Spiderchain또한 Drivechain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이드체인이다. Spiderchain은 비트코인과 달리 지분증명(PoS) 방식을 사용하고, EVM을 지원한다. Spiderchain의 보안은 orchestrator라는 역할군이 BTC를 스테이킹하고, 악의적인 행위를 저지를 경우 슬래싱 당하는 방식으로 유지된다. BTC의 스테이킹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멀티시그 주소를 생성하여 이루어진다.
사용자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Spiderchain으로 BTC를 전송하고 싶다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새로운 멀티시그 주소가 생성되고, 이 멀티시그 주소는 랜덤하게 선택된 100명의 orchestrator들에 의해 관리된다. 즉, BTC의 peg-in/out 과정이 BTC를 스테이킹한 orchestrator에 의해 유지된다. Drivechain과 다르게 비트코인 네트워크 코어에 별다른 업그레이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piderchain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온전히 수혜받는 것이 아닌, 스테이킹 된 BTC의 경제적 규모의 보안 수준을 가진다는 단점이 있다. Drivechain과 다르게 Spiderchain 컨셉은 실제로 Botanix라는 프로덕트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고, 2024년 4월에 메인넷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관심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외에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최근들어서도 굉장히 많다. 특히, 이더리움 및 코스모스 진영에서 모듈러 블록체인 생태계가 성장하며,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데이터 가용성(DA) 레이어로 활용하는 소버린 롤업(Sovereign Rollup)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많다. 과거에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zk롤업과 같이 확장성 솔루션을 올리려는 연구 등이 있었으나,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영지식증명(zkp)을 검증할 수 있는 소프트 포크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에 최근 제안된 소버린 롤업들은 비트코인 오디널스를 활용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트랜잭션의 타당성은 소버린 롤업의 노드들이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코어의 업그레이드 없이도 확장성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
Chainway는 비트코인 DA 어댑터를 공개하여, Sovereign Labs의 Sovereign SDK가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DA 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침 Kasar Labs와 Taproot Wizard도 협업하여 비트코인 DA 어댑터를 공개했으며, 스타크넷의 RaaS(Rollup-as-a-Service) 프로젝트인 마다라(Madara)가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DA 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Celestia 팀에서 빌딩한 롤업 프레임워크인 Rollkit 또한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DA 레이어로 사용하는 소버린 롤업을 지원한다. 비록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블록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한 롤업 네트워크도 타 롤업 네트워크에 비교하여 높은 확장성을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지만, 분명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기반으로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이며, 2024년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퍼블릭 소버린 롤업 네트워크가 출시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10월에는 비트코인 리서처이자 ZeroSync의 코어 컨트리뷰터인 Robin Linus가 BitVM 백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BitVM도 연산을 오프체인에서 수행하여 스마트 컨트랙트를 가능하게하고, 비트코인 네트워크 코어에 업그레이드 없이도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산에 대한 타당성은 옵티미스틱롤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검증된다.
지금까지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탈중앙 화폐라는 프레임 하에, 기술적인 발전 측면에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같은 타 생태계에 비해 진전이 더디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강력한 보안을 탈중앙 화폐에만 접목시키는 것을 아쉬워하는 커뮤니티 참여자가 많아지고 있으며, 그 위에 확장성 솔루션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있다. 앞으로 비트코인 생태계가 비트코인 네트워크 그 자체로는 강력한 보안 및 BTC의 가치를 보장함과 동시에, 전송/결제 서비스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 그 외의 다양한 활동들은 소버린 롤업과 같은 확장성 솔루션에서 더 많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Source: Babylon
바빌론 체인(Babylon Chain)은 내가 초기부터 팔로업하기도 했고, 마침 최근에 Polychain Capital 및 Hack VC의 리드 하에 $18M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어서, 2024년에 지켜볼 비트코인 생태계 프로젝트로 소개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최초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이며, 지금까지 시가총액 1위의 자리를 한 번도 내준적이 없었다. 그 어떠한 네트워크보다 강력한 커뮤니티, 보안, 유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장점들은 누구나 레버리지하고 싶어했으며, 많은 서비스들이 이에 도전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선 기술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레버리지하는 것은 굉장히 챌린징했으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성배(holy-grail)로 여겨졌다. 바빌론 체인은 이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프로토콜이다.
