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INF컨설팅에서 진행하는 ‘24년 새로운 법규 대응을 위한 증권사의 당면과제' 세미나에 배포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이후로, 전통 금융 기관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JP Morgan은 과거부터 블록체인 기술 및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최근 자산운용사 Apollo와 함께 싱가폴 통화청의 프로젝트 가디언의 일환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포트폴리오 관리에 여러 블록체인과 미들웨어 인프라 등을 사용함에 따라 1) 거래의 체결 및 정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매우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고, 2)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어려운 대체 투자 자산을 쉽게 추가할 수 있었으며, 3)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토큰화된 펀드가 존재하는 파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금융 산업의 특성상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생각되며, 앞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의 성장이 기대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1월 10일에 블록체인 업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이 이루어지면서, 금융기관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비트코인 그 자체의 관심도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에 대한 관심도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기전에도 수 많은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것은 토큰화이다. 자산 운용사들은 블록체인 위에 현금성 자산이나 펀드 등을 토큰화함으로써 자금 운용의 비효율을 줄이고, 더 많은 개인 투자자가 프라이빗 마켓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아래는 금융기관의 수 많은 토큰화 사례 중 일부이다:
UBS: 전통 거래소 및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정산되는 디지털 채권 출시 (Nov. 3, 2022)
KKO: Securitize를 통해 Health Care Strategic Growth Fund II (HCSG II)의 일부를 아발란체 블록체인 위에 출시 (Sep 13, 2022)
Franklin Templeton: Franklin OnChain U.S. Government Money Fund (FOBXX), 폴리곤 블록체인 위에 출시 (Apr. 26, 2023)
Hamilton Lane: Securitize를 통해 3개의 펀드 (1, 2, 3)를 폴리곤 블록체인 위에 출시했으며, 2024년엔 Brevan Horward와 함께 Nomura Laser Digital의 Libre 네트워크에 또 다른 펀드를 토큰화할 예정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펀드를 블록체인 위에 토큰화하는 것 이외에도 블록체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하고 사용한 전적이 있다:
BNY Mellon: Goldman Sachs와 함께 증권 대출 거래를 R3 Corda 네트워크 위에서 체결 (Jul. 20, 2022)
DTCC: Project Ion Platform이라는 블록체인(R3 Corda) 기반의 세틀먼트 플랫폼을 구축 (Aug. 22, 2022)
Citi: 프라이빗 아발란체 블록체인 위에 FX 거래 어플리케이션을 구축 (Nov. 15, 2023)
UBS: SBI, DBS와 함께 국경간 레포 거래를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진행 (Nov. 15, 2023)
Source: Singapore MAS
최근들어 금융기관들의 블록체인 기술 시범 도입 사례가 많아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싱가폴 통화청(MAS)의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 때문이다. 프로젝트 가디언은 정부 소속의 정책입안기관과 금융 산업이 함께 협업하여 블록체인을 통한 자산 토큰화와 탈중앙금융의 가능성을 찾는 이니셔티브이다. 프로젝트 가디언의 참여 정책입안기관으로는 싱가폴 통화청(MAS)과 더불어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 영국 금융감독원(FCA), 일본 금융청(FSA)이 있으며, 참여 금융기관은 Citi, HSBC, UBS, Apollo 등 주요 투자은행 및 자산운용사 등이 있다. 위에서 소개한 많은 블록체인 도입 사례가 프로젝트 가디언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프로젝트 가디언의 일환으로 수행된 사례 중 2023년에 가장 재미있는 PoC가 공개되었는데, 바로 JP Morgan의 블록체인 자회사 Onyx와 자산운용사 Apollo가 함께 수행한 포트폴리오 관리 PoC이다. 기존까지는 금융기관들이 단순히 펀드를 토큰화하거나,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 정산 정도를 테스트해보았다면, Onyx와 Apollo의 사례는 이를 넘어 다양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된 펀드가 편입된 포트폴리오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2.1.1 Quorum
JP Morgan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금융기업으로, 명성에 걸맞게 일찍이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하였다. JP Morgan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개념이 생소한 2015년부터 Quorum이라는 이더리움 기반의 기업형 블록체인을 개발했다. 현재 Quorum은 Consensys에게 인수되어 운영되고 있다.
