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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3월 26일 · 27분 분량
    웹3 비즈니스 플레이북: 마스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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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 마스터카드는 2026년 3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를 최대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스트라이프의 브릿지(Bridge) 11억 달러 인수를 넘어서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M&A 중 최대 규모다

    • 2025년 스테이블코인 전송 볼륨은 33조 달러로, 비자(Visa) 연간 처리량(16조 7,000억 달러)의 약 2배에 달했다. 아직 대부분이 트레이딩 정산이지만, 크로스보더 송금과 B2B 결제로의 확산 속도는 연평균 성장률 72%를 기록하고 있다. 전통적인 카드 네트워크는 이 결제 흐름을 흡수하기 위한 방향에서 크립토 사업 진출의 논리를 확보한다.

    •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사업은 결제 흐름 전 구간을 커버하는 세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 크립토 월렛 연동 카드를 통해 기존 1억 5,000만 개 가맹점 네트워크를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접점으로 활용한다. 둘째, 자체 허가형 블록체인 멀티토큰 네트워크(Multi-Token Network, MTN)을 통해 은행과 기관 간 토큰화 예금 정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셋째, BVNK 인수를 통해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상업 결제 인프라(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전환, 크로스보더 페이아웃, 엔터프라이즈 월렛)를 확보한다.

    • BVNK 인수는 기술 확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30개국에 걸친 라이선스 네트워크와 법정화폐 은행 파트너십, 이미 검증된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Worldpay, Deel, Flywire 등)을 한번에 가져온 딜이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시장에서 해자는 기술 스택뿐 아니라 국가별 라이선스와 컴플라이언스 번들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Source: Mastercard

    마스터카드는 1966년 설립된 세계 2위 결제 네트워크로, 200개국 이상에서 35억 장 이상의 카드가 유통되고 있다. 2025 회계연도 연매출 328억 달러, 시가총액 약 4,500억 달러의 글로벌 시총 20위권 기업으로, 카드 발급 은행과 가맹점 사이에서 트랜잭션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수취하는 톨부스(tollbooth) 모델로 순이익률 46%를 유지하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행보는 2021년 암호화폐 네트워크 직접 지원 발표로 시작됐다. 이후 크립토 카드, 자체 허가형 블록체인(Multi-Token Network),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통합 등을 순차적으로 전개하면서, 2025년을 기점으로 탐색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넘어갔다. 그리고 2026년 3월 17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를 최대 18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글은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사업 전략과 BVNK 인수가 갖는 함의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 사례에서 크립토 사업 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 특히 Build와 Buy의 판단 기준과 라이선스 해자의 의미를 도출한다.

    1. 기업 스냅샷: 글로벌 No.2 결제 네트워크의 크립토 확장

    1.1 기업 개요

    마스터카드는 전 세계 상거래의 결제를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자다

    마스터카드의 시가총액은 2026년 3월 기준 약 4,500억 달러로, 비자에 이어 글로벌 결제 산업 2위권에 위치한다. 시가총액 5,400억 달러인 비자의 약 85% 수준이다. 다만 매출 성장률에서 마스터카드(+16%)가 비자(+12%)를 꾸준히 앞서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오히려 성장률 우위로 작용하는 구조다.

    마스터카드는 결제 산업에서 독보적인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가장 대표적인 비즈니스는 카드 발급 은행(Issuer)과 가맹점 측 은행(Acquirer) 사이에서 결제를 중개하는 네트워크 운영이다. 순이익률은 약 46%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이다. 트랜잭션당 수수료를 수취하는 플랫폼 모델로,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1.2 마스터카드의 본업

    연매출 328억 달러(2025 회계연도)를 구성하는 마스터카드의 사업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매출 195억 달러 결제의 네트워크(Payment Network)이고, 다른 하나는 매출 133억 달러의 부가 서비스(Value-Added Services, 이하 VAS)이다.

    1.2.1 결제 네트워크: 톨부스 모델의 구조

    가장 핵심적인 네트워크 운영 부문이다. 마스터카드의 구체적인 역할은 소비자, 발급 은행(Issuer), 매입 은행(Acquirer), 가맹점이 얽힌 4자 구조를 네트워크로 중개하는 일이다.

    소비자가 카드를 긁으면, 마스터카드 네트워크가 승인(Authorization), 청산(Clearing, 정산(Settlement)의 세 단계를 처리하고 거래량에 연동된 수수료를 수취한다. 2025년 기준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과한 총 결제 금액은 10조 6,000억 달러, 처리 건수는 연간 약 1,600억 건이다. 마스터카드는 이 트랜잭션에서 직접 수취하는 네트워크 수수료(네트 수십 bps)만으로 200조 원 규모의 매출을 만들어낸다.

    결제 네트워크 매출을 구성하는 항목은 세 가지다.

    • Domestic Assessment: 각국 내 마스터카드 카드 결제 금액(GDV)에 부과되는 수수료

    • Cross-Border Volume Fee: 카드 발급국과 결제 국가가 다른 크로스보더 트랜잭션에 부과되는 수수료로, 단가가 국내 결제 대비 높아 전체 수익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 Switching Fee: 개별 트랜잭션의 승인, 청산, 정산을 처리하는 스위칭 서비스에 부과하는 건당 수수료

    이 구조의 주요 경쟁력은 양면 네트워크 효과다. 가맹점이 많을수록 소비자가 마스터카드를 선택하고, 소비자가 많을수록 가맹점이 마스터카드를 수락한다. 현재 마스터카드 브랜드 카드는 전 세계 35억 장 이상 유통되고 있으며, 1억 5,000만 개 이상의 가맹점이 마스터카드를 수락한다. 비자와 함께 전 세계 카드 결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구조가 이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1.2.2 부가 서비스(VAS): 데이터와 인텔리전스를 수익화하는 두 번째 축

    VAS는 2023년 92억 달러에서 2025년 133억 달러로 2년 만에 44% 성장했으며, Q4 2025에는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성장률이 결제 네트워크 매출(+12~16%)을 꾸준히 앞서며,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트워크 수수료에 대한 압박이 커질수록 VAS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스터카드의 사업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VAS의 세부 구성은 다음과 같다:

    • 보안 및 사기 방지(Cybersecurity & Fraud): VAS의 주요 축으로, Decision Intelligence Pro는 50밀리초 이내에 트랜잭션 수백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해 사기 여부를 판정한다. 2024년 Recorded Future를 2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해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 역량을 추가했으며, AI 기반 사기 탐지 정확도는 전년 대비 40% 이상 향상됐다.

