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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3월 19일 · 28분 분량
    아시아에서 대형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며 알게된 이더리움 지역적 탈중앙화의 문제와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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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는 피어 수가 아니라 메시(Mesh) 구성의 질이 성능을 결정하며, 노드 밀도가 낮은 비주류 지역일수록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GossipSub는 토픽별로 6~12개의 소수 피어로 메시를 구성하며, 피어 스코어링에 의해 레이턴시가 높은 노드는 메시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노드가 밀집한 유럽/북미에서는 가까운 피어끼리 서로의 스코어를 높이는 선순환이 작동하는 반면, 노드 밀도가 낮은 아시아/남미/아프리카의 노드는 같은 수의 피어와 연결되어 있어도 메시에서 밀려나 주변부 피어로 남기 쉽다.

    • FOCIL, PeerDAS, 슬롯 시간 단축 등 앞으로의 이더리움 로드맵은 지리적 분산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한다. FOCIL의 검열 저항성은 위원회 17명의 지역적 다양성을 전제로 하고, PeerDAS에서 Full DAS로의 진화는 데이터 컬럼의 지리적 분포에 더 크게 의존하며, 슬롯 단축은 지역에 따른 레이턴시 격차의 영향을 심화시킨다.

    • 비주류 지역에서의 밸리데이터 운영은 더 많은 수고를 요구하지만, 지역 내 노드 클러스터 형성, DVT 활용,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GossipSub 메시의 글로벌 균형에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Lido와 같은 주요 스테이킹 풀이 오퍼레이터 온보딩에서 지리적 다양성을 기준으로 삼고, 이더리움 프로토콜 차원에서도 비주류(비서구) 지역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설계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개별 노드 운영자의 노력, 대형 스테이킹 풀 및 기관 스테이커들의 정책, 프로토콜의 설계가 함께 움직여야 지역적 다양성을 달성할수 있고 "월드 컴퓨터"라는 비전에 가까워진다.


    내가 2만 개가 넘는 이더리움 밸리데이터를 아시아에서 운영하며 가장 많은 노력과 시간을 썼던 것이 어테스테이션 정확도를 고작 평균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었다. 피어 수를 증가시키고, 노드의 스펙을 올리고, 스태틱 피어링을 하고, 레이턴시 영향을 덜 받는 클라이언트를 선택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었다. 이더리움 합의 레이어의 P2P에서는 단순한 피어 수보다 내 피어의 스코어를 개선해 주요 토픽의 메시에 포함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비주류 지역의 밸리데이터는 더 많은 수고와 비용을 소모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단순히 "노드를 유럽이나 미국 리전으로 옮기는 것"이었지만, 그 선택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참여자라면, 네트워크가 목표로 하는 방향을 달성하기 위해 할수 있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이기 이전에 Peer-to-Peer 네트워크다. 네트워크의 제약, 노드 운영의 문제 상황에서 대부분의 근본적 원인은 피어의 통신 과정에 있다. 그 통신이 어떻게 작동하고, 이때 각 피어가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게 왜 중요하며,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알아보자.

    1. 블록체인은 Peer-to-Peer network다.

    비트코인 백서의 제목은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다. (사실 비트코인 백서 어디에도 "블록체인"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의 시작이자 본질은 Peer-to-Peer(P2P)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Peer(노드)의 분산이 블록체인의 분산 시스템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블록체인의 성능을 논할 때 병렬 실행, 합의 알고리즘의 개선, TPS와 같은 주제는 활발하게 다뤄지는 반면, P2P 네트워크 자체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더리움 밸리데이터에 참여하는 노드 운영자들 조차도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레이어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와 검열 저항성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간이며,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다.

    이더리움은 전 세계 11,000개 이상의 풀 노드와 100만 개 이상의 밸리데이터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분산 컴퓨터다. 그러나 숫자의 이면에 지역적 불균형 문제가 숨겨져 있다. 실행 레이어(EL)는 상위 3개 국가 만으로 전체 노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라이도(Lido) 오퍼레이터 기준으로 유럽과 북미 두 지역이 밸리데이터의 약 80%를 차지한다.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아시아, 가장 빠르게 크립토 채택이 진행되는 남미와 아프리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실상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탈중앙화를 논할 때 우리는 흔히 "밸리데이터 수"나 "클라이언트 다양성" 같은 것에 주목한다. 이들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리적 분포다. 노드가 특정 지역, 특정 관할권, 특정 국가의 영향에 놓인 클라우드 사업자에 쏠려 있다면,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는 본래 설계가 전제한 다양성을 잃게 되고, 검열 저항성과 네트워크 회복탄력성이라는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깊게 살펴본다. 이더리움 밸리데이터나 풀노드를 운영하려는 곳에서 노드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에 참고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이더리움 P2P 네트워크의 구조가 왜 지리적 다양성을 전제로 설계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월드 컴퓨터"라는 비전을 달성하는 데 있어 지금의 피어 구성이 가진 문제는 무엇인지 설명한다. 나아가 Strawmap으로 제시된 2029년까지의 로드맵 관점에서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그리고 주요 스테이킹 풀들과 노드 운영자들이 이를 개선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함께 알아본다.

    2.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

    이더리움의 네트워킹 레이어는 단일 프로토콜이 아니다. 두 개의 P2P 스택이 병렬로 작동하며, 각각 실행 레이어(EL)와 합의 레이어(CL)를 담당한다. P2P 관점에서 각 레이어에 어떤 특성이 중요한지 짚어보자.

    이미 이더리움의 P2P네트워크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기술적으로 깊게 들어가는 내용에 거부감이 있다면, “3. 피어의 지역적 분포가 네트워크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로 넘어가는것도 좋다. 하지만 이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기 위해서 “2.2. libp2p, 합의 레이어의 메시징 인프라”섹션은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실행 레이어(EL)는 트랜잭션의 처리와 상태 관리를 담당한다. 사용자가 보낸 트랜잭션을 멤풀에서 수집해 전파하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며, 이더리움의 글로벌 상태를 유지한다.

    P2P 관점에서 실행 레이어에 중요한 것은 트랜잭션의 빠른 전파와 대용량 상태 데이터의 효율적 동기화다. 새로운 트랜잭션이 네트워크 전체에 빠르게 퍼져야 블록에 포함될 기회가 균등해지고, 수백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이더리움 상태를 새 노드가 효율적으로 내려받을 수 있어야 네트워크 참여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합의 레이어(CL)는 어떤 블록이 정규 체인(canonical chain)에 포함될지를 결정하는 합의 과정을 담당한다. 밸리데이터들이 블록을 제안하고, 어테스테이션(attestation)을 보내고, 이를 집계해 체인의 헤드를 결정한다. P2P 관점에서 합의 레이어에 중요한 것은 12초 슬롯 안에서의 극도로 타이트한 메시지 전파다. (이는 향후 로드맵에 따라 2초까지도 줄어들수 있다)

    Source: The impact of connectivity and software in Ethereum validator performance

    블록 제안 → 어테스테이션 투표 → 어그리게이션이 모두 하나의 슬롯 안에 완료되어야 하므로, 메시지가 0.5초 늦게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어테스테이션의 정확성이 달라진다. 어테스테이션의 정확성이 달라질 경우, 밸리데이터는 패널티를 받는다. 밸리데이터 노드의 위치가 스테이킹 APY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또한 이더리움의 합의 레이어는 100만 개 이상의 밸리데이터가 동시에 참여하므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분산 처리하는 토픽 기반 라우팅이 필수적이다.

