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C-20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의 실험적인 토큰 표준으로, 최근 많은 주목을 받았던 Ordinals를 기반으로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실제 예시를 통해 BRC-20 토큰이 어떻게 생성되고, 거래되는지 살펴봅니다.
2023년 1월, Casey Rodarmor이 ordinal theory를 공개하고, 이를 이용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 상에서 이더리움의 NFT 민팅붐과 비슷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단위인 사토시(sat)에 4MB 이하의 임의의 파일(이미지, 텍스트, 영상 등)을 기록(Inscription)하게함으로써 온체인 상에 각종 파일의 저장이 가능해진 것인데, 재미있는 것은 최근들어 수 많은 종류의 파일들 중에서도 텍스트의 inscription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장편의 소설이라도 적기 시작한 것일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바로 domo가 Ordinals를 활용하여 BRC-20 토큰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BRC-20 토큰은 sat에 특정 형태의 텍스트를 기록함으로써 토큰을 발행하고 전송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이다. 지난 4월에 특히 큰 인기를 끌며 inscription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급기야 5월 8일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완결되지 않은 트랜잭션이 40만 여개가 쌓이며 트랜잭션 수수료가 치솟았다. 이로인해, 바이낸스가 비트코인의 입출금을 중단하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Date as of May 8, 2023 | Source: BRC-20.io)
BRC-20 토큰이 많은 관심을 받음에 따라, 해��� 표준을 활용한 토큰들의 가격도 수직 상승 중이다. BRC-20 표준의 첫 토큰인 ordi 토큰의 개별 가격은 개당 $0.1을 시작으로 5월 8일 $31.0까지 310배, 시가총액은 무려 약 $650M까지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상승율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시가 총액은 Coingecko 기준 70위 정도에 위치할 정도의 수준으로 Sui와 Optimism보다 높은 시가 총액이다.
이렇게 BRC-20 토큰에 쏟아지는 높은 관심과 자금은 당연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하나의 유행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도 될까? 본 글에서는 BRC-20 토큰의 존재를 가능하게 해준 oridnals 및 BRC-20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Ordinals Theory는 갑자기 새로 등장한 개념이라기 보단 옛날부터 존재하던,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단위인 사토시(Sat)에 순서대로 번호를 부여하는 Ordinals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Ordinal number의 사전적 정의는 ‘서수’ 로, 숫자의 순서를 의미한다. Ordinals에 따르면 각 Sats는 채굴된 순서대로 번호가 정해진다. 이에 대한 기술 스펙은 다음 BIP 문서에 잘 나타나있다.
Sat에 부여되는 ordinal numbers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된다:
Integer 표시법: 2099994106992659 — 채굴된 순서대로 붙는 번호이며, 비트코인의 총 개수가 21,000,000개이고 1 BTC=100,000,000 sat이므로, ordinal numbers의 최대값은 2,100T이다.
Decimal notation: 3891094.16797 — 첫 숫자는 sat이 채굴된 비트코인 블록의 높이를 의미하고, 두 번째 숫자는 그 블록 안에서의 sat의 순서(offset)를 나타낸다.
Degree notation: 3°111094′214″16797‴ — 가장 뒤의 숫자는 sat이 채굴된 블록 안에서의 순서를 의미하며, 그 앞은 블록 높이를 각도 형태로 바꿔서 표시한 것이다.
Percentile notation: 99.99971949060254% — 비트코인의 총 공급 중 그 sat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퍼센트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Name: satoshi — Oridnal numbers를 알파벳 a-z를 이용하여 나타내는 방법이다.