    •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연간 1,600억 건의 트랜잭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과 기업에 소비자 지출 인사이트, 시장 분석, 캠페인 성과 측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5년 10월 런칭한 Mastercard Commerce Media는 5억 명의 동의 기반 소비자 데이터와 2만 5,000개 가맹점 광고주를 연결하는 디지털 광고 네트워크로, 광고 투자 수익률이 최대 22배에 달한다고 보고됐다.

    • 오픈 뱅킹: 2020년 Finicity, 유럽의 Aiia 인수를 통해 오픈 뱅킹 플랫폼을 구축했다. 소비자 동의 기반 금융 데이터 공유, 계좌 기반 결제 개시, 신용 평가용 거래 내역 분석 등을 제공한다.

    • 상업 결제(Commercial & New Payment Flows): B2B 결제 영역을 공략하는 사업으로, Virtual Card Number(VCN) 기반 기업 지출 관리, Commercial Connect API(SAP Concur 등 ERP에 결제 임베딩), Mastercard Move(크로스보더 페이아웃)가 이 영역에 속한다.

    • 로열티 및 마케팅: 카드 발급사의 리워드 프로그램 설계, 가맹점 연동 혜택, 소비자 인게이지먼트 플랫폼을 제공한다.

    결제 네트워크가 거래 볼륨에 연동된 수수료를 창출하는 플랫폼이라면, VAS는 그 플랫폼 위에서 데이터와 신뢰를 수익화하는 레이어다. 두 사업은 상호 강화되는 구조이다. 연간 1,600억 건의 트랜잭션 데이터에서 사기 패턴을 추출해 보안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러한 보안 서비스는 네트워크의 신뢰도를 높이며, 그 신뢰는 다시 더 많은 트랜잭션 유입으로 이어진다.

    2. 크립토 전략의 배경: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레일을 우회하기 전에

    2.1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네트워크에 던지는 위협과 기회

    마스터카드가 크립토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네트워크의 존재 근거를 위협하는 동시에, 카드로는 닿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이 위협과 기회는 세 경로로 나뉜다. 리테일 결제에서 카드 레일이 우회되는 시나리오, AI 에이전트가 카드 네트워크 바깥에서 결제하는 시나리오, 그리고 크로스보더 송금 등 카드가 접근하지 못했던 시장이 열리는 기회다.

    2.1.1 리테일 상거래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볼륨의 성장세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2025년 스테이블코인 전송 볼륨은 33조 달러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으며, 비자의 연간 처리량(16조 7,000억 달러)의 약 2배에 달했다. 2018년 33억 달러에서 불과했던 스테이블코인 전송량이 7년 만에 1만 배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이 수치를 곧바로 카드 네트워크의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2024년 스테이블코인 트랜잭션 볼륨의 약 70%는 봇 활동이었으며, 스테이블코인 볼륨의 90%는 거래소 간 정산과 디파이 거래였다고 보고된다. 한편, 서비스에 대한 결제(비자/Mastercard가 처리하는 영역)는 전체의 약 10%에 불과하다.

    또한 과도기인 현재, 카드 네트워크는 여전히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중개자로 기능하고 있다. 사용자가 크립토 월렛 연동 카드로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마스터카드/비자 네트워크가 승인과 정산을 처리한다. 크립토 잔고는 결제 시점에 법정화폐로 전환되고, 가맹점은 기존과 동일하게 법정화폐를 수취한다. 이 구조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볼륨이 커질수록 카드 네트워크를 통과하는 트랜잭션도 함께 늘어나, 카드 네트워크 입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궁극적인 시나리오는 다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성숙하면, 송금인의 스테이블코인 월렛에서 수취인의 스테이블코인 월렛으로 직접 전송하는 wallet-to-wallet 구조가 가능해진다. 이 구조에서는 카드 네트워크가 아예 개입할 필요가 없다. 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소비자 보호, 사기 방지, 분쟁 해결 같은 문제도 스마트 컨트랙트로 대체될 수 있다.

    Source: Shopify

    코인베이스 페이먼츠(Coinbase Payments)가 가장 직접적인 사례다. 코인베이스는 쇼피파이(Shopify)와 통합하여 수백만 가맹점에서 USDC 결제를 카드 네트워크 없이 직접 받을 수 있게 했다. 베이스(Base) 위에서 약 200ms 만에 정산이 완료되며, 트랜잭션당 비용은 약 1센트 수준이다. 카드 결제의 2-3% 수수료와 비교하면 현저히 저렴한 레일이다. 코인베이스는 여기에 오픈소스 커머스 페이먼츠 프로토콜(Commerce Payments Protocol)을 구축하여, 에스크로, 환불, 구독 결제 같은 전통 결제 기능까지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모두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결제 네트워크의 가치가 도전받는 시나리오다. 결국, 카드 네트워크가 제공하던 상거래 인프라가 온체인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마스터카드가 경계해야 할 지표는 스테이블코인 총 볼륨이 아니다. 카드 레일을 경유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비중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가이다.

    2.1.2 AI 에이전트 결제

    AI 에이전트 결제라는 새로운 변수도 등장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더 많은 트랜잭션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제 과도한 예측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AI 에이전트는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지만, 크립토 월렛은 프라이빗 키만 있으면 즉시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에이전트 간 거래는 건당 수 센트 이하의 마이크로페이먼트가 대부분인데, 카드 네트워크의 최소 수수료(약 30센트)로는 이를 처리할 수 없다. 즉, AI 에이전트의 관점에서 카드 네트워크는 가치를 더하는 인프라가 아니라 비용만 추가하는 마찰이며, 합리적인 에이전트라면 이를 우회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 프로덕트도 나오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x402 프로토콜은 HTTP 요청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직접 내장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플레어(Cloudflare), 서클, AWS, 구글이 이를 지원하고 있다. 에이전트가 API를 호출하면서 동시에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여서, 카드 네트워크의 승인-정산 프로세스가 불필요해진다.

