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ena의 프로덕트인 USDe는 디지털 달러 자산이다. USDe가 스테이블 코인이 아닌 합성 달러자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해당 자산을 담보하는 자산이 USDC, USDT와 다르기 때문이다.
USDe의 담보자산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심한 암호자산임에도 1:1 비율로 언제든 상환될 수 있다. 왜냐하면 USDe는 담보자산을 델타 뉴트럴 전략으로 거래하여 시장의 변동성으로부터 독립적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UXD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이 시도를 한 방법이지만, USDe는 DEX만 사용했던 UXD와 다르게 CEX의 풍부한 유동성도 활용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물론 여러가지 리스크도 존재한다. CEX를 쓰기 위해서 커스터디를 해야한다는 점도 리스크이고, 펀딩비가 음수가 되었을 때의 리스크도 있다. 그럼에도 Ethena Labs는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서 해당 리스크들을 최소화 하면서도 USDC와 USDT보다 더 안전한 디지털 달러 자산을 만들고자 한다.
지금도 ‘스테이블 코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테라(terra)가 바로 그것이다. 블록체인 업계는, 굉장히 모순적이게도, 그 가치를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해야하는 자산중에 하나였던 테라의 불안정성에 의해서 크게 흔들렸다. 당시에 UST(TerraUSD)는, 그 시총이 전 세계 암호자산 순위 10위권에 들 정도로 USDT(Tether USD), USDC(Circle USD)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던 스테이블 코인이었고 USDT와 USDC는 완전히 중앙화 되어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UST의 선전은 매우 큰 의미로 다가왔었다. 물론, UST가 망하기 전 까지는 말이다.
UST의 몰락은 앞서서 언급한 USDT와 USDC에 대한 점유율을 더 강화하였고, 이 둘은 이제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양분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둘 외에는 온 체인 달러 자산을 필요로 하면 안되는 것일까? 여기서 “그렇다”라고 한다면 이 스테이블 코인들의 혹시나 모를 위험성에 대해서 너무 무감각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필자도 현재 USDT와 USDC를 너무나 잘 활용하고 있고 매우 편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달러 자산을 배척하고 싶지도 않다. 언제나 더 많은 대안은, 더 많은 선택권을 주기 때문에.
USDT와 USDC의 공통점은, 이들에 대한 지급준비금이 미국의 은행에 예치되어있다는 부분이다. USDT와 USDC를 서비스하는 주체들은 이론적으론, 해당 스테이블 코인을 들고있는 고객들이 상환을 요청할 때 고객들이 들고있는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에 상응하는 달러 자산을 줘야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고객들이 상환요청시에 돌려줘야하는 자산을 은행에 예치하고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행한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지 못하겠지만, 우리가 철썩같이 믿고있던 USDC가 $1 페깅을 깨트린 적이 있었다. USDC의 지급 준비금 일부가 보관되어있는 실리콘 밸리 은행이 파산하면서, USDC가 ‘지급 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USDC를 대량 매도하면서 발생했던 일련의 사태였다. USDT 역시 마찬가지다. 발행된 만큼의 달러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하는 발급사(테더사)가 파산 위기인 헝다그룹(Evergrande Group)의 어음을 지급준비금으로 들고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뱅크런 사태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USDT를 대량 매도하여 가격이 $1 한참 밑으로 떨어진 사건이 있었다. 결국 우리가 지금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들도 이러한 위험들로부터 절대로 안전하지 않고, 이미 역사적으로 여러번 달러 페깅이 깨졌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들에 대한 대안은 언제나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테라가 외쳤던 것처럼 탈중앙화 된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한 것일까? 뭐 물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탈중앙화 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거다. 만약 기존 은행들과 금융권들과 연계되어있지 않은 안전한 온 체인 달러 자산을 만드는 목적이면 어떨까? 충분히 합리적이게 보인다. 테라와 다르게 충분히 안정적이면서도,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 과담보가 필요없으면서도(자본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 금융권과의 연계가 되어있지 않는 자산이라면 또 한 번 관심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오늘 필자가 소개할 Ethena가 만드는 달러 합성자산(Synthetic Dollar Asset)인 USDe의 이야기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USDe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들과 기존 스테이블 코인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표보고자 한다.