재미있는 것은 Ordinals Theory를 만든 사람은, 각 sat에 부여되는 ordinal number에 따라 희귀도(rarity)를 부여하기도 했다:
Common: 각 블록에서 첫 sat을 제외한 나머지 sat
Uncommon: 각 블록에서의 첫 sat (약 10분에 한 번 나타남)
Rare: 난이도 조정이 끝난 후 첫 sat (약 2주에 한 번 나타남)
Epic: 반감기가 끝난 후 첫 sat (약 4년에 한 번 나타남)
Legendary: 난이도 조정과 반감기가 우연히 맞아 떨어진 후 첫 sat (약 24년에 한 번 나타남)
Mythic: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의 첫 sat (단 1개 존재함)
각각의 sats는 Ordinals 덕분에 일종의 고유번호를 갖는 것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SegWit과 Taproot 업그레이드로 인해 sat에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첫 번째로 SegWit은 Segregated Witness의 줄임말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클라이언트인 Bitcoin Core에 2017년에 적용된 업그레이드이다. 추후 서술할 Taproot 업그레이드의 경우 SegWit 업그레이드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SegWit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Transaction Malleability를 해결하여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본 글과 관련되어서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는 바로 블록 크기의 증가이다.
SegWit 업그레이드는 심지어 블록 크기를 증가시키는데도 하드포크가 아니라 backward-compatible한 소프트포크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SegWit은 block weight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여 블록 사이즈 단위를 Bytes가 아니라 vBytes로 바꾸고, 1 vByte는 4 wu(weight units)에 해당한다. 따라서 최대 블록 사이즈는 기존의 1 MB에서 1 vMB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기존의 트랜잭션 데이터는 1) transaction data와 2) witness data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Transaction data는 Sender, Receiver, Input, Ouput에 대한 정보를 담으며 각 byte는 4 wu에 해당되며, witness data는 script, signature data에 대한 정보를 담고 각 byte는 1 wu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 Taproot 업그레이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언어인 script를 Tapscript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로인해 비트코인 네트워크 상에서는 더욱더 다양한 형태의 트랜잭션이 가능해졌으며, ordinal theory에선 이를 활용하여 각종 파일들을 witness data를 활용하여 sat에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각각의 sats는 고유번호를 갖고 그 안에 데이터까지 기록되어있으니 일종의 NFT처럼 기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생태계의 대부분의 NFT와 달리, inscription 과정은 해당 데이터가 전부 비트코인 온체인 상에 기록되어있게 되니, 사실 어떻게보면 더욱 진정한 의미의 NFT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용자는 Ordinals protocol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sats에 기록할 수 있으며, 데이터가 기록된 sats는 일반 비트코인처럼 트랜잭션을 통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것은 Ordinals를 지원하는 지갑을 사용해야되는 것이다. 물론 inscription 자체는 sats에 기록되기 때문에, 이 sats는 어떠한 비트코인 네트워크 지갑에 전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sats 또한 다른 비트코인과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만약 그냥 BTC를 전송하는 일반 트랜잭션을 수행하다가 실수로 파일이 기록된 sats이 채굴자 수수료로 빠져나가거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Ordinals 사용자는 sat 컨트롤이나 선정이 가능한 지갑을 사용해야한다.
(Source: Ordiscan)
지금까지 Ordinals를 활용하여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비트코인 NFT가 만들어졌다. 초기 inscriptions에는 이미지를 활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맨 처음으로 기록된 inscription은 dickbutt 이미지가 새겨진 727,624,168,684,699번 째 sat이다. Ordinals가 유명해진 계기는 Taproot Wizards 때문이며, 첫 번째 Taproot Wizards 이미지(Inscriptions #652)의 경우 무려 3.94 Mwu를 차지할 정도로 하나의 블록을 거의 꽉 채웠다. 이후에도 Dustlabs이 DeGods 중 535개를 Ordinals를 통해 하나의 블록(Block #776408)에 담기도 했으며, BAYC로 잘 알려진 Yuga Labs는 TwelveFold라는 generative art NFT를 비트코인 네트워크 상에 올리기도 했다.
(Source: DeGods)
Ordinals에선 이미지 뿐만 아니라 텍스트를 활용하여 많은 재미있는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글에서 주로 살펴볼 BRC-20도 텍스트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시이며, 이전에 존재했던 Sats Names에 대해 살펴보자.