    Source: Citrini Research

    이 시나리오는 시장에서도 유효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Citrini Research가 "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AI 에이전트가 비용 최적화를 위해 카드 네트워크 대신 솔라나/이더리움 L2 위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자율 라우팅하는 시나리오를 모델링하면서, 마스터카드의 2027년 1분기 카드 결제 금액(purchase volume) 성장률이 YoY 5.9%에서 3.4%로 둔화되는 시점을 전환점으로 진단했다. 이 리포트가 확산되면서 비자 약 4%, 마스터카드 약 6%,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약 8% 하락하는 등 전체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셀오프가 발생했다.

    물론 이 반응이 과도했다는 평가도 많다. AI 에이전트가 우회하는 2~3% 인터체인지 수수료는 카드를 발급한 은행이 수취하는 것이지, 본래 비자/마스터카드의 몫이 아니다. 카드 네트워크 자체는 트랜잭션당 수 bps만 가져가는 구조여서, 스테이블코인 우회의 직접적 타격은 네트워크보다 발급 은행에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법정화폐 전환이 중간에 개입하는 현재의 스테이블코인 카드 구조에서는 오히려 카드 네트워크가 스테이블코인의 "라스트 마일 접점"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던지는 질문 자체는 유효하다. 트랜잭션의 의사결정 주체가 인간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전제가 재검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1.3 새로운 TAM: 카드가 애초에 접근하지 못한 시장

    위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열어주는 새로운 시장도 있다. 카드가 애초에 접근하지 못한 영역인 크로스보더 B2B 결제, 해외 송금, 프리랜서/크리에이터 페이아웃 등의 영역이다.

    이 영역은 처음부터 카드가 아닌 SWIFT 기반의 코레스폰던트 은행 시스템이 처리해온 시장이다. 코레스폰던트 은행은 송금인의 은행에서 수취인의 은행까지 3-5개의 중개 은행을 경유하며, 각 중개 은행이 수수료를 수취하고 처리 시간을 추가한다. 그 결과, 크로스보더 결제 한 건당 금융기관이 평균 20달러의 수수료를 수취하며, 정산에 3-5일이 소요된다. 전통 은행들은 이 시스템을 위해 전 세계 계좌에 약 10조 달러를 묶어두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 영역에서 코레스폰던트 뱅킹을 대체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시간 정산(분 단위), 낮은 수수료(가스비 수준), 프로그래머블한 결제 로직, 24/7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스터카드 입장에서 이 영역은 스테이블코인에 빼앗기는 시장이 아니라, 기존 카드 비즈니스로는 애초에 공략할 수 없었던 새로운 TAM이다. 카드는 소비자-가맹점 결제에 최적화된 인프라이지, 기업 간 10만 달러 이상의 크로스보더 결제나 수천 명의 해외 계약자에 대한 급여 지급에 적합한 도구가 아니다.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직접 보유하면, 카드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인수한 BVNK의 고객사 중 Deel(글로벌 페이롤), Worldpay(가맹점 크로스보더 정산), dLocal(이머징 마켓 결제)이 정확히 이 TAM에 속하는 플레이어들이다.

    2.2 왜 지금인가?

    마스터카드가 2025년을 기점으로 크립토 전략을 본격화한 데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하나는 글로벌 규제 환경이 명확해지면서, 마스터카드의 고객사인 은행과 핀테크들이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도입할 법적 기반이 갖춰졌다. 다른 하나는 스트라이프, 비자 등 경쟁사들이 이미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보에 나서면서, 마스터카드가 더 이상 관망할 수 없는 경쟁 압박이 생겼다. 마이클 미바크(Michael Miebach) CEO는 "기차가 이미 출발했다(the train is leaving the station)"는 표현으로 이 전환의 긴급성을 요약했다.

    2.2.1 규제 명확성의 전환점

    2025년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규제 프레임워크가 본격적으로 수립된 해였다. 미국, EU, 홍콩 등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정의, 발행자 요건, 준비금 규정이 확정되면서,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합법성을 고민하는 단계에서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고 어떤 파트너와 일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미국에서는 GENIUS Act가 2025년 7월 서명되면서 최초의 연방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수립됐다. 이 법이 명확히 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1.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이나 상품이 아닌 별도의 "결제 스테이블코인(payment stablecoin)"으로 정의하여 SEC/CFTC 관할에서 분리했다. 이로써 스테이블코인을 다루는 기업이 증권법 위반 리스크 없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2. 은행과 비은행 모두 연방 또는 주 라이선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경로를 열었다.

    3. 1:1 준비금 의무와 월간 공시 요건을 규정하여, 발행자의 건전성 기준을 표준화했다

    EU의 MiCA,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조례(Stablecoin Ordinance)도 같은 시기에 시행에 들어갔으며, 세부 요건은 다르지만 발행자 인가, 준비금 의무, 공시 체계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방향은 수렴하고 있다. 이 변화의 의미는 명확하다. 마스터카드의 고객사인 은행과 핀테크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합법성을 고민하는 단계를 넘어,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고 어떤 파트너와 일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갖추면, 이 고객사들에게 즉시 사용 가능한 컴플라이언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포지션에 서게 된다.

    2.2.2 경쟁 환경의 압박

    마스터카드를 둘러싼 경쟁 압박은 두 방향에서 동시에 오고 있다. 하나는 PSP(Payment Service Provider) 진영의 스트라이프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카드 네트워크 진영의 비자다. 위협의 성격은 서로 다르다.

    스트라이프는 PSP, 즉 가맹점과 소비자 사이의 결제 처리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카드 네트워크와는 결제 스택에서 다른 레이어에 위치한다. 그런데 2024년 10월 스트라이프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ridge를 1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PSP가 카드 네트워크를 우회하는 독자적 결제 레일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프는 이후 자체 블록체인 템포(Tempo)까지 런칭하고, 100개국 이상에서 Stablecoin Financial Accounts를 제공하며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수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스트라이프의 수백만 가맹점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카드 네트워크 없이 직접 수취할 수 있게 되면,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과하는 트랜잭션이 줄어들 수 있다.

    비자는 마스터카드와 같은 카드 네트워크이지만, 크립토 영역에서는 한 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2023년부터 USDC 기반 온체인 정산을 시작했고, 2025년에는 솔라나/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미국 은행 대상으로 확대했다.

    또한 크립토 카드 볼륨에서 비자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레인(Rain), 리프(Reap) 같은 크립토 네이티브 카드 발급사들이 대부분 비자 레일 위에서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BVNK에 먼저 투자한 것도 비자였다. 마스터카드가 초기에 바이낸스(Binance), 바이빗(Bybit) 등 거래소 중심으로 접근한 반면, 비자는 크립토 네이티브 카드 발급사와 먼저 협력하며 실물 결제 볼륨에서 우위를 점했다.