2.1.2 JPM Coin System
JP Morgan은 2016년에는 Quorum을 기반으로 JPM Coin System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JPM Coin은 JP Morgan의 블록체인 자회사 Onyx가 개발한 Onyx Digital Assets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JPM Coin은 미국 달러에 페깅된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으로, JP Morgan의 클라이언트들에게 빠른 송금과 세틀먼트를 제공한다. JPM Coin을 사용하고자 하는 클라이언트가 JP Morgan에게 자금을 보내면, JP Morgan은 동일한 금액의 JPM Coin을 클라이언트에게 지급하며, 클라이언트는 JPM Coin을 이용하여 송금과 세틀먼트 과정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시중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JPM Coin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내의 클라이언트들 사이에서만 거래되며, JPM Coin을 백킹하는 미국 달러도 JP Morgan이 자체 리저브를 통해 엄격히 관리한다. JPM Coin System은 단순 송금뿐만 아니라 최근 2023년 11월에 ‘프로그램가능한 페이먼트(programmable payments)’ 기능을 추가하며, 클라이언트들이 계좌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규칙을 설정하거나, 마진 콜, 계약 요구 사항 등을 만족하는 것을 조건으로 지급이 실행되게 하는 파라미터 등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독일의 Siemens 그룹이 대표적으로 JPM Coin System을 활용하는 기업이며, 2023년 10월자로 JPM Coin System은 일일 $1B에 해당하는 트랜잭션을 처리할 정도로 큰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이다.
2.1.3 Onyx
Onyx는 JP Morgan의 블록체인 자회사로, 2020년에 설립되었다. Onyx는 ‘뱅킹의 미래를 혁신한다(Transforming the future of banking)’라는 목표 하에 거액 결제(Wholesale Payment)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Onyx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4종류가 있다:
Liink: 참여자들간 보안,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지금까지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100개의 참여 기관들에 의해 약 100M의 트랜잭션이 실행되었다. 참여자들은 공유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력하고, Confirm, CheckMatch, Route Logic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Coin Systems: 국경간 송금, 유동성 관리 등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빠른 송금과 세틀먼트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자세한 내용은 ‘2.1.2 JPM Coin System’을 참고하라.
Onyx Digital Assets: 자산 토큰화를 위한 블록체인이다. 기관들은 Onyx Digital Assets을 통해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하고 이를 거래함으로써, 블록체인의 특성인 자동화, 유동성, 아토믹(atomic) 세틀먼트 등의 측면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JP Morgan에 의하면 Onyx Digital Assets 플랫폼을 통해 2023년말까지 $900B 규모의 토큰화된 미 채권을 정산했다고 한다.
Blockchain Launch: Onyx 내의 블록체인 팀이 클라이언트에게 블록체인 기술 지원을하는 서비스이다.
일찍이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이를 통해 어떻게 금융을 혁신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JP Morgan은, 싱가폴 통화청(MAS)의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의 일환으로 2023년에 글로벌 자산운용사 Apollo와 함께 ‘The Future of Wealth Management: Ultra-efficient portfolios of traditional and alternative investments powered by tokenization’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며 중요한 PoC (Proof of Concept) 사례를 제시한다. 과거에도 블록체인을 전통 금융 산업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많았지만, 대부분 자산 토큰화에 그쳤다. JP Morgan과 Apollo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토큰화된 자산을 포함하는 포트폴리오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자산 운용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JP Morgan과 Apollo가 보여준 포트폴리오 관리 시스템 PoC의 목표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자산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델 포트폴리오를 쉽게 만들고, 배포하고,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하는 것이다. 본 PoC에서 해결하고자하는 질문은 아래와 같다:
어떻게 거래(Transaction)의 체결(Exeuction) 및 정산(Settlement)를 효율적이고 확장성있게 할 것인가?
대체 투자 자산(Alts)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자산에 비해 다루기도 어렵고, 유동성도 작은데 어떻게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는가?
서로 다른 기술 프로토콜로 만들어진 수 많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파편화 문제를 어떤 상호운용성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블록체인 기술의 복잡성을 추상화시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가?
2.2.1 PoC 개요
블록체인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관리 PoC의 개요는 위 그림과 같다. 총 3종류의 블록체인이 사용되었으며, Onyx Digital Assets 네트워크과 더불어 다양한 실행환경을 가지고 있는 블록체인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EVM 기반의 Avalanche Subnet과 WASM 기반의 Provenance Blockchain이 사용되었다.