(Source: Sats Names)
ENS(Ethereum Name Service)가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의 네이밍 서비스라면, Sats Names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의 네이밍 서비스이다. 이름을 등록하기 위해선 위와 같이 JSON5 문법에 맞추어 텍스트를 inscribe하면 된다. “p” 항목엔 “sns”를 넣고, “op” 항목엔 “reg”를 넣음으로써 다른 시스템 및 인덱서들이 이 inscription이 Sats Names와 관련된 것임을 쉽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다. “name” 항목에는 원하는 닉네임을 넣으면 된다.
그렇다면 아무나 희귀한 닉네임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만약 A가 bitcoin.sats라는 닉네임을 선점했는데, B가 다른 sats에 inscription을 통해 또 bitcoin.sats라는 닉네임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ats Names 문서에서는 특정 닉네임을 가장 처음 inscribe한 sats에게 닉네임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즉, Sats Names 시스템은 그저 텍스트를 기록한 sats일뿐, 실제 서비스에서 사용되기 위해선 닉네임의 종류와 소유권을 별도의 인덱서를 통해 구분해야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텍스트를 활용한 단지 하나의 재미있는 시스템일뿐, BRC-20 토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BRC-20 (Bitcoin Request for Comment)는 2023년 3월에 domo가 제시한 실험적인 토큰 표준으로, 누구나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Ordinals를 통한 텍스트 inscription을 통해서 FT를 발행하고 전송할 수 있다. 참고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면 바로 토큰이 발행되고 전송할 수 있는 ERC-20과 달리, BRC-20은 실제 토큰이 아니며 그저 sats에 기록된 특정 형식을 기반으로 토큰이 생겼다는 것을 가정하고, 따라서 Sats Names와 마찬가지로 BRC-20 토큰의 현황이나 잔고 등을 알기 위해선 별도의 인덱싱 작업이 필요하다.
Deploy, Mint, Transfer 총 3가지 함수를 sats에 inscribe함으로써 BRC-20 토큰을 생성, 발행, 전송할 수 있다.
3.1.1 Deploy Function
(Source: BRC-20 gitbook)
맨 처음에 BRC-20 토큰을 배포하기 위해선 특정 sats에 위의 json 형식을 inscribe하면된다. 각 키가 나타내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p: 다른 시스템들이 이 inscription이 brc-20에 관한 것인지를 인지시킨다.
op: 오퍼레이션의 종류를 작성한다 (Deploy, Mint, Transfer).
tick: 배포하려는 BRC-20 토큰의 티커를 네 글자로 작성한다.
max: BRC-20 토큰의 총 공급이다.
lim: 사용자들이 본 BRC-20 토큰을 발행할 때 한 번에 발행할 수 있는 최대값이다. (필수 아님)
dec: 토큰의 decimal을 정한다. 기본값은 18로 정해져있다. (필수 아님)
Deploy는 BRC-20 토큰의 존재를 생성하는 과정일 뿐, 실제 발행은 Mint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3.1.2 Mint Function
(Source: BRC-20 gitbook)
이미 Deploy된 BRC-20 토큰에 한해서 Mint Function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sats에 위의 json 형식에 발행하고 싶은 토큰의 티커를 tick 항목에, 개수를 amt 항목에 작성하고 inscribe하면 BRC-20 토큰이 발행된다. 참고로 amt에 작성하는 값의 경우, Deploy된 토큰의 lim 값보다 작아야한다. 마찬가지로 만약 max값 이상으로 발행된 토큰에 한해서 Mint Function을 사용할 경우 인정되지 않는다.
3.1.3 Transfer Function
(Source: BRC-20 gitbook)
보유하고 있는 토큰을 타인에게 전송하고 싶다면 다른 sats 위에 위의 json 형식에 전송하고 싶은 만큼의 수를 amt 항목에 작성하고 inscribe하면 토큰을 전송할 준비가 완료된다. 그 후에 이 sats를 원하는 사람의 비트코인 지갑 주소에 전송하면 토큰 전송이 완료된다.