    이 두 레이어는 하나의 물리적 노드 위에서 Engine API를 통해 연결되지만, P2P 통신은 완전히 독립된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진다. 실행 레이어는 자체 설계한 devp2p 스택을, 합의 레이어는 Protocol Labs가 개발한 범용 프레임워크 libp2p를 사용한다. 이제 각각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2.1 devp2p, 실행 레이어의 백본

    devp2p는 이더리움 초창기부터 설계된 P2P 프로토콜 스택으로, 현재도 Geth, Nethermind, Besu 등 모든 실행 클라이언트의 네트워킹 기반으로 사용된다. devp2p의 핵심 구성 요소는 다음 세 가지다.

    2.1.1 노드 디스커버리(Node Discovery)

    노드 디스커버리는 변형된 Kademlia DHT 기반의 discv4/discv5 프로토콜을 사용해 네트워크 상의 다른 노드를 찾는다. 새 노드는 하드코딩된 부트노드에 먼저 접속해 피어 목록을 받고, 이후에는 DHT를 통해 자율적으로 피어를 탐색한다.

    2.1.2 RLPx 전송 프로토콜

    RLPx 는 TCP 위에서 작동하며, ECIES 비대칭 암호화를 통한 핸드셰이크로 세션을 시작한다. 이후 모든 통신은 AES 대칭키로 암호화되며, RLP(Recursive Length Prefix) 인코딩을 사용해 데이터를 최소 구조로 직렬화한다. 이 설계 덕분에 일반 가정용 인터넷 환경에서도 노드를 운영할 수 있다.

    2.1.3 와이어 프로토콜과 하위 프로토콜

    기본적인 Ping-Pong, 세션 관리 위에 eth(트랜잭션/블록 전파), snap(빠른 상태 동기화) 같은 하위 프로토콜이 올라간다. 이를 통해 트랜잭션 전파, 블록 동기화, 상태 스냅샷 교환 등이 이루어진다.

    정리해보면, devp2p는 노드를 발견(디스커버리) → 안전하게 연결(RLPx) → 데이터 교환(와이어 프로토콜) 까지의 전체 과정을 하나의 스택으로 제공한다. devp2p가 10년 가까이 이더리움 메인넷에 사용되며 검증되었지만, 합의 레이어인 비콘 체인이 요구하는 대규모 밸리데이터 간 실시간 합의 메시징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합의 레이어를 설계하기 위해 오픈소스인 libp2p를 채택한다.

    사실 지금의 이더리움에서 실행 레이어보다 더 영향도가 높은 p2p네트워크는 합의 레이어다.

    2.2 libp2p, 합의 레이어의 메시징 인프라

    2018~2019년, 이더리움 2.0(현 합의 레이어)의 네트워킹 요구사항을 설계하면서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기존 devp2p 대신 프로토콜 랩스(Protocol Labs)가 개발한 오픈소스 libp2p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libp2p는 IPFS를 구동하는 모듈형 네트워킹 프레임워크로, 전송, 멀티플렉싱, 피어 디스커버리, NAT 트래버설 등을 개별 모듈로 분리해 유연한 조합을 가능하게 한다.

    비콘 체인에서 libp2p가 담당하는 통신은 크게 가십(Gossip) 도메인과 요청-응답(Request-Response) 도메인으로 나뉜다. 이 중 가십이 합의의 핵심이다.

    2.2.1 GossipSub: 토픽 기반의 self optimization Mesh 네트워크

    GossipSub은 단순한 브로드캐스트 프로토콜이 아니다. 그 본질은 토픽(topic)별로 독립적인 P2P 오버레이를 형성하는 시스템이다. 각 노드는 특정 토픽에 "구독(subscribe)"하여 해당 토픽의 오버레이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메시지를 수신·중계한다.

    GossipSub의 메시지 전파는 메시 계층과 가십 계층 두 단계로 작동한다. 메시 계층에서는 토픽별로 선택된 소수의 피어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빠르고 안정적인 메시지 전달을 담당하고, 가십 계층에서는 메시 밖의 피어들과 주기적으로 메타데이터를 교환해 놓친 메시지가 없는지 확인한다.

    여기서 메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의 이더리움 CL 노드는 보통 약 100~150개의 피어와 libp2p 수준에서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피어와 모든 토픽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면 과도한 네트워크 부하가 발생한다. 그래서 GossipSub는 각 토픽마다 6~12개의 피어만 선택해 메시를 구성하고, 해당 토픽의 메시지는 이 소수의 메시 피어들하고만 직접 주고받는다.

    이 부분이 중요한데, 아무리 피어 수를 높게 유지하더라도 토픽별 6~12개의 피어로 이루어진 소수의 메시 구성이 좋지 못하면 노드의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2.2.2 메시지 중복 방지 메커니즘(IHAVE/IWANT)

    GossipSub은 IHAVE/IWANT 패턴의 피어 간 전파 상태를 간접적으로 공유하는 제어 메시지를 사용한다. 이 매커니즘의 핵심은, 메시 밖의 피어에게는 "나는 이런 메시지들을 갖고 있어"라는 IHAVE(메시지 ID 목록)만 보내고, 상대방이 해당 메시지가 없을 때만 IWANT로 요청해서 실제 데이터를 전송받는다. 이미 메시지를 보유한 피어는 IWANT를 보내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중복 전송이 크게 줄어든다. 각 노드는 수신한 메시지 ID를 캐시에 저장해, 동일 ID의 메시지가 다시 도착하면 무시하고 재전파하지 않는다.

    비콘 체인의 GossipSub는 0.7초 간격의 하트비트를 통해 메시 토폴로지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한다. 각 하트비트마다 노드는 피어의 응답성과 메시지 전달 품질을 평가해, 느리거나 비협조적인 피어를 메시에서 제거(prune)하고 더 나은 피어를 편입(graft)한다. 비콘체인의 p2p 네트워크에서 노드간 레이턴시가 중요한 이유다.

    2.2.3 (참고) IDONTWANT(GossipSub v1.2)

    2025년 말부터 주요 CL 클라이언트에 적용된 GossipSub v1.2는 IDONTWANT 제어 메시지를 추가했다. 노드가 특정 메시지를 이미 수신했을 때, 메시 피어들에게 즉시 "이 메시지는 보내지 마라"고 알리는 것이다. 기존의 IHAVE/IWANT가 하트비트 주기로 동작하는 반면, IDONTWANT는 즉각적으로 작동해 특히 블롭 데이터 같은 대형 메시지의 중복 수신을 크게 줄인다.

    실제로 Fusaka 하드포크 에서 블롭 파라미터 증가(BPO)를 논의할 때, IDONTWANT의 대역폭 절감 효과가 Blob 수를 확장할수 있는 핵심 근거 중 하나로 인용되었다.