세 블록체인 위에는 서로 다른 펀드들이 토큰화 되었는데, Provenance Blockchain에는 Apollo의 펀드가 OASIS PRO Tokenization 서비스를 통해서, Onyx Digital Assets에는 JP Morgan, Apollo, WisdomTree의 펀드가 Onyx를 통해서, 그리고 Avalanche Subnet에는 Wisdom Tree의 펀드가 Onyx를 통해서 토큰화되었다.
이 PoC 실험의 목적은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모델 포트폴리오를 설정하고,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1) 대체투자자산(Alts)을 쉽게 편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2) 여러 네트워크(Onyx Digital Assets, Avalanche Subnet, Provenance Blockchain)에 걸쳐서 3)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한 자동화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4) 빠르게 정산(settlement)하는 것이다.
2.2.2 프로토콜 개요
블록체인 생태계가 생소한 독자를 위해, 본 파트에서는 JP Morgan과 Apollo의 PoC에 사용된 프로토콜들에 대한 개요를 간단히 다루었다. 아래 기술 스택들에 대해 익숙한 독자는 이 파트를 스킵해도 된다.
Onyx Digital Assets - JP Morgan의 블록체인 자회사 Onyx가 운영하고 있는 자산 토큰화를 위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자세한 내용은 ‘2.1.3 Onyx’를 참고하라. 본 PoC에서 Onyx Digital Assets은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상호작용하는 메인 블록체인으로 사용되었으며, JP Morgan Private Bank, Apollo, WisdomTree의 펀드가 Onyx Digital Assets 위에 토큰화되었다.
Avalanche Subnet - Avalanche Subnet은 Avalanche 메인넷의 밸리데이터 중 일부가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는, Avalanche와 별개의 네트워크이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범용 목적의 Avalanche 메인넷과 달리, Avalanche Subnet은 특정 어플리케이션에 특화된 블록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valanche Subnet의 대표적인 예시로 P2E 게임 디파이 킹덤(Defi Kingdom)을 위한 DFK Subnet, SK Planet의 로열티 프로그램(OK Cashbag)을 위한 UPTN Subnet 등이 있다. 본 테스트에 사용된 Avalanche Subnet은 퍼블릭 네트워크인 DFK Subnet, UPTN Subnet과 달리 프라이빗 네트워크이다. 참고로 Avalanche는 금융기관을 위한 프라이빗 Subnet인 Avalanche Evergreen Subnet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본 PoC에서는 WisdomTree의 펀드가 프라이빗하게 구축된 Avalanche Subnet 위에 토큰화되었다.
Provenance Blockchain -Provenance Blockchain은 코스모스 SDK 기반의 금융 서비스 산업을 위한 블록체인이다. 기관들은 Provenance Blockchain을 활용하여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다.
OASIS PRO - OASIS PRO는 디지털 증권 시장을 위한 인프라 기업으로, 디지털 증권을 발행하고 투자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인 ‘OASIS PRO Markets’, 실물자산(RWA)을 토큰화할 수 있는 ‘OASIS PRO Tokenization’, 캡 테이블(Cap Table)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OASIS PRO Transfer Agent’, 웹2와 웹3 인프라를 잇는 API 서비스인 ‘OASIS PRO Connect’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 PoC에서는 Apollo의 펀드를 Provenance Blockchain 위에 토큰화하는데 사용되었다.
Axelar - Axelar는 Ethereum, Polygon, Avalanche, Arbitrum, Base 등과 같은 EVM 기반의 네트워크와 Cosmos, Osmosis, Sei, Celestia 등과 같은 코스모스 SDK 기반의 블록체인끼리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이다. 크로스체인 메시지의 검증은 Axelar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가 검증한다. 본 PoC에서는 EVM 기반의 Onyx Digital Assets과 WASM 기반의 Provenance Blockchain 사이의 크로스체인 메시징을 담당했다.
LayerZero - LayerZero는 EVM 기반 네트워크간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로, 탈중앙 검증자 네트워크(Decenralized Verifier Networks)를 통해 검증된다. 본 PoC에서는 EVM 기반의 Onyx Digital Assets과 Avalanche Subnet 사이의 크로스체인 메시징을 담당했다.
