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of of X | X; Work, Stake, or other actions}’
블록체인이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불특정 다수로하여금 자유롭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는 아이디어에 있다. 특히, 이러한 블록체인의 기본 철학으로부터 파생된 개념인 탈중앙화라는 용어는 중앙화된 주체에 대한 의존성이 얼마나 낮은 지 그 정도에 대한 논의와 관련되어, 이제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주요한 특성으로 간주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아직까지 탈중앙성은 너무나도 스펙트럴하고 추상적인 개념이기에, 이에 대한 명시적인 indicator는 거의 부재하다. 따라서 어느정도가 ‘적당히 탈중앙화된 정도인가’ 에 대한 컨센서스는 당연히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1) 어플리케이션(혹은 프로덕트) 레벨보다는 인프라 레벨로 갈수록 프로토콜들이 신뢰할 수 있는 중립성(Credible Neutrality)와 함께 탈중앙화된 운영 환경이 더욱 강조된다는 점, 그리고 2) 대부분의 인프라 프로토콜들이 실질적으로 지금보다는 더 탈중앙화된 환경을 지향점으로 삼고 점진적으로 그것을 이행하고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롤업 중심의 개편된 로드맵 중 중요한 업데이트인 Dencun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Ethereum의 경우도, 그것의 여러 버티컬 중 The Verge와 The Purge 단계의 로드맵은 노드들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기존의 머클 트리 구조의 데이터 구조를 버클 트리 방식으로 변경하는가 하면, 과거 기록 및 상태를 만료시켜 프로토콜을 단순화하여 stateless 클라이언트를 구현하는 것을 포함한다. 하물며 (사실 풀노드를 기준으로 굉장히 분산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하드웨어 사양으로 인해 탈중앙화 논란이 많은 Solana의 경우도 소프트웨어의 성능 최적화를 통해, 추후 무어의 법칙에 따라 저렴해지는 하드웨어에 비례하여 검증인들이 더 많이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이외 대다수의 DPoS 기반의 프로토콜들 역시, 자신들의 성능을 유지하는 선에서 여러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활성 검증인 집단의 수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프로토콜들이 위와 같은 로드맵을 따른다고 하여, 실질적으로 노드 운영을 하는 참여자들이 늘어나서 탈중앙성이 급격히 개선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노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프로토콜 단에서 노력할 수 있는 요소 외에도 매우 복합적인 어려움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참여자 입장에서 컨트롤할 수 없는 비기술적인 요소일수록, 생태계 자체적으로 다양한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재반들을 마련을 하고있긴 하다(e.g., 스테이킹 풀 운영, 토큰 위임 등).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운영 주체들로하여금 탈중앙화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중단기적인 미봉책일 뿐, 생태계 자체에 내재한 중앙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못한다 - 우리는 꽤 오랫동안 Lido가 가진 Staked ETH의 지배력을 두려워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요컨대, 각 프로토콜이 지향하고있는 탈중앙성의 정도가 지금보다 나은 수준으로 향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기술적, 금전적, 그리고 구조적인 측면 모두까지 고려하여 다양한 솔루션들이 복합적으로 등장해야하는 것이고, 특히 기술적인 장벽을 낮춰주어 신규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는데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는 솔루션들이 많이 등장해야 하는 것이다 - 최근들어 DVT 기술*이 많이 논의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하물며, 이제는 Ethereum이나 Solana 등과 같은 범용 목적의 블록체인(General Purpose Blockchain) 뿐만 아니라, 모듈러 블록체인 혹은 분산형 GPU 프로젝트, DePIN 등 특수 목적을 위한 다양한 메인넷들이 고도화된 형태로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즉, 종류에 따라 데이터를 구성/검증하고 순환시키는 방식이 굉장히 다양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각 프로토콜이 요구하는 노드의 종류 및 참여자의 수 역시 매우 다양해질 수 있다**.