Ethena는 이더리움 기반의 달러 합성자산 프로토콜이다. 이들의 목적은 완전히 크립토 네이티브(Crypto Native, 즉 기존 금융권과 완벽하게 분리되어 담보 자산이 기존 금융권에 연결되어있지 않은)하지만 달러에 그 가치가 연동되어있는 달러 합성 자산(USDe)을 발행하고,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추후에 소개할 Internet Bond를 통해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Ethena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선 Ethena의 가장 중요한 피처라고 할 수 있는 USDe와 Internet Bond를 이해해야한다. 이들은 각각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가질까?
USDe는 Ethena에서 발행하는 온 체인 달러 자산이다. 흥미로운 점은 Ethena 에선 USDe을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USDe를 합성 달러자산(Synthetic Dollar Asset)이라 부른다. 왜일까? 그 이유는 이들이 USDT, USDC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과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가 위에서 설명했듯 USDT나 USDC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들은 이들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담보 자산들이 기존 금융권에 연계가 되어있다(어떤 기업, 국가의 채권이라던지, 실물 달러화라던지 하는). 반면 USDe는 담보자산이 단순히 자산이 아니라, 크립토 자산과 선물 포지션도 포함되어있어서 합성 달러 자산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USDe가 나온 배경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선 기존에 존재하는 스테이블 코인들과 달러 연동 자산들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 달러 연동 자산들은 필자가 방금도 언급했지만 담보자산이 실물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크게 두 경우로 나뉠 수 있는데 1)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하는 자산이 특정 기업,국가의 채권이나 어음일 경우 2)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하는 자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존 은행에 예치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들이다. 이러한 경우 온 체인 자산이 오프체인 사건들에 대한 의존성이 발생하게 된다. 온전히 안전한 자산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탈 중앙화 되어있는 스테이블 코인들은 어떨까? 예컨데, MakerDAO의 DAI 같은 자산들 말이다. 그런 자산들은 이미 잘 알려져있듯, 기본적으로 과담보(overcollateralized)되어있기 때문에 온 체인에 유동성을 더 넣기보다 오히려 유동성을 더 흡수하는 꼴이다(보통 $1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 $1.5 가치의 암호자산 담보를 예치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굉장히 자본효율적이지 못한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탈 중앙화 되어있으면서도(여기서 목적은 탈 중앙화 그 자체가 아니라 기존 금융 자산들로부터 독립되어있는 온 체인 달러 자산을 구현하는 것이다), 유동성을 체인 위에 1:1 비율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바로 USDe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USDe는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이 두가지를 다 같이 구현했다고 하는 것일까?
1.1.1 USDe’s Structure
USDe를 이해하기 위해선 몇 가지 개념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델타 뉴트럴(Delta Neutral)이라는 개념이다. 여기서 ‘델타(Delta)’라고 함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에 대한 옵션 가격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즉, 델타값이 양수(+)이면 기초자산의 가격이 증가함에 따라서 옵션 가격도 같이 증가한다는 것이고 델타값이 음수(-)이면 기초자산 가격이 증가함에 따라 옵션 가격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만약에 델타값이 양수도 음수도 아닌 0이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기초자산의 가격이 어떻게 변화하던지간에 옵션에 가격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만약에 여러분이 동일한 자산의 동일한 양을 같은 비율로 공매수/공매도를 하고 있다면 해당 자산의 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0이다. 해당 자산이 떨어졌다고 한들 같은 양의 포지션으로 공매도를 했으니 공매도에서 나온 수익이 공매수에서 발생한 손실을 채워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도 공매수에서 발생한 수익이 공매도에서 발생한 손실을 채워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델타 뉴트럴 전략이다. Ethena에선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하는 자산만큼 공매도 포지션을 열어놓기 때문에 자산의 과담보화 없이도 변동성이 심한 암호자산을 담보로 자본 효율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이해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예시들을 가져와서 다른 시나리오별로 적용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1 USDe를 민팅하기 위해서는 1달러 가치를 하는 담보 이더리움과 1달러어치 이더리움에 대한 숏 포지션이 필요하다. 이더리움이 담보 자산이기 때문에 변동성에 따라 이더리움의 수량이 변경된다(어차피 이더리움을 담보자산으로 하는 거 자체가 이더리움에 대한 1배 공매수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1ETH=$1라는 끔찍한 가정을 해보겠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USDe를 발행했으나, 이더리움의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
