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D 프레임워크 적용: 본 보고서는 2024~2025년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18개 주요 L1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신념(Belief), 활동(Action), 탄력성(Resilience), 밀도(Density)로 구성된 BARD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였다.
초기 단계 vs. 성숙 단계: 신생 체인은 조직적 탑다운 구조와 제한된 역경 경험 탓에 활동·회복력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프로젝트는 바텀업 정체성과 안정적인 문화 기반을 갖추는 경향이 뚜렷하다.
메타 커뮤니티: 코스모스 혹은 폴카닷처럼 상호연결성이 높은 플랫폼들은 프로젝트 간 협업 또는 갈등이 밀도와 공동 회복력에 큰 영향을 주는 메타-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정성 지표 반영 필요: BARD는 단순 데이터나 단기적 관심을 넘어, 밋업, 밈 문화, 사용자 주도 행사 등 정성적, 사회적 요소를 고려함으로써 일시적 거품에 가려지지 않는 커뮤니티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글 “커뮤니티란 도대체 무엇인가?”를 통해, 크립토 커뮤니티의 건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BARD 프레임워크를 제안한 바 있다. BARD는 신념(Belief), 행동(Action), 탄력성(Resilience), 밀도(Density) 네 가지 핵심 요소를 통해, 과장된 마케팅이나 실체 없는 홍보 속에서도 실제로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지탱하는 밑바탕을 조명한다.
이번 분석에서는 ChatGPT를 통해 2024년에서 2025년을 대표하는 18개의 주요 L1 블록체인 커뮤니티(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XRP, 카르다노, 도지코인, 무브먼트, 트론, TON, 아발란체, 코스모스, BNB 체인, 베라체인, 스택스, 앱토스, 이오스, 폴카닷, 하이퍼리퀴드)에 대해 BARD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각 항목마다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부여하고 각 커뮤니티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니 꽤나 재미있는 인사이트가 도출되었다.
서론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순위부터 살펴보자.
(점수는 ChatGPT가 최신 지표와 트렌드를 기반으로 주관적으로 산정한 것이므로 가볍게 재미로만 보길 바란다)
아래 표는 각 블록체인의 BARD 점수(각 항목당 1~10점, 총점 40점 만점)를 요약한 것이다. 평가 대상 기간(2024~2025년)을 기준으로, 스테이킹 및 리텐션 비율, 개발자 및 거버넌스 참여도, 문화적 밈(meme), 소셜 인게이지먼트(social engagement), 그리고 최근 시장 변동성에 대한 커뮤니티 대응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이상주의와 끈질긴 실용주의(pragmatism)가 절묘하게 뒤섞인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다. 탈중앙화, 혁신, 공공재라는 다원적(pluralistic) 가치를 추구하며, 개발자와 투기꾼, 이상주의자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포용한다.
최근 이더리움 재단(EF) 내부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미션의 명확성이 다소 흐릿해졌으나,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개발자 활동을 자랑하며, 깊이 연결된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이념적 신념과 지속적인 행동력, 그리고 검증된 회복력을 함께 갖춘 드문 사례로서,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커뮤니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탈중앙화와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거의 종교적 수준의 믿음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암호화폐 세계의 흔들리지 않는 축과도 같다. 비록 개발 속도는 더디지만, 깊은 신념과 극도의 회복력이 이들의 핵심 경쟁력이다. 규제 폭풍이나 장기 약세장 같은 악재에도 흔들림 없이 호들링(hodling)하며, 기능 출시가 다소 늦더라도 확신과 생존력 측면에서는 커뮤니티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 역할을 한다.
솔라나 커뮤니티는 회복력과 강력한 행동력을 상징한다. FTX 붕괴, 네트워크 중단, 그리고 혹독한 시장 하락 국면을 겪고도, 오히려 더욱 단단히 재기하며 기술의 속도와 확장성에 대한 현실적 믿음을 다시금 증명했다. 2024년 들어 신규 개발자 유입과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해, 다시 한 번 개발자들의 핫플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활기차고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과거의 공동 위기를 밈과 유머로 승화시키는 독특한 문화를 공유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만큼 이념적 응집력은 강하지 않을지라도, 역경을 발판 삼아 성장해온 생존력과 행동 지향성은 솔라나를 회복의 아이콘으로 각인시킨다.