바빌론 체인은 다른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강력한 보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1) 비트코인 타임스탬핑(Bitcoin timestamping)과 2) 비트코인 스테이킹(Bitcoin staking) 두 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타임스탬핑은 바빌론 체인이 초기부터 지원하던 서비스로, 바빌론 체인은 PoS 네트워크들이 체크포인트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함으로써 롱 레인지 공격에 대비할 수 있게 한다.
4.2.1 롱 레인지 공격
롱 레인지 공격은 PoS 네트워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보안 공격 스킴이다. PoS 네트워크가 PoW 네트워크와 대비되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슬래싱이다. 만약 악의적인 행위가 일어난다면, 악의적인 밸리데이터가 스테이킹한 토큰이 슬래싱되며 네트워크 블록 생성에 대한 점유율이 낮아지고, 공격을 방지할 수 있다.
롱 레인지 공격의 경우는 악의적인 밸리데이터가 캐노니컬(canonical) 체인에서 스테이킹을 모두 언본딩하고, 과거의 블록에서부터 악의적인 포크를 만든다. 과거의 블록에선 스테이킹된 정보가 있기 때문에 블록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존재한다. 악의적인 밸리데이터는 악의적인 포크를 만들어서 이중 서명을 하는 셈이지만, 더 이상 캐노니컬 체인에 스테이킹된 토큰이 없기 때문에 캐노니컬 체인에서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통 악의적인 포크에선 악의적인 밸리데이터만 블록을 생성하기 때문에, 캐노니컬 체인만큼 많은 블록을 만들기 쉽지 않은데, 여기엔 1) Simple 2) Posterior Corruption 3) Staking Bleeding의 방법이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글의 범위를 넘어서므로 Evangelos Deirmentzoglou의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롱 레인지 공격이 일어난다고 해도, 캐노니컬 체인에서 계속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던 노드들은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이들 클라이언트는 과거부터 계속 캐노니컬 체인을 추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트워크에 새로 들어오는 노드나 장기간 오프라인이었던 노드들은 롱 레인지 공격이 일어난 상태에서 두 개의 체인 중 어떤 것이 캐노니컬 체인이고 어떤 것이 포크 체인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안적으로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
롱 레인지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스테이킹 언본딩 기간을 두는 것이다. 스테이킹 언본딩 기간을 둘 경우 공격자가 언본딩한 후에 바로 공격하는 것을 슬래싱으로 방지할 수 있으며, 언본딩 기간 동안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소셜 컨센서스로 캐노니컬 체인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 컨센서스는 결국 참여자들의 믿음에 의존하기 때문에, PoS 네트워크가 롱 레인지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근본적인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4.2.2 비트코인 타임스탬핑
바빌론 체인은 PoS 네트워크들이 주기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체크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롱 레인지 공격이 일어난다고 해도, 이미 이전에 유효한 블록의 체크포인트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되기도 했으며, 네트워크의 참여자들은 소셜 컨센서스를 이룰 필요가 없이 더 강력한 보안을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블록을 확인하여 캐노니컬 체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언본딩 기간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빌론 체인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체크포인트를 효율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먼저 여러 PoS 네트워크들의 체크포인트를 모으고, 이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한 번에 기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체크포인트를 기록하기 위해선 OP_RETURN opcode를 활용하여 80 바이트 이하의 임의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언본딩 기간을 비약적으로 감축시켜 사용자들의 UX를 향상시키는 것 이외에도 바빌론 체인의 비트코인 타임스탬핑을 활용하면, 검열 저항성을 얻거나, 중요한 트랜잭션을 보호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을 누릴 수 있다.
4.2.3 생태계
바빌론 체인은 현재 테스트넷 상태이지만, 수 많은 코스모스 SDK 기반의 네트워크가 테스트넷을 통해 비트코인 타임스탬핑을 도입해보고 있다. 타임스탬핑을 도입한 프로젝트들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활용하여 언본딩 기간을 줄이고, 강력한 보안을 활용할 수 있다. 다음 목록은 비트코인 타임스탬핑을 도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코스모스 생태계의 프로젝트들이다:
Archway - Archway는 인센티브를 통해 개발자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춘 네트워크이다.
