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개발의 복잡성을 단축시키기 위해, 엔소는 스왑, 브릿지, 예치 등 다양한 트랜잭션을 한 번의 “의도(Intent)”로 처리하는 단축키(Shortcuts)들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최근에 출시된 엔소 네트워크는 개발자들이 온체인 기능을 쉽게 결합할 수 있는 단축키들을 모은 플랫폼이며, 스트라이프가 결제를 API화한 것처럼 온체인 활동을 API화했다.
엔소 토큰($ENSO) 은 “사용→보상→확장→재사용”의 선순환 구조로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거버넌스와 스테이킹에 사용된다.
엔소 팀은 과거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PMF를 찾았고, 베라체인 볼트 운영에서 $3.1B 규모 트랜잭션을 처리하며 안정성을 입증하여 이제 스타트업 J커브에 있어 확장 단계로 진입했다.
Source: Shortcuts To Scale: How Enso Seeks To Reshape dApp Development - Delphi Digital
온체인 서비스들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개발자들에게는 서비스를 구축해나가기 어렵고 복잡하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마다 수많은 서비스들과 체인들을 연동해야 하고, 보안 검증과 트랜잭션 구조 설계, 가스비 최적화까지 직접 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은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무엇보다 제품 출시를 느리게 만든다. 브릿지 서비스 연동, 탈중앙화 거래소(DEX) 연동 등 일부 과정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그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경험은 불편해질 수 밖에 없다.
이 복잡함을 단축시켜준 프로젝트가 바로 엔소(Enso)이다. 엔소는 “단축키(Shortcuts)”라는 개념을 도입해, 한 번의 요청으로 스왑/브릿지/예치 등 다양한 온체인 동작을 한번에 실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전에는 여러 개의 트랜잭션을 순서대로, 그리고 별도의 요청으로 실행해야 했던 과정을 엔소는 “하나의 의도(Intent)”로 묶어 처리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개발자는 인프라가 아니라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사용자는 복잡함을 모른 채 자연스럽게 온체인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3월, 필자는 엔소를 “개발자가 제품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프로젝트(Just Ship It)”라고 설명했다. 그때는 엔소가 단순히 단축키들 만을 만드는 회사였다면, 이제는 단축키 인프라를 출시하면서 하나의 네트워크이자 생태계로 확장하려한다. 이 네트워크는 그동안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더 많은 기여자들이 단축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즉, 엔소 네트워크(Enso Network) 와 엔소 토큰($ENSO) 의 출시는 서비스에서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의미한다.
Source: Enso 101: Network Validators
엔소 네트워크는 블록체인 개발을 편리하게 해주는 단축키의 “앱스토어(App Store)” 이다. 개발자는 더 이상 각각의 프로토콜과 체인을 일일이 연결할 필요가 없고 엔소가 제공하는 단축키를 통해, 복잡한 온체인 명령들을 하나로 묶어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토큰을 바꾸고 예치하고 다시 다른 체인으로 옮기려면, 보통 3~4개의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엔소는 이를 하나의 단축키로 묶어 처리한다. 사용자는 “스왑 후 예치”라는 하나의 명령만 내리면, 엔소가 알아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실행한다. 즉, “내 이더리움($ETH)을 USD 스테이블코인으로 스왑해서 다른 체인에 있는 랜딩 풀에 넣어라” 라는 단일 요청을 보내면 엔소 단축키를 통해 최적의 거래소, 브릿지, 랜딩 풀을 찾아 요청을 완료한다. 이는 여러 복잡한 요청들이 포함된 것이 아닌 “의도 기반 트랜잭션(Intent-based Transaction)”으로 결과를 제공한다.
이 접근은 스트라이프(Stripe)가 결제 인프라를 표준화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스트라이프가 “결제의 API화”를 이뤘다면, 엔소는 “온체인 활동의 API화”를 실현했다. 엔소는 온체인 제품 출시를 위한 통합 실행 엔진인 셈이다.
더 나아가, 엔소 네트워크는 단축키를 단순히 “단축키들의 모음’이 아닌 커뮤니티가 직접 단축키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단축키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한다. 개발자가 만든 단축키가 다른 팀의 제품에 재활용되고, 또 다른 단축키에 포함될 수 있다. 마치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하듯, 엔소에서는 온체인 기능을 가져다 쓸 수 있다. 온체인 경험이 모듈화되고, 조립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Source: Enso Token Sale - CoinList
Source: Enso Token Sale - CoinList
엔소 토큰($ENSO) 은 엔소 생태계의 중심축이다. 이는 네트워크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제적 동력이자 거버넌스 토큰으로써 기능한다. 단축키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프로토콜을 연결하고, 생태계 확장에 기여한 개발자는 엔소 토큰으로 보상을 받는다. 이 구조는 엔소를 단순한 기술 플랫폼이 아닌 기여자 중심의 경제 시스템으로 만든다.