이더리움의 가치가 $1에서 $0.1로 떨어졌다는 더 끔찍한 가정을 해보겠다. 이 경우엔 이더리움에 대한 숏 포지션이 이득을 보기 때문에 이더리움의 갯수가 늘어난다(1ETH—>10ETH) 반면 USD기준 이더리움의 가치는 떨어졌기 때문에($1—>$0.1) 달러 기준 담보의 총 가치는 이더리움의 가치가 떨어졌을 때와 같다($1 x 1ETH = $0.1 x 10 ETH). 그래서 이더리움의 가격이 얼마나 떨어지느냐와 별개로 달러 기준의 자산은 영향이 없을 수 있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USDe를 발행했으나, 이더리움의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그 반대의 경우에는 어떨까? 이더리움이 $1에서 $100으로 올랐다는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가정을 해보자. 이 경우엔 이더리움에 대한 숏 포지션이 손실을 보기 때문에 담보해둔 이더리움의 갯수는 줄어든다(1ETH—>0.01ETH).반면 USD기준 이더리움의 가치는 늘어났기 때문에($1—>$100USD)달러 기준 담보의 총 가치는 이더리움이 오르기 전과 같다 ($1 x 1ETH = $100 x 0.01ETH). 그래서 이더리움 자체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느냐와 별개로 달러 기준의 자산은 영향이 없을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USDe를 담보하는 자산의 USD 기준 가치는 담보 자산 자체의 변동성과는 무관하게 계속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서 1) 실물 경제에 있는 자산들을 담보하지 않으면서도 2)암호자산 과담보 없이 온 체인 달러 자산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1.1.2 Is This Scalable?
블록체인 업계에 조금 오래 계셨던 분들은 이러한 전략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구현하고자 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솔라나 생태계의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였던 UXD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에 투자를 했던 멀티코인 캐피탈의 “스테이블 트릴레마 해결하기(Solving the Stablecoin Trilemma)”에 따르면 UXD가 작동하는 방식도 USDe와 구조적으로 큰 차이점은 없었다. 그럼에도 UXD가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유동성”에 있다. UXD는 담보자산의 공매도를 하는 장소가 DEX(Decentralized Exchange)에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앙화 거래소 대비 유동성이 부족한 탈중앙 거래소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UXD의 규모를 확장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결국 UXD가 더 많이 민팅되려면, UXD를 담보하는 자산의 양도 비례해서 많아지고 이에 대한 공매도 거래의 수량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걸 DEX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것이다. UXD의 규모 확장이 어려웠던 이유가 바로 이거다.
그래서 USDe는 탈중앙 거래소의 유동성이 아닌 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을 사용한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중앙화 거래소의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규모가 탈중앙 거래소의 그것에 비해서 약 25배 이상 크다. UXD가 가지고 있던 유동성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담보 자산의 측면에서도 USDe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왜냐하면 USDe는 시장에서 가장 유동성이 보장된 자산 중 하나인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staked ETH)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의 수량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해당 자산을 담보자산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USDe의 규모가 조단위 시가총액을 달성함에 있어서 무리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Ethena Labs에서 발표한 토크노믹스 글에 따르면, 샤드 켐페인 다음에 새로운 캠페인 이니셔티브가 있다고 한다. Sats Campaign 이라고 불리는 이 캠페인은 암호자산들 중에서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이다. Sats Campaign은 앞으로 약 5개월간 지속되거나 USDe의 공급량이 $5B이 될 때 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즉, 암호자산 시장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두 자산을 담보함으로써 유동성이 부족할 문제나 확장성의 문제 없게 만들 목표인 것이다. ).
