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듈러 블록체인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기존 PoS 밸리데이터 및 PoW 채굴자들에게 다양한 비지니스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 역할군으로는 1) 롤업 시퀀서 2) 롤업 Prover 3) 공유 시퀀서 그리고 4) DA 레이어의 밸리데이터가 있다.
Prover를 제외한 나머지 역할은 기존 밸리데이터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며, prover의 경우 초기 네트워크 효과 부트스트래핑에 있어서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2009년 1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세상에 나오면서 블록체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블록체인의 본질은 탈중앙 서버이기 때문에, 수 많은 참여자가 네트워크를 함께 유지하였으며,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선 블록 생성 권한을 위해 작업 증명(Proof of Work)을 도입하였다. 작업 증명에선 특정 블록에 대해 목표하는 값 이하의 크기를 가진 해시값을 생성하는 논스(Nonce)를 찾는 채굴 노드가 블록 생성 권한 및 보상을 가질 수 있었다.

Source: Leo Lu
채굴 노드들은 논스를 찾기 위해 대단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반도체 장비를 통해 원하는 해시값이 나올 때 까지 랜덤한 수들을 끊임없이 대입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네트워크 초기엔 채굴자들이 적어 전체 해시 레이트(Hash rate)가 낮았기 때문에 CPU로도 충분히 채굴이 가능했으나, 점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 레이트가 높아지면서, GPU, FPGA를 거쳐 현재는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된 ASIC을 사용하여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비트코인 채굴 기업으로는 Marathon Digital Holdings, Riot Blockchain, Hut 8, Bitfarms 등이 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작업 증명은 거대한 설비와 막대한 전기를 필요로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블록 생성 권한을 스테이킹한 토큰의 지분에 따라 확률적으로 부여하는 지분 증명(Proof of Stake) 네트워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작업 증명과 달리 지분 증명에선 막대한 연산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낮은 하드웨어 사양 및 심지어 클라우드 서비스로도 네트워크에 노드로 참여할 수 있다. 물론 확장성이 높은 솔라나 네트워크의 경우 최소 사양이 12+ core CPU, 256GB RAM로 높지만, Polygon PoS나 Aptos의 경우 8+ core CPU, 32 GB RAM,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경우 2+ core CPU, 16GB RAM로 노드에 참여할 수 있다. PoS 네트워크에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는 주요 인프라 기업으로는 Figment, Chorus One, P2P, DSRV 등이 있다.

블록체인 산업은 PoW, PoS 인프라가 주가 되었던 시대를 거쳐서, 이제는 모듈러 블록체인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수 많은 블록체인들은 모놀리틱(Monolithic) 블록체인으로, 아래의 역할들을 한 네트워크에서 모두 처리했다:
연산(Execution) - 트랜잭션을 실행하여 네트워크 상태를 업데이트
시퀀싱(Sequencing) - 사용자들의 트랜잭션을 모아 순서를 결정
정산(Settlement) - 롤업 네트워크의 상태를 사기 증명 및 유효성 증명을 통해 확정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 롤업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데이터를 저장하여 가용가능하도록 함
합의(Consensus) - 트랜잭션, 번들, 롤업 블록의 순서를 결정
하지만 모놀리틱 블록체인에선 모든 노드가 모든 역할을 수행하기때문에 네트워크의 확장성 혹은 탈중앙성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모듈러 블록체인에서는 이러한 역할들을 여러 네트워크에서 분담하여 처리한다. 연산은 롤업, 시퀀싱은 시퀀싱 네트워크, 정산은 세틀먼트 레이어, 데이터 가용성은 DA 레이어, 합의는 합의 레이어에서 처리함으로써,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를 더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앞으로 다양한 모듈러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출시된다고 해도, 인프라 플레이어로서 수행하는 역할이 PoW, PoS 방식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각 네트워크들이 각자의 역할에 특화되는만큼, Prover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역할들도 생기기 때문에 인프라 기업들은 앞으로의 기회들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우선 롤업과 시퀀싱 네트워크에는 인프라 플레이어로서 어떠한 비지니스 기회들이 있을지 살펴보자. 간단하게 설명하면, 롤업은 트랜잭션 데이터를 다른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블록체인이다. 만약 롤업 네트워크에서 악의적인 행위가 발생한다고 하여도, 트랜잭션을 다른 블록체인에 저장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상태를 복구할 수 있어 다른 블록체인에 보안에 의존할 수 있는 것이다.