    결과적으로 마스터카드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스트라이프가 온라인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선점하고, 비자가 카드 네트워크 영역에서 크립토 통합을 먼저 완성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결제 산업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한번 형성되면 뒤집기 어렵다는 점에서, 타이밍의 중요성이 기술의 완성도 못지않게 높았다.

    3. 크립토 사업 현황: 탐색에서 실행으로, 5년의 연원

    마스터카드가 크립토에서 결제 사업 기회를 포착한 시점은 비교적 이르다. 2021년부터 파트너십과 파일럿 중심의 탐색기를 거쳐, 2025년 이후 본격적으로 실행기로 전환했다.

    마스터카드는 크립토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Blockchain & Digital Assets) 부문이 CPO Jorn Lambert 직속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문이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프로덕트 전반의 전략과 실행을 총괄한다. 나아가 2025년에는 Director of Crypto Flows라는 시니어 프로덕트 직책을 신설해,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 발급, 디파이 결제 레일 확장, 마스터카드 네트워크의 Web3 트랜잭션 수용이라는 세 가지 주요 과제를 하나의 역할에서 총괄하도록 했다.

    Source: Mastercard

    이 조직 재편은 크립토가 마스터카드 내에서 실험적 이니셔티브를 넘어 코어 프로덕트로 격상됐음을 시사한다. 2021~2024년까지는 개별 파트너십과 파일럿 단위로 크립토 이니셔티브가 진행됐지만, 2025년부터는 리더십과 조직을 재편하고 사업을 본격 실행하는 단계로 전환됐다. 2026년 3월에는 크립토 네이티브 기업, 결제사, 금융기관 100곳 이상을 묶어 온체인 결제의 프로덕트 방향성을 공동 설계하는 크립토 파트너 프로그램(Crypto Partner Program)과 BVNK 인수 발표가 같은 주에 이뤄진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읽힌다.

    3.1 크립토 사업 연원

    3.1.1 2021-2024의 탐색기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사업은 2021년 2월, 크립토 자산을 마스터카드 결제 네트워크에서 직접 지원하겠다는 발표로 시작됐다. 이 발표의 골자는 ‘결제 목적의 디지털 자산’에만 집중하겠다는 포지셔닝이었다. 투기적 크립토 자산이 아니라, 가격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갖춘 디지털 화폐를 네트워크에 통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초기 행보는 크립토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 2021년: Bakkt와 파트너십을 맺어 네트워크 내 모든 은행과 가맹점에 크립토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했다

    • 2022년: Paxos와 Crypto Source(은행 대상 크립토 트레이딩 인프라)를 출시하고, 코인베이스와 NFT 결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같은 해 Crypto Secure(AI 기반 온체인 사기 탐지)도 런칭했다

    • 2023년: 멀티토큰 네트워크(Multi-Token Network, MTN)를 발표하고 홍콩에서 첫 파일럿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트랜잭션에서 상대방 신원을 검증하고 지갑 주소를 읽기 쉬운 아이디로 대체하는 Crypto Credential도 이 시기에 공개됐다.

    • 2024년: 스탠다드 차타드(Standard Chartered)와 토큰화 예금 및 탄소 크레딧 거래 파일럿을 완료하고, 크립토 크리덴셜의 첫 라이브 P2P 트랜잭션을 라틴아메리카-유럽 간 크로스보더 송금에서 가동했다.

    이 시기의 마스터카드는 파트너십과 파일럿 중심이었다. 크립토를 자체 네트워크에 깊이 통합하기보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어디에 기회가 있는지를 탐색하는 단계였다.

    3.1.2 2025년의 전환점

    2025년은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전략이 탐색에서 실행으로 전환된 해였으며, 몇 가지 주요 이니셔티브가 동시에 진행됐다.

    • 스테이블코인 End-to-End 지원 선언: 2025년 4월 마스터카드는 소비자가 크립토 월렛에서 결제하고 가맹점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정산받을 수 있는 End-to-End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발표했다. USDC, PYUSD, USDG, FIUSD 등 복수의 스테이블코인이 네트워크에 통합됐다.

    • MTN의 기관 통합 가속: MTN은 2025년에 JP Morgan Kinexys와 통합되어 24/7 기업 간 결제를 지원하게 됐고, Fiserv의 Digital Asset Platform과 연결됐다.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의 토큰화 미국 국채(OUSG)도 MTN에 온보딩되면서, 토큰화 예금을 넘어 RWA 영역으로 확장했다.

    • Paxos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참여: 마스터카드는 팍소스(Paxos)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에 합류해 MTN 위에서 복수의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24/7 정산 인프라를 구축했고, 2026년 3월에는 소파이(SoFi)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미국 인가 은행이 발행한 최초의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SoFiUSD를 MTN 정산 수단으로 지원하게 됐다.

    이 모든 움직임이 하나로 모인 시점이 2026년 3월이다. 크립토 파트너 프로그램 발표와 BVNK 인수 발표가 같은 주에 이뤄지며, 긴 시간 동안의 탐색이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 확보로 귀결됐다.

    3.2 프로덕트/서비스 구조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프로덕트는 소비자 접점, 인프라/프로토콜, 보안/컴플라이언스의 세 레이어로 나뉜다. 각 레이어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결합될 때 소비자 결제부터 기관 간 정산까지 전 구간을 커버하는 구조를 이룬다.

    3.2.1 소비자 접점 (Consumer-facing)

    기존 카드 인프라가 관리하는 35억 장의 카드를 크립토 접점으로 활용하는 구간이다. 메타마스크, OKX, 크라켄, Crypto.com, Bybit, Exodus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크립토 월렛 연동 카드를 발급하고, 1억 5천만 개 이상의 가맹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바이낸스, 바이빗, 코인베이스 등 주요 거래소에서는 마스터카드로 크립토 구매도 지원한다.