물론 시장의 환경에 따라서 USDe를 이루는 담보 자산의 비율은 바뀔 수 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in case of bull market)는 펀딩비에서 나오는 수익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stETH에서 나오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아진다. 해서, stETH보단 ETH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반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in case of bear market)는 펀딩비에서 나오는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stETH에서 나오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어진다. 해서, ETH보단 stETH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런식으로 Ethena는 시장 상황에 맞춰서 다이내믹하게 담보의 비중을 조절하며, 그 조절의 기준은 주어진 시장 환경에서 최적의 이자 비율을 USDe 홀더들에게 주기 위함이다.
1.1.3 So How Does Ethena Use Centralized Exchanges Safely?
UXD 와 USDe의 차이점이 어디의 유동성을 활용하느냐에 있다고 했는데, 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을 사용하는 USDe는 유동성의 풍푸함 측면에서 UXD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겠지만, 이 경우에 문제는 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중앙화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thena에선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 Off-Exchange Settlement Provider(줄여서 OES Provider)라는 개념을 도입했다.OES Provider들은 전부 기관급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Ethena에서 필요한 담보자산들은 전부 이들에게 수탁된다. Ethena는 이들을 통해서 담보 자산을 CEX 리스크 없이 CEX에 위임할 수 있는 것이다.
OES Provider를 사용하게 되면 중앙 거래소에 대한 의존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OES Provider에 대한 의존성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서, 직접적으로 CEX를 썼을 때의 리스크가 그대로 OES Provider들에게 전가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OES Provider들이 보관하고 있는 자산들은 전부 도산절연(Bankruptcy-Remoteness)되어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산절연이란, 신탁된 재산이 명의상으로는 수탁자의 것이나 실질적으로는 수익자의 것이기 때문에 수탁자가 파산을 하더라도 수탁자의 파산재단에 편입할 수 없는 효과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OES Provider들이 보관중인 자산들은 OES Provider들의 상태와는 독립적으로 지켜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Ethena의 OES Provider들은 Copper, Ceffu, 그리고 Fireblocks이며 이들은 모두 각자가 독립적인 엔티티인데다 미국에 거점을 두지 않은(non-US based) 주체들이다.
OES Provider들을 사용했을 때 어떤 리스크들이 있을까?
Accessibility and Availability 문제: 만약에 OES Provider들에게 문제가 생겨서 Ethena가 CEX로부터 담보 자산을 출금하거나, 입금하거나, 위임하지 못하게 되었을 땐, USDe 민팅과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운영 대응 문제: 만약에 CEX에 문제가 생겨서 대응이 필요할 때 OES Provider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말인 즉슨, OES Provider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는지에 대한 여부에 의존도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물론 Ethena는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OES Provider들에 대한 적극적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다수의 OES Provider들을 둠으로써 단일 실패 지점을 없애고자 하였다.
1.1.4 Pegging Mechanism
USDe가 달러 가치에 전송된 자산이다보니, 결국 달러에 페깅되는지에 대한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결국 스테이블 코인을 위시한 달러 연동 자산들이 망하게 되는 건 페깅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thena에선 시장간 차익거래를 통해 페깅을 맞추는데 각각의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자:
USDe가 1달러 밑으로 떨어졌을 때:
USDe를 구매
해당 USDe를 상환해서 1:1 가치의 담보(대부분의 경우 stETH일 가능성이 높음)를 돌려받음.
해당 자산을 판매
페깅이 복구 될 때 까지 1~3 반복.
USDe가 1달러 위로 올라갔을 때:
USDe를 민팅한다.
USDe 매도한다.
담보자산을 기반으로 다시 USDe를 민팅한다.
페깅이 복구 될 때 가지 1~3 반복.