리플 커뮤니티(XRP Army)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는 확신 하에 결집한, 암호화폐 분야에서 가장 강력하고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 중 하나다. 비록 자발적 기여 활동은 제한적이지만, 전설적 수준의 회복력이야말로 이들의 가장 큰 무기다. 장기간 이어진 규제 당국과의 충돌, 부정적 언론 보도, 극심한 약세장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 덕분에, 출시되는 코드가 많지 않음에도 꾸준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깊은 신념과 극한의 역경을 견디는 능력을 바탕으로, XRP 커뮤니티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카르다노 커뮤니티는 인내심, 결속력, 그리고 강력한 이념적 확신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피어 리뷰(peer review) 기반의 기술 개발과 신중한 로드맵을 신봉하는 $ADA 홀더들은 전체 공급량의 60% 이상을 스테이킹하며 오랜 지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개발자 생태계는 경쟁 체인보다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지만, 이른바 ‘카르다노 가족(Cardano Family)’이라 불리는 구성원 간 소셜 연결성은 높은 밀도와 긍정성을 보인다. 시장의 지속적인 회의론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네트워크를 지탱해온 건, 결국 기술보다 강력한 공동체 문화 가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폴카닷 커뮤니티는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탈중앙화, 거버넌스, 장기적 개발 활동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창립자인 개빈 우드(Gavin Wood)의 웹3 비전을 중심으로, 폴카닷과 쿠사마(DotSama) 생태계 구성원들은 상호 연결된 멀티체인이 구현할 인터체인(interchain)과 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믿음을 지닌다. 최근 시장 사이클에서는 초기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이들은 출시 지연과 거버넌스 변화를 인내하며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다양한 파라체인(Parachain) 공동체를 모두 아우르는 메타 커뮤니티 역시 여전히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어, 폴카닷 생태계의 안정적 에너지를 뒷받침한다.
베라체인 커뮤니티는 메인넷 출시 이전부터 광적인 충성심을 드러냈으며, 밈과 농담, 독창적인 디파이 메커니즘(Proof-of-Liquidity)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서로 결속되었다. 메인넷 출시가 수차례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3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사전 유동성 풀에 묶여 있었고, X와 디스코드는 끊임없는 열기로 가득 찼다. 2025년 2월 메인넷이 실제로 출시되자 커뮤니티 활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초기 투기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아직은 회복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된 적 없으나, 밈 기반의 문화가 매우 높은 밀도의 사회, 경제적 결속력을 창출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강력한 연대를 지닌 이들은, 단순한 믿음만으로도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코드보다 밈이 더 강력할 수 있음을 입증해왔다.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된 도지 프로젝트는, 순수한 즐거움과 유머로 무장한 도지 군단(Doge Army)에 의해 장기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개발 활동이나 기술적 혁신은 거의 없지만, 도지 홀더들은 놀라울 정도의 문화적 회복력을 보여주며, 유명 인사(일론 머스크 등)의 언급이나 바이럴 이벤트를 통해 관심을 재점화한다. 이들은 기술이나 거버넌스보다는 농담, 관대함, 아웃사이더적 정체성 을 공유하며, 강력한 사회적 유대를 형성한다. 도지커뮤니티의 진정한 강점은 코드가 아니라, 끊임없는 긍정 에너지와 얼토당토않은 유머, 그리고 탁월한 생존력이다.
아발란체 커뮤니티는 실용적이고 개발자 중심적인 성격이 뚜렷하다. 빠른 합의 알고리즘과 서브넷(subnets)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강점을 공유하면서 결속을 다진다. 강력한 이념적 색채는 부족하지만, 꾸준한 개발자 활동과 생태계 참여도가 이를 보완한다. 여러 서브넷의 출시와 안정적인 거래량이 그 증거다.
극적인 대형 위기를 겪은 적은 없지만, 시장 침체기에도 주요 기여자들의 이탈 없이 생태계를 지켜온 점에서, 조용한 회복력이 드러난다. 사회적 연결성은 높되 상대적으로 중앙집중적이며, 개발자와 밸리데이터(validators)가 결속의 중심에 있다. 바텀업 활동이 좀 더 활발해질 필요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않아도 역량, 일관성, 안정적 성장을 보여주는 커뮤니티다.
BNB 체인은 바이낸스와 창펑 자오(CZ)에 대한 현실적 충성심과, 대규모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거대하지만 느슨한 생태계다. 이들의 믿음은 탈중앙화 이념보다는, 바이낸스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부터 비롯된다. 체인 활용도는 높지만, 대부분은 기존 디앱 복제나 이자율 기회를 쫓는 행동에서 비롯된다. 해킹이나 규제 이슈에도 중앙화된 개입으로 뛰어난 회복력을 발휘했고,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특징이다. 그러나 사용자층은 넓어도 서로 간의 결속력은 강하지 않으며, 바이낸스라는 기업의 우산 아래 모여 있다는 인상이 짙다. BNB 체인은 규모와 편의성 덕분에 성공했지만, 깊은 이념적 결속이나 바텀업 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코스모스는 ‘인터넷 오브 블록체인(Internet of Blockchains)’을 표방하며, 주권성(sovereignty)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코스모넛(Cosmonauts)’이라 불리는 커뮤니티는 다수의 앱체인(appchain)을 출범시키며 활발한 개발 역량을 발휘해왔다.