Biconomy - Biconomy는 EVM 기반의 네트워크에서 계정 추상화를 위한 툴킷이다. 계정 추상화란 사용자들이 탈중앙 어플리케이션(dApps)과 더 유저 친화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위해선 사용자는 트랜잭션 수수료를 지불하기 위한 네이티브 토큰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이는 UX를 저하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본 PoC에서는 Biconomy가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신 트랜잭션 수수료를 대납하는 기능을 제공하여, 펀드 매니저는 네이티브 토큰을 미리 가지고 있지 않아도 Avalanche Subnet과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JP Morgan과 Apollo가 제시한 PoC 테스트에선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여러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흩어져있는 펀드 토큰을 거래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일까? 투자자의 자금 투입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까지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에서 어떤 과정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2.3.1 모델 포트폴리오 생성 by 포트폴리오 매니저
Source: Onyx, Apollo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rescendo App이라는 프론트엔드를 통해 시스템과 상호작용하여 모델 포트폴리오를 생성한다. 모델 포트폴리오란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자산의 종류, 비중, 위험도 등의 내용이 포함된 모델이다. 위 피규어는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Balanced ESG의 이름을 갖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생성하는 예시이며, 각 블록체인 위에 있는 펀드 토큰들의 종류와 비중을 설정할 수 있다.
백엔드에서는 모델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보가 ‘Model Registry Smart Contract’에 등록된다. 이는 모델 포트폴리오의 이름, 토큰의 종류와 비중 등에 대한 정보가 Onyx Digital Assets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온체인 스마트 컨트랙트에 등록되는 과정이다. Model Registry Smart Contract는 나중에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이 일어날 때 계속 참조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
2.3.2 투자자의 자금 예치
Source: Onyx, Apollo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Crescendo App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보를 둘러볼 수 있고,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
Source: Onyx, Apollo
원하는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싶은 금액만 입력하면 블록체인 상에서 USD가 전송되며 투자가 완료된다.
백엔드를 살펴보면, 우선 투자자는 특정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기 전에 Deposit Token Smart Contract에 USD를 예치하여, 계좌에 자금을 충전한다.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선정하여 투자를 완료하면 USD는 Deposit Token Smart Contract로부터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로 이동된다.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는 공통으로 관리되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아니라, 투자자별로 생성되는 개개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이며, 투자자가 선정한 모델 포트폴리오에 해당하는 Model Registry Smart Contract와 연동되어있다. 즉, 투자자 A와 B가 Balanced ESG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했다면, A와 B의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는 둘 다 Balanced ESG Model Registry Smart Contract에 연결은 되어있지만, 별개로 생성되고 관리된다.
2.3.3 자동화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투자자가 특정 모델 포트폴리오를 선택하여 USD를 예치하면, 처음의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에는 현금만 존재한다. 따라서 최초 투자 시점에서 투자자의 자산을 모델 포트폴리오에 맞게 구성하기 위해 적절한 펀드를 매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Rebalancing Module은 현재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와 모델 포트폴리오 사이의 차이를 계산하고, 매수해야할 펀드 토큰의 양을 결정한다. 본 PoC에서는 계산 과정에서 필요한 자산군의 가격을 오프 체인 데이터를 중앙화된 방식으로 불러왔지만, 추후에는 Chainlink와 같은 탈중앙 오라클 프로토콜을 적용하여 자산군의 가격을 더 신뢰도 있게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Source: Onyx
각 블록체인 네트워크 별로 얼마 만큼의 펀드 토큰을 매수해야하는지 결정되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을 위한 펀드 토큰 매수 과정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Onyx Digital Assets에 존재하는 Orchestrator Smart Contract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주문을 받아 각 네트워크에 매수/매도 주문을 전달한다. Provenance Blockchain과 Avalanche Subnet에 존재하는 펀드 토큰의 주문은 각각 Axelar와 LayerZero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이 중개한다.
주문을 전달받은 펀드 운용사들은 투자자의 현금이 정산(settlement)을 위해 동결된 것을 확인하면, 동결된 현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펀드를 토큰화한다. 참고로 Avalanche Subnet에서는 Biconomy의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기술이 사용되어, 펀드 운용사가 Avalanche Subnet에 수수료에 사용되는 네이티브 토큰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트랜잭션을 생성할 수 있게함으로써 UX를 증진시켰다.
