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전 CEO 창펑 자오는 DEX의 투명성으로 인한 MEV 공격과 대규모 포지션 노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크 풀(Dark Pool) 스타일의 영구 선물(Perpetual Futures) DEX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이로 인해 다크 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다크 풀은 전통 금융시장에서 오랜 기간 운영되어온 비공개 시장으로, 기관들이 대규모 포지션을 시장 영향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을 가졌으나 중앙화된 운영으로 인해 많은 악용 사례를 낳은 바 있다.
웹3의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구축된 다크 풀은 웹3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 체계가 갖고 있던 치명적인 단점을 해소할 수 있으며, 향후 웹3 프라이버시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할 이니셔티브로 평가된다.
Source: Darker Than Black - Contractor of Black
오늘(2025년 6월 1일), 바이낸스(Binance)의 전 CEO인 창펑 자오(@cz_binance)가 트위터에 올린 포스트가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다크 풀(Dark Pool) 스타일의 영구 선물 DEX (Perpetual Futures DEX)"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DEX에서 주문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투명성이 오히려 트레이더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포스트는 암호화폐 거래의 프라이버시와 효율성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으며, 특히 다크 풀이라는 개념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 아티클에서는 다크 풀이 무엇인지, 그리고 웹3 환경에서의 다크 풀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Source: @cz_binance
Source: b2broker
CZ의 언급으로 인해 다크 풀이 웹3에서만 구현 가능한 무언가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다크 풀은 오랜 기간동안 금융 시장에서 사용되어오던 비공개 거래 플랫폼이다. 다크 풀의 역사는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9c-3 규정을 통과시키면서 특정 거래소에 상장된 증권이 다른 거래소에서도 거래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그 시작점이었다. 이어 1980년대 전자거래 기반 고빈도 거래(High Frequency Trading)의 등장으로 인해 오더북의 정보가 이전보다 광범위하게 노출되었으며, 이는 대규모 포지션 거래의 노출을 꺼린 기관들의 비공개 거래소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뉴욕 증권 거래소(NYSE)나 나스닥(Nasdaq)과 같은 공개된 거래소를 접하지만, 이러한 공개된 거래소에서 대량 매수/매도 포지션을 열게 될 경우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반 거래자에게 의도치 않은 손실을 입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크 풀은 이러한 대규모 거래를 수행하는 기관이나 대형 투자은행들이 비공개된 형태로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거래 시스템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거래소에서는 모든 매수 및 매도 주문이 공개 주문서에 표시되어 시장 참가자들이 볼 수 있지만, 다크 풀에서는 주문의 가격이나 수량이 실행 전까지 공개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자신들의 거래 의도를 숨기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2025년 현재 미국 주식 거래의 무려 51.8%가 다크 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다크 풀이 단순한 대안적 거래 수단을 넘어 주류 거래 방식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다크 풀 거래는 크립토에서 발생하는 장외거래(OTC)와는 약간 다르다. 다크 풀 운영자는 공매도를 통해 주식을 매집하는 형태로 구매자에게 매수 물량을 전달하며, FINRA 등 금융규제기관에 자신의 공매도 거래 내역을 공시해야하기에 다크 풀의 거래 내역과 물량 자체는 공개된다. 하지만 거래를 직접적으로 요청한 기관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DIX라는 인덱스 형태로 다크 풀의 거래량이 공개되고 있으며, 트레이더들은 이를 기반으로 기관의 거래량을 유추하곤 한다.
하지만 전통 금융에서의 다크 풀은 그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전통 금융에서의 다크 풀은 중앙화된 운영자에 의해 동작하므로, 부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벌금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보다 훨씬 클 때 악용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다크 풀의 악용으로 인해 발생한 범죄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Source: SEC
2016년에는 주요 금융기관들이 다크 풀 운영에서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1억 5천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물었으며, 특히 바클레이즈와 크레딧 스위스는 SEC로부터 다크 풀 규정 위반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다크 풀의 참가자 구성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고빈도 거래업체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면서도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2018년에는 씨티그룹이 다크 풀 운영에 대해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로 SEC로부터 1,2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들은 기밀 주문 정보를 고빈도 거래업체들에게 유출하여, 해당 업체들이 씨티의 고객들을 상대로 9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실행하며 이익을 취하도록 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중앙화된 운영자에 대한 신뢰 의존성과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된 것으로, 웹3의 탈중앙화된 다크 풀 솔루션이 해결 가능한 주요 문제이기도 하다.