PoW 블록체인에는 채굴자, PoS 블록체인에는 밸리데이터가 있듯이, 롤업 네트워크에는 시퀀서(Sequencer)가 존재하며, zk롤업에 한해서 프루버(Prover)가 추가로 존재한다.
시퀀서는 기존 PoS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와 하는 역할이 거의 비슷하며, L2 사용자들의 트랜잭션을 모아 순서를 결정하고, 이를 batch의 형태로 묶어 L1에 제출한다. 롤업 네트워크가 시퀀싱을 처리하는 방식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2.1.1 Centralized Sequencer
첫 번째는 롤업 네트워크에 단일 시퀀서만 존재하는 경우이다. Optimism, Arbitrum, zkSync Era, Starknet, Base, Polygon zkEVM 등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주요 롤업 네트워크들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롤업 네트워크는 PoS 네트워크와 달리 보안을 베이스 레이어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퀀서가 중앙화되어도 보안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퀀서가 중앙화되어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합의 알고리즘이 필요 없어 더 높은 확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인프라 기업으로서 중앙화 시퀀서를 사용하는 롤업 네트워크에 블록 생성자로 참여하기는 현재로써 불가능하지만, 이 롤업 네트워크들 대부분 미래에 시퀀서를 탈중앙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풀 노드(Full node) 사양을 표로 정리해보았다. 대부분의 롤업 모두 시퀀서의 최소 사양이 이더리움의 Geth 클라이언트 사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만약 미래에 대부분의 롤업이 시퀀서를 탈중앙화하게 된다면 기존의 PoS 밸리데이터 기업들은 쉽게 참여하고,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1.2 Decentralized Sequencer
두 번째는 롤업 네트워크에서 탈중앙 시퀀서를 운영하는 케이스이다. 단일 시퀀서만 존재해도 롤업 네트워크는 베이스 레이어의 보안에 충분히 의존할 수 있지만, 시퀀서를 탈중앙화시키면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첫 번째는 liveness의 개선이다. 단일 시퀀서만 존재하는 롤업 네트워크에서 만약 시퀀서가 오프라인이 된다면 롤업 네트워크의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 하지만, 탈중앙 시퀀서 시스템에선 한 시퀀서가 오프라인이 되어도 다른 시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검열 저항성의 증진이다. 단일 시퀀서가 악의적으로 행동할 경우 특정 트랜잭션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악의적인 MEV를 추출할 수 있다. 물론, 몇 롤업의 경우 트랜잭션을 L1을 통해 L2로 강제로 전송한다거나 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서, 방금 언급한 단점들이 어느 정도 상쇄되기도 하지만,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롤업들이 초기에는 중앙화 시퀀서를 사용하지만, 미래에 이를 탈중앙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메인넷 출시와 동시에 처음부터 탈중앙 시퀀서를 사용하려는 프로젝트가 있으니 바로 Taiko이다.

Source: Taiko
Taiko는 type-1 zkEVM을 목표로하는 zk롤업이다. Taiko는 굉장히 흥미로운 시퀀싱 방법을 택하는데 바로 Based Rollup이다 (For more details, see “Based rollup: Sequenced by Ethereum”). Based Rollup에서는 L1 네트워크가 롤업의 시퀀싱을 담당하게된다. 즉, Taiko의 경우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트랜잭션 번들을 생성하는 searcher들이 Taiko L2에서 블록 빌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Taiko L2에서 블록이 생성되는 과정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블록 빌딩 파이프라인의 확장버전이다. L2 searcher는 L2 mempool의 트랜잭션을 모아 bundle을 만들어 L2 블록 빌더에게 전달하고, L2 블록 빌더는 L2 블록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추가되게하기 위해 bidding 과정을 통해 L1 블록 빌더에게 전달한다. 즉, Taiko에선 누구나 시퀀서로 참여하고 블록을 생성할 수 있으며,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생성된 블록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포함되어야 한다. 물론 악의적인 행위를 방지하기위해 네이티브 토큰의 스테이킹이 요구된다.