BRC-20 토큰의 경우 ERC-20 토큰과 같이 실제 토큰이 발행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Deploy, Mint, Transfer 과정이 잘 안 와닿을 수도 있으니 XING이라는 실제 BRC-20 토큰의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3.2.1 Deploy
(Source: ordiscan)
XING 토큰의 deploy는 bc1q…yycf(Deployer)에 의해 1934771250000000 sat에 inscribe 됐다. 하지만 이 Deployer는 BRC-20 토큰을 배포만했을 뿐 발행은 전혀하지 않았기 때문에 XING 토큰의 잔고는 0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2.2 Mint
(Source: ordiscan)
그 후 bc1q…uw62(Minter)는 위와 같은 텍스트를 26개의 각기 다른 sats에 inscribe하면서 아래와 같이 총 26,000개의 XING 토큰을 발행했다. 한 번에 26,000개를 발행한 것이 아니라 이를 26번에 걸쳐서 발행한 이유는 최대 발행 개수(lim)이 1000으로 한정되어있었기 때문이다.
(Source: UniSat)
3.2.3 Transfer
(Source: ordiscan)
26,000개의 XING 토큰을 가지고 있는 bc1q…uw62(Minter & Sender)는 이를 다른 주소로 전송하기 위해 5개의 sats(Inscription #2905812, #2907344, #2934895, #2944521, #2944588)에 위와 같은 형태의 text를 inscribe하고, 이 중 Inscription #2944588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sats을 다른 주소로 전송하여 22,000개의 XING 토큰을 전송했다.
(Source: UniSat)
3.2.4 Balance
그렇다면 위의 예시에서 살펴본 지갑 주소들이 가지고 있는 XING 토큰의 최종 개수는 얼마일까?
bc1q…yycf(Deployer): BRC-20 토큰을 Deploy만 했을 뿐, Mint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XING 토큰의 개수는 0개이다.
bc1q…uw62(Minter & Sender): ordiscan에 본 주소를 검색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XING BRC-20 mint inscription의 개수가 26개이다. 분명 본 주소는 26,000개의 토큰을 발행한 후 22,000개의 토큰을 전송했는데 왜 여전히 지갑에 26개의 XING BRC-20 mint inscription이 남아있는 것일까? 이는 당연한것이 BRC-20 토큰의 경우 전송을 하기 위해선 기존에 가지고 있는 XING BRC-20 mint inscription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sats에 XING BRC-20 transfer inscription을 기록한 후 그것을 전송하기 때문이다. 즉, 전송과정이 일어나게 되면 sender의 balance에서 그만큼 차감하고, XING BRC-20 transfer inscription을 전송받은 receiver의 balance에 그만큼 추가되는 것이다. 따라서 bc1q…uw62가 26,000 토큰에 해당하는 XING BRC-20 mint inscription을 가지고 있다해도, 22,000 토큰에 해당하는 XING BRC-20 transfer inscription을 다른 주소로 전송했기 때문에 인식되는 최종 balance는 4,000개이다.
bc1q…v8mj(receiver 1): Sender에게 10,000개에 해당하는 XING BRC-20 transfer inscription (#2934895)를 받고 이 중 5,000개에 해당하는 XING BRC-20 transfer을 다른 sat에 따로 inscribe해 전송함으로써 보유하고 있는 최종 balance는 5,000개이다.