    2.2.4 피어 스코어링: 메시 참여의 자격을 결정하는 평판 시스템

    GossipSub v1.1은 피어 스코어링(peer scoring) 시스템을 도입해, 각 피어의 행동을 토픽별로 평가한다8. 높은 스코어의 피어는 메시지 전파에서 우선권을 받고, 충분히 낮은 스코어의 피어는 블랙리스트에 올라간다. 이 스코어링은 오래 유지된 피어 신원을 선호하는 효과가 있어, 대량의 가짜 노드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교란하는 시빌(Sybil) 공격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

    피어 스코어링이 메시 구조와 만나면 이더리움 P2P의 핵심적인 역학이 발생한다. 하나의 노드가 여러 토픽의 메시에 포함된다는 것은, 그 피어의 스코어가 전반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메시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파하는 피어는 다양한 토픽에서 선호되어 여러 메시에 포함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스코어가 낮아지면 여러 메시에서 제외(prune)되고 참여 범위가 줄어든다.

    즉, 피어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스코어가 낮으면 대부분의 토픽에 대해 메시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퍼포먼스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연결은 되어 있지만 가십 계층에서 IHAVE/IWANT 교환만 하는 "주변부 피어"로 남게 되는 것이다.

    피어 스코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메시지의 최초 전달(first message delivery) 빈도, 메시 참여 시간, 유효하지 않은 메시지 전송 횟수 등이다. 여기서 레이턴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지리적으로 네트워크 중심부에서 먼 노드는, 같은 메시지를 가까운 노드보다 늦게 수신하고 늦게 전달하게 된다. 이는 "최초 전달" 스코어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요인이 되며, 이 노드가 메시에서 밀려나는 확률을 높인다.

    2.2.5 글로벌 토픽, 어테스테이션 서브넷, 싱크 위원회 서브넷, 데이터 컬럼 서브넷

    비콘 네트워크의 GossipSub 토픽은 네 계층으로 구성된다. Fusaka 하드포크 이후, 현재 메인넷 기준의 비콘 네트워크 전체 토픽 구성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토픽은 모든 노드가 반드시 구독해야 하는 토픽이다. 이 중 beacon_block과 beacon_aggregate_and_proof가 대역폭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어테스테이션 서브넷(64개)은 100만 개 이상의 밸리데이터가 보내는 어테스테이션을 분산 처리하기 위한 구조다. 밸리데이터의 어테스테이션은 64개의 위원회(committee)로 나뉘어 각각 대응하는 서브넷 토픽으로만 전파되므로, 개별 노드는 전체 어테스테이션 트래픽의 일부만 처리하면 된다.

    싱크 위원회 서브넷(4개)은 Altair 하드포크에서 라이트 클라이언트 지원을 위해 도입되었다. 512명의 밸리데이터로 구성되는 싱크 위원회는 약 27시간(256 에포크)마다 교체되며, 매 슬롯마다 현재 체인 헤드에 대한 서명을 제출한다. 이 서명은 4개의 서브넷(sync_committee_{0~3})을 통해 전파된 뒤 집계되어 글로벌 토픽으로 브로드캐스트된다. 라이트 클라이언트는 이 집계 서명만으로 체인의 헤드를 검증할 수 있어, 이를 통해 풀 노드 없이도 이더리움 상태를 추적할 수 있다.

    데이터 컬럼 서브넷(128개)은 Fusaka 하드포크에서 PeerDAS(EIP-7594)와 함께 도입된, 현재 메인넷의 Blob 데이터 전파 구조다. 이는 Deneb에서 도입된 blob_sidecar_{subnet_id} 을 대체한다. PeerDAS는 블롭 데이터를 통째로 전파하는 대신, 각 블롭을 128개의 컬럼으로 분할하고 이레이저 코딩(erasure coding)을 적용해 일부 컬럼만으로도 원본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게 한다. 각 노드는 자신의 노드 ID에 기반해 결정된 소수의 컬럼만 취하고, 나머지 컬럼은 피어에게 샘플링으로 확인한다.

    이때 4,096 ETH 이상의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는 노드는 슈퍼노드로 분류되어 128개 컬럼 전체를 커스터디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부담 부과가 아니라, PeerDAS의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설계다. 이레이저 코딩으로 분할된 데이터를 원본으로 복원하려면 네트워크에 최소 하나의 슈퍼노드가 존재해야 하며, 슈퍼노드는 누락된 컬럼을 다른 노드에게 재배포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4,096 ETH라는 기준은, 네트워크에 가장 큰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대형 스테이커에게 그에 비례하는 인프라 책임을 부여하는 것에 가깝다. 이들이 더 높은 대역폭과 스토리지를 갖춰야 전체 네트워크의 데이터 가용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이 구조에서 지리적 분산은 더욱 중요해진다. 각 노드가 전체 데이터의 일부만 보유하므로, 네트워크 전체에 컬럼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야 어떤 컬럼이든 빠르게 샘플링할 수 있다. 노드가 특정 지역에 밀집해 있으면, 해당 지역의 네트워크 장애 시 다수의 컬럼이 동시에 접근 불가능해지는 위험이 생긴다.

    각 서브넷의 안정적 작동을 위해 백본구독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모든 비콘 노드는 자신의 노드 ID에 기반해 결정론적으로 2개의 서브넷에 스테틱하게 구독 해야한다. 이것이 서브넷의 "골격"이 되어 특정 에포크에 해당 서브넷에 배정된 밸리데이터가 없더라도 메시지 중계 인프라가 유지된다. 밸리데이터가 특정 슬롯에서 어테스테이션 의무를 수행해야 할 때는, 해당 서브넷의 피어를 ENR(Ethereum Node Record)의 attnets 비트필드를 통해 찾아 동적 구독(dynamic subscription)으로 연결한다.

    이 구조의 의미는 명확하다. 서브넷당 약 200~500개의 백본 노드가 존재해야 안정적 메시지 전파가 보장되며, 이 백본 노드들의 지리적 분포가 곧 해당 서브넷의 레이턴시 특성을 결정한다.

    2.2.6 요청-응답(Request-Response) 도메인

    가십 도메인과 별도로, 요청-응답 도메인은 특정 피어에게 원하는 데이터를 직접 요청하는 패턴이다. 특정 루트 해시에 해당하는 비콘 블록을 요청하거나, 슬롯 범위에 맞는 블록 목록을 달라고 하는 식이다. 응답은 Snappy 압축된 SSZ(Simple Serialization) 바이트로 인코딩된다. 이 도메인은 주로 노드 동기화와 데이터 복구에 사용되며, 가십 도메인처럼 전파 속도가 핵심인 것은 아니지만, 새로 참여하는 노드의 부트스트래핑 속도에 영향을 준다.

    3. 피어의 지역적 분포가 네트워크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

    3.1 사실, 노드는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성능상 유리하다

    순수한 네트워크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피어가 한 지역에 밀집해 있는 것이 유리하다.