페깅 복구 방법은 여느 스테이블 코인들과 비슷하다. 다만, USDe의 경우 담보하는 자산이 1:1로 있기 때문에 좀 쉽게 페깅을 복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thena의 프로덕트 중에서 USDe만큼이나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Internet Bond가 바로 그것이다. Internet Bond는 미국 초단기 국채(Treasury Bill)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국채는 말 그대로 미국 재무성(Treasury)의 재정적자를 보충해주고,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발행하는 증서이며, 미국이라는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투자 자산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가에 돈을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자(interest)를 얻을 수 있다. Ethena에서 이야기 하는 Internet Bond 는 별도의 상품(채권)은 아니지만, USDe를 스테이킹 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 상품(reward-accuring token)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이자는 어디서 나올까? 은행처럼 예치된 USDe(sUSDe)를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줘서 이자를 얻을까? 우선 USDe의 담보자산은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stETH)이기 때문에 이더리움 스테이킹 리워드가 쌓이게 되고(컨센서스 레이어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 연산 레이어에서 나오는 수수료 + MEV), 두번째는 무기한 선물 거래소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열었을 때 나오는 펀딩비와 베이시스 스프레드 수익(만약 무기한 선물의 가격이 기초 자산의 현물 가격보다 높다면, 롱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은 숏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에게 펀딩 비용을 지불한다. 반대의 경우엔, 무기한 선물의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은 경우다. 이러한 펀딩 비용의 교환을 통해 투자자들은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베이시스 스프레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보통 을 통해 창출되는 자본이 이자로 쌓이게 된다(펀딩피와 베이시스 스프레드 수익은 사실 변동성이 심한 편이라는 사실은 염두해두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USDe와 USDe에서 나오는 수익(리워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USDe는 어떻게 발행하고, 스테이킹하며, 어떻게 담보자산으로 상환할 수 있을까?
USDe 민팅은 Ethena에서 직접 할 수 있다. 그런데 절대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화이트 리스팅으로 선별된 마켓 메이커들이 민팅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민팅은 USDe에 대한 선별된 담보자산을 골라서 민팅하고 USDe를 받으면 된다. USDe의 민팅 사이클은 아래와 같다:
민팅 버튼을 누르면 EIP 712 스타일의 서명(이 표준은 메시지 형식을 사전에 정의하고, 그 다음에 해싱하는 방식으로, 테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할 수 있고 서명을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을 활용해서 담보자산과, 담보자산의 수량, 그리고 USDe의 수량을 명확하게 정할 수 있다.
유저가 트랜잭션을 서명하고 나면, Ethena가 해당 리퀘스트를 검증한다음에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을 접수한다.
트랜잭션이 확정되면 유저가 사전에 정한 담보자산과 USDe를 바꿔준다.
화이트 리스팅으로 식별되지 않은 유저들은 Ethena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을 USDe로 바꿀 수 있다. 이 때 Ethena는 카우스왑(CowSwap)을 통해 MEV 프로텍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MEV 걱정 없이 다양한 온체인 유동성에 접근해서 최적의 비율로 스왑을 진행할 수 있다 (화이트 리스팅이 되지 않은 유저들은 DEX에서 USDe를 구매할 수 있다).
스테이킹도 쉽게 말해서 그냥 Ethena에서 스테이킹을 진행하면 된다. 그러면 sUSDe를 받을 수 있고 유저들은 internet bond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위에서 언급한 수익들). 물론 이자는 sUSDe에 직접 쌓이진 않고 스테이킹 컨트랙트에 쌓인다. 즉 sUSDe의 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늘어나는 방식으로 이자가 쌓이고 sUSDe를 USDe로 다시 변환할 때 그 이자들이 반영돼서 USDe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유저들은 sUSDe를 변환한 이후 이자를 얻기 위해서 추가적인 행위를 하지 않아도 이자는 저절로 쌓이기 때문에 참고해서 스테이킹을 진행하시기 바란다.
상환 역시나 민팅을 했던 방식대로 Ethena에서 상환을 하면 된다. 그러면 USDe를 민팅했을 때와 같은 형태로 담보자산을 상환받을 수 있다.