펀드 토큰이 모두 발행되면 정산을 컨펌하는 메시지가 펀드 운용사들에서 Orchestrator Smart Contract를 거쳐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까지 도달한다. 즉, 원래 현금만 보유하고 있었던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에는 이제 여러 네트워크에 걸친 보유 펀드 토큰에 대한 정보가 저장됨으로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완료되고, 정산을 위해 동결되었던 현금 토큰은 Investor Portfolio Smart Contract에서 펀드 운용사들의 지갑 주소로 전송된다.
본 리밸런싱 과정은 투자자의 최초 자금 투입뿐만 아니라, 후속 투자가 발생했을 때, 또는 월별 자산군 시세 변동으로 인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도 똑같이 사용된다. 원래 전통 금융 산업에서 주식, 채권, 대체 투자 자산 등 다양한 자산군을 포함한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 과정에는 굉장히 많은 오퍼레이션 코스트가 들어가는데, 이번 PoC에서는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을 활용하여 복잡한 리밸런싱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어 효율성이 향상된 결과를 낳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JP Morgan과 Apollo가 이번 PoC를 통해 찾고자 한 네 가지 질문의 답을 확인해보자.
3.1.1 어떻게 거래(Transaction)의 체결(Exeuction) 및 정산(Settlement)를 효율적이고 확장성있게 할 것인가?
블록체인을 포함한 모든 분산 데이터 시스템은 탈중앙성, 확장성, 보안성을 모두 달성할 수 없다는 트릴레마의 영향에 자유롭지 못하다. 보통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들은 탈중앙성과 보안성에 집중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매우 낮아 초 당 처리하는 트랜잭션의 수가 매우 적다. 하지만 이번 PoC에서는 중앙화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했기 때문에 확장성은 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블록체인의 다른 장점에 집중했는데, 블록체인은 하나의 원장에서 여러 주체(multi-parties)가 다양한 자산(multi-assets)을 자동화된 워크플로우로 취급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산의 소유권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것은 전통 산업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징과 오퍼레이션의 역할을 하나의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통합하는 것으로, 여러 주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거래의 체결 및 정산 과정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보통 100,000명의 클라이언트를 가지고 있는 자산 운용사는 월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3,000단계의 오퍼레이션 스텝이 필요한데, 이번 PoC에선 이를 몇 번의 클릭으로 대체했다. 또한, 블록체인의 특성상 거래가 거의 즉시 정산되기 때문에 투자되지 않고 있는 현금에서 발생하는 기회 비용인 cash drag가 최소화 되었다. 전통 산업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평균적으로 3%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서 8%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가정하면 24bps의 cash drag가 발생되는데, Q4’2023의 일임(discretionary) 포트폴리오의 수수료가 1.09%인 것을 고려하면,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약 20%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3.1.2 대체 투자 자산(Alts)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자산에 비해 다루기도 어렵고, 유동성도 작은데 어떻게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는가?
Private Equity, Private Credit, 부동산, 인프라 등의 투자 자산은 유동성은 낮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전통 금융 산업에서 기관 외의 개인들은 접근하기 어렵고, 너무 다양한 자산과 프로세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모델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가 어려웠다. 이번 PoC에선 적절한 tokenization 플랫폼을 통해 대체 투자 자산을 토큰화만 시키면,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쉽게 대체 투자 자산을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리밸런싱 등 많은 작업을 자동화시켰기 때문에 대체 투자 자산을 취급하는데 있어 발생하는 오퍼레이션 부담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대체 투자 자산의 편입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개선하거나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Onyx에 의하면 포트폴리오 매니저 및 자산운용사들은 연 $400B 규모의 새로운 매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1.3 서로 다른 기술 프로토콜로 만들어진 수 많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파편화 문제를 어떤 상호운용성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펀드 등의 실물 자산(RWA)을 토큰화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특정 블록체인에 표준화된 방식으로 토큰화되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블록체인 위에 토큰화되었다. 파편화된 생태계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번 PoC에서는 Axelar와 LayerZero라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파편화문제를 해결하고, 여러 네트워크에 흩어져있는 펀드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었다.