    GossipSub에서 메시지 전파 시간은 "홉 수 × 홉당 레이턴시"로 결정된다. 프랑크푸르트 데이터센터의 노드들끼리 통신하면 홉당 레이턴시가 1ms 미만이다. 반면,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울까지는 편도 약 120~150ms가 걸린다. 12초라는 이더리움 슬롯 시간 안에 블록 제안, 어테스테이션 투표, 어그리게이션이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드간 지리적 거리가 멀다는 것은 명백한 핸디캡이라고 할 수 있다.

    2025년 Cluster Computing 저널에 발표된 실증 연구(Mohandas-Daryanani et al.)가 이를 뒷받침한다.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노드는 블록 메시지 수신 시 더 높은 레이턴시 분포를 보였으며, 시드니 기반 노드는 블록 메시지의 10%가 4초를 넘겨서 도착했다. 네트워크 참여의 정확도는 이더리움에서 리워드와 패널티에 직결된다. 결과적으로, 시드니 노드는 다른 지역 대비 평균 10% 낮은 보상을 받았고, 블록 제안 실패율도 4%로 가장 높았다.

    만약 이더리움이 단순한 고성능 데이터베이스였다면, 모든 노드를 버지니아의 AWS 데이터센터에 몰아넣는 것이 최적의 선택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블록체인, 특히 고성능을 지향하는 블록체인일수록 밸리데이터 분포는 지역적으로 편중된 경향을 보인다.

    Source: Solanabeach

    Source: Aptos

    3.2 그럼에도 이더리움이 지리적 분산을 추구하는 이유

    그러나 이더리움은 단순한 고성능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다. 이더리움은 "탈신뢰(Trustless) 중립적 글로벌 인프라"를 지향한다. 이 목표에서 지리적 분산은 성능 최적화와 트레이드오프를 감수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할수 있다.

    첫째, 지역적 다양성과 검열 저항성이다. 2022년 8월, 미국 OFAC이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를 제재 목록에 올린 후, OFAC 준수 MEV-Boost 릴레이가 만들어낸 블록 비율은 79%에 달했다. 단일 관할권의 규제 결정 하나가 네트워크 전체의 트랜잭션 포함을 좌우한 것이다. 커뮤니티의 반발과 비검열 릴레이의 등장으로 이 비율은 2023년 중반 27%까지 하락했지만, 이 사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노드와 인프라가 특정 관할권에 집중되면, 해당 정부의 결정 하나로 네트워크의 중립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둘째, 네트워크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다. 다양한 관할권에 노드가 분산되어 있어야, 특정 위치의 노드 그룹이 오프라인이 되더라도 네트워크가 정상 작동을 지속할 수 있다. 자연재해, 해저 케이블 절단, 정치적 인터넷 차단 등 단일 지역 장애에 대한 보험이 지리적 분산인 것이다.

    셋째, 이더리움의 P2P 프로토콜 자체가 요구하는 구조적 다양성이다. 이 점은 다음 섹션에서 별도로 깊이 살펴보겠다.

    3.3 이더리움의 P2P 구조가 지리적 분산을 전제로 설계된 이유

    다음은 이더리움 P2P 프로토콜의 지리적 다양성이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설계상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임을 보여주는 특성들이다.

    3.3.1 메시 토폴로지의 브릿지 의존성 문제

    노드가 특정 지역에 밀집하면 해당 지역 내부의 레이턴시는 낮아지지만, 밀집 지역 밖의 노드는 소수의 "브릿지 노드"에 의존해 메시지를 받게 된다. 이 브릿지 노드에 장애가 발생하면 외곽 지역 전체의 메시지 수신이 차단된다. 지리적으로 분산된 노드가 많을수록 메시 토폴로지 내의 대체 경로(alternative path)가 풍부해지고, 단일 브릿지 의존성이 줄어든다.

    3.3.2 서브넷 백본의 지리적 편중 위험

    64개 어테스테이션 서브넷 각각에는 백본 노드가 필요하다. 서브넷 배정은 노드 ID에 기반해 결정론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네트워크 전체의 노드가 지리적으로 편중되면 특정 서브넷의 백본이 특정 지역에 쏠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 서브넷에 배정된 밸리데이터가 다른 지역에 있다면, 어테스테이션 전파에 추가 레이턴시가 발생한다.

    3.3.3 피어 스코어링이 만드는 지역적 에코 챔버와 메시 배제의 악순환

    앞서 섹션(2.2.2 피어 스코어링)에서 살펴본 것처럼, GossipSub의 피어 스코어링은 메시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피어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스코어가 낮은 피어는 메시에서 배제(prune)한다. 이 메커니즘이 지리적 편중과 결합하면 자기 강화적 악순환이 발생한다.

    아시아에 위치한 노드를 예로 들어보자. 유럽/북미의 노드와 120~150ms의 레이턴시가 있으므로, 같은 메시지를 유럽 노드보다 구조적으로 늦게 수신하고 전달하게 된다. 이는 "최초 전달(first message delivery)" 스코어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스코어가 낮아지면 주요 토픽의 메시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아지고, 메시에서 제외되면 메시지를 더 늦게 받게 되어 스코어가 더 낮아진다. 메시 배제 → 늦은 수신 → 낮은 스코어 → 추가 메시 배제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동시에, 노드 밀도가 높은 유럽·북미 지역에서는 반대 방향의 선순환이 작동한다. 가까운 피어끼리 빠르게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스코어를 높이고, 높은 스코어 덕에 여러 토픽의 메시에 안정적으로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노드끼리 서로를 고스코어 피어로 선택하는 "에코 챔버"가 형성되고, 외곽 지역 노드는 피어링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된다.

    중요한 것은, 피어 수 자체가 많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시아 노드가 150개의 피어와 연결되어 있더라도, 대부분의 토픽에서 메시(6~12개 피어)에 포함되지 못하면 실질적 퍼포먼스는 메시에 포함된 유럽 노드보다 낮을 수 있다. 가십 계층에서 IHAVE/IWANT 교환만 하는 "주변부 피어"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구조적 해법은 아시아 내 노드 밀도를 높여 로컬 메시를 형성하는 것이다. 아시아 노드끼리 낮은 레이턴시로 메시를 구성하면, 해당 노드들의 피어 스코어가 상승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메시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서울-도쿄-싱가포르-홍콩을 잇는 아시아 노드 클러스터는 단순한 지리적 다양성을 넘어, P2P 메시 토폴로지의 새로운 허브가 될 잠재력을 가진다.

    3.4 네트워크 사용자 관점에서의 영향

    지리적 편중의 영향은 밸리데이터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에게도 미친다.

    트랜잭션을 보내는 사용자 입장에서, 가까운 지역에 노드가 많을수록 트랜잭션이 멤풀에 빠르게 도달하고, 이는 곧 블록에 포함되는 속도에 영향을 준다. 아시아에서 dApp을 사용하는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보내는 트랜잭션이 유럽/북미의 노드 허브까지 물리적으로 이동한 뒤에야 전파가 시작된다면, 이는 사용자 경험의 구조적 불균형이다.