    특히 모나베이트(모나베이트, 구 Baanx)와의 협업은 주목할 만하다. 모나베이트는 Crypto-as-a-Service(CaaS) 플랫폼으로, 메타마스크 카드, Exodus 카드, 1inch 카드 등 주요 셀프 커스터디 월렛의 크립토 카드 프로그램을 마스터카드 레일 위에서 구축하고 있다. 사용자가 메타마스크 월렛에서 직접 결제하면, 모나베이트가 스테이블코인을 실시간으로 법정화폐로 전환하고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가맹점에 승인을 보내는 구조다. 사용자는 결제 시점까지 자산에 대한 셀프 커스터디를 유지하며, 가맹점은 일반 카드 결제와 동일하게 법정화폐로 정산받는다.

    3.2.2 인프라/프로토콜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기반 인프라를 구성하는 레이어다. 소비자 접점 레이어가 크립토를 카드 네트워크 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면, 인프라 레이어는 카드 네트워크 너머의 결제 흐름까지 커버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이 레이어를 구성하는 프로덕트는 네 가지다.

    • Multi-Token Network (MTN): 마스터카드의 자체 허가형 블록체인으로, 기관 간 토큰화 예금과 RWA 정산에 특화되어 있다. 은행이 별도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기존 인터페이스(카드, API)를 통해 토큰화 결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JP Morgan Kinexys, Fiserv, Ondo Finance 등이 통합되어 있으며, Coadjute(부동산 에스크로 자동화), Pairpoint(IoT 결제) 같은 앱 개발사들도 MTN 위에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 Crypto Credential: 블록체인 트랜잭션에서 상대방의 신원과 자격을 검증하는 인프라다. 지갑 주소 대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알리아스(예: user.mastercard)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수신 지갑이 해당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을 지원하는지 자동으로 확인한다.

    • Mastercard Move (스테이블코인): 기존 크로스보더 페이아웃 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 월렛 대상 즉시 송금 기능을 추가했다.

    • BVNK 인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플랫폼으로, 온/오프램프, 크로스보더 페이아웃, 엔터프라이즈 월렛 등의 결제 영역 전범위를 담당한다.

    3.2.3 보안/컴플라이언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확장하려면, 기존 카드 결제 수준의 보안과 규제 준수가 보장되어야 한다. 마스터카드는 이 영역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역량을 크립토에 직접 적용하고 있다.

    • Crypto Secure: 마스터카드의 사이버 보안과 사기 방지 역량을 온체인 트랜잭션에 확장한 도구로, 파트너사들이 블록체인상 트랜잭션의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의심 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한다. 기존에 카드 결제에서 사용하던 머신러닝 기반 사기 탐지 모델을 온체인 데이터에 맞게 재학습시킨 것이 주요 설계다.

    • Mastercard Threat Intelligence: Recorded Future의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와 마스터카드의 결제 네트워크 데이터를 결합한 서비스로, 은행과 가맹점의 사이버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탐지한다. 마스터카드는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뿐 아니라 전통 결제에서의 보안 역량까지 강화하고 있으며, AI 기반 사기 탐지 기술이 전년 대비 40% 이상의 사기 탐지율 향상을 기록하고 있다. 추가로, 2024년 Recorded Future를 2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도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사결정이었다.

    • 결제 네트워크 규정 업데이트: 마스터카드 결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은행, 가맹점, 파트너가 따라야 하는 운영 규정(분쟁 해결, 소비자 보호, 차지백 등)도 온체인 트랜잭션을 수용할 수 있도록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더라도 카드 결제와 동일한 수준의 소비자 보호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마스터카드의 분명한 방향성이다.

    3.3 수익 구조

    크립토 사업의 매출은 아직 별도 항목으로 공시되지 않는다. 마스터카드는 크립토 관련 수익을 부가 서비스(VAS) 부문에 통합 보고하고 있으며, VAS 내 크립토 비중은 밝히지 않고 있다.

    2025 회계연도 연매출 328억 달러 중 VAS가 133억 달러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2023년 92억 달러에서 2년 만에 44% 성장한 수치이며, Q4 2025에는 전년 대비 26% 성장을 기록했다. VAS의 세부 구성은 사이버보안, 사기방지, 데이터 분석, 컨설팅, 디지털 인증, 오픈 뱅킹 등이며, 매출의 약 60%는 결제 네트워크 연동 수익(거래 볼륨에 연동되는 인증, 사기 탐지, 토큰화 등), 나머지 40%는 컨설팅 및 마케팅 등 비네트워크 수익이다.

    이 중에서 현재 크립토 관련 수익은 소규모로 추정된다. 크리덴셜 라이선싱, MTN 플랫폼 수수료, 크립토 카드 추가 수수료 등이 주요 원천이지만, VAS 전체 133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퍼센트 이하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만 BVNK 인수가 완료되면 BVNK의 추정 연환산 매출 약 4,000만 달러가 합산되고,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전환 수수료, 크로스보더 B2B 정산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4. 키 무브(Key Move): 18억 달러 BVNK 인수, 스테이블코인 레일 내재화

    4.1 무엇을 했는가

    Source: X(@Mastercard)

    2026년 3월, 마스터카드는 크립토 사업 5년 역사에서 가장 큰 베팅을 했다. 런던 기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를 최대 18억 달러(성과 연동 3억 달러 포함)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스트라이프의 Bridge 인수(11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딜이었다.

    이 딜은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다. 코인베이스가 2025년 하반기에 BVNK와 약 20억 달러 규모로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수익성 우려로 11월에 결렬됐다. 마스터카드는 별도로 제로해시(Zerohash) 인수도 검토했으나 무산됐고, 최종적으로 BVNK를 확보했다. 흥미로운 점은 BVNK의 기존 투자자에 경쟁사인 비자 벤처스(Visa Ventures)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비자가 투자하고 파트너십까지 체결한 인프라를 마스터카드가 가져간 셈으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둘러싼 결제 네트워크 간 경쟁의 강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4.2 BVNK는 무엇인가

    4.2.1 BVNK 개요

    그렇다면, 마스터카드가 18억 달러를 베팅하고 다른 경쟁사들도 눈독 들이는 BVNK는 어떤 기업일까. BVNK는 2021년 런던에서 설립된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기업이다. 설립 당시에는 스테이블코인이 디파이와 거래소에서는 활발히 사용되고 있었지만 라이선싱, 컴플라이언스, 오케스트레이션을 갖춘 엔터프라이즈급 결제 인프라는 부재했다. BVNK는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 처리하는 풀스택 인프라를 구축했고, 4년 만에 연간 처리량 300억 달러, 130개국 이상 커버리지, 226개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확보했다.