웹3에서도 다크 풀의 개념은 점점 주목받고 있으며, 전통 금융시장의 다크 풀보다 정교하고 투명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모든 거래가 공개적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웹3 다크 풀은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다자간 계산(Multi-Party Computation, MPC) 등의 첨단 암호학 기술을 활용하여 거래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웹3 다크 풀의 핵심 장점은 기존 웹2 방식의 다크 풀과는 달리 운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거래가 자동 실행되기 때문에 중개자가 필요 없으며, 거래자들은 자신의 자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다크 풀과 달리 운영자가 클라이언트 정보를 악용할 위험이 없으며, 모든 거래 과정이 암호학적으로 검증 가능하다.
웹3 다크 풀은 또한 프로그래머블 프라이버시(Programmable Privacy)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 이는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의 어떤 부분을 비공개로 할지, 어떤 부분을 공개로 할지를 선택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거래 주문은 비공개로 하되 최종 거래 결과는 규제 준수를 위해 특정 당사자에게만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전통 소프트웨어에서 구현이 불가능한 기술은 아니나, 프로그래머블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의 구현의 유연성과 검증 가능성에 있어서는 웹3 기술이 비교적 큰 우위를 가진다.
CZ는 다크 풀 스타일의 퍼프 DEX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기존 DEX의 투명성이 초래하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의 주요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맥락은 다음과 같다.
DEX의 투명성은 MEV 공격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DEX에서 주문이 블록체인 멤풀(Mempool)에 공개되면 MEV 봇이 이를 감지하고 프론트러닝(Frontrunning), 백러닝(Backrunning), 또는 샌드위치 공격(Sandwich Attack)을 실행한다. 이는 트레이더가 의도했던 가격보다 불리한 가격으로 거래를 체결하게 만들며, 특히 대규모 주문에서 슬리피지가 크게 증가한다. CZ는 "1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구매하려는 경우,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알아차리기 전에 주문을 완료하고 싶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크 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Z는 전통 금융 시장에서 다크 풀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크 풀이 공개 거래소보다 10배 더 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Z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유사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특히 영구 선물과 같은 고위험 상품에서 트레이더의 프라이버시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Z의 주장과는 별개로, 다크 풀에 대한 수요는 웹2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웹3 시장에서도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록네이티브(Blocknative)의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이더리움 내 프라이빗 멤풀 트랜잭션은 전체의 단 4.5%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전체 가스 수수료의 50% 이상을 대표하고 있다. 솔라나 네트워크는 멤풀이 존재하는 환경은 아니지만, 여러 트레이딩 봇들과 지갑 솔루션들이 MEV 방지 옵션을 이제는 기본으로 탑재할만큼 사용자의 MEV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상승했다. 이는 거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이제는 웹3 커뮤니티가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수요가 존재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CZ는 "DEX에서는 모든 주문이 실시간으로 공개된다"고 언급하며, 이는 특히 퍼프(영구 선물) 거래에서 큰 문제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퍼프 DEX에서는 트레이더의 포지션과 청산 가격(Liquidation Point)이 블록체인에 공개되기 때문에, 악의적인 참여자들이 이를 이용해 시장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트레이더(고래)의 청산 가격을 파악한 다른 트레이더들이 시장 가격을 의도적으로 움직여 강제 청산을 유도할 수 있다. CZ는 이를 "최근 사건"과 연결 짓기도 했는데, 이 최근 사건은 하이퍼리퀴드에서 발생한 HLP 청산 사건이나 제임스 윈의 대규모 포지션 청산 등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Source: @simonkim_nft
CZ의 트윗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은 벤처캐피털 해시드(Hashed)의 설립자(Founder)인 사이먼 킴(Simon Kim)이 작성한 최근 아티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아티클은 웹3는 탈중앙화와 프라이버시를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역사상 가장 투명한 감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모든 거래가 영구적으로 기록되고 누구나 볼 수 있으며 AI에 의해 분석되는 현실을 강조했다.
