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Spark)가 10억 달러 조달을 완료하고, 추가 10억 달러 승인을 받아 총 20억 달러 규모로 RWA 자산을 편입한다.
BUIDL(블랙록×시큐리타이즈), USTB(슈퍼스테이트), JTRSY(재너스×센트리퓨지)가 스카이에 국채 기반 안정 수익을 제공한다.
공개 입찰·투명 실사를 통해 스카이가 월가 수준 자본 협상을 이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법무·오라클 기준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
국채 쿠폰이 sUSDS로 자동 복리화되며, Sky Savings Rate(SSR)을 최대 5%대까지 끌어올려 다른 스테이블코인 대비 금리 우위를 확보한다.
스파크는 스카이(구 MakerDAO)의 서브DAO이자 온체인 자본 운용 기구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개 조달인 ‘스파크 토큰화 그랑프리(Spark Tokenization Grand Prix)’에서 첫 10억 달러 트랑쉐(tranche)를 성공적으로 집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전통·크립토 자산운용사 총 39개가 참여해 3곳이 최종 선정되었으며, 이후 스카이 거버넌스가 동일 RWA 레일에 추가 1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배분하기로 승인함에 따라 그랑프리 총 규모가 20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이로써 토큰화된 국채 시장 전체가 주목할 만한 자금력이 확보되었다. 아래 글에서는 스파크의 정체성과 그랑프리 프로그램의 의의, 선정된 펀드 구조, 그리고 향후 과제를 분석한다.
스파크의 비전은 “디파이의 능동적 중앙은행(active central bank of DeFi)”에 있다. 필요한 만큼 USDS를 발행한 뒤, 위험 대비 수익률이 최적화된 자산에 즉시 배치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세 가지 핵심 레이어는 다음과 같다:
Spark Lend: Aave v3 포크 기반 대출 프로토콜로, 스카이의 SSL 모듈을 활용해 Sky가 초저금리 USDS를 대량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park Savings: SSR에 직접 연결되는 예치 창구로, 이용자는 USDS를 sUSDS로 전환해 안정적인 이자를 복리로 받을 수 있다.
Spark Liquidity Layer(SLL): 외부 프로토콜 및 자산 토큰에 자본을 배치하는 레이어로, 사실상 스파크의 대차대조표 엔진 역할을 수행한다.
2025년 1분기 기준, 스파크 스택은 TVL 39억 달러, 예치자 12만 7천 명, 분기 매출 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블랙록(BlackRock), 재너스 헨더슨(Janus Henderson), 슈퍼스테이트(Superstate) 등 전통 자산운용사부터 센트리퓨지(Centrifuge), 모르포(Morpho), 레드스톤(RedStone) 등 크립토 파트너들까지 스파크 생태계에 참여하며, 온체인 자본을 가장 크게 집행하는 매수처로 자리매김했다.
스카이의 스타(Star) 생태계(각각 독립적인 사업 버티컬을 담당하는 서브DAO들의 집합)에서 스파크의 임무는 RWA(Real-World Asset) 익스포저를 빠른 속도로 확대해, 전체 SSR에 의미 있는 수익 기여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4년 EthCC 파리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1차 그랑프리를 공개했고, “가장 경쟁력 있는 단기 미 국채 기반 토큰화 상품을 제시하면, 스카이가 직접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다”라는 단순 명료한 조건을 제시했다.
블랙록·재너스 헨더슨·슈퍼스테이트 등 전통 금융사부터 다수의 크립토 전문 운용사까지 총 39개 팀이 제안서를 제출했고, 모든 재무 모델·오라클 구조·스마트컨트랙트 설계를 DAO 거버넌스 포럼에서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로써 자본 조달 과정을 경매·입찰 형태로 전환해 수수료를 낮추고, 실사(due-diligence)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DAO 재무가 제도권 자본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토큰화 펀드는 세 가지다.