    2022년 3억 4,000만 달러 밸류에이션에서 시작해 2024년 12월 Series B(7억 5,000만 달러), 그리고 2026년 18억 달러 인수까지의 밸류에이션 궤적은 시장이 BVNK를 이 분야의 선두 그룹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2.2 주요 프로덕트

    • 매니지드 페이먼츠(Managed Payments): 턴키 솔루션으로, 기업이 BVNK의 라이선스, 커스터디,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 BVNK가 KYB/KYC, 자금 보관, 결제 실행을 모두 담당하고, 고객 기업은 자체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 임베디드 월렛(Embedded Wallet):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단일 월렛에서 통합하는 프로덕트다. USD, GBP, EUR 법정화폐 잔고와 스테이블코인 잔고를 하나의 월렛에서 보유하며, SWIFT, ACH, SEPA 같은 전통 결제 레일과 이더리움, 트론, 솔라나 등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동시 접속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수신 시 법정화폐로 자동 전환하거나, 페이아웃 시점에 법정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 레이어1: 대규모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체 라이선스와 커스터디 파트너를 연결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인하우스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인프라다. 기업이 월렛 키를 직접 보유하고 BVNK는 인프라만 제공하는 구조여서, 커스터디 요건을 자체 충족해야 하는 대형 금융기관에 적합하다

    • 스마트 트레저리(Smart Treasury): AI/ML 기반 유동성 관리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거래소, 월렛 간 유동성 수요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자금을 이동시킨다. 24/7 운영되는 블록체인 환경에서 수동 트레저리 관리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 스펜드 앤 언(Spend & Earn): 2026년 Q1 런칭 예정인 신규 프로덕트로, 스테이블코인을 일상 결제에 직접 사용하는 기능(Spend)과 잔고에 대해 단기 국채 등 저위험 자산 기반 수익을 제공하는 기능(Earn)을 통합한다

    4.2.3 사업 현황

    BVNK는 130개국 이상에서 이더리움, 트론, 솔라나, 폴리곤, BNB 체인 등 주요 블록체인 전반의 스테이블코인 트랜잭션을 처리한하고 있다. 연간 처리량 300억 달러(2025년 기준, 전년 대비 2.3배 성장), 280만 건 트랜잭션 처리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특히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기를 기점으로 하여, 2024년 10월 약 1억 8천만 달러에서 2025년 12월 21억 달러로 월간 거래량이 급증했다.

    기업의 상업용 결제 인프라로서 BVNK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2025년 한 해에만 226개의 신규 고객을 온보딩했다. 주요 고객으로는 Worldpay, Deel, Flywire, dLocal뿐만 아니라 Rapyd, Thunes, Bitso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글로벌 결제 처리, 크로스보더 정산, 핀테크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자들로, BVNK의 스테이블코인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를 활용해 기존 결제 레일을 보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객 확보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BVNK가 수년간 축적해온 국가별 라이선스를 통해 규제 정합성을 확보한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BVNK는 미국 전역 MSB 등록(NMLS ID 2531294), EU 전역에서의 포괄적 인가, 스페인 VASP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ISO 27001 및 SOC 2 Type II 인증을 취득했다.

    4.3 왜 이것이 결정적인가

    BVNK 인수의 전략적 의미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하나 더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에 마스터카드가 자체 구축하고 있던 MTN과 결합됨으로써, 결제 흐름의 커버리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4.3.1 MTN과 BVNK의 상호보완성

    마스터카드는 이미 멀티토큰 네트워크(MTN)를 통해 전통 화폐와 토큰화된 자산을 연결하는 기관 간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MTN은 허가형 네트워크로, 은행과 기관 간 토큰화 예금 정산에 특화되어 있다.

    BVNK는 이와 다른 레이어를 담당한다.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으로 월드페이, 플라이와이어, 디로컬 같은 PSP와 엔터프라이즈의 상업 결제를 130개국 이상에서 처리하는 인프라다. MTN이 홀세일 레이어, BVNK가 상업 결제 레이어를 맡는 구조로, 두 플랫폼이 결합되면 기관 간 정산부터 크로스보더 B2B, 프리랜서 페이아웃까지 결제 흐름의 전 구간을 온체인으로 커버하게 된다.

    4.3.2 라이선스 및 컴플라이언스 번들

    BVNK의 가치는 기술 자체보다 5년간 축적된 운영 자산에 있다.

    130개국에 걸친 라이선스 네트워크, 법정화폐 파트너 은행 관계, Worldpay 및 Deel 같은 대형 고객 기반은 자체 구축하면 수년이 걸릴 자산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에서 국가별 라이선스 확보는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한 과정으로, GENIUS Act 이후에도 미국에서는 49개 주 별로 머니 트랜스미터 라이선스가 필요하고 EU, UK, 아시아 각각 별도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라이선스를 처음부터 확보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드는지를 보면 인수의 논리가 명확해진다. 미국만 해도 49개 주에서 개별적으로 머니 트랜스미터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며, 뉴욕 BitLicense는 최대 2년,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주요 주는 6~14개월이 소요된다. 또한 첫해 직접 비용만 100만~300만 달러, 연간 유지 비용 22만 5,000달러 이상이 든다. EU MiCA 포괄 인가, 홍콩 HKMA 라이선스, 싱가포르, UAE 인가는 각각 별도 심사다. 관할권 간의 상호인정도 없어서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는 이 과정을 지역별로 반복해야 한다.

    결국 BVNK가 5년에 걸쳐 쌓아온 이 인허가 포트폴리오를 마스터카드는 인수 한 건으로 확보했고, 사업 진입 시점을 최소 2~3년 앞당긴 셈이다.

    4.3.3 카드 위기 시나리오에 대한 직접적 대응

    카드 레일이 우회되는 시나리오에서도, 130개국의 서로 다른 통화와 규제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전환과 컴플라이언스를 처리하는 인프라는 여전히 필요하다. 정확히 BVNK의 임베디드 월렛이 이 역할을 수행한다. 카드 레일이 빠진 자리에 법정화폐 브리징 레일이 들어가는 구조다.