3.1.4 블록체인 기술의 복잡성을 추상화시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가?
블록체인은 분명히 유용한 기술이지만, 기술적인 어려움과 복잡성때문에 엔드 유저가 사용하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번 PoC에서는 Crescendo라는 프론트 엔드를 선보여 투자자는 아주 쉽게 포트폴리오에 자금을 투자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퍼포먼스 추적과 리밸런싱을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며 수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해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기업 및 기관의 입장에서 규제의 회색 지대에 놓여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도입하여 사용하는 것은 법적 리스크를 수반하고, 또한 퍼블릭 블록체인은 탈중앙성을 위해 확장성이 어느정도 희생되기 때문에 사용하기 불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할 수 밖에 없고, 이 때 하이퍼레저(Hyperledger), R3 등 다양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 당시 블록체인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적절한 인프라도 잘 갖추어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 및 기관들은 굳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게다가 2019, 2020년부터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솔라나, 아발란체, 폴리곤 등 확장성 높은 퍼블릭 블록체인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는 점점 쇠퇴하고 관심 밖으로 사라지는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테라 사태, FTX 사태와 같은 큰 재난에도 불구하고 다시 견고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과거와 달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에 충분한 미들웨어 ��프라들이 갖추어지면서 기업 및 기관들은 또 다시 한 번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과거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몇 가지 선택지가 없었으나, 최근에는 Polygon, Avalanche, Onyx 등에서 용도에 맞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구축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 및 기관들의 선택지 폭이 넓어졌다.
일각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탈중앙성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블록체인이 아니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가 오로지 탈중앙성이라는 논리는 구 시대적이며, 우리는 Onyx와 Apollo의 PoC를 통해 블록체인이 탈중앙성 이외에도 수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의 프라이버시, 확장성 등의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는 한 기업 및 기관들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도입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본 PoC는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수 많은 기업과 기관들에게 좋은 예시로 남을 것이며,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가 더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탈중앙성을 추구하는 시스템인 블록체인은 통념적으로 전통 금융 산업의 대척점에 있다고 여겨지지만, 최근들어 역설적으로 수 많은 금융 기관들의 블록체인 활용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Onyx와 Apollo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분명 블록체인 시스템이 탈중앙성 이외에도 해외 송금, 빠른 정산,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자동화 프로세스 등 전통 금융 시스템에 수 많은 이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할까?
금융 산업 특성상 KYC/AML 등 규제 준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기관들은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다. 최근들어 프라이빗 블록체인 인프라의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재단 및 기업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으며, 프라이빗 블록체인 특성상 각각의 생태계가 고립(silo)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네트워크 효과를 생각할 때 각 기관들은 블록체인을 굉장히 신중하게 결정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해왔듯이 블록체인은 아직도 기술이 활발하게 발전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산업의 균형은 계속 바뀌어왔고, 근 미래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많은 기술들이 발전 과정에서 초기엔 발산(diverge)하지만, 나중엔 결국 수렴(converge)하는 경향이 있는데, 블록체인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Onyx와 Apollo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고립된 생태계간 심리스(seamless)한 크로스체인 메시징을 지원하는 미들웨어들의 중요도도 굉장히 높아질 것이며,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기관들에게 있어서 적절한 미들웨어의 활용은 필수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점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도 결국 극심한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본 PoC에선 이를 적절한 크로스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의 활용으로 어느정도 대응했지만, 사용된 세 블록체인 중 결국 Onyx Digital Assets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탈중앙이라는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도 레이어1 경쟁(e.g., Solana, Polygon, Avalanche, Near, …)이, 이더리움을 확장한다는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도 레이어2 경쟁(e.g., Optimism, Arbitrum, Polygon, zkSync, …)이 극심했듯이, 본질적으로 중앙화를 추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극심한 경쟁은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등 암호화폐 시장이 점점 레거시에게 인정받기 시작하며, 블록체인 산업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기존까지 탈중앙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제시되던 블록체인 산업은 점점 탈중앙성 이외의 특성에서 PMF(Product-Market-Fit)를 찾아가고 있다. 아직 금융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실험적으로 사용되지만, 이번 JP Morgan과 Apollo의 PoC는 충분한 잠재력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이 글의 비주얼을 제공해주신 Kat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