테라 붕괴, $ATOM 토크노믹스 논쟁, 창립자 재권(Jae Kwon)의 아톰 원(AtomOne) 포크 사태 등 굵직한 사건을 거치며 인상적인 회복력을 보였으나, 내부적 분열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여러 팀과 밸리데이터들이 서로 다른 진영을 형성함에 따라 코스모스 허브 중심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 여전히 탈중앙화된 개발 문화가 강점이지만, 최근 발생한 내부 갈등과 분열은 커뮤니티의 방향성과 단결력에 상당한 도전을 제기한다.
TON 커뮤니티는 텔레그램이 한때 포기했던 블록체인을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되살려낸 대표적 사례다. 최근 텔레그램이 TON을 다시 수용하며 메시징 앱과의 통합을 추진함에 따라, “텔레그램의 약 9억 5천만 사용자에게 암호화폐를 보급하겠다”는 공동 사명을 중심으로 커뮤니티의 믿음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해커톤과 TON 재단 주도의 프로젝트들이 개발자 활동을 촉진하고 있으나,바텀업 방식의 자발적 참여는 아직 더디게 형성되는 단계다. 법적 이슈를 극복하며 증명한 회복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지만,전체 커뮤니티의 밀도 자체는 평이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텔레그램 관련 핵심 그룹에서는 강한 응집력을 보이지만, 폭넓고 탈중앙화된 참여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규모 면에서는 매우 크지만, 철학적 깊이보다는 빠르고 저렴한 거래와 실용적 활용성 (스테이블코인 전송, 도박 앱 등)에 집중하는 사용자 집단이 트론 커뮤니티의 주축을 이룬다. 창립자 저스틴 선의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론은 지속적인 성장과 높은 일간 사용량을 바탕으로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다만 커뮤니티의 바텀업 활동은 제한적이며, 대체로 트론 재단이 주도하거나 단순한 디파이 디앱 복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 기반은 방대하나 상호 유대감은 약해, 구성원들이 분절된 형태로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트론 커뮤니티는 견고한 사회적 집단이라기보다, 실용성을 조용히 제공하는 대형 유틸리티 집합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스택스 커뮤니티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즘과 스마트 컨트랙트 혁신을 독특하게 결합한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금이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지만, 커뮤니티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고 비트코인 주류 진영과도 거리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리티(Clarity)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강력한 커뮤니티 스택킹(Stacking), 오디널스(Ordinals) NFT 열풍에 대한 전략적 대응 등을 통해꾸준히 개발 역량을 쌓으며 조용하지만 견고한 회복력을 구축해왔다. 다만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서 폭발적인 성장이나 큰 주목을 얻지 못해, 현재로서는 좁고 밀도 높은 틈새 시장에 머무르는 양상이다.
하이퍼리퀴드는 이번 L1 목록에서 가장 신생 프로젝트다. “온체인 바이낸스”라는 설득력 있는 기치를 내걸고, 고성능 탈중앙화 거래소라는 뚜렷한 목표 아래 트레이더들을 열정적으로 결집시켜왔다. 특히 전체 토큰의 70%를 사용자에게 분배하고, 수익을 커뮤니티에 재분배하는 구조가 초기 채택자들에게 거의 종교적 수준의 신념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현재 활동은 대부분 거래 행위에 집중되어 있으며, 개발 및 거버넌스 등 폭넓은 생태계 참여는 아직 미약하다. 커뮤니티의 회복력 잠재력은 긍정적이지만, 규제 이슈나 대형 위기 같은 실질적 시험을 겪은 적은 없다. 내부 트레이더 그룹 간 유대감은 매우 끈끈하지만, 그 외부로 확장된 대규모 커뮤니티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하이퍼리퀴드는 작지만 단단한 트레이더 집단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며, 점진적으로 성장 중인 단계다.