BUIDL(BlackRock × Securitize): 5억 달러 배분. 국채, 현금, 레포(RP)로 구성된 머니마켓 구조.
USTB(Superstate): 3억 달러 배분. 이더리움 상에서 단일 트랜잭션 민트 및 상환 그리고 24시간 NAV 공개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JTRSY(Janus Henderson × Centrifuge × Anemoy): 2억 달러 배분. S&P AA+ f/S1+ 등급과 완전 온체인 발행 구조가 특징이다.
스파크의 SLL은 새롭게 발행한 USDS를 통해 이들 토큰을 매입하고, 발생하는 쿠폰(이표)은 전액 스카이 재무로 귀속된다. 이후 거버넌스가 이를 SSR로 할당해, USDS 예치자(정확히는 sUSDS 보유자) 전원이 자동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이용자는 국채 토큰을 직접 매수할 필요 없이 USDS만 맡기면, sUSDS가 알아서 이표 수익을 받아 복리화한다. 복잡한 브로커나 중앙화 거래소 계정, 추가 클릭 없이도 채권형 스테이블코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스파크의 해자다.
디파이와 월가의 협업 레퍼런스 정립
블랙록·재너스 헨더슨·슈퍼스테이트 등 전통 대형 운용사가 DAO 주도의 공개 입찰에 참여해, 토큰 설계·오라클·재무제표를 전면 공개한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이는 디파이가 월가 수준의 법무·실사 표준을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통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스파크를 통해 투명성과 유동성을 얻을 수 있는 ‘윈윈(win-win)’ 협업 모델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스파크가 요구한 법무 서류와 실사 체크리스트, 그리고 모든 펀드를 통일된 오라클(Chronicle) 기준에 맞춘 것은 향후 다른 프로토콜들도 손쉽게 참고할 수 있는 RWA ‘표준 안내서’를 만들었다.
스테이블코인의 ‘복리화’ 모델 부상
BUIDL·USTB·JTRSY에서 발생하는 이표는 스카이 재무로 들어가 다시 SSR로 흘러들어간다. 결과적으로 스파크 세이빙스(Spark Savings)에 USDS·USDC·DAI를 예치해 얻는 sUSDS 잔고가 자동으로 복리 수익을 쌓게 된다. 이용자는 별도의 채권 토큰 매수나 스테이킹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다. “안정자산 국채→SSR→sUSDS 복리”라는 직관적 유저 경험이 스파크의 차별화 포인트다.
단일 오라클·보고 체계 확립
스파크는 모든 우승 펀드가 NAV(순자산가치)를 Chronicle 오라클로 통일해 발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데이터 표준화와 위험 관리를 동시에 달성했다. 앞으로 신규 RWA 발행사는 스카이가 제시하는 보고 스키마에 맞춰야 하므로, 사실상 스파크가 플랫폼 레벨에서 ‘규칙 세팅’을 주도하는 형태가 되었다.
스카이 거버넌스의 정치적 자본 확대
최종 우승안 표결에는 역대급 참여율이 몰렸고, 이는 향후 거버넌스 대표자들이 베이스 레이트 조정이나 DAI 페그 정책 재검토처럼 더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슈를 추진하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한편, 이번 그랑프리로 인해 “블랙록급 실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sUSDS 유동성을 따내기 어렵다는 높은 진입장벽도 형성되었고, 이는 향후 크립토 RWA 시장에서 스카이의 협상력을 한층 높여줄 전망이다.
시장 구조적 파급 효과
온도(Ondo), 메이플(Maple) 등 경쟁사들은 더 철저한 법무·회계 기준과 낮은 수수료 제안을 내놓아야만 스파크 같은 초대형 DAO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 국채 기반 스테이블코인간 스프레드(수수료)가 전반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T-Bills 노출을 원하는 여타 프로토콜들은 별도의 RWA 딜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sUSDS 통합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배분이 진행된 이후에는 몇 가지 주요 지표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하 수치는 확정된 가이던스가 아닌 ‘방향성’ 위주의 예시다.