현재 Ethena는 USDe의 인기 때문에, 시장에서 굉장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결과로 Ethena 프로토콜의 토큰인 $ENA에 대한 에어드랍을 받기 위해서 많은 유저들이 다양한 에어드랍 파밍(Shard Campaign)을 하고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ENA 토큰은 어떤 유틸리티를 가지고 있으며, 토크노믹스와 베스팅 스케줄은 어떻게 설계되어있을까?
여느 애플리케이션 토큰들이 그렇듯, $ENA 역시 프로토콜에 대한 거버넌스 토큰으로 Ethena에서 결정되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의사결정 종류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USDe 담보 자산 결정(수정하거나 추가하거나).
커스터디 주체에 대한 결정(OES Provider).
크로스체인 적용 여부에 대한 결정.
그랜트 관련 의사결정.
어떤 거래소를 사용할지에 대한 의사결정.
리스크 매니지먼트 프레임워크 선정에 대한 결정.
Souce: Ethena Docs
$ENA의 전체 공급량은 150억개이며, 초기 공급량은 14.25억개다. 전체 공급량의 30% 가 핵심 컨트리뷰터에게 지급 될 예정이며 1년 락업에 3년 리니어 베스팅이기 때문에 4년이 지나면 핵심 컨트리뷰터에게 제공되는 토큰 전체가 풀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자들에겐 총 공급량의 25%가 공급되며, 이들 역시도 1년 락업에 3년 리니어 베스팅 예정이다.
재단은 총 공급량의 15%가 공급되며, 프로토콜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해서 사용될 예정이다(토큰은 TGE 이후로 점진적으로 풀리다가 서서히 공급되는 양도 늘릴 예정인듯하다).
나머지 30%는 생태계에 공급되며 이들중 첫 5%가 샤드 켐페인의 에어드랍 토큰으로 활용된다(ENA 토큰은 4월2일에 클레임 할 수 있다). 나머지 물량은 파트너십이나, 인센티브 켐페인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Shard Campaign 이후에 비트코인을 담보자산으로 모으기 위한 Sats Campaign도 진행되니, $ENA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두번째 캠페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블록체인 산업에서 PMF(Product Market Fit)가 검증된 사업이 몇 가지가 있는데, 스테이블 코인 또는 디지털 달러는 그들중에서도 쓰임새가 가장 명확하게 정의된 프로덕트다. 이미 시장성은 있다는 이야기다. 관건은 기존 프로덕트와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와 GTM(Go to market)전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인데, Ethena는 그 성장세가 매섭다.
Source: Token Terminal
토큰 터미널에 따르면 Ethena의 30일 기준 수익이 이더리움, 트론, 솔라나, 메이커다오 다음으로 높다. 7일 기준으로 보면 메이커 다오보다 높으며, Ethena가 나온 시점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수익 지표는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필자가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USDe의 시가총액은 $1.5B 으로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기준(비록 USDe는 스테이블 코인이 아니지만) 5위에 랭크되어있다. 정말로 급진적인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USDe가 근 시일내에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점유율을 전부 잠식할 것만 같다. 하지만 분명한 리스크도 있다. USDe 델다 뉴트럴 포지션을 위해서 무기한 선물 시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펀딩 비(Funding Rates)가 음수가 되었을 땐 오히려 돈을 시장에 지불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펀딩 리스크(Funding Risk)라고 한다. 이런 순간을 대비해서 Reserve Fund와 같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OES Provider들이 담보 자산을 수탁하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나오는 수탁 리스크도 존재한다. 물론 필자가 OES 에 대해서 다루면서 Ethena 역시 해당 리스크를 헷징하기 위해서 다양한 도구들을 도입했지만 말이다.
Ethena는 근래에 본 프로토콜들 중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로토콜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존 금융 자산과 분리되어있으며, 자본효율성이 보장된 디지털 달러 자산이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업사이드가 명확한 프로덕트임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어떠한 자산을 소유하거나 투자하거나 다룸에 있어서 이 자산이 어떤 리스크 요소들이 있는지는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중앙 디지털 달러의 존재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Ethena의 성공적인 성장을 기원한다.
이 글의 비주얼을 제공해주신 Kat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