비록 Taiko는 아직 테스트넷 페이즈에 있지만, 탈중앙 시퀀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searcher나 proposer을 이미하고 있는 플레이어라면 참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1.3 Outsourcing to Shared Sequencing Layer
롤업 네트워크에서 시퀀싱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시퀀싱에 특화된 공유 시퀀싱 레이어(Shared Sequencing Layer)에 아웃소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유 시퀀싱 레이어는 롤업 네트워크들에게 시퀀싱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단일점 실패, 악의적인 MEV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롤업 네트워크간 아토믹한 상호운용성도 제공한다. 기존 시스템에선 다수의 롤업에 걸쳐 아토믹 트랜잭션을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반면에, 공유 시퀀싱 레이어는 여러 롤업 네트워크의 블록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가능하게 한다. 즉, 이는 멀티 롤업 네트워크의 유동성 파편화 문제또한 해결할 수 있다.
현재 Astria, Espresso Sequencer, Fairblock, Nodekit, Radius 등 다양한 공유 시퀀싱 레이어 프로젝트가 있으며, 세부 사항에 대해선 Four Pillars의 Modular Odyssey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 아티클에서는 몇 가지 예시만 살펴볼 예정이다.

Astria는 Celestia 생태계를 기반으로한 공유 시퀀싱 레이어이다. Astria Shared Sequencer는 사용자들의 트랜잭션을 받아 순서가 결정된 블록(ordered block)을 만들고, 이를 DA 레이어에 제출한다. 기본적으로 롤업 네트워크들은 DA 레이어로부터 블록을 읽어 트랜잭션을 실행하지만 (hard commitment), 레이턴시를 더 줄이고 싶다면 트랜잭션 데이터가 DA 레이어에 제출되기 전에 Astria Shared Sequencer로부터 읽어와 실행할 수 있다 (soft commitment).

Espresso Sequencer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공유 시퀀싱 레이어 프로젝트로, 탈중앙 시퀀서 사이의 합의 알고리즘에 집중한다. Espresso Sequencer는 HotStuff BFT의 수정버전인 HotShot 합의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한다. 시퀀서가 되기 위해선 EigenLayer에 ETH를 리스테이킹(re-staking)하는 것이 요구된다. 시퀀서들은 롤업으로부터 트랜잭션을 받아 순서를 결정하고, 이에 대한 commitment를 L1에 제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Radius는 Practical Verifiable Delay Encryption (PVDE)라는 암호학적인 scheme을 도입하여 타 공유 시퀀싱 레이어들과 달리 단일 시퀀서로도 악의적인 MEV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는 사용자들의 트랜잭션의 순서가 오로지 경매로만 결정되며, 트랜잭션의 세부 내용은 순서가 결정되고난 뒤에야 공개된다. 따라서 단일 시퀀서만 존재하여도 악의적인 MEV 추출을 방지할 수 있다. Radius의 시퀀서는 암호화된 트랜잭션을 받아 증명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순서를 결정하여 블록을 만들며, 이를 복호화하여 롤업 네트워크에 전달한다.
아직 테스트넷이 출시된 공유 시퀀싱 레이어의 수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시퀀서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하드웨어 사양이 공개된 것이 많이 없지만, 기존 롤업 시퀀서와 비교하여 수행하는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spresso Sequencer의 경우 벤치마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는데, 이 때 사용된 하드웨어 사양은 2vCPUs + 16GB RAM이었다. 최근 공유 시퀀싱 레이어가 굉장히 주목 받고 있고, 많은 프로젝트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기존 밸리데이터 기업들은 시퀀서로 참여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이다.
2.2.1 Client-Side vs. Server-Side Proving

Source: Figment Capital
Prover는 영지식증명(ZKP)를 생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Prover가 ZKP를 생성함으로써 특정 연산이나 상태에 대하여 타당함을 증명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zk롤업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크로스체인 브릿지, 스토리지 서비스, 데이터 압축, 신원 프로토콜 등 다양한 분야에서 ZKP가 활용된다.