특히 해당 아티클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현 Strategy) 사례를 통해 기업조차 추적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조명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지갑 주소 공개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점진적으로 회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추적해 총 보유량의 87.5%를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아티클에서는 제임스 윈(James Wynn)의 하이퍼리퀴드에서의 1억 달러 청산 사건에 대해 주목하며, 다크 풀의 필요성을 조명했다. 윈은 40배 레버리지로 1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롱 포지션을 구축했지만, 그의 청산 가격이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이 이를 악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실제로 한 트레이더는 윈의 포지션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베팅을 하여 일주일 만에 1,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사건은 퍼프 DEX에서 포지션 정보의 투명성이 어떻게 트레이더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포지션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거래 환경이 충분히 많은 수요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CZ의 포스트로 인해 다크 풀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많을 수 있지만, 그동안 다크 풀을 도입해온 프로젝트들은 다수 존재해왔다. 다크 풀의 구현 목적인 "거래자의 프라이버시"를 달성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기에, 이들은 각기 다른 암호화 기술을 채택했다. 아래는 주요 방식과 대표적인 프로젝트들이다.
Source: Renegade
레너게이드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온체인 다크 풀 프로젝트 중 하나로, 현재 아비트럼(Arbitrum) 메인넷에서 동작하고 있다. 레너게이드는 다자간 계산(MPC)과 영지식 증명(ZKP)을 결합하는 형태로 프라이버시 솔루션을 구축했다.
레너게이드에서는 모든 상태(잔고, 주문서 등)가 개별 트레이더에 의해 로컬로 관리되며, 중앙 서버나 분산 서버에 의존하지 않는다. 트레이더가 거래를 실행하려면 이전 지갑 상태와 새로운 지갑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하며, 스마트 컨트랙트에 커밋먼트(commitment), 널리파이어(nullifier), 그리고 유효성 증명의 세 가지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는 지캐시(Zcash) 등 영지식 증명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들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어온 방식이기도 하다.
레너게이드의 주요 특징은 거래 전후 모두에서 완전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는 점이다. 거래 전에는 주문의 세부사항(가격, 수량, 방향 등)이 완전히 숨겨지며, 거래 후에도 오직 거래 상대방만이 어떤 자산이 교환되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모든 거래는 바이낸스의 실시간 중간 가격에 고정되어 스프레드나 가격 충격 없이 실행된다는 점이 웹2와 유사해 매력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또한 레너게이드는 많은 독립적인 릴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P2P(Peer-to-Peer) 통신을 통해 새로운 주문이 시스템에 들어올 때마다 서로 MPC를 실행하도록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MPC 실행 과정에서 레너게이드는 "VALID MATCH MPC"라는 특별한 NP 명제를 증명한다. 이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주문 정보에 대한 커밋먼트와 매칭 튜플에 대한 공개 커밋먼트가 주어졌을 때, 양 트레이더가 실제로 유효한 입력 주문을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적 영지식 증명 구조를 통해 레너게이드는 완전한 익명성, 프라이버시, 그리고 보안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아르시움은 솔라나 생태계의 프라이버시 프로젝트로, 다자간 계산과 가산적 비밀 공유(additive secret sharing)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암호화된 공유 상태"를 구현한다. 이는 어플리케이션 빌더들이 아르시움을 통해 암호화된 상태값을 온체인에 저장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고 연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아르시움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추가적인 상호작용 없이 로컬에서 덧셈을 수행하고, 단 한 번의 통신 라운드로 곱셈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강력한 보안성을 보장한다.
이에 더해 아르시움은 앞서 언급한 프로그래머블 프라이버시 방식을 채택, 개발자들이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어떤 상태값이 암호화된 형태로 저장되어야 하고, 어떤 함수가 이러한 상태값들을 사용할 수 있는지 지정하는 형태로 프라이버시 영역을 지정하도록 한다. 아르시움의 MPC 연산은 암호화된 상태값에 대한 연산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가상 실행 환경인 다자간 실행 환경(MXE, Multi-Party eXecution Environment)에 의해 관리된다. MXE는 각 연산 작업에 관여하는 데이터, 프로그램, 그리고 노드까지 매개변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이러한 구조를 통해 아르시움은 솔라나와 같이 대량의 트랜잭션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었다.