    카드가 접근하지 못했던 크로스보더 B2B 송금 시장에 대해서는, BVNK가 글로벌 페이롤, B2B 크로스보더 정산, 이머징 마켓 결제 등 이미 운영 중인 인프라와 고객 기반을 마스터카드에 즉시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이 인수는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수행한다. 카드 레일이 우회되는 미래에서도 결제 흐름 안에 남을 수 있는 대안 레일을 확보하면서, 카드가 닿지 못했던 시장에는 스테이블코인 레일로 진입한다. 어떤 미래가 오든 마스터카드가 결제 인프라 제공자로 남는 포지션을 구축한 것이다.

    4.4 키 무브의 함의: 무엇을 구축하고 무엇을 살 것인가 (Build vs. Buy)

    마스터카드는 크립토 사업 5년간 MTN, 크립토 크리덴셜, 크립토 시큐어 등 핵심 인프라를 직접 지었다. 2015년부터 블록체인 R&D에 투자해 전 세계적으로 1,800건 이상의 등록 특허와 5,000건 이상의 출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즉, 내부 기술 역량이 부족해서만 BVNK를 산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18억 달러를 주고 샀다. 같은 회사가 왜 어떤 것은 짓고 어떤 것은 사는가. 이 의사결정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크립토 사업 진입을 위한 시사점이 보인다.

    4.4.1 Buy: BVNK를 산 이유

    블록체인 산업은 더 이상 기술 산업으로만 보기 어렵다. 2025년을 기점으로 완연한 규제 산업으로 전환됐다. 미국 GENIUS Act, EU MiCA, 홍콩 스테이블코인 조례 등 주요 관할권이 발행자 인가와 준비금 의무를 동시에 도입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운영에 은행업에 준하는 컴플라이언스가 요구되고 있다. GENIUS Act는 3년 유예 기간 이후 미인가 발행자의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라이선스는 사업의 전제 조건이 됐다.

    동시에, 규제가 명확해지면서 은행과 기관 고객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도입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고, 시장 자체가 급격히 가시화됐다. 라이선스 없이는 진입할 수 없지만, 라이선스만 갖추면 즉시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마스터카드가 자체 구축이 아닌 인수를 택한 데는 조금 더 구체적인 압박이 있었다. CPO 람버트는 인수 발표 당일 이를 직접 설명했다: "BVNK는 기술뿐 아니라 복수 지역의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데 수년을 투자했다. 같은 역량을 내부에서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수하면 훨씬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 시간 압박: 스트라이프는 브릿지를 2025년 2월 클로징한 후 3개월 만에 100개국 이상에서 스테이블코인 파이낸셜 어카운트를 런칭했다. 규제 프레임워크가 확정되고 기관 고객이 인프라 파트너를 선택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자체 구축에 필요한 2~3년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 역량 수용: 마스터카드는 허가형 네트워크 운영에는 수십 년의 경험이 있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멀티체인 결제를 운영한 경험은 없다. 블록체인별 기술 스택을 단일 API로 추상화하는 노하우는 BVNK가 300억 달러의 실물 결제를 처리하면서 5년간 축적한 것이다.

    • 밸류에이션 타이밍: BVNK의 밸류에이션은 2022년 3억 4,000만 달러에서 2024년 7억 5,000만 달러, 2026년 18억 달러로 급등했다. 규제가 명확해질수록 라이선스 포트폴리오와 고객 기반의 가치가 올라가는 구조이므로, 기다릴수록 인수 비용은 더 높아진다.

    4.4.2 Build: MTN을 직접 지은 이유

    반면 직접 지은 인프라 중 대표적인 MTN은 외부에서 사올 이유가 없는 영역이었다. MTN은 허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검증된 참여자만 접근할 수 있는 폐쇄형 구조다.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 분쟁은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마스터카드가 카드 네트워크에서 수십 년간 해온 일과 본질적으로 같다. 마스터카드도 카드 및 실시간 결제 네트워크의 규칙 설계 경험을 토대로 MTN 참여자 간 상호작용을 규율하는 체계를 수립한다고 직접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와도 관련이 깊다. MTN은 은행이 별도의 블록체인 인프라 없이 기존 인터페이스(카드, API)로 토큰화 결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마스터카드의 정산 네트워크에 이미 연결된 22,000개 이상의 은행이 곧 MTN의 잠재 참여자다.

    JP모건 킨넥시스, 스탠다드차타드 등이 MTN을 선택한 이유도 블록체인 기술의 우위가 아니라 마스터카드라는 카운터파티에 대한 신뢰에 있다. 이런 신뢰는 인수로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오히려 이 영역에 외부 기업을 사왔다면, 그 기업의 운영 철학이 기존 은행 고객의 컴플라이언스 기대치와 충돌할 리스크가 더 컸을 수 있다.

    4.4.3 교훈: 규제 산업에서의 Build vs Buy 판단 기준

    Build vs Buy 프레임워크는 통상 (1) 전략적 중요도 - 핵심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가, (2) 역량 가용성 - 내부에 구축할 기술적 역량이 있는가, (3) 경제적 효율성 - 비용 대비 효율적인가의 세 기준으뢰 나뉜다. 해당 역량이 핵심 경쟁 우위이고 내부 기술력이 충분하면 Build가 유리하고, 핵심 경쟁 우위가 아니거나 시간이 촉박하면 Buy가 합리적이라는 것이 기본 논리다.

    마스터카드의 경우 BVNK가 다루는 영역은 전략적으로 중요했고, 블록체인 기술 역량도 부분적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두 축만 보면 Build가 맞다. 그런데도 Buy를 택한 것은 세 번째 축인 경제적 효율성에서 Build의 비용이 통상적인 개발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규제 산업에서는 자체 구축의 비용이 개발비가 아니라 인허가 확보에 걸리는 시간, 즉 시장 선점 기회의 상실로 측정된다. 18억 달러의 인수 프리미엄보다 2~3년의 공백이 더 비쌌다는 판단이다.

    마스터카드의 선택을 이 프레임워크에 대입하면 Build와 Buy의 경계가 선명해진다.

    Build를 택한 MTN은, 본업의 주요 역량이 직접 전이되고 마스터카드의 신뢰 자체가 해자로 작동하며 별도의 외부 라이선스가 필요 없는 영역이었다.