SparkLend TVL 증가: 현재 약 45억 달러 수준인 SparkLend 예치 잔액이, SSR 상승 효과로 55억 달러 선까지 확대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USDC·USDT 자본이 보다 높은 이율을 좇아 USDS로 전환되고, 그 유동성이 대출 풀로 재투입되는 양상을 의미한다.
SSR(스카이 세이빙스 레이트) 레벨: 스카이 재무는 이미 약 39억 달러 규모의 USDS 예치분에서 연 4.5% 내외의 쿠폰(연 1억7500만 달러 상당)을 수취 중이다. 여기에 그랑프리로 신규 편입되는 10억 달러 규모 국채 토큰에서 연 5% 전후의 쿠폰이 추가로 발생하면, 연 5000만 달러 수준의 수익이 더해진다. 이를 통해 SSR을 4.8~5.0% 구간까지 올려도, 스카이 재무가 여전히 적립금을 확보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럴 경우 코인베이스 USDC 보유 금리(현 4.1%) 대비 스프레드가 최대 70~90bp까지 확대돼, 금리 민감 자본이 대거 USDS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DAI:USDS 유동성 비율 변화: 현재 1:1에 가까운 DAI:USDS 통화량이 만약 1:2 정도로 기울기 시작한다면, 투자자들이 저이자 DAI/sDAI를 떠나 더 높은 금리의 USDS/sUSDS를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차입 측면에서는 SSL을 통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면,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하락해 경쟁력 있는 머니마켓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RWA 쿠폰 지급률 100% 유지: 이표 지급이 단 한 번이라도 누락되면 SSR 인상 여력이 떨어지고, 시장 신뢰도 역시 타격을 입는다. 따라서 거버넌스와 오라클 모듈은 쿠폰 지급 현황을 상시 추적하며,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신속한 리밸런싱에 돌입해야 한다.
이상의 주요 지표가 목표 구간에 안착한다면, 스파크는 “안전 자산 복리화 스테이블코인 + 디파이 최저금리급 머니마켓”이라는 그랑프리 가설을 유의미하게 실증하게 된다. 향후 1년여는 이 분산형 대차대조표 모델이 시장 표준으로 굳어질지 판가름할 결정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ource: info.sky.money
스파크 토큰화 그랑프리는 DAO 역시 월가 수준 자본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다. 이는 차세대 스테이블코인이 중앙화 기관 없이도 자체 대차대조표를 굴리며, 실물 수익을 홀더들에게 직접 환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블랙록 등 초대형 운용사를 공개 거버넌스 무대에 올림으로써, 디파이가 전통 금융에 요구할 수 있는 실사·투명성 기준 역시 새롭게 정의된 셈이다.
그러나 궁극적인 성패는 실행력에 달렸다. 현재 승인된 20억 달러(1차 10억 + 2차 10억)가 예정대로 집행되고, SSR이 예측대로 안정화한다면, 스파크는 모든 DAO 재무가 참고할 만한 ‘오픈 RFP → 정밀 실사 → 온체인 배분 → 스테이블코인 효용 증대’라는 모범 답안(플레이북)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 모델이 자리 잡으면, 분산형 대차대조표도 국부펀드급 규모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과 함께 결정 속도에서도 기존 금융을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결국 지금부터 시작되는 레이스는 안정적인 이자 자산을 디파이의 연료로 전환하는 다단계(멀티시즌) 여정이다. 이미 스파크가 “폴 포지션(pole position)”에서 앞서 있지만, 앞으로는 자본 집행과 쿠폰 수취에 대한 정확성과 속도가 판도를 좌우할 것이다. 차질 없이 배치가 진행되고 수익 플라이휠이 무리 없이 돌아간다면, 스파크 모델은 탈중앙 대차대조표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2차 10억 달러가 이미 승인된 지금, 스파크는 곧바로 다음 단계를 실행에 옮길 준비를 마쳤다. 다음 랩은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