    DeFi 프로토콜의 경우 이 레이턴시 차이는 더욱 민감하다. 가격 오라클 업데이트, 청산 트리거, 아비트라지 기회 포착 등이 밀리세컨드 단위로 경쟁하는 환경에서, 특정 지역의 사용자가 구조적으로 불리한 레이턴시를 감수해야 한다면 이는 네트워크의 중립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심지어 현 시점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는 MEV 릴레이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모든 주요 릴레이(Flashbots, bloXroute, Ultra Sound, Titan 등)가 미국/유럽에서 운영되므로, 비서구 지역의 밸리데이터는 블록 제안 시에도 추가 레이턴시를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아시아에서 이더리움 밸리데이터를 운영할 때, MEV Boost 릴레이가 넘겨주는 고수익 블록을 놓친 대부분의 원인은 릴레이와의 레이턴시 문제 때문이었다.

    Source: Rated.network

    4. 지역적 탈중앙화의 필요성과 방안

    4.1 숫자로 보는 지리적 편중

    4.1.1 실행 레이어

    EL 노드 약 10,475개 중, 미국이 30% 이상, 독일 13.13%, 영국 4.47%를 차지한다. 상위 3개국(미국, 독일, 영국)만으로 전체의 약 절반에 달하며, 이들은 모두 서구 관할권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약 6.5%로 유일하게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이고, 남미·아프리카·중동은 합산해도 수 퍼센트에 불과하다.

    4.1.2 지역별 밸리데이터 분포

    밸리데이터의 지리적 분포를 보여주는 가장 세분화된 공개 데이터는 Lido의 분기별 VaNOM 리포트다. 이더리움 전체 스테이킹의 약 23%를 차지하는 Lido의 Q4/2025 데이터(332,117개 밸리데이터)를 분석하면, 편중의 구조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럽이 199,416개(60.0%)로 압도적이며, 독일 단일 국가가 67,787개(20.4%)로 1위다. 북미는 61,798개(18.6%)로, 유럽+북미 합산 78.7%다. 아시아-태평양은 57,530개(17.3%)이나, 이 중 호주(17,098, 5.1%)와 싱가포르(16,532, 5.0%)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남미(5,784, 1.7%)와 아프리카(6,967, 2.1%)는 합쳐도 4%가 채 되지 않는다.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아시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크립토 채택이 진행되는 아프리카와 남미가 합의 인프라에서는 사실상 부재하는 것이다.

    4.1.3 단일 오퍼레이터 의존의 취약성

    이 편중의 위험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한국이다. Q4/2025 시점 한국에서 운영되는 밸리데이터의 수는 8,886개로 Lido 내 아시아 3위를 기록했으나, 이는 사실상 단일 오퍼레이터(A41)에 의존한 수치였다. 2026년 초 A41이 사업을 종료하며, 한국에서 운영중인 밸리데이터 노드는 사실상 사라졌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수의 오퍼레이터에 기반한 비서구 지역 인프라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4.1.4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자 집중화

    클라우드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EL 호스팅 노드의 35.53%가 AWS, 13.75%가 Hetzner(독일), 9.69%가 OVHcloud(프랑스)에서 구동된다. Lido 큐레이티드 모듈 기준 퍼블릭 클라우드 비중은 47.7%로, Dedicated server 26.4%와 베어메탈이 나머지를 구성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 등 비서구 클라우드 사업자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하다. 노드의 지리적 분포뿐 아니라 그 노드를 호스팅하는 인프라 자체가 서구에 집중되어 있는 이중 편중 구조인 셈이다.

    4.2 레이턴시 문제는 완화 가능하다

    유럽/북미 밖에서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장벽은 레이턴시다. 그러나 이 장벽은 아키텍쳐 차원에서의 노력에 의해 어느정도 극복 가능하다.

    앞서 소개한 Cluster Computing 연구에 의하면, 싱가포르에서 운영한 노드는 프랑크푸르트, 토론토와 함께 블록 제안 실패율 0%를 기록했다. 문제가 된 것은 네트워크 중심에서 훨씬 먼 시드니(오세아니아)였다. 이는 네트워크 중심부로부터의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인터넷 인프라 품질과 노드 밀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서울-도쿄-싱가포르를 잇는 동아시아 인터넷 백본, 상파울루-부에노스아이레스를 잇는 남미 백본 등 각 대륙의 주요 인터넷 허브는 유럽/북미와의 레이턴시 격차를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일 잠재력이 있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특정 합의 클라이언트는 높은 레이턴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한 반면 다른 클라이언트는 그렇지 못했다. 이는 클라이언트 선택과 환경 튜닝이 지리적 불이익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4.3 지리적 분산이 네트워크에 주는 구조적 가치

    유럽/북미 밖에서의 밸리데이터 운영은 개별 운영자의 수익성 문제를 넘어,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체에 구조적 가치를 제공한다.

    4.3.1 검열 저항성의 실질적 다변화

    다음 섹션에서 보다 상세히 다룰 FOCIL의 1-out-of-N 정직성 가정은, 포함 목록 위원회 17명이 서로 다른 관할권에 분포해 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미국 OFAC의 제재가 한국, 싱가포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밸리데이터에 직접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들은 지역적 다양성의 "마지막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다.

    4.3.2 GossipSub 서브넷 및 데이터 컬럼의 지리적 균형

    64개 어테스테이션 서브넷과 128개 데이터 컬럼 서브넷의 백본 노드가 지리적으로 다양하게 분포할수록, 특정 지역 장애 시에도 서브넷/컬럼 가용성이 유지된다. PeerDAS 하에서 이 점은 더욱 중요해진다.

    4.3.3 P2P 메시 토폴로지의 글로벌 균형

    섹션 3에서 분석한 피어 스코어의 에코 챔버 효과는, 비서구 지역에 노드 클러스터가 형성되어야 해소된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각 대륙에 건강한 노드 허브가 존재하면, GossipSub 메시지 전파 경로가 글로벌하게 균형을 이루고 전체 네트워크의 레이턴시 분포가 개선된다.

    4.4 지역적 탈중앙화 해결을 위한 방안 제시

    4.4.1 CL 클라이언트 선택과 지역적 특성에 따른 노드 튜닝

    섹션 3에서 인용한 Cluster Computing 연구가 보여주듯, 같은 지리적 위치에서도 클라이언트 선택에 따라 퍼포먼스가 크게 달라진다. 고레이턴시 환경에서 어테스테이션 타이밍을 최적화하는 전략(어테스테이션 제출 지연 조정, 블록 수신 타임아웃 설정 등)은 클라이언트마다 구현이 다르며, 일부 클라이언트는 네트워크 중심부에서 먼 위치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비서구 지역에서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려면, 자신의 네트워크 환경에서 가장 높은 어테스테이션 정확도를 보이는 클라이언트를 실측 데이터 기반으로 선택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4.4.2 지역 내 피어링 네트워크 구축

    섹션 3에서 분석한 피어 스코어의 악순환을 끊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각 대륙의 주요 허브 도시들 사이에 로컬 메시(local mesh)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는 서울-도쿄-싱가포르-홍콩(상호 레이턴시 30~70ms) 간 노드 클러스터가, 남미에서는 상파울루-부에노스아이레스-산티아고 간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로컬 메시 내에서 상호 피어 스코어가 올라가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메시에서도 경쟁력 있는 피어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런 지역 클러스터는 단순한 지리적 다양성을 넘어, 글로벌 GossipSub 메시 토폴로지의 새로운 허브가 될 잠재력을 가진다.