Source: Arcium
최근 아르시움은 솔라나 퍼블릭 테스트넷에서 다크 풀 데모를 성공적으로 런칭했으며, 이는 솔라나에서 처음으로 온체인 기밀(confidential) 트레이딩 거래소의 구축을 가능하게 한 사례이다. 기존의 모든 솔라나 기반 디파이 팀들은 아르시움과의 협력을 통해 솔라나에 다크 풀을 런칭하고, 그들의 사용자로 하여금 기밀성을 보존하는 트레이딩을 지원할 수 있다.
아즈텍은 이더리움을 위한 프라이버시 중심의 영지식 롤업 솔루션으로, 2022년 a16z crypto가 주도한 1억 달러 시리즈 B 라운드를 완료하여 프라이버시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 중 하나다.
아즈텍은 아르시움의 경우와 유사하게 개발자가 프라이빗한 함수를 지정하도록 하는데, 프라이빗으로 지정된 함수는 사용자 기기에서 실행되고 증명되며, 퍼블릭으로 지정된 함수만 아즈텍 네트워크에서 실행되도록 구현했다. 프라이빗으로 지정된 함수가 갖는 상태값은 소유자만 해독할 수 있는 UTXO의 형태로 저장되어 사용자 외 누구도 열람할 수 없다.
Source: Aztec
아즈텍은 과거 렌 프로토콜(Ren Protocol)과 파트너십을 맺어 다크 풀 기반 프라이버시 보존 스왑을 제공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한 바 있다. 아즈텍은 아즈텍 노트라는 영지식 증명 기반 토큰을 통해 거래나 그 가치를 주문서에 공개하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용자가 아즈텍에 자금을 예치하면, 아즈텍은 오프체인 UTXO 상태 시스템을 통해 현금과 같은 암호화된 노트를 생성한다. 거래가 제출되고 실행됨에 따라 상태 트리가 새로운 암호화된 메시지로 업데이트되며, 오직 소유자만이 노트의 내용을 볼 수 있어 사용자 신원과 계정 잔액이 완전히 보존된다.
웹3 다크 풀이 직면한 가장 큰 기술적 도전과제는 확장성과 성능이다. 현재의 MPC 및 ZKP 기술은 계산 집약적이며, 대규모 거래량을 처리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레너게이드의 경우 P2P 네트워크 구조로 인해 네트워크 참가자 수가 증가할수록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다크 풀의 프라이버시와 확장성은 일종의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다. 아즈텍의 공동창립자 자크 윌리엄슨(Zac Williamson)은 "완전히 프라이빗한 거래는 모든 것이 암호화되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수반한다. 이는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므로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효율적인 암호학 라이브러리의 개발이 필요하다.
Source: Arcium
네트워크 안정성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아르시움은 솔라나 데브넷에서 아르시움 테스트넷을 기반으로 하는 다크 풀 데모 어플리케이션을 시험했는데, 이때 높은 트래픽으로 인해 일부 노드가 크래시되어 주문 대기열이 쌓이는 문제가 발생했다. 아르시움의 테스트는 솔라나 메인넷 출시 이전 인프라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이러한 잠재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었으며, 실제로 빠르게 고쳐졌다. 이는 다크 풀이 메인넷에서 실제 높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정교한 기술력과 많은 테스트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장기적으로 보면, 다크 풀은 암호화폐 거래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CZ가 언급했듯이 전통 금융에서 다크 풀이 전체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할 때,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유사한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 DEX들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니즈를 충족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소액 거래나 가격 발견이 중요한 거래는 기존 DEX에서, 대규모 거래나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거래는 다크 풀에서 이루어지는 형태로 시장이 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크 풀 기술의 발전은 프라이버시를 넘어 더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아르시움이 추진하는 것처럼 AI, DePIN,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라이버시 보존 기술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크 풀은 프라이버시 이니셔티브의 시작으로써, 프라이버시 생태계의 큰 부분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