하여, 이어지는 절에서는 노드 구축/운영에 있어서 기술적 장벽들을 대폭 낮춰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들을 일부 소개하고자 한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생태계의 탈중앙화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에게는 더 나은 스테이킹 수익의 기회를, 그리고 노드를 활용하여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덕트 빌더들에게는 노드 운영의 복잡성을 신경쓰지 않고 핵심 비즈니스 로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DVT란 Distributed Validator Technology의 약자로, 여러 명이 벨리데이터 키를 공유하여 Active – Active 이중화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기술이다. 소수로 구성된 클러스터가 합의 하에 공통된 노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다운타임을 대폭 개선하고, 비전문가 벨리데이터 ( e.g., 일부 솔로 벨리데이터 ) 등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드 운영의 진입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성능을 위해 분산화 정도를 타협할 수 없는 경우, 특정 기능과 그에 따른 주체를 아예 분리하여 네트워크를 탈중앙화하려는 케이스도 많이 관찰된다 (e.g., Ethereum’s PBS for MEV Decentralization, Celestia’s DAS & Solana’s Tiny Dancer for Verifying Nodes’ Decentralization, etc.).
Source: NodeOps Console
NodeOps는 NodeOps Console을 통하여 참여자 혹은 개발자들이 별도의 설정없이 노드를 몇 번의 클릭만으로 바로 셋업할 수 있도록 프리셋 템플릿을 제공한다. 현재일 기준으로 지원하는 프로토콜들은 7개 (i.e., Celestia, XAI, Shardeum, Zora, Avail, Fuel, Powerloom)이며, 각 프로토콜은 벨리데이터 노드, 풀노드, 라이트노드 혹은 RPC 노드, 아카이브 노드 등 제각각 필요로하는 것들이 종류별로 구성되어 있다.
Source: NodeOps Console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각 노드 운영에 필요한 Key를 이미 갖고있다고 가정하면 - NodeOps가 지원하는 프로토콜 별로 프로세스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1) 회원가입 → 2) 프로토콜 선정 및 노드 구성 설정 → 3) fiat 혹은 암호자산(e.g., $USDT $MATIC $USDC $ETH) 을 통해 대금 지불” - 대체적으로 이렇게 3단계 내외로 노드 셋업까지 모두 종료가 된다. 프로토콜에 따라, NodeOps가 지원한다면 이미 다른 환경에서 배포된 노드를 NodeOps 환경으로 이주시켜올 수도 있다(e.g., XAI’s sentry node).
NodeOps를 통해 배포된 노드는 Console의 대시보드 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외에도 운영되고 있는 노드별로 정보를 세부적으로 확인하거나 코드베이스용 모니터링 도구를 활용하여 취약점이 발견되고 있진 않은 지 등 운영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수도 있다.
각 프로토콜들은 실질적인 메인넷 운영을 위해 필요한 노드를 할당하거나 incentivized testnet의 운영 등 다양한 용도로 NodeOps를 활용해오고 있는데, 각 노드별로 서비스 이용 요금이 상이하게 책정된다 - 위의 표에서 보는 것 처럼 별도의 클라우드를 활용한다고 하였을 때와 비교하여, NodeOps의 서비스 이용료는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손쉽게 노드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NodeOps에서 부담하는 가스 요금, 개인키 노출 위험이 없도록 별도의 보안 시스템 구축, 업타임 최적화, 프로토콜 업데이트 등 NodeOps 측에서 제공해줄 수 있는 서비스 항목들을 모두 고려해본다면, NodeOps가 요구하는 비용은 꽤나 합리적인 가격일 수도 있다.
Source: NodeOps Discord
각 프로토콜의 노드별 공지사항, 신규 노드 추가 안내, Q&A 및 버그 바운티 등 플랫폼 안내에 대한 모든 소통은 디스코드를 통해 이루어진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노드에 해당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채널에 입장하여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다.
Source: https://archway.nodeops.xyz/
한편, NodeOps 는 노드 셋업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 프로덕트 빌더들을 위해 AI 기반의 챗봇 및 코드베이스 테스트를 위한 playground도 준비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NodeOps 상에 통합된 일부 프로토콜들에 한해서 여러 개발자 문서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테스트 코드를 적용해볼 수 있다.