ZKP를 생성하는 Proving 과정은 client-side proving과 server-side proving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는 트랜잭션을 전송하는 사용자가 ZKP도 같이 생성하여 전송하는 경우이다. 비교적 간단한 연산에 대해서 ZKP를 생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client-side proving이 활용되며, ZCash, Tornado Cash 등이 예시이다. 하지만, zk롤업과 같이 ZKP를 생성하는데 막대한 연산력이 필요로 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는 트랜잭션을 제출하는 사용자가 proving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프로토콜 내에서 ZKP 생성에 특화된 prover들이 대신 ZKP를 생성하며, 이는 server-side proving이라고 한다.
Server-side proving을 분류해보면 단일 prover만 존재하는 중앙화된 방식과 여러 prover가 참여하는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퀀서와 마찬가지로 Prover도 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되어도 프로토콜의 보안엔 큰 문제가 없다. ZKP가 연산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때문이지만, 결국 liveness나 검열 저항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2.2.2 Proof Market vs. Prover Network

Source: =nil; Foundation
Prover를 탈중앙화시키는 방법으로는 1) Proof Market과 2) Prover Network가 있다. Proof Market은 ZKP가 필요한 서비스와 prover를 매칭시켜주는 마켓 플레이스이다. =nil; Foundation의 proof market이 대표적인 예시이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오더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zk롤업의 prover를 탈중앙화시키기 위해 Proof Market을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데, zk롤업에선 ZKP의 생성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Proof Market은 ZKP의 생성이 간헐적으로 필요한 프로토콜에 더 알맞다.
Prover Network는 프로토콜이 자체적으로 탈중앙 prover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하나의 prover network는 하나의 서비스만을 위해 작동한다. 그렇다면 다수의 prover가 존재할 때 누구에게 ZKP 생성 권한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3가지 방법이 있다:
Stake-based - PoS 네트워크와 비슷한 방식이다. Prover가 되기 위해선 토큰을 스테이킹하고, 스테이킹한 토큰의 비율에 따라 ZKP를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확률에 따라 ZKP 생성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에, 만약 ZKP 생성이 높은 연산력을 요구할 경우 ZKP를 시간 내에 생성하지 못하는 prover가 있을 수 있고, 이는 liveness 이슈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방식은 탈중앙성은 높지만, 성능은 떨어진다. Taiko의 Alpha-4 테스트넷에서 이를 사용했다.
Proof mining - PoW 네트워크와 비슷한 방식이다. Prover들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해시값이 나올 때 까지 ZKP를 생성한다. 이 또한 탈중앙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연산력이 낭비된다는 단점이 있다. Aleo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Proof racing - 가장 ZKP를 먼저 생성하는 prover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ZKP의 생성시간이 하드웨어 사양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는 만큼, 계속 경주에서 이기는 prover가 ZKP 생성 권한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중앙화된 방식이다. 하지만, ZKP 생성을 자유 경쟁 시장에 맡긴 것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Taiko의 Alpha-3 테스트넷에서 이를 사용했다.
2.2.3 Examples of Prover Network in Rollup
거의 모든 롤업 네트워크들이 중앙화된 prover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에, Taiko는 테스트넷에서부터 탈중앙 prover를 운영하고 있다. Taiko의 prover가 되기 위한 최소 사양은 8 core CPU, 32GB RAM이다 (현재 완전한 기능이 도입되지 않기 때문에 사양이 낮기도 하며, 이는 최소 사양일뿐, 실제로 참여하기 위해 충분하지 않다).