엔소의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는 수수료 구조가 아니다. 이는 “사용 → 보상 → 확장 → 재사용” 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각 단계에 대해 살펴보자.
첫 번째 단계는 사용(Usage) 이다. 사용자가 엔소 네트워크의 단축키나 체크아웃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수수료(Fee)를 지불한다. 이 수수료는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적용되며, 이는 엔소 네트워크가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첫 단계다. 즉, 엔소는 네트워크 사용 그 자체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수수료 분배(Fees Distribution) 다. 지불된 수수료는 네트워크 참여자들, 즉 액션 제공자(Action Providers), 그래퍼(Graphers), 검증자(Validators) 에게 분배된다. 액션 제공자는 엔소의 기능 단축키를 설계하거나 통합하는 개발자, 그래퍼는 실행 경로를 최적화하는 알고리즘 설계자, 검증자는 네트워크의 보안을 유지하는 노드를 뜻한다. 이 세 그룹은 각각 “기능 생성”, “경로 최적화”, “네트워크 안정화”를 담당하며, 엔소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구성원이다.
세 번째 단계는 보상에 따른 확장이다. 보상이 지속적으로 생긴다면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더 많은 개발자가 새로운 단축키를 만들고, 기존 경로를 최적화한다. 이로 인해 네트워크는 점점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며,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다. 이 단계에서 엔소의 본질이 드러난다 - 엔소 팀, 단일 주체에서만 생성하는게 아닌 참여자 주도의 오픈 네트워크로 나아간다는 점이다.
마지막 단계는 사용자 확장이다. 새로운 기능과 통합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사용자 수요도 증가한다. 사용자는 더 다양한 온체인 작업을 엔소를 통해 처리하며, 이는 다시 더 많은 수수료와 보상으로 이어진다.
결국 엔소의 토큰 이코노미는 닫힌 순환이 아닌 성장하는 구조이다. 네트워크가 확장될수록 토큰의 사용성과 가치가 함께 높아지며, 이 모든 과정은 자율적으로 반복된다. 물론 지속적으로 최소한의 유저들이 사용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기존에 엔소가 여러 프로토콜에 통합되면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추가적인 엔소 토큰의 유틸리티는 거버넌스 토큰 및 스테이킹이다. 엔소 네트워크의 주요 결정 -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토콜의 통합, 수수료 구조 변경, 새로운 기능 추가 등 - 은 모두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스테이킹을 통해 엔소 토큰은 네트워크의 보안과 안정성을 유지한다. 노드 운영자와 검증자는 엔소를 스테이킹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동시에, 트랜잭션 검증에 참여한다.
Source: X (@connor_enso)
엔소라는 이름은 일본 선 문화의 상징인 “엔소” 에서 유래했다. 단순함, 집중, 그리고 깨어남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모든 복잡한 것을 하나로 단순하게 만든다”는 엔소 팀의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필자는 엔소의 초창기 개발자 커뮤니티에 직접 참여해 본 적이 있다. 텔레그램에서 개발자들이 문의를 남기면, 엔소 팀은 몇 분 안에 답변을 달았고, 다음날에는 코드에 반영됐다. 이들의 제품 철학은 보이는 곳이 아닌 안 보이는 곳의 개발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이였다.
“개발자 경험(DX)이 곧 사용자 경험(UX)을 결정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개발자가 쉽게 만들 수 있어야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엔소의 구조는 모든 것이 개발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단축키, SDK, 체크아웃, 애그리게이터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을 단순화시킨다. 최근에 출시된 체크아웃 기능은 은행에서 바로 송금을 하면, 온체인 스테이블코인으로 변환, 그리고 디파이에 예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온체인에 자금을 옮기고 사용하기 시작하는 경험이 굉장히 불편했던 만큼, 온체인 사용의 진입장벽을 굉장히 낮춰주는 기능이다.
Source: Introducing Enso Checkout
Source: The J-Curve model of the Entrepreneurial Life Cycle (Love, 2016) | Download Scientific Diagram
스타트업 J 커브에서 초기 성장을 지나 확장을 하는 단계가 있다. 엔소는 과거에 데스 벨리에 꽤 머물렀던 역사를 갖고 있다. 자체적으로 디파이 서비스를 만들었으나 실패하였고, 이때 실패의 요인중 결정적이였던 것은 여러 서비스들을 연동하면서 연장되는 개발 기간, 그리고 추가적인 오딧 비용이 큰 문제로 작용했었다. 그래서 이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단축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PMF를 찾았다.
그리고 이 PMF를 찾으면서 더 많은 단축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올해 초에는 베라체인 예치 볼트를 운영하는데 엔소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하루 동안 총 $3.1B를 안정적으로 처리할만큼 시장에서 안정성을 검증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서로 진정으로 상호 연결된 환경을 구축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엔소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 엔소는 “확장”의 단계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