    4.4.3 DVT(분산 밸리데이터 기술) 활용

    여러 지역의 운영자가 하나의 밸리데이터 키를 분산 관리하는 DVT는, 개별 운영자의 지리적 불이익을 팀 단위로 분산시킬 수 있다. 아시아와 유럽, 남미와 북미의 운영자가 DVT 클러스터를 구성하면, 양쪽의 레이턴시 장점을 결합하면서 관할권 다양성도 확보할 수 있다. Lido의 Simple DVT 모듈이 이미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태평양에 걸쳐 균형 잡힌 분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방향성의 실제 사례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DVT가 지리적 레이턴시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가중시키는 것도 크다. SSV나 Obol 같은 DVT 프로토콜은 클러스터 내 노드 간에 별도의 P2P 네트워킹 채널을 통해 합의를 수행한다. 클러스터 내 노드들이 동일한 헤드에 대해 서명을 모아야 하는데, 이때 클러스터 노드 간 레이턴시가 곧 내부 합의 지연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서울-프랑크푸르트 간 120ms의 왕복 레이턴시는 DVT 내부 합의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클러스터의 어테스테이션 제출 타이밍이 느려진다. Obol의 OisinKyne가 ethresear.ch에서 지적한 것처럼, 7명의 DVT 운영자 중 일부가 제안자의 블록을 제때 보지 못하면 헤드 투표가 갈려 보상이 감소하는 문제가 실제로 발생한다. 결국 DVT 클러스터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노드 간에 구성할수록 내부 합의가 빨라지며, 이는 앞서 논의한 지역 내 로컬 메시 형성의 중요성과 같은 맥락이다.

    이 문제에 대한 장기적 해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이 비탈릭이 2026년 1월 제안한 Native DVT다. Native DVT에 대해서는 “5.3. Native DVT: 지리적 분산의 P2P 비용을 줄이는 프로토콜 내장 DVT” 에서 다룬다.

    4.4.4 커뮤니티와 거버넌스 참여

    기술적 인프라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Lido의 Wave 5 온보딩에서 "EU와 미국 외 지역 운영자 우선"이 기준으로 명시된 것처럼, 스테이킹 프로토콜들이 지리적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거버넌스 프로세스인 EIP 논의, All Core Devs 콜, Ethereum Magicians 포럼에 비서구 지역의 노드 운영자들과 연구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도 프로토콜 설계에 글로벌 관점을 반영하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가 될수 있다. 지금의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서구권에 집중되어 있는것이 사실이다.

    5. 앞으로의 이더리움과 지역적 다양성의 방향

    5.1 FOCIL(EIP-7805): P2P 네트워크와 검열 저항

    2026년 하반기 Hegota 하드포크의 합의 레이어 헤드라인으로 확정된 FOCIL(Fork-Choice Enforced Inclusion Lists, EIP-7805)은 검열의 관점에서 지역적 탈중앙화의 중요성을 프로토콜 수준으로 가져온다.

    FOCIL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각 슬롯마다, 17명의 밸리데이터가 무작위로 포함 목록(IL, Inclusion List) 위원회에 선정된다. 각 위원회 멤버는 자신이 보는 멤풀의 트랜잭션으로 IL을 작성해 GossipSub를 통해 P2P 네트워크에 전파한다. 블록 제안자는 이 포함 목록의 트랜잭션을 블록에 포함해야 하며, 이를 위반한 블록에 대해 어테스터는 투표를 거부한다. 핵심은 이 메커니즘이 포크 선택 규칙에 강제된다는 점이다. IL을 무시한 블록은 정규 체인이 될 수 없다.

    여기서 P2P 네트워크의 지리적 구조가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IL은 12초 슬롯의 초반에 P2P로 전파되어야 하므로, 위원회 멤버의 포함 목록이 네트워크 전체에 빠르게 도달하려면 GossipSub 메시 토폴로지 내에서 해당 노드가 주변부가 아닌 활성 메시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섹션 3에서 분석한 피어 스코어 문제가 여기서도 작동한다. 비서구 지역 노드가 메시에서 밀려나 있으면, 해당 노드가 위원회에 선정되어도 IL의 전파가 늦어져 FOCIL이 주는 실질적 효과가 약화된다.

    또한 FOCIL은 1-out-of-N 정직성 가정으로 작동한다. 17명 중 단 1명만 정직하게 IL을 작성하면 검열이 방지된다. 그러나 이 "1명의 정직한 포함자"가 존재하려면, 17명이 서로 다른 관할권, 서로 다른 법적 환경에 분포해 있어야 한다. 밸리데이터 대다수가 동일한 관할권에 있고 해당 관할권이 특정 트랜잭션을 금지한다면, 17명 전원이 동일한 법적 제약 아래 놓이게 된다. FOCIL이 지역적 탈중앙화를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는 이유다.

    5.2 Strawmap: 2029년까지의 로드맵에서의 P2P 네트워크

    2026년 2월, EF Protocol 팀은 Strawmap을 공개했다. "strawman"과 "roadmap"의 합성어인 이 문서는, 이더리움 L1의 모든 업그레이드를 합의(CL), 데이터(DL), 실행(EL) 세 계층에 걸쳐 단일 타임라인으로 시각화한 것으로, 2029년까지 약 6개월 간격으로 7개의 하드포크를 통해 적용된다.

    Source: strawmap.org

    Strawmap이 제시하는 다섯 가지 북극성(North Star)은 다음과 같다.

    • Fast L1: 슬롯 시간 단축과 초 단위 파이널리티

    • Gigagas L1: zkEVM과 실시간 증명을 통한 1 gigagas/sec(~10,000 TPS)

    • Teragas L2: 데이터 가용성 샘플링을 통한 1GB/sec(~10M TPS)

    • Post-Quantum L1: 해시 기반 서명을 통한 양자 내성

    • Private L1: L1 수준에서의 프라이버시 전송.

    각 포크가 P2P 네트워크와 지역적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2.1 Fusaka(2025년 12월 완료)

    PeerDAS(EIP-7594)로 Blob 전파 구조를 128개 데이터 컬럼 서브넷으로 전환했다. BPO1/BPO2를 통해 블롭 수를 최대 21개까지 확장하면서, 각 노드가 커스터디하는 컬럼의 지리적 분포가 네트워크 안전성의 핵심 변수가 되었다.

    5.2.2 Glamsterdam(2026년 상반기)

    Glamsterdam에 도입될 ePBS는 블록 제안자와 빌더를 프로토콜 레벨에서 분리해, 릴레이 의존을 줄인다. 이는 P2P 관점에서 중요한 변화인데, 현재 대부분의 블록이 소수의 릴레이를 거쳐 전파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블록 전파 경로가 GossipSub 메시를 통해 더 직접적으로 분산될 가능성을 열기 때문이다. 추가 BPO를 통한 블롭 파라미터 증가도 계속된다.

    5.2.3 Hegota(2026년 하반기)

    Hegota에 도입 예정인 FOCIL은 앞서 5.1에서 분석한 것처럼, 포함 목록의 P2P 전파를 검열 저항의 핵심 매개로 삼는다.