    Buy를 택한 BVNK는 전략적 중요도와 기술 역량 면에서는 Build 조건에 부합했지만, 130개국 라이선스, 은행 파트너십, 고객 네트워크처럼 시간을 들여야만 쌓이는 자산이 해자를 형성하는 영역이었다. 또한 규제 확정 후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2~3년의 자체 구축 시간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기서 도출되는 일반론은 규제 산업에서 Build vs Buy 판단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규제 환경에 따라 경제적 효율성의 계산이 뒤바뀐다는 점이다. 규제가 불확실할 때는 Build 또는 관망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규제가 확정되는 순간 시장이 가시화되고 경쟁이 시작되면서 자체 구축의 시간 비용이 인수 프리미엄을 넘어선다. BVNK의 밸류에이션이 3억 4,000만 달러에서 18억 달러로 상승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따라서 기업은 규제 타이밍에 따라 동일한 역량에 대한 Build vs Buy 판단이 정반대로 바뀔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5. 리스크 요인과 잠재적 변수: 수수료 구조의 충돌과 규제 불확실성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전략이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만큼, 리스크도 양면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을 내재화하면 새로운 TAM에 접근할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네트워크 수수료 비즈니스와의 충돌 가능성도 커진다. 규제가 명확해진 것은 기회이지만, 구체적인 시행 세칙은 아직 미확정이다.

    5.1 스테이블코인 규제 시행 세칙의 불확실성

    GENIUS Act가 통과됐지만, 구체적인 시행 규정(implementing regulations)은 2027년 1월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준비금 구성 요건, 비은행 발행자에 대한 자본 버퍼 기준, 외국 발행자의 미국 시장 접근 조건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세칙에 따라 BVNK의 운영 범위와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연방과 주 규제 간 이원 구조가 규제 하향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주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유치하기 위해 규제 기준을 낮추는 경쟁을 벌이면, 컴플라이언스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고 BVNK가 쌓아온 라이선스 포트폴리오의 해자도 얕아진다. 반대로 세칙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되면, BVNK같은 비은행 인프라 기업의 운영 비용이 급증해 수익성 달성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어느 방향이든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사업 TAM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5.2 자기잠식 리스크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제공하더라도, 건당 수익(take rate)이 카드 레일보다 구조적으로 낮다는 점이 리스크다. 카드 결제에서는 네트워크 수수료, 인터체인지, 프로세싱 수수료가 합산되어 가맹점 부담이 거래당 2~3% 수준이며, 마스터카드는 이 중 일부(수 bps)를 네트워크 수수료로 수취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에서는 이 수수료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BVNK를 통해 처리하더라도 블록체인 가스비에 마진을 얹는 구조여서, 건당 수익은 카드 대비 현저히 낮다. 같은 거래가 카드 레일에서 스테이블코인 레일로 이동하면, 마스터카드가 결제 흐름 안에 남더라도 건당 수익은 줄어든다. 스테이블코인 레일로 새로운 TAM(크로스보더 B2B, 송금)을 확보하는 것이 이 자기잠식된 손실 지분을 상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6. 관전 포인트와 시사점: 카드 네트워크에게도 스테이블코인은 기회다

    여태까지는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네트워크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시각이 시장의 주류였다. 그러나 마스터카드의 행보는 이 해석과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카드 레일이 우회되는 시나리오를 방어하는 데 머물지 않고, 크로스보더 B2B 송금처럼 카드로는 애초 접근하지 못했던 시장에 스테이블코인 레일로 진입하는 공격적 프레임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BVNK 인수로 130개국 상업 결제 인프라를 확보하면서, 결제 수단이 바뀌더라도 마스터카드가 인프라 제공자로 여전히 남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앞으로 몇 가지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 BVNK 인수 클로징 및 통합: 연내 규제 승인 여부가 첫 번째 체크포인트다. 클로징 후 BVNK의 130개국 인프라가 마스터카드의 기존 결제 네트워크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BVNK의 기존 고객(월드페이, 딜 등)이 인수 후에도 유지되는지가 통합의 성패를 가르는 지표가 될 것이다.

    • 크립토 관련 VAS 매출 공개: 현재 크립토 매출은 VAS에 통합 집계되어 별도 공시되지 않는다. 2026년 하반기 실적에서 크립토 수익이 별도 항목으로 보고될 경우, 사업의 실질 규모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시점이 된다. VAS 내 크립토 비중이 10%를 넘으면 매출 기여 단계 진입 신호로 읽을 수 있다

    • 비자의 대응: 비자는 BVNK의 투자자이기도 했다. 마스터카드의 인수 이후 비자가 제로해시 등 대안 인프라를 인수하거나 자체 구축을 가속화할지 여부가 결제 네트워크 간 경쟁 구도를 결정한다. 비자가 근시일 내에 유사한 인수를 발표한다면, 전통 결제 네트워크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내재화가 산업 표준으로 확립되는 셈이다.

    • GENIUS Act 시행 세칙 확정 (2027년 1월): 자본 요건, 외국 발행자 접근 조건이 확정되면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사업 TAM이 재조정된다. 외국 발행자에 대한 접근 조건이 엄격할 경우 BVNK의 미국 라이선스 포트폴리오 가치가 높아지고, 느슨할 경우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다.

    • 실물 결제 스테이블코인 볼륨: 트레이딩과 디파이 정산을 제외한 실물 결제 볼륨의 성장세가 마스터카드 크립토 전략의 바로미터다. 이 볼륨이 가속하면 BVNK 인수를 포함한 크립토 투자의 정당성이 강화되고, 정체되면 ROI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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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1. 기업 스냅샷: 글로벌 No.2 결제 네트워크의 크립토 확장
    1.1 기업 개요
    1.2 마스터카드의 본업
    2. 크립토 전략의 배경: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레일을 우회하기 전에
    2.1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네트워크에 던지는 위협과 기회
    2.2 왜 지금인가?
    3. 크립토 사업 현황: 탐색에서 실행으로, 5년의 연원
    3.1 크립토 사업 연원
    3.2 프로덕트/서비스 구조
    3.3 수익 구조
    4. 키 무브(Key Move): 18억 달러 BVNK 인수, 스테이블코인 레일 내재화
    4.1 무엇을 했는가
    4.2 BVNK는 무엇인가
    4.3 왜 이것이 결정적인가
    4.4 키 무브의 함의: 무엇을 구축하고 무엇을 살 것인가 (Build vs. Buy)
    5. 리스크 요인과 잠재적 변수: 수수료 구조의 충돌과 규제 불확실성
    5.1 스테이블코인 규제 시행 세칙의 불확실성
    5.2 자기잠식 리스크
    6. 관전 포인트와 시사점: 카드 네트워크에게도 스테이블코인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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