Taiko Alpha-3 테스트넷에서는 proof racing 방법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ZKP가 제출되기 적당한 주기인 target window가 존재하는데, 너무 자주 제출된다면 사용자들이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를 지불해야되고, 반대로 너무 느리게 제출되면 출금 레이턴시가 올라가기 때문에 target window마다 ZKP가 제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Source: Taiko
Taiko Alpha-3 테스트넷에선 prover들이 target window에 가깝게 ZKP를 제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EIP-1559 스타일의 인센티브 스킴을 도입한다. 만약 ZKP가 target window보다 빨리 제출될 경우 보상을 적게 주며, 다음 window의 base reward를 소폭 감소시킨다. 따라서 prover들이 다음 window에선 ZKP를 늦게 제출할 것을 유도한다. 반대로 ZKP가 target window보다 늦게 제출될 경우 보상을 더 많이 주며, 다음 window의 base reward도 소폭 증가시킨다. 따라서 prvoer들은 다음 window에선 ZKP를 이전 window보다 빨리 제출할 유인이 생긴다. 반면에 Taiko Alpha-4 테스트넷에선 stake-based 방식을 사용한다. 토큰 스테이킹을 가장 많이 한 상위 32 prover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스테이킹 비율에 따라 ZKP 생성 권한이 확률적으로 부여한다.

Source: Opside
탈중앙 prover network를 사용하는 또 다른 예시로는 Opside가 있다. Opside는 zk롤업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zk-RaaS 프로젝트이다. Opside로 만든 롤업 네트워크들은 Opside ZK-PoW Cloud라는 여러 네트워크에 걸친 prover network를 사용할 수 있다. Prover가 되기 위해선 한 클러스터 당 10개의 머신이 필요하며, 한 머신 당 48 core CPU, 1TB RAM이 필요하다. Opside ZK-PoW는 기본적으로 staked-based 방식을 사용하지만, 기존 방식과 달리 한 window 내에서 타당한 ZKP를 제출한 모든 prover가 보상을 받는다.
2.2.4 ZK Hardwares
앞서 살펴본 시퀀서와 달리 롤업 네트워크의 prover는 연산에 대한 ZKP를 생성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하드웨어를 필요로 한다. 중앙화된 prover를 운영하는 zk롤업 네트워크의 예시를 살펴보면, Polygon zkEVM의 경우 96 core CPU / 768GB RAM, Linea의 경우 96 core CPU / 384GB RAM을 요구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prover에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 플레이어가 몇 없을 것이지만, 앞으로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허들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ource: Amber
CPU 이후로 ZKP 생성에 사용될 수 있는 하드웨어는 1) GPU 2) FPGA 3) ASIC이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CPU, GPU, 중기적으로는 FPGA, 장기적으로는 FPGA, ASIC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세 하드웨어는 뚜렷한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GPU는 시중에서 구하기 쉽고, 여러 알고리즘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개발 환경이 이미 잘 구축되어있어 개발자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FPGA, ASIC에 비교하여 전력 효율이 낮고, 한계 성능도 낮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로 FPGA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GPU와 마찬가지로 여러 ZK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고, 성능 및 전력 효율도 GPU보다 소폭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시중에서 구바로 구하기 어려우며, 운영에 좀 더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ASIC은 가장 전력 효율과 성능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작까지에 걸리는 자금과 시간이 매우 높고 한 번 제작하면 한 알고리즘에 밖에 사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ZK 알고리즘이 많이 존재하는 현재에는 매우 부적합한 솔루션이다. 다만, 만약 미래에 사용되는 ZK 알고리즘의 수가 제한된다면, ASIC이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ZK 하드웨어 분야는 매우 초기이기 때문에 현재 다양한 ZK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ZK 하드웨어 기업으로는 Aligned, Ingonyama, Cysic, Ulvetanna 등이 존재하며 이들 모두 FPGA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 과연 미래에 펼쳐질 prover 시장에서 이들과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유리할지, 기존 PoS 밸리데이터들이 유리할지, PoW 채굴자들이 유리할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며 각자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누가 우세할지는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데이터 가용성 (Data Availability; DA) 레이어는 롤업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데이터 저장에 특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이다. 다른 블록체인들과 달리 트랜잭션의 연산은 수행하지 않으며, 롤업 네트워크가 블록을 생성할 때 트랜잭션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함으로써 롤업 네트워크의 보안을 책임진다. 이는 만약 롤업 네트워크에 악의적인 행위가 발생한다고 해도, DA 레이어에 저장된 트랜잭션 데이터를 통해 롤업 네트워크의 상태(state)를 복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잭션 데이터 저장을 위해선 DA 레이어의 블록 크기가 매우 커야하고, 이는 네트워크의 중앙화를 야기할 수 있다. DA 레이어는 이를 erasure coding과 DA sampling을 통해 해결한다. Erasure coding은 트랜잭션 데이터에 여분의 중복(redundancy)을 추가하는데, 따라서 확장된 데이터의 경우 이 중 일부만 있어도 원본을 복구할 수 있게 된다. 이말은 즉, DA 레이어의 여러 라이트노드들이 블록 데이터의 일부만 샘플링(DA sampling)하여 모은다면, 트랜잭션 데이터의 원본을 쉽게 복구할 수 있고, 이는 블록을 안전하게 검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DA 레이어의 예시로는 Celestia와 Avail이 있다.