앱토스는 대규모 VC 투자와 높은 기대감 속에 출범했으나, 그 빛은 오래가지 않았다. 초기에는 에어드롭을 노린 투기적 참여자들이 주를 이뤄, 확고한 신념보다는 단기적인 인센티브가 동력이었다. 2025년에 이른 지금 디파이, NFT, RWA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빌더와 지역 커뮤니티가 점차 자리 잡고 있으며, 보다 체계적이고 성숙한 생태계로 변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공동창업자 모 셰이크(Mo Shaikh)와 생태계 총괄 책임자(Head of Ecosystem) 닐(Neil)의 이탈은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일부 떨어뜨렸다. 개발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은 긍정적이나, 여전히 많은 활동이 탑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큰 붕괴 사태 없이 시장 침체와 내부 변화를 견디는 회복력을 어느 정도 입증했지만, 문화적 결속력도 바텀업 활동도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
무브먼트는 무브 언어 기반의 롤업 구현을 목표로 하는 신생 체인으로, 현재 커뮤니티는 호기심과 투기적 관심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뚜렷한 신념이나 폭넓은 확신을 확보하지 못했으며,실질적 활용 사례도 거의 없어서 개발자들의 실험과 초기 스테이킹 정도가 주된 활동이다.초기에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신속·투명하게 해결한 점은 일말의 회복력을 시사하지만, 더 심각한 위기를 겪어본 경험은 아직 없다. 또한 독자적인 문화나 강력한 결속을 형성하지 못해 커뮤니티 밀도 역시 낮은 상태다. 결국 무브먼트는 향후 실질적인 채택과 지속적 개발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EOS는 2018년에 무려 41억 달러를 모으며 세상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극적인 실패로 귀결된 대표 사례다. 초기 커뮤니티는 사실상 붕괴했으며,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역시 급격히 하락했다. 현재는 EOS 네트워크 재단(ENF)이 소수의 인력과 함께 업그레이드와 웹3 뱅킹이라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볼타(Vaulta)’라는 새 이름을 내세워 재건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불타버린 기반 위에서 다시 건물을 세우는 격이다.
개발자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고, 사용자 수도 매우 적으며, 테더(Tether)마저 EOS 기반 USDT 발행을 중단해 사실상 관 뚜껑에 못질을 한 상태다. EOS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는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막대한 자금뿐 아니라 커뮤니티의 신념, 꾸준한 활동, 그리고 탄탄한 회복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교훈적 사례다. 아무리 수십억 달러를 모았다 해도, 이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장기적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을 EOS가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한 명확한 결론 중 하나는, 초기 단계의 커뮤니티일수록 BARD 점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행동(Action)과 회복력(Resilience) 항목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다. 대부분의 초기 프로젝트는 탑다운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자발적, 분산적 참여가 아직 적고, 심각한 위기를 겪을 기회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 충분한 성과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들 커뮤니티의 잠재력까지 섣불리 폄훼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일 수 있겠다.
반면, 시장 사이클과 실제 위기 상황을 반복적으로 거친 커뮤니티는 신념(Belief)과 밀도(Density)가 한층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 바텀업 활동, 밈 문화, 그리고 견고한 소셜 네트워크는 결코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BARD 프레임워크에는 프로젝트의 성장 단계(stage awareness)를 고려하는 기준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규 체인은 회복력 지표의 비중을 다르게 두거나, 행동 항목에서 탑다운 기여와 바텀업 참여를 구분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크로스 프로젝트(cross-project) 시너지라는 관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코스모스나 폴카닷처럼 여러 네트워크가 상호 밀접히 연결된 생태계의 경우, 커뮤니티 밀도(때로는 회복력까지)가 개별 체인을 넘어서는 메타-커뮤니티 차원에서 형성될 수 있다. 이를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만 평가한다면, 이러한 상호작용의 시너지를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BARD는 개발자 도구의 품질, 오프라인 밋업의 활발함, 커뮤니티 주도의 이니셔티브 수준 등 질적 요소(qualitative measures)를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단기적인 하이프가 점수를 왜곡시키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BARD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 커뮤니티의 장기적인 지속성을 결정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데 있다. 짧은 집중력과 끊임없는 하이프,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크립토 시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생태계는 지속 가능한 신념, 바텀업 활동, 그리고 강력한 사회적 연결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 및 측정하는 것은 크립토가 지닌 근본 정신인 커뮤니티를 지켜내는 최선의 방법이 될지 모른다.
점수 산정 방식에 대하여:
본 보고서에서 제시한 BARD 항목(Belief, Action, Resilience, Density)은 최악(0)부터 최고(10)까지 점수를 부여했다. 0점은 명확한 신념이 전혀 없고, 의미 있는 기여나 참여도 없이 시장 변동이 생기면 즉시 이탈하며, 구성원간 관계 및 유대감이 전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10점은 깊이 있는 이념, 적극적인 활동, 시장의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검증된 회복력, 그리고 높은 밀도의 연결성을 갖춘 이상적인 커뮤니티를 가정한다.
이처럼 점수 범위와 기준을 명시함으로써, 본 보고서는 향후 연구에서 추가적인 정량 분석 (예컨대 BARD 점수와 시가총액 간의 상관관계)을 진행할 때 유의미한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