    5.2.4 I~L 포크(2027~2029)**

    이후 포크에서 P2P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슬롯 시간의 점진적 단축이다. 비탈릭은 "√2씩 점진적으로"라는 공식을 제안했다(12 → 8 → 6 → 4 → 3 → 2초). 슬롯이 12초에서 8초로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GossipSub 하트비트(현재 0.7초) 대비 메시지 전파에 허용되는 타이밍 마진이 약 33% 감소한다. 이는 섹션 3에서 분석한 피어 스코어의 에코 챔버 효과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네트워크 중심부에서 먼 노드일수록 짧아진 슬롯 안에서 어테스테이션을 제때 제출하기 어려워지고, 이것이 스코어 하락 → 메시 배제의 악순환을 가속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Lean Consensus(zkAttester 클라이언트)와 Gasper에서 Minimmit(1-round BFT finality)으로 합의 알고리즘을 전환하는 것은 밸리데이터의 하드웨어 요구를 크게 낮춰, 비서구 지역에서의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반대 방향의 힘도 작용한다.

    Strawmap은 “더 빠른 합의는 더 분산된 인프라를 요구하고, 동시에 진입 장벽은 낮아진다"는 이중적 역학을 보여주는 로드맵이다. 슬롯 단축이 지역 간 레이턴시 격차를 더 부각시키는 한편, zkAttester가 노드 운영 비용을 줄여 더 다양한 지역에서의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이 두 방향의 균형에서 이더리움 P2P 네트워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5.3 Native DVT: 지리적 분산의 P2P 비용을 줄이는 프로토콜 내장 DVT

    2026년 1월, Vitalik Buterin은 ethresear.ch에 Native DVT 제안을 게시했다. 섹션 4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의 DVT 솔루션(SSV, Obol)은 클러스터 내부에 별도의 P2P 합의 프로토콜을 운영하므로 노드 간 레이턴시가 모든 작업에 영향을 준다. Native DVT는 이 클러스터 내 P2P 오버헤드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설계가 된다.

    Native DVT의 설계는 단순하다. 최소 잔고의 n배 이상을 가진 밸리데이터가 최대 n개의 키와 임계값 m을 지정하면(m ≤ n ≤ 16), n개의 "가상 아이덴티티(virtual identity)"가 생성된다. 이 가상 아이덴티티들은 항상 함께 역할(블록 제안자, 위원회, 서브넷)에 배정되며, 프로토콜 회계 관점에서 m개 이상의 서명이 동일한 행동을 인증해야 해당 행동이 유효한 것으로 처리된다. 사용자 관점에서 DVT 스테이킹은 "표준 클라이언트 노드 n개를 독립적으로 실행하는 것"만큼 단순해진다.

    이 Native DVT 제안이 P2P 네트워크의 지리적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 두가지이다.

    5.3.1 클러스터 내 P2P 레이턴시 문제의 해소

    현재 DVT의 구조에서는 서울-프랑크푸르트 120ms의 왕복 레이턴시가 클러스터 내부 합의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는 지역적으로 분산된 구조의 DVT 운영을 어렵게 만든다. Native DVT에서는 각 노드가 독립적으로 서명하고 프로토콜이 사후적으로 임계값을 확인하므로, 어테스테이션에는 클러스터 내 통신이 필요 없어 추가되는 레이턴시가 0이다. 블록 제안에도 리더 1라운드만 필요해, 지역적으로 분산된 DVT 클러스터의 실질적 퍼포먼스 페널티가 대폭 줄어든다.

    5.3.2 진입 장벽의 하락을 통한 밸리데이터 분산

    비탈릭 본인이 Vouch/Dirk/Vero 설정의 복잡성을 직접 경험한 후 이 제안을 작성했다고 밝혔을 만큼, 현재 DVT의 설정 부담은 자체 밸리데이터 운영을 포기하고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자에 위임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Native DVT가 구현되면, 대형 스테이커(기관, 고래 등)가 자체 스테이킹으로 전환할 유인이 커지며, 이는 밸리데이터의 지리적 분산도를 직접 개선하게 된다.

    다만, Native DVT역시 지리적 분산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지리적으로 분산된 노드일수록, 일부 노드가 제안자의 블록을 늦게 보고 다른 헤드로 어테스트하는 "헤드 투표 불일치"가 발생할 확률이 올라간다. m=5, n=7 구성에서 3명이 블록을 늦게 봐서 missed slot로 투표하면 어느 쪽도 임계값에 도달하지 못해 보상이 0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가상 아이덴티티가 합의에 필요한 리소스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Native DVT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DVT 운영의 P2P 비용"이라는, 현재 DVT가 안고 있는 핵심 문제를 프로토콜 레벨에서 축소하는 제안이 될수 있다.

    5.4 데이터 가용성(DA)이 요구하는 지리적 분산

    앞서 섹션 2에서 살펴본 것처럼, Fusaka(2025년 12월)에서 활성화된 PeerDAS(EIP-7594)는 블롭 데이터의 P2P 전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기존의 blob_sidecar 6개 서브넷 대신 128개 데이터 컬럼 서브넷으로 전환하고, 각 노드가 소수의 컬럼만 커스터디하는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개별 노드의 대역폭 부담을 줄이면서도 블롭 수를 현재 타겟 14 / 최대 21까지 안전하게 확장할 수 있었다.

    PeerDAS는 Full DAS(full Danksharding)로 가는 첫 단계다. PeerDAS는 각 블롭을 개별적으로 1D 이레이저 코딩하는 반면, Full DAS는 전체 블롭 매트릭스를 행과 열 모두에 걸쳐 2D 이레이저 코딩하여 훨씬 강한 데이터 복원력과 효율적 검증을 제공한다. 비탈릭은 "PeerDAS는 데이터 샤딩의 첫 번째 작동하는 구현체"이며, "향후 2년간 PeerDAS 메커니즘을 정제하고 규모를 신중하게 키우면서, ZK-EVM이 성숙하면 이를 안으로 돌려 L1 가스도 함께 스케일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Strawmap이 제시하는 Teragas L2(1GB/sec, ~10M TPS)는 PeerDAS의 ~8x 스케일링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으며, Full DAS로의 진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진화 과정에서 지리적 분산은 더욱 중요해진다. PeerDAS에서도 128개 컬럼의 지리적 분포가 핵심이었지만, Full DAS에서는 2D 매트릭스의 행과 열 모두에 걸쳐 샘플링이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지역의 노드가 서로 다른 셀(cell)을 보유해야 샘플링의 신뢰성이 보장된다. 블롭 수가 BPO3, BPO4를 거쳐 128개까지 확장되고 나아가 Full DAS로 전환되면, 노드가 특정 지역에 밀집해 있을 때 해당 지역 장애로 다수의 셀이 동시에 접근 불가능해지는 위험은 지금보다 훨씬 커진다. PeerDAS와 이를 계승할 Full DAS는, FOCIL과 마찬가지로 노드의 지리적 분산을 구조적으로 전제하는 설계다.