그렇다면 DA 레이어에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는 것은 기존 PoS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와 역할이 많이 다를까? 기본적으로 두 네트워크 모두 토큰을 스테이킹하고 블록 생성 권한을 스테이킹 비중에 따라 확률적으로 부여한다. 또한, 트랜잭션을 받아 순서를 정하고 블록을 만든다는 것도 동일하다. 하지만, DA 레이어의 특성 상 두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는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DA 레이어의 밸리데이터는 기본적으로 트랜잭션 연산을 실행하지 않는다. 대신에 트랜잭션 데이터를 확장하는 erasure coding을 수행하며, 이에 따라 기존 PoS 네트워크보다 훨씬 더 큰 크기의 ���록을 다룬다. 이��한 이유로 DA 레이어 밸리데이터에게는 보다 높은 대역폭(bandwidth)이 요구된다.

Source: Celestia
가장 대표적인 DA 레이어 프로젝트인 Celestia 네트워크에 노드로 참여하기 위한 하드웨어 요구사양은 위 사진과 같다. DA 샘플링에만 참여하는 라이트노드의 경우 비교적 낮은 사양으로 참여할 수 있으나, 이들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 블록 보상을 받는 밸리데이터의 경우 6 core CPU, 8GB RAM이 필요하고, 대역폭의 경우 1 Gbps로 비교적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한다. Avail의 경우 밸리데이터에게 최소 2 core CPU, 4GB RAM, 20GB SSD 등을 요구한다. 사실 이 정도 하드웨어 사양은 기존 PoS 네트워크들과 비교하여 비슷하기 때문에 기존 밸리데이터들이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공유 시퀀싱 레이어의 시퀀서를 포함한 롤업 시퀀서나, DA 레이어의 밸리데이터의 경우 기존 PoS 밸리데이터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을테지만, prover 시장의 경우 PoW, PoS를 넘어 제 3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Prover 시장의 미래는 어떨까? Paradigm은 ZKP가 웹 위에서 연산의 무결성을 증명할 수 있는 매개가 될 것을 예측하며, ZKP 시장의 사이즈를 PoW 채굴 시장의 사이즈로 예측했으며, Aligned는 Paradigm보단 낮게 예측했으나 2030년까지 ZKP 시장의 사이즈를 $10B로 예측했다. 나도 ZKP 시장의 밝은 미래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초기 시장 부트스트래핑 관점에서는 걱정되는 점이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PoW 네트워크는 초기에 토큰 가격이 낮아 인센티브가 약했을 때도, 전체 해시레이트가 낮아 채굴자들이 진입하는 장벽이 낮았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ZKP 생성의 경우 네트워크가 초기라 할지라도, ZKP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연산력이 낮지 않다. 즉, 초기에 토큰 가격이 낮다고 하여도, prover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연산력이 높기 때문에 초기 네트워크 부트스트래핑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을 것이다.
모듈러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은 2021년 말부터 유명했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롤업과 같은 연산 레이어 외에는 딱히 메인넷이 출시된 프로젝트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수 많은 공유 시퀀싱 레이어 및 DA 레이어가 테스트넷 단계에 있고, 연산 레이어에서도 시퀀서와 prover를 탈중앙화 시키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근 미래에는 채굴자, 밸리데이터와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들이 많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의 비주얼을 제공해주신 Kat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