Agoric - Agoric에서는 JavaScript를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할 수 있다.
XPLA - XPLA는 한국의 유명 게임 스튜디오 Com2us에서 개발하는 디지털 미디어 컨텐츠를 위한 네트워크이다.
Akash - Akash는 탈중앙 클라우드 인프라 네트워크이다.
Stride - Stride는 코스모스 생태계의 리퀴드 스테이킹 플랫폼이다.
Stargaze - Stargaze는 코스모스 생태계의 대표적인 NFT 특화 앱체인이다.
Secret Network - Secret Network는 코스모스 생태계의 프라이버시 앱체인이다.
Kava Network - Kava Network는 이더리움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코스모스 앱체인이다.
Kyve - Kyve는 데이터 레이크, 데이터 파이프라인 등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Evmos - Evmos는 코스모스 생태계의 EVM 기반 앱체인이다.
BTC 홀더들이 써드 파티를 신뢰하거나 다른 네트워크로 BTC를 브릿징할 필요 없이, 셀프 커스터디한 방식으로 BTC를 동결하여 다른 PoS 서비스의 밸리데이터로 참여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PoS 서비스의 경우 바빌론 체인을 통하여 BTC라는 거대한 시가 총액을 가진 자산의 경제적 보안을 빌릴 수 있어, 보안을 보다 쉽게 부트스트래핑할 수 있다. 스테이킹이 한 번만 일어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바빌론 체인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은 이더리움 생태계의 리스테이킹 프로토콜인 EigenLayer와 거의 동일하며, 바빌론 체인을 통해 PoS 서비스와 밸리데이터는 ~$800B라는 막대한 BTC의 시가총액에 노출될 수 있다.
비트코인 스테이킹은 스테이커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staking tx’를 보내어 시작되며, BTC는 셀프 커스터디 볼트에 예치된다. 이후에 스테이커는 PoS 서비스의 밸리데이팅을 시작할 수 있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BTC의 출금은 스테이커의 프라이빗키로만 가능한데, 만약 밸리데이터가 악의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바빌론 체인은 이 프라이빗키를 공개적으로 공개하여 누구나 ‘slashing tx’를 보내어 BTC를 소각할 수 있다.
EigenLayer가 리스테이킹을 통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았듯이, 바빌론 체인도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TH와 달리 BTC는 라이트닝 노드에 예치하는 것 외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네이티브하게 이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 투자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바빌론 체인의 비트코인 스테이킹 서비스는 거대한 BTC의 유동성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대부분의 혁신은 비트코인 밖의 생태계에서 일어났다. 지속적으로 혁신이 일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생태계는 이더리움이며, 최근에는 솔라나, 폴리곤 등 알트 레이어1 네트워크에서도 막대한 자금력과 개발자 생태계를 바탕으로 많은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에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기술 혁신 측면에서 블록체인 산업에서 외면 받아왔는데, 보수적인 거버넌스, 비트코인 스크립트 시스템의 한계인 튜링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개발자들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되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유동성, 보안성 등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2008년부터 끊임없이 있어왔고, 이는 2023년이 되어서야 드디어 꽃을 피웠다. SegWit과 Taproot로 인해 가능해진 Ordinals, 모듈러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로 인한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DA 레이어로 활용하려는 시도들, EigenLayer와 같이 BTC의 경제적 보안을 PoS 시스템에 레버리지하려는 바빌론 체인 등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이미 수 많은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비트코인을 재미없는 블록체인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며, 비트코인은 2024년에 그 ��떤 프로토콜보다 생태계적으로 가장 주목���야할 네트워크일 것이다.
활발한 비트코인 생태계 구축은 장기적으로 채굴자의 인센티브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며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라는 강력한 이벤트에 가려져 많은 사람들이 망각하고 있는듯하다. 2024년엔 비트코인을 자산의 측면으로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1) 중립적인 데이터베이스 2) 확장성 솔루션의 기반이되는 베이스 레이어 3) 거대한 경제적 보안 규모 등의 다른 키워드로 바라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다각도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 글의 비주얼을 제공해주신 Kat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