    6. 마치며

    6.1 단기 관점에서의 변화

    2026년 상반기 ePBS의 도입은 현재 MEV 구조를 바꾼다. 릴레이라는 중개자가 프로토콜에 내장되는 것은 릴레이 운영자에 대한 신뢰 의존이 줄어들게 해준다. 다만 현재 상위 3개 빌더가 블록의 90% 이상을 구성하고 있는 블록 빌더의 집중화는 ePBS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이는 FOCIL이 보완하려는 영역이다. FOCIL의 포함 목록이 빌더가 배제하려는 트랜잭션을 강제로 포함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FOCIL이 활성화되는 202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어디서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느냐"는 프로토콜의 보안에 직접 관여하는 변수가 된다. IL 위원회에 선정된 비주류 지역 밸리데이터가 주류 지역을 기반으로한 릴레이가 검열한 트랜잭션을 IL에 넣는 순간, FOCIL의 검열 저항 메커니즘이 실제로 작동하는 것이다.

    Native DVT 제안이 프로토콜에 반영되면, DVT 스테이킹의 진입 장벽이 극적으로 낮아져 대형 스테이커의 자체 스테이킹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소수의 스테이킹 제공자에 집중된 밸리데이터 분포를 구조적으로 분산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6.2 지켜봐야 하는 것들

    Strawmap이 제시하는 2029년까지의 로드맵과 관련해, 지리적 탈중앙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6.2.1 슬롯 시간 단축의 P2P 영향

    Strawmap이 제시하는 12s → 8s → 6s → 4s의 점진적 단축은, GossipSub 메시의 전파 타이밍 마진을 압축한다. 슬롯이 짧아질수록 피어 스코어링에서 레이턴시의 영향이 커지므로, 각 대륙에 충분한 노드 밀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비서구 지역 노드의 메시 배제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6.2.2 FOCIL 도입 이후

    FOCIL이 Hegota(2026년 하반기)에서 활성화되면, IL의 P2P 전파가 실제 메인넷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된다. IL의 크기(현재 8KB), EIP-8141과의 호환성 등 세부 사양이 확정 되었으며, IL 위원회 멤버에 대한 인센티브/패널티 메커니즘은 열린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 이 설계 과정에 다양한 지역권의 밸리데이터 운영자 관점이 반영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특히 앞서 설명한 비주류 지역 노드의 GossipSub 메시 배제 문제가 FOCIL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봐야 한다.

    6.2.3 Pectra 이후 밸리데이터 통합(2,048 MaxEB)의 실제 효과

    2025년 5월 Pectra 업그레이드로 밸리데이터당 최대 2,048 ETH 까지의 통합(Consolidation)이 가능해졌다. 이것이 대형 스테이킹 운영자의 중앙화를 심화시키는지, 아니면 소규모 운영자의 효율성을 높여 오히려 분산을 촉진하는지 실제 데이터를 추적해야 한다. 밸리데이터 수가 줄어들면 어테스테이션 서브넷당 참여자 밀도가 낮아져 백본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동시에 4,096 ETH 이상의 슈퍼노드의 수가 증가해 데이터 컬럼 커스터디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

    6.2.4 ZK전환으로의 로드맵

    Strawmap의 Lean Consensus는 밸리데이터가 트랜잭션을 재실행하는 대신 zkAttester 클라이언트를 통해 ZK 증명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실현되면 밸리데이터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리소스가 크게 줄어들어, 고사양 하드웨어를 확보하기 어려운 비서구 지역에서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게 될 것이다.

    6.2.5 규제 및 환경의 변화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거래소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밸리데이터/노드 운영자의 법적 지위는 아직 불분명하다. 싱가포르, 일본, 홍콩, 브라질, UAE 등 주요 관할권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스테이킹 인프라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는지가 각 지역 밸리데이터 생태계의 성장 속도를 결정할 것이다.

    또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이 기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비트마인(Bitmine)으로 대표되는 이더리움 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들의 대규모 스테이킹과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의 확산이 밸리데이터의 지리적 편중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비트마인이 스테이킹한 ETH는 2026년 3월 기준 300만 개를 넘으며, 비트마인의 밸리데이터 인프라 회사 MAVAN은 Made-in-America Validator Network의 약자로 미국 밸리데이터임을 이름에서부터 드러낸다.

    6.3 탈중앙화는 동사다

    이더리움의 탈중앙화는 한 번 달성하면 끝나는 상태(state)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행위(action)다. 프로토콜 레벨에서 FOCIL이 검열 저항성을 강제하더라도, 그 프로토콜을 실행하는 물리적 인프라가 한 곳에 모여 있다면 반쪽짜리 보장에 그친다.

    devp2p와 libp2p로 구성된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는 본질적으로 참여자가 많고 다양할수록 강해지는 시스템이다. GossipSub의 메시 토폴로지, 데이터 컬럼 서브넷, 피어 스코어링 시스템 모두가 지리적 분산을 전제로 최적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Strawmap이 그리는 2029년까지의 로드맵은 이 요구를 더욱 강화시킨다.

    네트워크의 각 참여자들은 이더리움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주장만 하기보다, 지향하는 모습을 위해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

    아직까지 이더리움 노드의 지리적 분산이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주요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던 이유는, 커뮤니티의 중심이 서구권이며 노드의 지리적 편중도 유럽/북미 중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더리움이 "월드 컴퓨터"라는 비전에 진정으로 부합하려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동등한 조건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에서 제출한 어테스테이션과 뉴욕에서 제출한 것은 같은 수고가 필요해야 하며, 이란의 밸리데이터가 FOCIL 위원회에 선정되었을 때 포함 목록이 정확히 전파되며, 아프리카에서 운영하는 노드가 128개 데이터 컬럼의 커스터디에 빈틈없이 기여하는 것. 그것이 P2P 네트워크로서의 이더리움이 도달해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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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Takeaways
    1. 블록체인은 Peer-to-Peer network다.
    2. 이더리움의 P2P 네트워크
    2.1 devp2p, 실행 레이어의 백본
    2.2 libp2p, 합의 레이어의 메시징 인프라
    3. 피어의 지역적 분포가 네트워크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
    3.1 사실, 노드는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성능상 유리하다
    3.2 그럼에도 이더리움이 지리적 분산을 추구하는 이유
    3.3 이더리움의 P2P 구조가 지리적 분산을 전제로 설계된 이유
    3.4 네트워크 사용자 관점에서의 영향
    4. 지역적 탈중앙화의 필요성과 방안
    4.1 숫자로 보는 지리적 편중
    4.2 레이턴시 문제는 완화 가능하다
    4.3 지리적 분산이 네트워크에 주는 구조적 가치
    4.4 지역적 탈중앙화 해결을 위한 방안 제시
    5. 앞으로의 이더리움과 지역적 다양성의 방향
    5.1 FOCIL(EIP-7805): P2P 네트워크와 검열 저항
    5.2 Strawmap: 2029년까지의 로드맵에서의 P2P 네트워크
    5.3 Native DVT: 지리적 분산의 P2P 비용을 줄이는 프로토콜 내장 DVT
    5.4 데이터 가용성(DA)이 요구하는 지리적 분산
    6. 마치며
    6.1 단기 관점에서의 변화
    6.2 지켜봐야 하는 것들
    6.3 탈중앙화는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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