(Source: UniSat)
나머지 receiver들도 비슷한 형태로 분석하면 되며 bc1q…vz18의 경우 전송받은 XING BRC-20 transfer inscription이 많으나 다시 모두 전송하여서 0개, bc1p…gy06의 경우 sender에게 전송받은 1,000개, bc1q…utvq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BRC-20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FT(Fungible Token)를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으며, 최근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의 밈코인(PEPE)의 유행과 맞물려 굉장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Oridnals에서 텍스트를 활용한 inscription의 개수는 폭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도 매우 증가한 상태이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 수수료 중 거의 50%가 Ordinals 중에서도 특히 BRC-20과 관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5월 9일 기준 deploy된 BRC-20 토큰의 개수는 1,599개이며, mint에 사용된 네트워크 수수료는 총 628.7 BTC, transfer에 사용된 네트워크 수수료는 총 46.8 BTC에 달할 정도로 무지막지한 네트워크 사용량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처음으로 생성된 BRC-20 토큰인 ordi의 경우 $0.1부터 시작하여, 각종 중앙화거래소의 상장소식과 함께 폭등하여 고점 기준 $30을 찍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으며, 그외로 nals, meme, pepe, piza 등 다양한 토큰들이 $10M~$40M 정도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Source: UniSat)
BRC-20 토큰의 거래는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마켓 플레이스 프로토콜에서 리스팅과 구매가 trustless한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선 이러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축하는게 불가능하다. 하지만 BRC-20 토큰이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UniSat Marketplace를 들어가보면 각종 토큰들이 리스팅되어있고, 구매자는 비트코인 지갑을 연결하여 이를 구매할 수 있다. 이는 BRC-20 토큰의 2차 거래와 더불어, 이미지가 각인된 Oridnals를 판매하는 다양한 마켓플레이스(e.g. MagicEden)에서도 볼 수 있는 거래 방식이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불가능한데, 현존하는 Ordinals 마켓플레이스들은 모두 중앙화된 커스터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정답은 바로 PSBT(Partially Signed Bitcoin Transaction)이다. PSBT는 BIP-174로부터 나온 기능으로, inputs 중 일부는 서명을 하고, 일부는 서명을 하지 않은 채로 남길 수 있는 기능이다. 이는 여러명의 사용자들이 함께 서명하여 트랜잭션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하며, 멀티 시그 트랜잭션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UniSat을 비롯한 각종 Ordinals 마켓플레이스들(e.g. Gamma, MagicEden)은 PSBT를 활용하여 판매자와 구매자가 PSBT를 활용하게함으로써 trustless한 방식으로 non-custodial하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현존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 가장 강력한 보안을 가지고 있는 레이어가 바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복잡한 형태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BTC 이외의 토큰을 올리려는 시도들은 과거부터 많이 있어왔다. 무려 2012년엔 Colored Coin이라고 비트코인 스크립트를 통해 주식, 부동산 등을 메타데이터로 비트코인 트랜잭션에 삽입하는 방식이 있었고, Rootstock(RSK)이나 Blockstream사의 Liquid Network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이드 체인으로 BTC뿐만 아니라 다양한 FT 및 NFT를 발행할 수도 있었으며, 가장 최근엔 Taproot 업그레이드로 인해 가능해진 Taro가 있다.
이러한 역사속에서 BRC-20 토큰은 Ordinals를 활용하여 간단한 텍스트를 통해 신선한 방법으로 토큰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저 한 사람이 제시한 텍스트의 형식이 표준이 되어 다양한 BRC-20 토큰이 생기고, 다양한 마켓플레이스들이 이를 지원하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Gate.io와 같은 CEX에서도 이를 상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블록체인 시장은 정말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트렌드와 별개로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과연 이 BRC-20 토큰의 활용처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 지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경우 기본적으로 복잡한 스마트 컨트랙트의 구현이 불가능하며, 더 나아가서 BRC-20 토큰은 ERC-20 토큰처럼 실체가 존재한다기보단, 그저 sats에 기록된 inscriptions을 통해 토큰의 존재를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밈토큰으로 트레이딩되는 용도 이외에 다양한 서비스로써 더욱 활용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좀 더 나아간다면 비트코인 지갑을 연결하여 보유하고 있는 BRC-20 토큰의 개수에 따라 투표를 진행할 수 있는 간단한 거버넌스 활동을 상상해볼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온체인 상에서 거버넌스의 결과를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Source: ord.io)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1월에 Ordinals가 나온지 불과 네 달만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선 엄청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 이미지 파일을 저장하는 것 부터 시작하여, 위 그림과 같이 용량이 작은 게임들을 저장하여 실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텍스트를 활용해 Sats Names에 이어 BRC-20까지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Ordinals를 활용한 혁신적인 실험들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실험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문제인 ‘낮은 수수료 보상으로 인한 네트워크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러한 실험들이 해답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의 비주얼을 제공해주신 Kat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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