NodeOps 이외에도, NodeOps와 비교하였을 때 기능, UI/UX, 비용 및 운영 정책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매우 유사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랫폼은 다양하며 Mintair, NodeShark, Nodigy 등이 있다. 각 플랫폼들이 지원하는 프로토콜의 종류는 다소 상이하지만, 단일 프로토콜 내에서 폭넓은 종류의 노드를 지원하는 플랫폼은 NodeOps가 유일하다. 각 프로토콜들은 분산화된 운영 환경을 위해, 혹은 메인 업데이트를 앞두고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기 위한 Incentivized 테스트넷 용도로 주로 이 플랫폼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Source: Dappnode
사실, 노드 구축/유지 서비스의 원조격이라 하면 Dappnode와 Avado*를 빠뜨릴 수 없다. 앞의 프로젝트와는 달리, 이 서비스들은 하드웨어 자체를 판매하여 노드 셋업을 도와주는데 - 특정 프로토콜들의 노드 구축 및 동기화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하드웨어에 함께 담아 플러그-앤-플레이(Plug-and-Play) 형식으로 판매하거나, 해당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자유로이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게 하드웨어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Avado는 현재 앞의 프로젝트들 처럼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노드 셋업 서비스 역시 개발하고 있기도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연동하여 구독베이스로 운영 비용을 청구하는 이전 프로젝트들과 달리 Dappnode 및 Avado의 하드웨어 기기를 구매하여 노드를 운영한다면,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일회성 비용(i.e., 하드웨어 기기 구매 비용) 및 다달이 청구되는 약간의 전기세에 해당하는 비용만 발생한다.
하드웨어 기기의 가격은 한 대당 1,000~2,000 유로 내외이다. 하지만 기기 한 대의 스펙이 수용할 수 있는 노드의 수는 보통 2~4개 이상이며, 더욱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한다면 그리 비합리적인 가격은 아니다.
Source: Dappnode Docs
어떤 방식으로든, 집에 Dappnode 혹은 Avado의 하드웨어 기기를 설치하고 라우터와 연결을 완료하였다면 각 서비스가 제공하는 별도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계정 및 VPN을 포함한 기본 설정을 한다. 그 이후, 노드를 운영코자하는 프로토콜들에 대한 가이드를 따라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설치하고 Validator Key를 생성한 뒤, 네이티브 토큰을 예치하기만 하면 된다 - 이 때 각 Validator Key는 Wagyu 내에서 니모닉 문구를 통해 생성되며, 프로토콜의 블록에 그 기록이 저장된다.
Source: Dappnode Docs
또한 Dappnode의 경우, DMS(Dappnode Management Service) 상에 퍼포먼스 모니터링 도구인 Prometheus 및 Grafana를 통합하여 노드 운영자들이 그들의 노드가 잘 운영되는 지 잘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한다.
Source: Dappnode
현재, Dappnode는 Ethereum, Gnosis, 그리고 LUKSO 등에 대해 노드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Avado는 Ethereum, Near, 그리고 Avalanche를 지원하고 있다.
2018년도부터 시작된 두 서비스들은 특히 Ethereum을 스테이킹하는 옵션에 있어서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데, 서비스 이용자들은 32 ETH 예치를 통해 솔로 스테이킹을 손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예치금액을 통해 Rocket Pool, Stader, Stakewise, Stakehouse 등 LSD Pool로의 스테이킹도 활성화 할 수 있다. 또한 코드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MEV Boost를 활용하거나 Obol Network의 DVT 패키지를 통합하여 노드 운영의 수익을 더욱 안정하게 보장하는 방법을 모색해볼 수도 있다*.
*Dappnode는 최근 솔로 스테이커들을 모두 모아 MEV 기회를 공동으로 포착하고, 해당 수익을 참여한 솔로 스테이커들에게 나누는 Smooth라고 하는 MEV Pool 서비스를 런칭하기도 하였다.
이 글의 비주얼을 제공해주신 Kat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